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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표지 그림까지 과연 이 나이에 읽어도 좋을는지 어린이용 도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책이었지만, 엥? 의외로 썩 괜찮다. 아니, 얼마 만에 혼자 웃음을 터트리면서 읽은 책인지 모르겠다. [소년 소녀 비행클럽 少年少女飛行??部]. 주인공은 중학생들이지만 청춘이 아니더라도 그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며, 오히려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게 되는 소설이다. ‘날고 싶다면 도전하라. 어떻게든 날 수 있을 때까지.’ 비단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말이다. 마침 일본어공부를 하다가 일맥상통하는 글을 만났다. ‘꿈을 꾸기 때문에 사람은 빛난다. 夢を見るから、人は輝く。’ 모차르트가 남긴 말이라고 하는데, 이토록 빛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조금은 반성도 하게 된 작품이었다. 무조건 동아리 활동이 필수인 중학교에 입학해 어떤 동아리에 가입할 것인가 고민하던 미즈키에게 소꿉친구 주에리가 가입을 종용한 건 ‘비행클럽’이었다. 물론 비행청소년의 非行이 아니라 하늘을 나는 飛行을 가리키는 것이겠으나 무슨 활동을 어떻게 한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수상쩍은 동아리로, 부원이라곤 부장과 부부장 단 두 명 뿐. 그나마도 부부장은 야구부와 겸하고 있다나. 정식으로 인가를 받으려면 최소 5명은 있어야하는데, 사랑에 빠진 주에리를 따라 동아리에 끌려들어가다시피 한 미즈키는 그야말로 코가 꿰어 행동대장 역할을 도맡아 하게 된다. 부족한 부원을 끌어 모으랴, 활동 예산과 보고서까지,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어쩐지 점점 적극적으로 나서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미즈키. 결국 7명의 부원으로 늘어난 이들 비행클럽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비행클럽 부원> -사다 미즈키(佐田海月); 해월(海月)은 해파리(くらげ, 구라게)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별명은 구짱. -오모리 주에리(大森樹?里); 주에리(ジュエリ? 보석)는 영어 Jewelry에서 소리를 따온 것으로 별명은 주주. -사이토 진(?藤神); 부장. 걷지 못하는 누나 엔제(Angel)의 수호신이라는 의미의 이름 神(かみ, 카미, 하느님). -나카무라 가이세이(中村海星); 야구부 겸 부부장. 해성(海星)은 불가사리(ひとで, 히토데)라는 뜻도 있다. -나카이 루나루나(仲居朋); 한자 ‘붕’을 달월(月)자 두 개로 풀이해서 るなるな(루나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 달이 두 개라 운이 좋다고. -모치다 규지(?田球?); 球?(きゅうじ)는 야구에 열중하고 있는 청소년이라는 뜻. 야구를 좋아하는 부모가 고시엔 한풀이를 위해 지은 이름. -도쿠라 요시코(?倉良子); 남의 말 좋아하고 심술궂은 성격이라서 만화 캔디의 캐릭터 ‘이라이자イライザ’로 통한다. “이거이거, 비행클럽이 아니고 특이한 이름 클럽이네.” 고문인 다치키(立木) 선생의 이름도 노부나가(信長)로 이런 말할 입장은 아니다. 성질 급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보다는 오히려 느긋한 도쿠나가 이에야스(德永家康) 쪽에 가까운 성격이지만. 어찌어찌 모인 비행클럽 총 7명은 이름처럼 성격도 생김새도 제각각이다. 거만하고 완고하고 못 말리는 괴짜 하느님 부장에, 상큼하고 사람 좋은 불가사리 선배, 귀여운 응석받이 주에리, 세상에 무서운 게 하나도 없는 미소녀 루나루나, 존재감 없이 둥글둥글한 규지, 심술꾸러기 요시코, 그리고 야무진 소녀 해파리 구짱. 정말 이 무슨 괴상한 인간들이란 말인가. 그리고 이 무슨 괴상한 동아리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괴상하고 각양각색, 도저히 하늘을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인물들뿐이지만. 과연 날 수 있을까? 왜 그렇게 날고 싶은 거야? 지금, 꼭 날아야만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게 해주고 싶어진 미즈키의 주도 아래 부원들은 일사분란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열심히 힘을 모은다. 날고 싶다는 목표를 향한 의지만은 하나로 뭉쳐졌기에. 귀여운 사춘기 소년소녀와 함께 하는 시간 내내 웃음과 감동이 오간다. 가족애, 사랑, 우정, 모험 등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줄 여러 가지 요소들이 충만한 가운데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클라이맥스도 있다. 저자 가노 도모코加納朋子는 1994년 [유리 기린]으로 제48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을 수상하며 꾸준히 추리 소설을 발표해 온 작가이며, [통곡]의 작가 누쿠이 도쿠로貫井??의 아내라고 한다. 남편은 음(陰)의 세계를, 아내는 양(陽)의 세상을 그리는 글 잘 쓰는 부부라니, 천생연분이 아닐까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