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5)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40%
  • 리뷰 총점8 6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의 시와 시인들의 秘義를 비로소 알게 해주는 책
"우리의 시와 시인들의 秘義를 비로소 알게 해주는 책" 내용보기
오늘의 시(詩)는 비교적 대중과 친한 문학 장르가 아니다. 그 이유는 응축되고 은유된 그리고 중층화된 언어에 깃든 의미나 이미지를 읽어내기 위해 요구되는 시간이 현대의 속도와 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직설적이고 직접적이어서 빠르게 흡수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은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이성인 효율성과 맞지 않는 까닭이다. 여기에 더해 격렬한 자기대면과 같은 내면화되
"우리의 시와 시인들의 秘義를 비로소 알게 해주는 책" 내용보기

오늘의 시(詩)는 비교적 대중과 친한 문학 장르가 아니다. 그 이유는 응축되고 은유된 그리고 중층화된 언어에 깃든 의미나 이미지를 읽어내기 위해 요구되는 시간이 현대의 속도와 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직설적이고 직접적이어서 빠르게 흡수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은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이성인 효율성과 맞지 않는 까닭이다. 여기에 더해 격렬한 자기대면과 같은 내면화되고 심화된 의식세계에 맞닥뜨리면 이를 성찰하기보다는 회피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고 용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게 있어 시는 오히려 후자에 더 가깝다. 문학의 전문가도 아니어서 시론(詩論)까지 읽어보아야 그나마 어렴풋이 이해되는 시를 읽는 것은 굉장한 부담이고 더구나 그럴 필요성을 지닐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시와 시집을 멀리하지 못하고 가까이 두고 읽게 되는 데에는 무언가 나와 공명하고, 그래서 나와 같은 느낌과 물음을 하는 누군가의 미적(美的) 사유에 위안과 호감을 갖게 되는 이유라 할 것이다.


                
이 책은 시인 이재훈이 우리의 시문학을 대표하는 35인의 시인을 직접 대면하여 그들의 시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하기위해 그야말로 꼭 필요한 물음을 통해 진솔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낸 저술이다.

시인 김춘수, 오규원, 박찬 등 그네들이 애석하게 작고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려준 자평(自評)의 육성을 들을 수 있음은 물론 이승훈, 정호승, 최동호, 이재무, 김명리, 배한봉, 여정 등 이해하고 싶은 작가들의 의식세계와 작품의 지향점을 한 권의 책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 귀중한 가치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특히, 내게 있어 이 책은 여느 시인들의 간략한 해설을 곁들인 대중적 시선집이나 시평집과 달리 막연하게 느끼던 시에 대한 이해를 구체적이고 선명한 감각으로 갖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히 소중하게 여겨진다. 시인들, 그들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시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사유와 납득의 시간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또한 시작(詩作)에 대한 근본적 관점이나 방법론, 서로 다른 배경과 이해관계로 그 작품의 외형은 다를지라도 궁극에는 그 보편적이고 공통된 것, 바로 존재에 대한 물음, 원초적인 시원에 대한 앎의 욕구라는 것에 동질감을 느꼈다는 것이라 하겠다.


시인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대담에서 느껴지는 시인들의 세상에 대한 인식과 진리에 대한 애틋한 집착, 문단의 동향과 문학사적 평가, 언어와 형식에 대한 근원적 고통, 자기의 허위의식과 치열하게 싸워내는 모습들을 대하는 과정으로부터 자연스레 그들의 시 작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우리 시문단의 추이나 그 정신적 공통성을 알게 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현대 시들이 고민하고 표현하려는 세계에 가깝게 다가 갈 수 있는 시간이 절로 형성되는 것이다.


한편 그 어느 때보다 존재론적 성찰의 시들이 많은 요즘의 현상을 말하는 한 시인의 설명은 비로소 그 당위성, 그 까닭을 이해하게 하는데, 외부에 선명한 적이 있어 싸우기 용이했던 70,80년대를 지나자 우리들 안으로 들어온 적(물질주의, 소비주의 망령 등등)이나, 눈에 띄지 않으며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교묘하고 전술화된 적과의 싸움은 결국 내 안의 적과 싸우는 관계를 성립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처럼, 궁극에 실존의 문제와 대면하고 그 문제에 부딪치며 깨달아가는 과정이 삶이고 요구라는 이해에 절대 공감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시가 말하는 것은 깨달음을 향한 여정이며, 또한 인간의 이성으로 도달 할 수 없는 그 어떤 표현 불가능한 것을 알고자 하는 격렬한 반응이라는 점으로부터 시를 보는 눈이 한층 성숙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시인들로부터 직접 그들의 세계관과 시작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듣다보면 이와 같이 수긍과 이해, 친밀감, 호감, 사유에 대한 동질감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미처 자기 허위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한 사람, 자기가 깨달은 것 이상을 말하는 사람, 자기가 알게 된 길이 오직 진리라고 말하는 사람처럼 오만과 무지, 어리석음을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이 대담집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내면을 활짝 드러내고 있어, 해체주의니, 정신주의니, 생태주의니, 서정적인 우리 고유의 전통적 감성이니 하는 시와 시 형식세계의 면모를 비교하여 자신의 의식 세계와 조응하는 시인들을 찾아내고 발견하는 시간도 된다. 읽어 나갈수록 삶을 바라보는 보배같은 시인들의 의식세계에 매혹된다. 존재의 비의(秘義)를 아주 조금만이라도 들려달라고 재촉하는 그들, 시인들에게 말이다. 우리의 시를 접하는 데 하나의 장벽을 허물어 버린 듯 가까이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인다. 시를 내 세계에 친근하게 가져다 준 고마운 저작이라 하고 싶다.



리뷰 총점 종이책
나는 시인이다
"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화가가 선을 하나 그어보듯이 그저 말을 하나 던지는 것, 이 말이 어떤 뒤범벅이 되고 낯선 운명을 겪게 되는 것, 이것을 지켜보는 것, 이것이 시가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시인을 인터뷰한다는것은 어떤 영역의 작업일까? 시인의 작품속에 숨겨있는 시인의 정신을 잡아낼 수 있는 감성을 가진 사람이어야만 가능할 참으로 어려운 작업중 하나일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1998년 현대
"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화가가 선을 하나 그어보듯이 그저 말을 하나 던지는 것, 이 말이 어떤 뒤범벅이 되고 낯선 운명을 겪게 되는 것, 이것을 지켜보는 것, 이것이 시가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시인을 인터뷰한다는것은 어떤 영역의 작업일까? 시인의 작품속에 숨겨있는 시인의 정신을 잡아낼 수 있는 감성을 가진 사람이어야만 가능할 참으로 어려운 작업중 하나일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1998년 현대시 신인상으로 등극한 저자 이재훈이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했던 인터뷰를 모아 펴냈다.  2001년 부터 2011년까지 10년에 걸쳐 모두 서른 다섯명의 시인에게서 그들의 시 영혼을 탐구해내는 어려운 작업의 기록이다.  이 책에 수록된 시인의 면모는 목록만 살피더라도 대단함을 느끼게 한다. 김춘수, 유안진,오규원시인 등 한국 시단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분들이다.

책에는 시인들의 은밀한 내면이 모두 담겨있다. 시인 각자의 창작의 배경, 성장과정, 문청시절의 열정에서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을 가늠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문학적인 삶이란 그런것이구나를 느끼게 해줄정도로 치열함도 느껴진다.

 

사람이라고 하는 육체를 가진 이상, 허무를 이겨 내지 못합니다. 허무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유, 완정히 해방된 상태입니다. 그 자유를 견디지 못합니다.(김춘수 편)

 

저자는  김춘수시인을 처음본것은 등단이후 어느 시상식장에서였다고 한다. 교과서와 책속에서만 존재하던 신화를 실재로 본것이었다는 감회를 소개한다. 평생 라이벌의식을 가진 시인으로 김수영시인을 꼽은  고(故) 김춘수 시인은 "내 본래 의식은 역사허무주의였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고독이 낭만주의의 개념이라면 불안은 현대주의, 모더니즘의 개념입니다. 홀로 있기 때문에 고독하고, 누군가를 만나면 고독이 해소되죠.불안은 다릅니다. 혼자 있어도 불안하고, 누구와 함께 있어도 불안합니다."(이 승훈 편)

 

한국 문단에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전수한 산파이기도 한 이승훈 시인 20년 넘게 매일 오전 11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잡채밥을 시켜 드신다는 과의인의 대담에서는 유년 시절의 '불안과 우울의 시간들'을 기저로 그의 시의 바탕은 고립감, 외로움, 허무, 불안으로 대변되는 현대인들의 삶을 담고 있으며 1960년대 등단이후 비대상시론은 김춘수의 무의미시론에 영향을 받은것이라 말한다. 또한 고(故) 오규원 시인은 김춘수의 무의미시론과 비교하며 자신의 날이미지시론을 설명한다.

 

이렇듯 이 책안에는 우리의 시 역사가 담겨있다는 느낌을 받게도었다.이미 고인이 되신분들도 있지만 만나기 힘든 생생한 시인들의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과  35분 시인들의 면면하며 그들의 정신세계를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행운이라 생각한다.

k****7 2011.05.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는 시인이다
"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시와 같은 시인들의 이야기.사실 많은 분량의 소설에 비하면 시가 몇 줄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설에 비해서 시를 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하지만 정작 소설보다 더 많은 고뇌와 시간이 담겨야 시 한 줄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잖아요.그리고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생겨나는 것.그런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시인이야 말로 진정한
"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시와 같은 시인들의 이야기.
사실 많은 분량의 소설에 비하면 시가 몇 줄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설에 비해서 시를 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정작 소설보다 더 많은 고뇌와 시간이 담겨야 시 한 줄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잖아요.
그리고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생겨나는 것.
그런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시인이야 말로 진정한 마법사인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문학작품들이 나오지만 정작 시는 얼마되지 않는 것 같아요.
한때는 문학소년, 문학소녀를 꿈꾸면 한 편의 시를 지어보려고 무던히 노력했는데 말이죠.
사실 그만큼 사람들의 감정이 메말라 가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과학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차가운 기계에 의존하게 된다는 느낌이랄까요?
한 순간도 손에서 떼지 않는 휴대폰.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TV.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책을 읽고 시를 읽으면서 보내는 걸까요?
어쩌면 하루에 1분도 없는 것 같아요.
이런 현실에서 시를 읽는다는 것이 자칫 사치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시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
세상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더구나 이 책에서는 시인들의 내면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 그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사실 그동안 시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조금이나마 시를 이해하고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요.

 

n******s 2011.05.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는 시인이다.
"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 보아라 보아 흰 눈밭에 사슴같은 사람아 남자는 어느 순간 죽는지도 모르게 한번을 죽어도그렇게 녹아 죽고 싶은것이다.서규정시인의 '눈'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나는 시인이다를 읽으면서조금은 어려웠다. 아니 더 많이 어려웠다는 편이 나을것 같다.작가가 서른다섯명을 찾아가 나눈 대담집은그분들의 작품을 접해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난해하고 복잡함같이 느껴
"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 보아라 보아 흰 눈밭에 사슴같은 사람아

남자는 어느 순간 죽는지도 모르게 한번을 죽어도
그렇게 녹아 죽고 싶은것이다.

서규정시인의 '눈'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나는 시인이다를 읽으면서
조금은 어려웠다. 아니 더 많이 어려웠다는 편이 나을것 같다.
작가가 서른다섯명을 찾아가 나눈 대담집은
그분들의 작품을 접해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난해하고 복잡함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장한장 읽어가면서
우리가 볼수없었던 그냥 그 시대와 상황과 내면을 쬐금은
공감하고 이해할수 있었다.
진정 "나는 시인이다"라고 말할수 있는 이유를....

w*****h 2011.05.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나는 시인이다.
"[서평]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시인은 병을 앓는 자들이다. 대개의 병이 그렇듯 병의 형태와 증세도 각각일 텐데, 유독 시인들이 앓는 병이 의미화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148p 무당이 무병을 앓듯 시인은 시병을 앓는가보다. 병명이 어떠하든 뭔가를 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병을 앓았던 어느 시인은 평생 잘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시를 쓴 것이고 평생 잘못한 것도 시를 쓰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시란
"[서평]나는 시인이다." 내용보기

'시인은 병을 앓는 자들이다. 대개의 병이 그렇듯 병의 형태와 증세도 각각일 텐데, 유독 시인들이 앓는

병이 의미화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148p

무당이 무병을 앓듯 시인은 시병을 앓는가보다. 병명이 어떠하든 뭔가를 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병을

앓았던 어느 시인은 평생 잘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시를 쓴 것이고 평생 잘못한 것도 시를 쓰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시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를 보면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라고 한다.

정의조차도 쉽지 않은 단어가 바로 詩이다. 자연과 인생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글이라니..그 방대함을

어찌 함축한다는 말인가. 오히려 장문의 글로 써내려도 시원치 않을 분량이 나올 주제 아니던가.

얼핏 몇 자 안되는 글을 써야 하는 시인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문학은 실패한 자의 기록입니다. 그래서 진실이거든요. 실패한 자에겐 실패의 변명이 있습니다.

오히려 크게 실패한 자가 큰 시, 위대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86p 유안진

 

실패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큰 작품을 내어 놓을 수 있다는 말은 처절하게 다가온다.

하긴 배부른 자가 예술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못견뎌서 쓰긴 했지만 자신에게 혹은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일까. 시는.

 

시인이 말하는 시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이 어려운 작업을 하는 시인들의 고행의 자서전이다.

설사 자라온 환경이 조금 부유했다해도 결국은 세상과 그리고 자기자신과 투쟁하고 협박하고

때로는 협상해서 내어놓은 목숨같은 작품들을 스스로 평가하는 재판대인 셈이다.

 

어줍잖은 시를 쓴적이 있다. 어찌보면 채 200여자가 안되는 글 몇자 쓰는 것이 쉬워보이기도 한다.

수 십장 수 백장 원고지를 메워야 하는 작업보다는 훨씬 가볍게 느껴지지 않은가.

정해진 규격도 없기 때문에 느낌 그대로 끄적 끄적 적어 놓아도 시라고 우기면 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결코 그게 아닌 모양이다. 박목월이나 황순원은 제자를 거의 두지 않았다고 한다.

시를 제대로 평생 쓸 것 같은 사람이 그만큼 많아 보이지 않았다는 뜻일게다.

존경하는 스승앞에서 소금그릇을 옮겨 제 그릇에 넣은 용기가 없어 맹탕으로 먹는 모습을 보고서야

'저렇게 숙맥인 걸 보니까 시는 제대로 쓰겠구나' 하셨다던가.

그런점에서 보면 더더욱 나같은 속물은 시를 제대로 쓰기는 틀린셈이다. 아마 나는 소금에 다데기에

국수사리쯤 하나 더 시켜서 양껏 먹는 모습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줄 사람이니까.

 

세상일에는 숙맥이어서 시 밖에는 못 쓴건지 시 쓰는 일 밖에는 할 줄 아는게 없어서 세상일에는

숙맥이었는지 모를 서른 다섯 명의 시인이 은밀한 고백이 펼쳐져 있다.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를 모른다는 사람들도 다 아는 '꽃'의 김춘수가 국회의원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은 퍽이나 놀라운 일이다. 정치와 시가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더 묻고 싶었지만 나중에 자서전에 자세히 밝히신다고 했지만 아쉽게도 이 대담후 얼마만에 영면을

하셨다니 영원히 들어볼 일이 없어진 셈이다.

 

이렇게 우리가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가슴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아름답고 처절한 시를 쓴

시인들이 그들의 인생에 어떻게 시가 다가갔고 어떤 의미였는지를 솔직하게 담아낸 책이다.

10여년에 걸쳐 시인들을 만나고 혹은 소통한 기록을 담아낸 이재훈저자 역시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진 시인이다. 시인과 시인이 만나 시를 이야기하고 시를 끌어안다 보니 비가 오는 오늘 나도

뭔가를 쓰지 않으면 병이 될것 같이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달의 사락 h********5 2011.05.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