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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죽는 병도 아니고, 뚜렷한 증상을 보여서 "나, 아픈 사람이에요오~"라고 광고할 수 있는 병도 아닌 병이 있다. 바로 <당뇨병>이다. 건강한 사람은 우리 몸속으로 '당분'을 섭취하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우리 몸에 영양소를 공급하는 최소 단위인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우리 몸속에 골고루 영양분을 전달한단다. 그런데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당분'이 분해되지 못하고 우리 몸에 해로운 '케톤'이란 성분으로 변하여서 우리 몸속을 골고루 공격한단다. 쉽게 말해, '케톤'성분이 우리 몸속에 많아지면 우리 몸이 '산성화'되어 근육을 갉아먹고, 혈관을 낡게 만들어서 나중에 무서운 '합병증'을 일으키는 병이 <당뇨병>이란다.
이렇듯 <당뇨병>은 무서운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을 두렵게 만드는 성인병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우리 몸속에서 저절로 생기던 '인슐린'이 더는 나오지 않아서 생기는 병이기에 인위적으로 '인슐린'만 적절히 우리 몸속으로 넣어주면 별탈없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병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주기적으로 날마다 '혈당 수치'를 점검하고, 그에 알맞은 적당량의 '인슐린'을 주사로 우리 몸속에 넣어주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당뇨병>은 '귀찮은 병'이기도 하다. 아주 많이 말이다. 또 날마다 날마다 주사바늘을 내 몸에 꽂아넣는 수고만 견딜 수 있다면 병 같지도 않은 병인 셈이니 말이다.
<사탕이 싫어>는 '소아당뇨'에 걸린 어린이가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을 견디고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어지러움증과 구토로 병원을 찾은 미리암은 '소아당뇨'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평생 혈당측정기와 인슐린 주사기랑 친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잘생긴 의사 선생님에게 듣는다. 멋진 수영선수가 되고 싶었던 미리암에게는 정말 생뚱맞게 찾아온 불행인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엄마와 쌍둥이 남매였던 제롬 삼촌이 조울증으로 자살한 지 얼마되지 않아 자신의 딸에게 찾아온 불행이라 심신이 지친 엄마는 정신병원에 요양을 하게 되었다. 가족에게 한꺼번에 찾아온 불행 때문에 아빠는 하루 아침에 대머리가 된 듯 앞머리가 홀랑빠지고 대신 주름살이 자리 잡게 되었다. 덕분에 미리암과 쌍둥이 자매였던 넬리는 '미술대회 1등 수상'의 영광과 부상으로 받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가족여행권'을 자랑하지도 못한다.
사실 어린이들이 읽는 책에 '자살', '정신병원'과 같은 낱말들이 꺼림칙하다. 하긴 어린이가 감당하기 힘든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어린이책>답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행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기에, 또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엄청난 불행을 견뎌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기에 <어린이책>에 어울리지 않는 소재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막상 이 책을 읽어보면, 그닥 어두운 내용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이라고 해서 알아서 피해가는 법도 없다. 그토록 모진 불행이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이 모질디 모진 불행조차 비켜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내용이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참 주제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에는 부정적인 결과가 뒤따른다. 조울증을 견디지 못한 제롬 삼촌은 자살했다. 쌍둥이 남매의 죽음과 딸의 불치병 판정을 받은 엄마는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아빠도 친한 친구이자 매제인 제롬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딸과 아내가 병원신세를 지게 되자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뿐 아니다. 미리암의 주변인물들도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겪는 상처가 가볍고 무거움의 차이만 보일 뿐 누구에게나 부정적인 결과가 뒤따랐다. 물이 무서워 수영을 못하는 코랑탱, 매일같이 부부싸움을 해서 불행하다고 느끼는 콩스탕스까지...
'인슐린 주사'가 없으면 더는 평범한 일상조차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휩싸인 미리암은 <학교이름 새로 짓기 행사> 덕분에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학교이름을 훌륭한 인물의 이름을 따서 만들자고 제안한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훌륭한 인물을 조사하게 한다. 여러 후보들 가운데 학생들의 투표로 직접 뽑겠다고 정한 것이다. '사회교육'의 연장으로 실시하게 된 셈이다. 미리암은 한 여성비행사에게 주목했다. 비행 도중 엄청난 사고를 당해 3년 동안 서른세 번 성형수술을 했단다. 그동안 자녀들과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단다. 흉칙하게 바뀐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어 상처를 주기 싫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고 뒤 그 여성비행사의 목표가 '세상에서 가장 빨리 비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단다. 끔찍한 사고를 당한 뒤에는 대개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당연할텐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일절하지 않고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학교이름은 '자클린 오리올 초등학교'가 되었다. 미리암이 소개해준 여성비행사의 이야기가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미리암도 덕분에 깨달았다. <긍정의 힘>이 가지고 오는 행복한 결말을 말이다. 덕분에 없어질 뻔한 '수영부'도 미리암의 수영대회 우승 덕분에 폐부만큼은 모면하였다. 코랑탱도 수영을 배울 수 있었고, 콩스탕스도 부부싸움으로 받은 상처를 이겨낼 힘을 얻어낼 것이다.
미리암네도 <긍정의 힘>으로 불행을 차차 이겨나갔다. 미리암은 당뇨를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여 일상생활로 돌아왔고, 엄마도 더는 정신병원 신세를 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회복됐으며, 아빠의 주름살도 쫙쫙은 아니어도 펴질 것이다. 그리고 넬리가 탄 '미술대회 1등 부상' 암스테르담 여행으로 가족은 큰 선물을 받은 셈이다. 적어도 불행한 삶에서 벗어나 희망찬 삶으로 향한 첫발일테니 말이다. 아주 작게 보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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