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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영화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단편 영화를 만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감독의
재능을 극한까지 보여주는 단편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특히나 더
의미있고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독립영화에 시선이 가면서 단편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도 인정을 받고, 그들이 상업적인 부분에서 조금 떨어진 영화를
만다는 것도 예전보다는 쉬워졌지만, 분명 그럼에도 영화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원초
적 한계 때문에 상업성과 멀어지는 것은 너무나 큰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옴
니버스 영화는 그러한 상업성을 어느 정도는 지켜주면서도 감독의 개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이블 방송이 시작되고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큰 기대를 했다. 그것은 케이블 방송의
채널별로 갖고 있는 전문성을 통해서 조금은 마니아들이 원하는 것들을 채울 수 있으리
라는 그런 기대였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은 아직도 그러한 마니아들의 기대를 채우기에
는 먼 길을 더 가야하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케이블에서 간간이 만들어지는 케이블용
영화들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영화들 중에서 4명의 감
독이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 '코마'는 또한 상당히 큰
즐거움을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하나의 주제로 여러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감독이 변주하는 것은 옴니버스의 또 다른 즐거움을 이 영화
를 보는 이들에게 전해 준다.
영화 '알 포인트'의 공수창 감독을 중심으로 조규옥, 유준석, 김정구 감독의 네 명이 만
든 이 작품 '코마'는 폐업을 앞둔 병원에서 하룻밤 동안에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그
리고 그 하룻밤 동안의 사건은 10년 전에 벌어졌던 사건과 연결이 되며, 또한 그 하룻밤
동안 그 병원에서 사건을 경험하는 모두가 그 과거의 사건에 연결되어있고, 또한 그 연결
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를 보여주면서 10년 전의 사건과 지금의 갈등을 해소한다.

이 영화 '코마'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집착과 미련, 그리고 죄책감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그 모든 감정들은 10년 전에 벌어졌던 사건들에 연결이 된다. 보험회사 직원 윤영
은 과거에 벌어졌던 그 사건의 중요한 비밀 중 하나를 알고 있고, 그녀는 죄책감을 갖고
그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간호사인 강수진 또한 과거의 사건에 대한 비밀 한 조각을 갖
고 있지만, 그녀가 그 하룻밤에 만나게 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10년
전 사건을 담당했던 최형사에게 남겨진 집착은 바로 돈이다. 하지만 그의 돈에 대한 집착
은 다시 자신의 딸에 대한 사랑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그리고 그 모습은 다시 윤영과
윤영의 어머니의 모습과 겹친다. 그리고 코마환자의 보호자인 홍아는 소희와의 과거의 추
억을 기억하면서 사람들에게 경고를 한다. 하지만 그 경고는 어쩌면 홍아 자신에게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코마환자 소희와 다시 윤영의 동생이 겹치면서 그들이 경험하고
때로는 나름의 조사를 벌이는 그 하룻밤은 서로가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서 서로가 갖고
있는 이야기의 빈부분을 채우면서 그렇게 하나의 사건을 완성하면서 마지막 이야기로 달
려간다. 그리고 어쩌면 그 모든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비밀을 안고 있는 인물인 의사 장서
원에 이르러 10년 전의 사건과 그 하룻밤의 비극, 그리고 자신을 죽여달라 애원하는 코마
환자의 이야기까지 서로 서로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면서 이야기는 그들이 갖고 있는 모
든 집착과 미련, 그리고 죄책감을 보여주며 영화를 마무리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비밀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비밀은 비밀이기에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
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비밀은 온전히 자신의 것은 될 수 없기에 중요한 부분이 비
어있는 비밀들이 세상을 떠돌아다니게 된다. 그 떠돌아다니는 비밀이 공포가 되어 모두가
숨겨둔 그 비밀을 세상으로 끌어올리는 영화가 바로 '코마'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더불어
네 명의 감독의 각자의 개성을 살려 빈자리를 만들고 다른 사람이 그 빈자리를 채우면서
하나의 영화가 완성되는 과정을 보는 것은 영화의 재미와는 또 다른 특별한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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