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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제 내게서 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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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죽긴 너무 너무 억울해서 딱 한놈만 내 저승길에 같이 동행하자. 내 인생 요렇게 망쳐 놓은 놈들 중에서 딱 한놈. 근데 말야. 어떤 놈을 죽일까 그것 참 고민되대. 딱 한놈을 고를라니까 그게 좆나게 어려운거야.   근데 내 인생 이렇게 조져 놓은 놈들이 너무 많아서 그 한놈을 못 고르겠더라고.   1999년 어느 야유회의 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쯤 실성한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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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죽긴 너무 너무 억울해서 딱 한놈만 내 저승길에 같이 동행하자.

내 인생 요렇게 망쳐 놓은 놈들 중에서 딱 한놈.

근데 말야. 어떤 놈을 죽일까 그것 참 고민되대.

딱 한놈을 고를라니까 그게 좆나게 어려운거야.

 

근데 내 인생 이렇게 조져 놓은 놈들이 너무 많아서 그 한놈을 못 고르겠더라고.

 

1999년 어느 야유회의 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쯤 실성한 듯한 영호(설경구 분)는 '나 어떡해'를 부르며 미친듯한 행동을 하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아연하게 한다. 그리고 선로 위로 올라가 외치는 그의 유명한 절규.

 

"나 다시 돌아갈래~~~~~~!!"

 

그가 돌아가고 싶은 곳

 

빨리 감기 버튼을 급하게 눌러 마지막 장면을 한번 보자.

 

1979년 소풍

 

영호는 들꽃을 보고 있다. 순임(문소리)은 그의 그런 순수한 모습에 관심을 보이고, 영호는 사진기를 들고 이런 이름 없는 꽃들을 찍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하루에 천 개씩 포장하다는 박하사탕을 영호에게 건네준다. 이 때 그들이 부르는 노래도 '나 어떡해'이다.  

 

 

2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영화를 처음 볼 때는 이건 운동권 영화 같기도 하고, 또는 사이코 드라마 같기도 해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걸핏하면 돌아(?)버리는 영호의 광기가 보는 내내 맘을 불편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가끔 우리는 우리의 삶에 '그래도 괜찮았었지' 라는 위로를 해주고 싶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보다 훨씬 자주 벌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 위해선 우리는 아름다운 때를 기억해 내야 한다.

 

영호가 그 아름다운 때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무려 20년의 시간을 거슬러야 한다는 데에 그 아픔이 묻어 있다. 다시말해 그 사이에 들어가 있는 20년이라는 세월은 고스란히 그의 인생을 망치는 쪽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쯤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온다면 어떤가?

 

그 어떤 사람이 내 인생은 분명 더 좋아지는 쪽으로만 내리 달려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다만 그 차이라면 순수의 껍질을 벗는 순간에서 자각하는 순간이 짧고 길고의 차이 정도일 것이다.

 

내 탓은 아니잖아

 

내 삶이 내게 축복을 내리는 쪽으로 흘러가지 않았다면 이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 원인은 반.드.시. 내게서 찾아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그 사실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밖에서 그 이유를 찾고 나를 둘러싸는 시스템이 거기에 답을 주고 있다. 사실 비겁한 변명이줄은 알지만, 우리는 그래야만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영호의 목구멍에 스스로 총을 들이대게 했던 것은 그의 돈을 날려 먹은 증권회사 직원일 수도, 동업하자며 사기치고 도망간 친구이거나, 그를 처음 경찰에 몸담게 한 누구 혹은, 그에게 학생을 고문하도록 강요한 고참일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이 내 스스로의 잘못은 아니라고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괴로운 것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첫사랑의 죽음

 

의식불명이 되어버린 순임을 찾아간 영호는 옛날 군대에 있을 때 그녀가 보내줬다는 박하사탕이라며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하며 운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에게 사진기를 받아온 영호는 그 길로 4만원에 사진기를 팔아버린다. 자신이 처음 순수함을 던져버렸다고 생각한 순간 그는 순임을 버리고 , 홍자를 선택하고 결혼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에게는 더 이상 들꽃따위가 들어있는 카메라 같은 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세상 어떤 것이든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옮겨 갈 수는 있지만, 아는 것을 모르는 것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박하사탕'은 우리가 깨물지 말았어야 했던 순수의 모양을 그대로 간직한 무(無)의 상징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 중에 박하사탕을 깨물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그것을 원래로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지금 돌아보면 이 영화를 10년 전에 봤었다는 건 참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만약 지금 이 영화를 처음 봤다면 참 잘만들었구나 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10년 만에 다시 보니 이제 내 삶에서 뭐가 빠져 나갔는지, 뭐가 남았는 지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해서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과연 나는 알고 살았던 것일까. 



YES마니아 : 로얄 c****o 2013.04.14. 신고 공감 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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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세요. 좋은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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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Y2K. 잃어버린 아름다움, 순수한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여행. 이창동. 설경구.어린 날에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통과 의례로, 더 큰 어떤 존재-의 판단 (착오)-에 의해 부침을 겪게 됩니다.자신이 어찌할 도리가 없이 거대하고 광폭한 흐름 속에 던져지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죠.  부침으로 인한 충격의 세기는 그의 좌절의 깊이와 정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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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Y2K.

잃어버린 아름다움, 순수한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여행.

이창동. 설경구.



어린 날에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통과 의례로, 더 큰 어떤 존재-의 판단 (착오)-에 의해 부침을 겪게 됩니다.
자신이 어찌할 도리가 없이 거대하고 광폭한 흐름 속에 던져지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죠. 
부침으로 인한 충격의 세기는 그의 좌절의 깊이와 정비례할 것이구요.
이는 어떤 형태로든 트라우마로 남게 됩니다.

 아직 어린 제 생각으로는, 이 상황에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난다. 다시 말해 피하는 것이죠. 도망치는 겁니다.
혹은 그 결정을 내리는 (실체없는) 존재와 더 가까워 지기 위해 노력한다.

수단 방법 막론하고, 출세지향형의 인간이 되는 겁니다.
아, 물론 끝까지 투쟁한다는 선택지도 가능합니다.
이 길을 걷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저는 감히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2000년 1월 1일 자정에,
1999년 12월 31일 24시에 개봉한 이 영화가 왜 갑자기 더 보고 싶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인공 영호의 착한 손이, 말그대로 격동의 세월을 거치며 무엇을 보듬고 무엇을 만지고 무엇을 느꼈을까요. 영호가 돌아가고 싶은 곳과,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 말하는 그들이 돌아가야 할 곳의 간극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요.




#1. 20여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줄거리의 영화를, 감독은 상영되는 순서대로 찍었답니다. ㅡ_ㅡ;
과거 장면 먼저 촬영하고, 나중 장면을 찍어 편집해도 누가 뭐라 그럴 사람 없을 텐데. 그랬답니다. 설경구 씨는 마지막 가장 젊은 나이의 촬영 때, 그간 촬영으로 인한 여파로 주름이 깊어져 고민이었다죠.    

#2. 박하사탕은, 조금 진중한 분위기를 가진  '포레스트 검프'의 충무로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 영화의 필수 요소는 아니겠지만, 문학적인 완성도를 가진 시나리오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저는 그렇다는 얘깁니다.


#4. 육두문자를 써가며 센 글을 쌀 뻔도 했지만,

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시나리오 상에 나오는 문장 한 마디만 옮기겠습니다. 


  아, 씨바!



d********z 2011.12.31. 신고 공감 0 댓글 0
설경구라는 배우를 있게 한 영화 박하사탕. 영화는 한 남자가 대학시절의 동기들의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부터 시작한다. 학창시절과 많이 달라진 모습에 의아해 하던 친구들은 다시 자신들의 놀이에 빠져 그가 어떻게 행동하든 상관 하지 않는다. 그런 그를 지켜 보는 눈이 있다. 그의 변한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그를 따라 가던 친구는 그가 철도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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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라는 배우를 있게 한 영화 박하사탕. 영화는 한 남자가 대학시절의 동기들의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부터 시작한다. 학창시절과 많이 달라진 모습에 의아해 하던 친구들은 다시 자신들의 놀이에 빠져 그가 어떻게 행동하든 상관 하지 않는다. 그런 그를 지켜 보는 눈이 있다. 그의 변한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그를 따라 가던 친구는 그가 철도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위험하다고 내려오라고 말하지만 친구의 말을 듣지 않고 그는 기차가 오는데도 피하자 않고 기차를 향해 "나 다시 돌아갈래~"기차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을 얘기하던 영화는 그가 죽기 몇 일전으로 돌아간다. 후줄근한 모습의 사내가 천막이나 다름 없는 곳에서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권총을 품에 안은 채 막가파 식으로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한 사내가 찾아와 옷과 구두를 사주며 그를 한 병원으로 데려 간다. 병원에 누워 있는 여인을 보자 그는 잃어버렸던 기억 속의 한 여인을 떠올리며 울부짖는다. 다시 화면이 바뀌며 열차는 과거 속으로 들어간다. 조금전의 사내의 모습에서 좀더 세련되고 기름 끼가 느껴지는 머리를 보며 그가 성공한 사업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여자와 섹스를 하며 잘 나가는 사장으로 나온다. 그러다 친구의 배신으로 돈을 날리며 그는 조금 전의 그 사내 처럼 변해 버린 것이다. 다시 기차는 평화로운 터널을 지나 사내의 과거속으로 간다. 그는 형사다. 아직 때가 묻지 않은 그는 선배들의 가혹한 신문 방법을 안절부절 못 하고 지켜 보며 자신이 이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임을 느끼며 다른일을 모색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무 차별 적인 폭력을 보던 그는 끝내 자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선배들의 행위에 동참하게 된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던 한 여인은 그에게 다가간다. 다시 그가 정말 순수하기 그지 없던  아 세상은 아름다워를 눈 속에 담고 있던 시절 학생들의 데모 암울 했던 시절의 그에게 영장이 날아 온다. 두려움과 떨림으로 군대에 발을 드려 놨던 그는 광주로 가면서 광기로 물든 거리를 두려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던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한 번도 사람을 살해 한 적이 없던 그에게 살인을 정당화 되는 것을 본 것이다. 다시 화면은 바뀐다. 그가 대학시절 순수한 첫 사랑을 경험하는 절규로 시작했던 영화의 첫 장면의 배경에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한 사내의 인생을 역 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이 마치 메멘토를 연상하게 한다. 허나, 반전을 위한 장치이기 보다 한 인물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얼마나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느낄 수 있게 한 최대의 효가라고 할 수 있다. 틈틈히 삽입 되어 있는 기차와 풍경은 시간의 흐름 보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든 상관없이 흘러가는 역사의 무자비함을 그린 것 같다. 그 만큼 우리의 근대사는 잔인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자신도 자연히 잔인하게 변 할 수밖에 없음을 영화는 설명한다.


n********r 2025.04.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