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처음 알게된 카펜터스의 음악은 Top of the world 였다. 중학생이었던 언니가 팝송반에서 배웠고, 카세트 테이프를 듣던 시절 부모님께 있던 테이프를 빌려와 공테이프에다가 녹음버튼을 눌러 Top of the world를 녹음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침마다 그노래에 맞춰 국민체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카펜터스의 음악을 들을 때 눈물이 흐르는 추억보다는 아침마다 경쾌하게 제자리걸음하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버린 만큼 그 시절만큼의 경쾌함은 사라진듯하다. 센치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아련하기도 하면서 무언가 밝은 곳을 바라보는 것 같은 복합적인 기분이 밀려온다고나 할까.
"Why do birds suddenly appear everytime you are near?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왜 새들은 갑자기 나타나는 걸까? 니가 옆에만 오면 말이야 바로 나처럼. 새들도 너와 가까이 있고 싶은가봐"
Top of the world이외에도 정말 너무나 많은 명곡들이 많다. 카렌 카펜터가 다른 사람들의 곡도 자신의 곡처럼 소화할만큼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긴 했지만 카펜터스만의 곡도 개인적으로 명곡이 아닌 곡이 없다고 무방할 정도다. 마치 시와 같은 가사들, 노을 지는 퇴근 시간 막히는 도로 위 차안에서 틀어놓고 있으면 전혀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멜로디, 언제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듯하면서도 청아하고 차분한 목소리. 또 다시 이런 남매가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2LP 앞뒤 꽉꽉 채워진 앨범을 틀어놓고 있노라면 무엇이 지금 내게 부족한지를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심에 대한, 온갖 부정적인 것들에 대한 고민은 파고들 틈이 없다. 이런 효과를 주는 음악은 정말 좋은 음악들이 아닌가. ^^ LP특유의 따뜻한 음질은 카펜터스의 음악을 듣기에 특히나 안성맞춤이다.
이 앨범을 산 후 확인하니 품절이란다. 구매할 수 있어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