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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보면 '스물넷 된장녀들의 일상'을 엿보는 책으로 읽힐 수도 있겠다. 아닌 게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커리어(경력)를 쌓아 스스로 바라는 것들을 이루는 삶이 아닌 <부모의 힘>에 의지하거나 <돈 많은 남자친구 또는 남편> 덕분에 누리는 '화려한 삶'이니 말이다. 다시 말해, 자기 삶조차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남에게 의지하거나 남을 이용하지 않으면 스스로 바로 설 수조차 없는 '나약한 삶'을 사는 주인공들이니 말이다.
우리 사회는 <된장녀>들을 욕한다. 서슴없다. 망설이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된장녀의 화려한 삶>은 동경한다. 마치 군침을 질질 흘리며 주인의 명령만 떨어진다면 게걸스럽게 먹어치울 준비가 된 듯이 된장녀로서 삶을 누릴 준비를 마치거나 허락만 떨어진다면 마음껏 누리겠다는 여자들이 참 많다고 느낀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말이다.
물론 그런 삶을 혐오하며 그런 삶을 꿈꾸는 여성을 맹렬히 비판할 정도로 <도덕적 우위>를 지닌 여성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여성들조차 <명품가방>과 <명품옷>, 그리고 <값비싼 보석>을 선물 받았을 때 느끼는 '설레임'조차 부정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자신이 누리기에 벅찬 호화로운 삶을 경계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것을 잊지 않았다. 결국 여자들은 누구나 그런 삶을 바라마지 않지만, 일종의 <자격>을 갖추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판단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들 부러워할 것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 정도 내용이라면 이미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다. 된장녀의 삶을 동경하지만 생각없는 된장녀는 절대 되고 싶지 않은 <청춘의 고뇌>가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요즘 20대 여성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가늠할 '척도'가 된다. 한편 20대가 그런 고민이나 하고 있다니 <젊음>이 아깝다는 듯한 비아냥 덕분에 <로맨스 소설>로서도 갖출 건 다 갖추었다.
한편 이 소설을 '소녀취향'인 <칙릿(chick literature) 소설>이라고 많은 이들이 평했는데, 그런 감이 없지 않다. '보이즈 라부(boys love)'인 <BL 소설>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꽃미남'들이 전혀 등장하지 않기에 진부하지 않고 오히려 깔끔한 편이다. 한 마디로 20대의 '젊은 여성을 위한', '젊은 여성에 의한' <로맨스 소설>이면서 그들만이 할 법한 <고민>이 아니라 여성이라면 나이를 따지지 않고 고뇌할 만한 <보편적인 고민>을 소재로 다루었기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청소녀'들에게 권해주고 싶은데, 그 까닭은 다름 아니다. 꿈과 열정이 없는 청춘이 얼마나 무력한가 낱낱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삶에서 <쉽게 사는 방법>은 없으며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만큼 더 힘들게 살게 된다는 <진리>를 엿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치 선배언니가 후배에게 코치하듯이 따끔하면서도 따뜻한 충고가 그득한 책이다. 뭐, <19금>에 가까운 낯뜨거운 대사들이 오고 가는 것만 빼면 마음껏 권해주겠는데...'순수한 소녀'에게는 조금 위험한(?) 책일 수도 있겠다. 이런저런 것을 따져보면 <대학생> 정도면 딱일려나...
한편 남학생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여자 경험>이 전무한 나도 그렇지만 요즘 남자들 <여자>를 너무 모른다. 남자는 나이를 불문하고 여자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하나다. <부드럽고 탱탱한 젊음>을 간직한 <예쁜 여성>이다. 키가 어떻고 몸매가 어떻고...<그>들이 바라는 것은 <젊은 여자>다. 물론 <능력>있는 남자들에 한해서다. 나처럼 <착한 남자>들은 안 그런다(--)뻔뻔..아무튼 여성에게 배려하기 위해서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도 <여자를 배워야 한다>. 요즘 남자들 말이다.
그동안 읽은 <로맨스 소설>가운데 최강을 꼽으라면, 이 책을 뽑겠다. 영화도 나왔던데,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소설보다 못할 것> 같다. 이 책의 백미는 <자기와 하는 내면의 대화>인데, 영화에서는 고작 '혼잣말'로 처리했을 테고, 영화의 빠른 전개 상 '깊이' 다루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로 실망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소설>을 권한다. 짐작컨대 훨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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