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3%
  • 리뷰 총점8 17%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1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경이로운 이야기의 힘 -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
"경이로운 이야기의 힘 -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 내용보기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묻는다면 망설이지도 않고 <빅피쉬>라고 대답하는 나에게, <빅피쉬>원작자의 새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찌 이를 놓칠소냐 하고 책을 구했고, 책을 손에 든 채 다 읽어버렸다.역시나였다. 빅피쉬에서 보여주었던 그 환상적임과 재기발랄함을 그대로 가져왔고,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한 이야기 또한 그대로 가져왔지만, 이건 조금 더 슬픈 운명
"경이로운 이야기의 힘 -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 내용보기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묻는다면 망설이지도 않고 <빅피쉬>라고 대답하는 나에게, <빅피쉬>원작자의 새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찌 이를 놓칠소냐 하고 책을 구했고, 책을 손에 든 채 다 읽어버렸다.

역시나였다. 

빅피쉬에서 보여주었던 그 환상적임과 재기발랄함을 그대로 가져왔고,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한 이야기 또한 그대로 가져왔지만, 이건 조금 더 슬픈 운명의 장난을 다루고 있다. 

하나의 기억은 여러 가지 이야길 만들어낸다. 하나의 사건이 기억되고 이야기될 때의 불완전성. 하나의 진실은 존재하겠지만 그 진실만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주인공인 검둥이 마술사는 그의 다사다난했던 인생 이야길 동료들에게 들려준다. 그가 겪어온 인생은 결코 보통 사람의 인생의 범주는 아니었고, 특별함과 함께 기이함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초반, 그의 한 동료는 이야기를 적당히 줄이고, 늘리고, 변형하며 검둥이 마술사를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독자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의 인생을 재구성할 수밖에 없다. 검둥이 마술사가 사라진 뒤, 그가 머무르던 차이니즈서커스단의 단장은 그에게 들은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고, 그 전문은 독자들에게 공개된다. 그러나 어떤 부분은 불에 탔고, 어떤 부분은 물에 젖었으며, 어떤 부분은 잉크가 번졌다. 조금 더 자세해진 검둥이 마술사의 이야기를 독자들은 재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서커스단의 다른 이들에 의해 계속 드러나는 그의 인생여정은 다른 이의 기억으로 넘어가며 어떤 반전을 가져오고, 다른 이야기를 추가하기도, 빼기도 한다. 계속해서 재구성되는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달팽이 모양의 미로처럼, 이야기의 중심, 진실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은 마치 빅피쉬처럼 본인이 기억하는 인생과 다른이가 기억하는 인생 중 어떤 기억이 더 좋은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과연 진실된 기억이 마냥 좋을까? 그가 진실을 알았더라면, 그의 특별한 이야기가 많은 이들을 그리 즐겁게 만들 수 있었을까? 

기억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그의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대된다.

p*********y 2011.03.11.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이야기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
"이야기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 내용보기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명절 때 TV에서 해주는 마술쇼나,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마술에 늘 흥미를 못 느꼈다. 분명 어딘가에 속임수가 있을 거라며 허점을 살피는 게 마술을 보는 것보다 더 열심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마술에는 여전히 매력을 못 느끼면서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를 집어든 것은 순전히 저자 때문이었다. 영화 <빅 피쉬>로 더 유명한 작품이자 국내에
"이야기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 내용보기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명절 때 TV에서 해주는 마술쇼나,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마술에 늘 흥미를 못 느꼈다. 분명 어딘가에 속임수가 있을 거라며 허점을 살피는 게 마술을 보는 것보다 더 열심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마술에는 여전히 매력을 못 느끼면서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를 집어든 것은 순전히 저자 때문이었다. 영화 <빅 피쉬>로 더 유명한 작품이자 국내에는 『큰 물고기』로 번역된 저자의 작품을 읽고 아버지에 대한 울림을 주는 글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저자의 작품이 출간된 것을 보며, 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마술사'가 제목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책을 펼칠 수 있었다.

 

  어떤 작가를 알고 작품을 대한다는 것은 때에 따라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낯선 작가를 대하는 것보다 못한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전자에 속했는데 나의 기대를 뛰어넘어 대니얼 월리스란 작가를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된 작품이 되었다. 이야기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넘치도록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야기 자체가 큰 힘이 되어 작품을 지배한다는 것을 느껴본 것이 얼마만이던가. 저자는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를 통해 『큰 물고기』보다 더한 감동을 주었고, 자칫 복잡할 수도 있는 이야기의 흐름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것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검둥이 마술사 헨리 워커이다. 그가 몸담았던 서커스단의 동료이자 기인들이 기억하는 헨리 워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검둥이 마술사란 특별한 이미지를 가지고도 제대로 마술을 하지 못해 늘 웃음거리가 되던 헨리 워커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들은 기억하고 것이 각자 달랐다. 그래서 그들이 알고 있는 헨리 워커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는데, 그것은 기이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슬픈 이야기일 수도 있으며 끝내 진실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마술쇼에서 동네 건달들을 창피 주었다는 이유로 린치를 당한 헨리 워커는 그들에 의해서 흑인이 아님이 밝혀진다. 지금껏 흑인이라고 믿어왔던 그는 왜 백인이면서 흑인 마술사로 살아가야 했던 것일까.

 

  그가 흑인 마술사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가 어릴 적 잃어버린 여동생 해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중심축으로 펼쳐진다. 경제공항의 위기로 한순간에 몰락해 버린 아버지와 함께 호텔 쪽방에서 살아가던 헨리와 해나는 어느 날 702호에서 이상하고도 신기한 사람 미스터 세바스찬을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이 미스터 세바스찬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헨리는 그에게서 마술을 배우게 되고, 그가 부린 마술로 인해 여동생 해나와 영영 헤어지게 된다. 그가 평생 잊지 못하는 여동생 해나, 흑인 마술사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운명, 때로는 마술사로 명성을 얻긴 했지만 해나를 떠오르게 만드는 메리엔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문 듯 쉼 없이 독자를 안내한다.

 

  마치 양파껍질을 벗겨도 벗겨도 양파가 나오는 것처럼, 뫼비우스 띠처럼 돌고 돌아도 어디가 끝이고 시작인지 모르는 것처럼 헨리 워커의 이야기가 딱 그랬다. 헨리 워커의 인생의 정점도 아닌, 오히려 초라할 대로 초라한 검둥이 마술사의 끄트머리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어, 그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현실과 마술이 섞인 몽상적인 이야기로 향한다. 어떠한 이야기를 할 때 자신이 말하고 싶은 부분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완성해 가는 것처럼, 헨리 워커의 인생은 그렇게 미미한 곳에서 시작돼 거대하게 펼쳐졌다 날기 위한 발돋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헨리 워커가 날 수 있는 현실은 해나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일지도 모르나 그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녀가 살아있다는 보장도 없었고, 어릴 적 702호에서 사라져 버렸던 해나를 찾을 방법도 없었다. 그렇게 헨리 워커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도 잃어버린 채,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른 채, 미스터 세바스찬에게 배운 마술을 하면서도 그에게 복수를 꿈꾸었다.

 

  때론 몽환적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것이 현실에서 일어난 일인지, 헨리 워커의 몽상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헨리 워커가 미스터 세바스찬을 찾아가 복수를 하는데, 일어나지도 않는 살인을 보며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스터 세바스찬으로부터 마술을 배운 대가로 치르게 된 고통이 얼마나 그를 지배하고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반전은 전혀 다른 인물로부터 모든 이야기가 정리되는 부분이다. 헨리 워커가 해나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한 탐정의 등장으로 이 이야기의 숨겨진 진실이 비로소 독자에게 전달된다. 이야기 자체만으로 큰 흥미를 느끼면서도 헨리 워커의 인생에 대한 애잔함을 갖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이 모든 이야기가 비로소 완성 된 듯 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 앞에 헨리 워커만이 온 지구를 돌아 시작의 발단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쓸쓸하다. 세월이 흘러 진실은 드러났지만 그가 그토록 원하던 해나와의 해후도, 미스터 세바스찬에 대한 복수도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드러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삶이 엇나가 버린 것에 702호에서 일어났던 그날의 일을 떠올리며 그는 복수를 꿈꾸었고, 그렇게 그의 삶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라져버린 헨리 워커 앞에서 나의 삶은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현재의 나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뇌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는 것에 독서의 묘미를 느낄 정도로 정말 오랜만에 굉장한 이야기를 읽은 것 같아 여운이 오래 남는다.

s****m 2011.03.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야기의 힘을 만나다!
"이야기의 힘을 만나다!" 내용보기
<빅 피쉬>의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원작소설 <큰 물고기>는 읽었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환상적으로 풀어내 기억에 남은 작품이었는데, 저자의 최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만나 보았다. 검둥이 마술사라고 해서 인종차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걱정했으나, 왜 검둥이 마술사인지 그것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열쇠가 된다. 정말 이야기를 쓰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이야기의 힘을 만나다!" 내용보기

<빅 피쉬>의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원작소설 <큰 물고기>는 읽었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환상적으로 풀어내 기억에 남은 작품이었는데, 저자의 최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만나 보았다. 검둥이 마술사라고 해서 인종차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걱정했으나, 왜 검둥이 마술사인지 그것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열쇠가 된다. 정말 이야기를 쓰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고래>가 연상이 되기도 했고 <일곱개의 고양이 눈>이 연상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빅 피쉬>가 영화 마니아 층에서 알려졌다 하더라도, 저자의 인지도는 낮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으로 이 책을 대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이야기의 힘에 매료되어 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 준 것 같다. 이런 구성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 이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이 작가에 대한 어떠한 정보가 없더라도 이야기의 힘을 만나고 싶다면, 과감히 선택하시라!

s****3 2011.03.11.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마술같은 이야기들~
"마술같은 이야기들~" 내용보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린 것 같다...대니얼 월리스 작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의 원작을 썼다. 비록 원작보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그 영화의 긴 여운과 감동으로 영상을 기억할 것이다. 그만큼 판타지와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줬던 대니얼 월리스의 이야기가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한때 미국엔 KKK단이 활기를 치고 다니며 흑인들을
"마술같은 이야기들~" 내용보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린 것 같다...

대니얼 월리스 작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의 원작을 썼다. 비록 원작보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그 영화의 긴 여운과 감동으로 영상을 기억할 것이다. 그만큼 판타지와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줬던 대니얼 월리스의 이야기가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한때 미국엔 KKK단이 활기를 치고 다니며 흑인들을 위협했다. 아무 이유 없다. 그냥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뿐이다. 그런 시대가 있었다.

검둥이 마술사. 그는 마술사지만 마술을 할 줄 아는 것보다 할 줄 모르는 게 더 많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검둥이를 좋아했다. 백인들이 주로 사는 마을에, 그것도 검둥이가, 눈도 에메랄드색인. 진지한 얼굴로 매번 실수만 하는 그를 보며 백인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실수연발, 그 기술 하나로 서커스단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문으로만 듣던 kkk단이 검둥이를 붙잡는다. 이런저런 핑계로 때리고 괴롭히다 백인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설마 백인이 검둥이로?
설마 했던 일은 벌이지고 그 이유에 대한 스토리는 풀어진다. 이야기의 이야기, 꼬리에 꼬리를 잇는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정신없이 이어지다 어느 덧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거대한 이야기속을 헤어칠 때 문득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페이지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k******o 2011.03.14.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그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
"그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 내용보기
"미스터 세바스찬"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과 "마술사"(그 앞에 검둥이가 붙었건 안붙었건 간에..)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정말 딱 잘 어울려서 이 소설은 무척이나 환상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가득~한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미스터 세바스찬과 마술사가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미스터 세바스찬 또한 마술사로 생각되기도 하고 첫부분은 분명 신비로움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내
"그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 내용보기
"미스터 세바스찬"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과 "마술사"(그 앞에 검둥이가 붙었건 안붙었건 간에..)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정말 딱 잘 어울려서 이 소설은 무척이나 환상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가득~한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미스터 세바스찬과 마술사가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미스터 세바스찬 또한 마술사로 생각되기도 하고 첫부분은 분명 신비로움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내가 갖은 이 소설의 첫느낌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즐겁다'라기 보다는 '진지한 숙명'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그 언밸러스함에 책을 읽는 내내 어쩔 줄을 몰랐다. 

처음 소설이 시작하면 제임스라는 남자가 해나에게 보내는 한 장의 편지 내용이 실려있다. 물론 그 어느것도 자세한 설명 없이 그들만 아는 언어와 느낌으로 씌여진 편지라서 처음엔 그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책을 읽어나가며 도대체 몇 번이나 이 편지를 읽었는지. 이유는 그들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서다. 

진실...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헨리라는 마술사가 있다. 그는 검둥이이다. 그리고 검둥이 마술사에게 부여되는 이미지 때문에 그의 실력이 뛰어나든 그렇지 않든간에 그는 무대에서 항상 실수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제 막 소년에서 어른이 된 청년 셋에게는 그의 이러한 실수가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그에게 본떼를 보여주기 위해 청년들은 그를 찾아가고 그때부터 헨리의 과거가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조금씩 밝혀진다.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중략) ... 인생의 사다리에서 얼마나 추락했든,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비참하든 혹은 앞으로 비참하게 되든 자기 밑에서 바닥을 깔아줄 누군가는 항상 있을 터였다. 그 사람의 이름이 헨리 워커가 아닐까?"...18p

헨리는 그런 남자다. 대공황 이후로 그는 부도, 엄마도, 그토록 사랑했던 누이동생에, 아버지까지... 모두 잃었다. 그 과정 또한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가장 아픈 형태로... 가장 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운명이 그를 몰아간 느낌이다. 그러므로 헨리에게 남은 인생의 목표는 단 하나이다. 자신을 가장 큰 슬픔에 빠뜨리고 삶에 대한 의지마저 끊어버리게 만든 "미스터 세바스찬"을 찾아 그를 죽이는 일. 그들의 관계는 "숙명의 라이벌, 우주적 반목, 맹목적 증오의 서막"(...101p)이다. 

서커스단의 헨리와 친했다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 우정을 나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헨리의 과거가 한데 모아지지만 그 수집된 정보들과 헨리의 망상 혹은 경험들과 맞물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에 사립 탐정이 등장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정말 놀라울 뿐! 그럼에도 모든 진실은 헨리와 함께 땅에 묻혔다. 

헨리는 거짓말쟁이일까? 어쩌면 그로서는 그렇게밖에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제임스의 말처럼 "우리는 운이 좋았고, 헨리는 아니었다는 거"... 때문에 그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선 그의 망상이든, 진실이든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를 불행하게 만든 몇 명의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헨리를 추도할 수 있을까. 잘못한 것은 없지만 용서를 구한다는 그 말에 저절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

 



y****s 2011.06.11.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재미있는 이야기의 전달이라는 소설 본연의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전달이라는 소설 본연의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내용보기
오랜만에 소설 본연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충실한 소설을 읽었다고나 할까. 검둥이 마술사인 헨리 워커의 일대기를, 헨리 워커 본인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인물이 남긴 기록이나 그들의 구술을 통하여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떻게 해서 헨리 워커는 마술사가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미스터 세바스찬이 등장한다), 게다가 백인인 그는 왜 검둥이 마술사가 되어
"재미있는 이야기의 전달이라는 소설 본연의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내용보기

  오랜만에 소설 본연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충실한 소설을 읽었다고나 할까. 검둥이 마술사인 헨리 워커의 일대기를, 헨리 워커 본인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인물이 남긴 기록이나 그들의 구술을 통하여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떻게 해서 헨리 워커는 마술사가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미스터 세바스찬이 등장한다), 게다가 백인인 그는 왜 검둥이 마술사가 되어야 했는지, 꽤나 흥미진진하다.


  “... 키가 크고 뼈만 앙상한 헨리는 불운해 보였고, 무엇보다 흑인이었다. 녹색 눈의 흑인 - 검둥이 - 이라는 게 결국 제러마이어가 그를 채용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 바닥에서 마케팅에 유용하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메리트다. 사실 젖소가 별거 아니듯 마술사도 별거 아니다. 그러나 검둥이 마술사라면, 요컨대 머리 둘 달린 젖소라면 얘기가 다르다...”


  소설은 모두 일곱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긴 이야기>는 이 중 첫 번째 챕터로 현재의 헨리, 그러니까 제레마이어가 운영하고 있는 ‘제러마이어 모스그로브의 차이니즈 서커스단’에서 검둥이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는 헨리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검둥이라는 메리트 이외에는 전혀 가진 것이 없는 마술사 헨리를 괴롭히는 청년들과 그들에게 헨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서커스 동료 루디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마지막 순간 헨리는 실종된다.


  두 번째 챕터인 <비밀의 개>는 서커스단의 바람잽이인 JJ의 구술 기록이며, 여기에서는 어머니를 잃고 실의에 빠진 헨리가 마찬가지로 모든 의욕을 상실한 아버지 그리고 빛나는 여동생 해나와 함께 생활하는 호텔, 그리고 해나가 몰래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개와 헨리가 찾아가는 호텔 룸 702호의 의문의 사내 미스터 세바스찬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세바스찬에게 배우는 마술에 모든 희망을 걸고, 그와 마술사의 맹세까지 한 헨리의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마지막 순간 해나와 해나의 개, 그리고 미스터 세바스찬은 헨리 앞에서 사라지고 만다.


  “... 백인이 흑인이 되다니, 이 시대에? 왕이 거지가 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캐리 그랜트가 문둥이가 되려는 셈이고, 메릴린 먼로가 이빨 빠진 여드름투성이 트럭 운전사가 되려는 셈입니다. 세 발 달린 강아지가 남은 발 중 하나를 과학을 위해 기증하겠다는 셈이죠. 딱 그짝이죠, 안 그래요?”


  세 번째 챕터인 <제레마이어 모스그로브의 차이니즈 서커스단의 경영자 제레마이어 모스그로브의 일지에서>에서는 제목 그대로 제레마이어 모스그로브의 일지에서 발췌한 기록이다. 여기에서는 헨리가 동생을 잃은 후 아버지와 함께 거리에서 카드 도박으로 먹고 살아가다가 톰 해일리를 만나 검둥이 마술사로 거듭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드디어 백인 꼬마 헨리는 사라지고 검둥이 마술사 헨리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네 번째 챕터는 <골화증 아가씨의 러브송>이다. 헨리와 함께 서커스단에 있었던 골화증 아가씨가 들려주는 헨리의 이야기이다. 어머니를 잃고 동생을 잃은 헨리, 그리고 톰 해일리와 만난 이후 아버지도 떠나보내야 했던 헨리는 이제 그 톰 해일리 마저 죽음의 저편으로 보낸다. 그리고 이제 다시 백인으로 돌아온 헨리는 군대에 가서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마술처럼 생환한 이후 카스텐바움에 의해 캐스팅 되고, 최초이자 마지막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매리앤 라플뢰르를 만나게 된다.


  “... 한 소년이 아홉 살 생일을 맞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열한 살 생일을 맞기 전에 인생의 빛과 같았던 여동생을 뺏기고, 절망한 아버지는 사신의 품에 안긴 채 거기 그렇게 누워 아들과 세상이 멀쩡히 보는 앞에서 매일 조금씩 죽어간다면…… 네, 이런 게 진정한 상실이죠. 육신이 찢기고 영혼에서 피가 흐르는 상실...”


  매리앤 라플뢰르와 함께 모든 상실의 아픔을 딛고 일생일대의 마술쇼를 기획한 헨리는 드디어 관객들을 깜짝 놀라키는 데에 성공하지만 일반적인 마술쇼와 차원을 달리한 그의 마술쇼는 오히려 공연 기획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그리고 이에 격분하고 제정신을 잃은 카스텐바움은 매리앤 라플뢰르를 죽이게 되고, 헨리는 또다시 이 모든 것들로부터 떠난다.


  이어지는 다섯 번째 챕터인 <잃어버린 시간>은 헨리의 상상 혹은 환상 속의 이야기이다. 이곳에서 헨리는 미스터 세바스찬을 만나고, 그를 통하여 동생 해나,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매리앤 라플뢰르,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들 세 사람 중 누구도 자신에게 남아 있기를 원하지 않고, 헨리는 다시금 혼자가 되어 현실로 돌아오게 될 수밖에 없음에 대하여 독자들은 언질을 받는다.


  여섯 번째 챕터인 <정의>는 해나의 부탁으로 헨리를 찾아 나선 사립탐정 카슨 멀베이니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 부분에 와서야 미스트 세바스찬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여겨졌던 해나가 사실은 그와 함께 부녀의 연을 맺고 살아 있음을, 그리고 이제 자신의 오빠를 찾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이 둘의 재회에 대한 기대를 하지만 소설은 이어 일곱 번째 챕터인 <드라이브>로 넘어가고, 첫 번째 챕터에서 헨리를 싫어하던 백인 청년들의 시점으로 넘어간 일곱 번째 챕터에서도 이 불운한 헨리는 여전히 동생의 존재에 대해 모른 체 조금씩 사위어 간다. 그렇게 길고 긴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그러면 누구든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소설의 맨 처음에 실린,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는 영문을 알 수 없었던, 바로 그 편지를 읽게 될 것이다. 예측컨대, 신기하게도...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1.11.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