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혹한 신의 뜻과 죽음의 질서만이 존재하는 세계, 절망의 끝에서 어둠 속에 갇힌 영혼을 조용히 감싸는 한 줄기 빛... |
|
로드, 모두 다 예쁜 말들, 평원의 도시들, 그리고 국경을 넘어... 매카시 옹의 네 번째 작품이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다고 할까? 옹의 지극히 냉정하고 객관적인 묘사와 서술, 때로는 거칠고 숨이 막히는 서사, 미래에 대한 기대와 전망보다는 현재를 살아가기에도 벅찬 인물들, 언제나 위대하고 비정한, 광활하며 거친 배경들...
이번에 만난 인물은 빌리 파햄과 그의 동생 보이드,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소녀와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인근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사람, 사람들... 아버지, 어머니, 동생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살던 빌리 앞에 늑대가 등장한다. 그것도 새끼를 밴 암컷 늑대, 아버지와 공들여 놓은 덫을 늑대는 우습다는 듯 파헤치고, 그러다 덫에 걸린 늑대... 소년은 늑대를 죽이는 대신 원래 왔던 장소, 즉 멕시코를 늑대를 돌려보내기 위해 국경을 넘는다. 하지만 국경을 넘어 만난 사람들은 소년이 늑대와 함께 국경을 넘어 침입했다고 생각하고 늑대를 가둔다. 그리고 그 늑대는 투견장에서 2:1의 끝이 없는 사투를 벌이고...죽어가고...늑대의 피투성이 몸과 눈빛을 차마 볼 수 없는 소년은 결국 늑대를 쏴 죽이고...그리고 다시 자신의 집으로...하지만 다시 방문한 집에서 자신을 맞는 건 부모님의 시체뿐... 마을의 다른 집에서 머무르던 동생을 만나 다시 자신들의 말을 찾기 위해 국경을 넘고...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들이 소유한 말을 다시 되찾는 데에는 필연적인 희생이 뒤따라야 하고...그리고 길에서 만난 소녀...빌리를 어려워하나 보이드하고는 심리적으로 가까운 소녀...말을 다시 되찾지만 뒤이어 이어지는 추격전...그리고 받아들이기 힘든 죽음...
560쪽이 넘는 거대한 분량...앞서 언급했듯 감정이 배제된 듯한 문장...극도의 메마른 문장이 이제 좀 버겁다. 우울하고 쓸쓸한. 그 어떤 긍정의 미래도, 희미한 희망도 찾아보기 힘든 그들의 여정을 함께 한다는 것은 분명 고통스럽고 고역스러운 일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번에는 몰입도도 많이 떨어졌고 읽는 기간도 길었다. 책의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지쳐가는 나를 발견한다. 아마도 슬프고도 비극적인 그들의 운명을 짐작했기에 그런 것인지도... 여전히 매카시 옹의 작품은 내게 버겁다. ㅠ.ㅠ
매카시 옹의 작품을 만나는 동안 뭔가 메마르고 퍼석퍼석한, 그런 느낌을 자주 갖는다. 이제는 인간적인, 따뜻하고 부드러운 문체를, 그런 작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갖는다. 하지만 내 옆에 놓은 또 한 권의 매카시...핏빛 자오선... 읽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아마 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힘들어하는 나를 발견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주저하며 만나봐야겠지. 매카시를, 그의 작품을
|
|
마을에 늑대가 나타나자 열여섯 소년은 아버지와 함께 늑대를 잡으러 나선다. 홀로 늑대를 마주친 소년은 늑대에게 매혹되어 충동적으로 늑대를 고향인 멕시코로 보내 주기 위해 국경을 넘지만, 멕시코에서 인생의 냉혹한 쓴맛을 겪게 되고 더 이상 고통 당하지 않도록 늑대도 제손으로 죽인다. 한동안의 방황 끝에 돌아온 고향집 역시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상태. 소년은 겨우 살아남은 동생을 데리고 잃어버린 말을 되찾으러 다시 나선다. 특유의 감정이 배제된 객관적이고 강렬한 묘사로 거칠고 황량한 풍경들이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 하다. 무자비한 폭력과 어둠, 고통스러운 절망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의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힘들었지만 다시 국경을 넘는 장면은 비장하고 감동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