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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맛보기>
<책 읽은 소감> 작년부터인가 점차로 좋아지는 분홍색인지라 며칠전 산행에서도 진달래가 그리 고와 보였나보다. 더구나 분홍이라는 색상과 원피스가 주는 느낌은 다분히 소녀적 취향의 대명사. 난 여자맞는데 분홍색이 그리 싫었다. 딱히 이유가 없는데 내 자의로 무언가 선택의 기로에 서면 파란색 계열을 선호했던것 같다. 하늘색이나 곤색, 초록색, 노란색, 보라색. 분홍색은 적어도 내가 선택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러던 내가 나이를 먹어감인지 여성스러워지는지 이젠 진분홍색이 그리 눈에 들어온다. 오른편 상단 위쪽에 2008년 5.18기념재단 공모전 입상작이라는 문구를 보지 않았다면 따스하고 이쁜 한편의 창작동화를 떠올렸을게다. 이 문구를 보고는 왠지 숙연해지는 마음과 한 켠에 불편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작년엔가 우연히 접했던 만화, 창비의 100도씨를 읽을때처럼 마음이 불편해졌다. 정치에 관해서 특히 예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차라 수박겉핥기식의 알음뿐이라서 왠지 머뭇대는 마음이 앞서는데 고학년 문고라는 단서가 그나마 가벼움. 100도씨는 피해자 입장서의 울분이었다면 이 책은 좀더 진화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의 입장을 그려내고 있다. 그렀기에 어느 한쪽만이 옳고 나쁘다의 개념이 아닌 넓은 의미에서의 모두가 피해자인 슬픈 일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으로 아이들에게 잘 전달될 것 같다. 한나빛은 6학년이고 오빠와 부모님과 전세집서 산다. 대형마트 계산원으로 일하시는 엄마는 툭하면 편두통을 호소하며 온 몸에서 파스 냄새 마를날이 없다. 어느날 기계의 오류로 더 늦게 돌아오신 엄마가 전화를 받는다. 다른 친구들은 어학연수다...나빛은 겨우 허락받은 영화캠프로 여름방학을 보내리라 위안하던차 10여년을 연락두절한 외할머니댁을 방문해야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앞에 망연자실한다. 반항기가 극에 달한 나빛은 모아놓은 용돈을 가지고 하고싶은걸 다 하고 돌아다닌다. 집에는 가기 싫고 돈은 없고 찜질방에 가고 싶은 마음에 편의점앞에서 모자를 놓고는 친구와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의 동정 혹은 호기심어린 돈을 모은다. 편의점 직원의 신고로 경찰이 나타나고, 도망치다 무릎이 까지고...결국 부모님을 출두하게 한다. 외할머니는 심각한 치매에 걸리셨기에 구례 외가로 엄마와 나빛은 향하고 장터에서 국밥을 먹는다. 장터를 잠시 구경하던 나빛에게 뻥튀기 기계가 터지자 밀짚모자 아저씨가 살려달라며 바들바들 떨고, 진정 시키려 사람들 손길이 닿자 더 자지러지면서 까무러친다. 외할머니댁은 폐가처럼 보였건만 그래도 꽃밭에 꽃은 피었고, 방안에 흰머리를 산발한 외할머니는 역시 정상이 아니시다. 악취의 근원지를 찾으니 이불 속에 볼 일을 봐놓고...다른 방에 누워 있는 나빛은 억울하고 불쾌하고 짜증만 나면서 잠은 안오는데...늦은밤 정신없으신 외할머니가 나오시더니 곳간으로 들어가신다. 그 뒤를 몰래 따라나서는 나빛. 음산하고 어두컴컴한 가운데 외할머니는 총총히 걸어가신다. 전구를 켠다. 파노라마처럼 보여지는 형상, 형상들. 나빛은 현실인지 꿈속인지 이게 뭔일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다음날 밝은 낮에 곳간을 들어가 보물지도를 찾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들춘다. 초록색 가방에 낡은 레이스 달린 분홍원피스도 있고...곳곳에 거미줄도 쳐 있고...둘째날 밤에도 외할머니는 곳간을 들어가시고, 나빛도 또 따라나선다. 외할머니는 손녀인 자신이 따라가는줄도 모른다. 허깨비가 따로 없다. 총살당하는 사람들, 총을 땅에 파묻으며 울부짖는 내 오빠처럼 생긴 군인 등등. 이어졌다 끊겼다 알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 보여지고...안타까운 상황이 되어 나빛이 도와주려 하지만 자신은 투명인간이다. 밝은날 드뎌 엄마에게 사진을 들이밀며 따지기에 이르고...내엄마(연희)의 쌍둥이 언니(선희)는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이쁘고 착한 딸이었다. 선희가 생일날 입고 싶어하는 분홍원피스를 초록색가방에 담은채 사랑 담뿍 담긴 편지까지 넣었다. 또 하나의 초록색 가방에 들은 분홍원피스는 아버지(외할아버지)가 가지고 계셨다. 광주에 큰일이 생겼음에도 외할머니는 나섰고...언젠가 장터에서 본 밀짚모자 아저씨가 할머니집을 기웃대는데... 나빛이의 경찰서 사건을 보며 맹랑한건지 발칙한건지를 가늠하지 못하겠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지... 도저히 내 상식과 고지식함으론 이해할 수가 없다. 엄마와의 대화에서도 상당히 건방짐이 도를 넘는다는 생각을 유발하는 귀절들이 보인다. 매사 불퉁거리고 불뚝댄다. 요즘 아이들 성조숙증이 와서 체격도 크고 숙녀티가 난다. 몸은 커지고 어른이 되었으되 정신연령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당혹스러움. 난해했다. 내 고루한 시선으로 봐서겠지만 적어도 학교에서 샘들이 내 나이 정도되신 분들이라면 아이들의 이러한 행동들을 받아들임에 매우 당혹스럽지 않을까에도 머물고, 마찬가지로 그런걸 이해하지 못한다 생각하는 나빛 또래 아이들은 샘을 어찌 생각할까. 이렇다 보면 의사소통의 부재가 생길텐데...또 곳간에서 전구불을 손잡이를 돌려 탁 켜는일. 시골서 나고 자란 내게는 문제가 없는데 나빛이가 컴컴한 곳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데 의문이 컸다. 시골과는 연관없는 생활이었는데 말이다. 너무 인위적 설정으로 느껴졌다. 외할머니의 치매를 통해 이 시대의 치매노인들의 실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치매는 너무나 불행하다. 어떤 기억안에서만 갇혀있거나...약간의 치매를 가볍게 앓으시다 돌아가신 내 할머니 생각이 났다. 할머니도 어쩌다 가끔 속옷에 볼 일을 보시고, 그 속옷이 창피했는지 이불속에 숨겨놓기도 하셨다. 오죽하면 텔레비젼을 보신 아버지께서 날마다 콩을 섞어놓고 그걸 골라 놓으라 하시던지...말짱하실때는 맨날 한거 또 하라고 하신다며 불평을 하셨다. 밥을 드시고 드신걸 잊으셔서 안 드셨다고 하시고...나빛 외할머니는 선희를 잃고 진상규명운동에 앞장서시고 외할아버지는 화병으로 돌아가셨다. 엄마는 그런 외할머니와 연락두절을 하며 편두통을 앓으시고 행여라도 5.18 가족이란 멍에 아닌 운명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사셨다. 나빛이가 학교서 배웠다며 자신이 이렇게 당당하고 활발한게 이모의 피를 이어받음이라며 자랑스러워 하자 용기를 얻는다. 외할머니를 부엌에서 목욕을 씻겨 드린다. 밀짚모자 아저씨는 방방곡곡 떠도는 장돌뱅이다. 신식물건이 아닌 아주 오래된 물건들이 주품목이다. 어떤 사연이 있을까. 무엇때문에 역마살낀 사람처럼 방랑을 할까. 외할머니와는 다른 또 가해자이자 피해자. 아저씨는 본 것이다. 초록색 가방과 그 안에 든 분홍 원피스와 사랑절절인 편지를. 그 주인을 찾아주려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다녔던거다. 자신은 결코 사람에게 총을 쏘지 않았고 허공에 쐈으며 그 총마저 땅에 묻었고...탈영하려다 붙잡혀 한쪽 다리를 잃고...자신도 나라의 명을 어길수는 없었던 처지고 자신의 친구나 같이 행동했던 대다수 사람들도 정신병원에 있거나, 트라우마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고해성사라도 하듯 31년전의 참상에 몸부림치는 아저씨. 주인을 찾았으니 이젠 집으로 가겠다고...아저씨도 잘 잤으면 좋겠다. 붉은 핏빛이 세월 흘러 진분홍이 되고 그렇게 더 세월가서 연분홍이 되는 그 날은 오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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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분홍색하면 환상이나 낭만적인 분위기가 떠오르지, 분홍색과 비극은 그리 어울리는 짝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에서 그 화사한 분홍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인 광주민주 항쟁과 연결되면서 더 이상 환상의 색이 아닌 핏빛나는 처절한 고통의 역사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1980년 5월 선혈이 낭자했던 광주. 그곳에서 계엄군들에게 딸을 잃은 외할머니 그리고 쌍둥이 언니를 잃은 엄마의 슬픔. 하지만 그런 가족사를 미처 알지 못했던 나빛은 갑작스레 외할머니를 찾아가는 엄마가 못마땅하기만 했다. ‘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는 나빛이 외할머니의 기억 속에 들어간다는 환타지 기법을 사용하면서, 외할머니와 엄마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거기에 광주에 투입돼 시민들에게 총을 겨눠야 했던 계엄군인, 그래서 평생 가해자라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던 인물을 등장시켰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10대 여학생이었던 나빛의 이모가 죽음을 당했던 그 곳에서 발견된 ‘분홍 원피스’, 그 원피스를 간직했다 죽은 여학생 가족에게 전해주고 용서를 구하는 고물장수 아저씨. 그렇게 외할머니와 엄마의 고통은 30여년만에 겨우 치유됐다. 하지만 작가는 고물장수 그 역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사실 또한 놓치지 않고 포착하면서, 또 그동안 가해자라는 죄책감에 시달렸던 계엄 군인의 상처 또한 보듬어주는 동시에 계엄군을 가해자로 만든 당시의 군부 권력야말로 진정한 가해자라는 기억을 날카롭게 상기해주고 있다. 나빛 역시나 이모의 죽음이 한 개인이나 가족사의 영역을 넘어선 역사 속의 문제였음을 깨닫게 되면서,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한 그리고 역사에 대한 한층 더 깊고 성숙한 시각을 갖게 됐을 것이다. 그제가 4.19 의거였다. 하지만 그날이 4.19라는 것도 제대로 떠올린 사람이 얼마나 됐을지, 그날의 의미를 제대로 기억하기 보다는 우리 현대사의 빛바랜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지는 않은지 염려가 됐다. 광주 민주화 항쟁 또한 그렇다. 이것을 연장해서 보자면 요즘 부실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역사 특히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있는, 우리의 역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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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빛은 얼굴도 예쁘고 춤도 잘 추는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한창 많은 6학년 소녀입니다. 평소 어려운 집안 형편에 욕심을 내지 못했지만 6학년 여름방학만은 꼭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미리 아빠의 지원을 다짐받고 엄마에게도 영화캠프에 가게 해 준다는 허락을 받아 꿈에 부풀어 있었죠. 그런데 엄마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이후 영화캠프는 커녕 이상한 오지같은 촌으로 가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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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
"현실에서 결핍된 것을 환상의 세계에서 채워주는 뿌듯함. 마치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 된" (글쓴이의 말 중에서)것과 같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5.18 민주화 운동이란 주제는 너무도 가슴 아픈 역사적 사실이기에, 또한 그 사건 속의 인물들이 아직도 가슴앓이를 하면서 살아 가기에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 한나빛이 할머니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세상으로 들어가서 그 문제를 해결해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지리산 자락에 홀로 살고 있는 나빛의 할머니가 치매로 보살핌이 필요하게 되어 엄마와 함께 나빛을 외할머니를 찾아간다. 다른 친구들은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을 보람차게 보내는데.... 영화캠프마저 포기하고 가게 된 외할머니댁. ![]() 엄마는 무슨 일인지 외할머니와의 사이가 그리 좋지는 않은 듯하고. 나빛은 외할머니댁의 모든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다음날 그곳을 떠나려고 하는데, 그날 밤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깜깜한 밤에 어디론가 사라지는 외할머니. 외할머니를 쫒아 간 곳은 1980년 5월 23일 광주 가는 버스 속의 광경과 화순에서 일어난 버스 속 승객들을 총으로 사살하는 모습. ![]() 그리고 외할머니가 지니고 있던 초록색 여행가방과 그 속에 들어 있는 분홍 원피스. 또다른 사람인 계엄군인 아저씨. 꿈인지 환상 속의 세상인지 모를 그런 곳으로의 여행은 나빛에게 며칠 계속된다. 나빛이 외할머니댁 곳간에서 본 먼지 투성이 초록색 여행가방과 분홍 원피스는 이 꿈 속에서 본 세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 밀짚모자 아저씨는 계엄군인 아저씨와 어떤 관계일까? 엄마를 꼭 닮은 곳간에서 본 사진 속의 학생은 누구일까? 외할머니는 무엇을 찾아서 밤마다 과거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환상 속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빛은 밤마다 처참한 총살이 이루어지던 그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 "도대체 어젯밤에 겪은 일들은 뭘까? 나빛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만들어진 상상은 아니란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사진에 생생히 남아 있으니까?"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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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조금 뜸한듯 하지만 몇해전만 해도 5.18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이 많이 방영되곤 했어요. 00공화국 이라는 드라며였던것 같네요. 그 드라마를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었지요. 지금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살아갈수 있는 것이 거저 얻어진게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요. 아무런 이유없이 총칼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의 절규와 유가족들의 애통함을 그대로 느낄수 있었네요. 이 책의 주인공인 한나빛은 치매를 앓고 있는 외할머니를 돌봐드리러 엄마와 함께 시골에 가게 된답니다. 외할머니를 만나면서 나빛이의 이상한 기억여행이 시작되는데요. 밤마다 할머니를 따라 나서면서 나빛이는 할머니의 애절한 기억속으로 들어가게 되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얼른 다음장을 넘기게 되더라구요. 책을 읽으면서 나빛이가 되어 외할머니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하나 하나 알아가게 된답니다.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잘알고 있다면 더 잘 이해할수 있는 계기가 될것 같구요. 그렇지 않다면 새로이 알게 되어 자세히 알아볼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것 같아요. 나빛이의 외할머니를 통해 어머니는 참으로 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전쟁터나 다름 없는 사지로 딸을 찾아 갈수 있는 것은 어머니가 아니곤 할수 없는 일일 테니까요. 외할머니. 나빛. 나빛의 엄마 세사람이 과거의 오해와 응어리를 풀어 버리고 한결 가벼워진 모습으로 삶을 살아갈수 있도록 변화된것이 무엇보다 기뻤답니다. 가족이란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되구요. 오해할수도 있고 싸울수도 있지만 가족이기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어 언제고 다시 회복할수 밖에 없는것이 가족 아닐까요. 5.18 민주화 운동때 가족을 잃은 많은 유가족들도 서로 보듬으며 그 아픔을 견뎌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한나빛 ~~ 이제는 투정하고 철부처럼 행동하는 어린애가 아닌 엄마. 외할머니의 아픔까지 이해하고 감쌀수 있는 당찬 열세살 숙녀가 된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임다솔님의 '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는' 2008년 5.18기념재단 문학작품 공모 수상작이라고 해요. 우리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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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이와 화려한 휴가를 함께 본 적이 있다. 아이는 어떤 내용인지는 알지 못하고 이준기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영화를 본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는 통곡이라는 말을 해야 할 정도로 울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민망할 정도로 꺼억꺼억...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나온 아이의 첫마디는 "왜"였다. 그 한마디가 모든 걸 말해주는건 아닐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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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들에게 당당하게 알려줄 수 있는 과거만 갖고 있다면 얼마나 떳떳할까요. 우리에게는 숨기고 싶고, 더구나 어린 아이들에게는 절대 알려주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존재하죠. 짧은 현대사를 살펴볼 때 어찌나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사실들이 많던지..언젠가 아이도 알게 되겠지만, 제발 나중에...충격을 덜 받을 만큼 성장한 후에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빛이의 엄마 마음도 마찬가지였겠죠.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 나빛이는 영화제 구경갈 마음이 한참 들떠있었어요. 좋아하는 영화도 실컷 보면서 여유로운 방학을 즐기려고 했죠. 그런데 청천벽력같은 말을 듣게 됩니다. 낯선 외할머니 댁에 가야한다니..내 꿈과 기대는 어디로 ... 아직은 혼자 맘대로 결정할 수 없는 나이니 엄마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죠. 긴 시간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퉁퉁 부어 있었던 나빛이의 마음도 이해되네요. 외할머니 댁에 도착한 다음 엄청난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치매인 할머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셨어요. 이상한 냄새도 나고, 뭔가 음침한 기운도 느껴지고.
엄마의 손은 점점 바빠졌어요. 할머니를 돌보고, 집을 가꾸고..나빛이의 마음까지 챙겨줄 여유는 없었어요. 심통 가득한 나빛이는 엄마 몰래 떠나려고 했는데... 외할머니 댁에서 어마어마한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현실과 꿈이 오락가락하며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불편한 진실은 나빛이의 마음을 마구 흔들어 놓아요. 궁금함과 답답함이 교차하면서 자꾸 알고 싶어지게 되지만, 누구도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아요.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은 너무도 큰 상처와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상상하기 싫어요. 떠올려보고 싶지도 않고요. 사랑하는 사람을 말도 안되는 일로 잃게 된 가족들, 그들이 안고 가야할 슬픔은 너무 크고 가혹했어요. 숨기고 잊으려고 애썼지만, 누구도 자유로워질 수 없었죠. 나빛이 엄마의 쌍둥이 언니가 겪은 일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의 한 부분이에요. 1980년 봄, 광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저는 나중에 성인이 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믿어지지 않았고, 부끄러웠어요. 어린 나빛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이모를 잃은 가족들, 비극은 자꾸 반복되고, 남은 사람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없었어요. 그 일을 만들어낸 사람은 아주 잘 살고 있는 듯 보여서 더욱 화가 나고요.
고물상 아저씨의 등장으로 두근두근 했지만, 그 역시 상처를 품고 있는 피해자였어요. 세월이 지나 조금씩 벗어나는 듯 보여도 그들이 겪은 일을 모두 용서할 수는 없었겠죠. 서로의 아픔을 바라보면서 함께 슬픔을 품어줄 수 있는 것이 고작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죠. 초등학생 아이에게 알려주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역사지만, 나빛이의 가족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 듯해요. 아픈 기억을 더듬으며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다면 그 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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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기운과 꽃들의 잔치속에 전국이 화려해지는 계절인 대한민국의 5월, 하지만 그 시간 유독 힘들고 아파하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광주였다. 지금으로부터 31년전인 1980년 5월 18일, 그 곳에선 대체 무슨일이 벌어졌던것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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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이들이 읽기엔 조금 무겁기도 한 내용이었던..광주 사태를 겪은 세대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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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아픈 역사는 사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충격을, 당사자들에겐 아물지 않은 상처를 건드리는 일처럼 참 가슴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과거 또한 지금 우리나라를 존재하게 하는 밑거름이라는 사실을 인식할때 아이들에게 사실을 알게 해줄 필요는 분명 있다. 감추고 미화시킨다고 해서 아름답게 남겨질 수 있는것이 아니란 사실을 안다면 나빛이와 함께 할머니의 기억속을 여행하며 5.18광주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그렇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의 진상을 분명히 밝히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그때의 고통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하며 마음의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통을 풀어낼 수 있는 화해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단 생각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