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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만 해도 보르헤스가 소개한 작가 전부를 만나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스타일도,내용도 다를테니까..라는 것이 이유였는데..아,그런데 자꾸만 빨려들어간다.'바벨의 도서관'시리즈에 소개된 작품들은 사실 아는 작가들 보다 모르는 작가들이 훨씬 많다.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이유가 되어서 야곰야곰 읽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어디서도 읽을수 없을 것 같아서. 이름도 어려운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알라르콘 이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하나 보다) 작가 역시 스페인문학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이 아니라면 쉬이 만나볼 수 있는 작가는 아닐거란 생각에 골랐다.게다가 이 시리즈의 장점은 대부분의 책들이 200쪽을 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라 말하고 싶다.
제목의 표지이기도 한 <죽음의 친구>와 <키 큰 여자>가 실려있다.<<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서 골랐다고 했다.'죽음의 친구'와 '키 큰 여자'를 설명하기에도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믿을 수 없는 이야기'!! 그런데 작가가 살았던 시대도 그렇겠지만 소설은 그보다 더 지난 시간의 이야기가 배경이니 초자연적인 무언가에 대해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었을지 모르겠다.아니면 오히려 단순명료하게 '신'이란 이름으로 설명이 될 수도 있겠고...두 편 모두 '죽음'에 관한 이야기인데,죽음에 관한 연구 라는 표현이 더 맞을까? '키 큰 여자' 이야기는 어릴적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도 했고,죽음에 대해 조금은 예민하게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생각해 보게도 했다.죽음의 악령이 나타날때마다,누군가 죽었다면...그것은 결코 행복은 아닐게다.재앙이자 공포일게다.과학적으로 설명 되지 않는 이 초자연적인 것을 당신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작가는 이것이 무척 궁금했던 것 같다.사실 삶과 죽음 혹은 초자연적인 무언가에 대해 상상을 조금이라도 해 본 이들이라면,동시에 예지몽과 같은 꿈을 경험한 적이 있는 이들에게,'키 큰 여자'의 출현은 결코 미신이다,라고 단정지을수 없을것 같다.정신이 허약해서 보이는 착란이라고 말할수도 없는.그러나 죽음의 그림자가,악령이 반드시 존재하다고 말할수 없는..그래서 설명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초자연적인' 무언가가..라고 말하게 되는 걸까?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은 다소 밋밋했지만,죽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가정했을때 그 힘을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작가의 상상은 아마도 여기서 출발했던 것이 아닐까? '키 큰 여자'에 비해 긴 분량을 할해했던 '죽음의 친구' 역시 스토리는 조금 평범했다.번역의 문제인지,작가의 문체가 그러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글맛은 조금 아쉬웠다.삶과 죽음,지랄맞은 인생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삶과 죽음에 대해 큰 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는 있었지만.반전아닌 반전은 다소 작위적이기도 했으니 말이다.그런데 재미는 엉뚱한데 살포시 숨어 있었는데,프랑스왕가에 대한 역사의 궁금함이였다."1724년 8월30일 오전 10시.'죽음'으로부터 부정적인 권능을 완벽하게 숙지한 힐 힐이 산 일데폰소 궁에 숨어들어 프랑스 혈통인 펠리페5세의 알현을 요구했다./39쪽 당시 그의 조카 루이 15세는 위중한 상황(갓 열네 살밖에 안 되는 나이에 중병에 걸려 있었다)이었고,그의 아들인 루이스1세에게 카스티야 왕국의 왕관을 양위한 뒤(..)/39쪽 '죽음의 친구'에서 중요하게 보인다면 권력을 가진 자든 아니든,사람은 모두 삶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그럼에도 생사를 오가는 사이 자신이 다시 왕위를 갖게 될 것인지,부하들은 어느 줄에 서야 하는지..고민하는 모습은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것이라 해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힐힐의 얄굿은 운명은 너무도 잔인해서 끝까지 비현실적으로 보였지만 '죽음'이란 문제를 놓고 생각 해 볼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은 분명해 보인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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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11번째 책 <죽음의 친구>. 이번에도 역시 이 책으로 알게 된 스페인의 작가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1883~1891). 생소한 작가이기에 책의 앞편에 언급된 그의 소개를 읽었는데, 특기할 점은 결혼 전에는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다독을 하였고, 자유주의를 신봉하였으나, 결혼 이후에는 신앙심이 깊은 아내를 사랑하여서 그랬는지 보수주의로 전향을 하였다고 한다. 그 덕분에 그의 주위에 있던 친구들은 그를 떠나고, 그가 쌓아온 영향력을 상실하였지만, 말년에는 스페인에서 문학의 일인자로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전혀 알지 못했던 작가이었기에 왜 보르헤스가 그를 자신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에서 소개를 하고자 하였는지는 다음의 문장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알라르콘의 소설들은 현실에 대한 오래고 끈질긴 관찰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 영감을 받아 즉흥적으로 떠오른 인생의 변화를 그려 낸 것이다." 이 책에서는 2개의 단편을 소개하고 있다. <죽음의 친구>와 <키 큰 여자>라는 작품인데, 공통적으로 죽음(or 악마)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썼다. 먼저 소개된 <죽음의 친구>에서 주인공인 힐 힐은 자신이 백작의 사생아라는 사실도 모르고,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살아가다가 생부인 백작의 보살핌으로 귀족처럼 지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백작의 죽음으로 인하여 백작부인에 쫓겨나면서 백작의 저택에서 쫓겨나게 되고, 심지어 그가 사랑하던 공작의 딸인 엘레나와도 만날 수 없게 된다. 그를 보살펴주던 노파마저 죽자, 방황하던 힐 힐은 문득 주머니속에 들어 있던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하기 위하여 입으로 독극물을 가져간다. 힐 힐이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어떤 이가 친구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부르게 되는데, 그는 자신이 '죽음'이라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힐 힐과 함께였다고 말한다. 힐 힐은 그가 악마라고 생각하고, 그가 자신의 영혼을 노리고 접근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오히려 '죽음'은 자신이 친구이기 때문에 힐 힐을 도와준다고 약속을 한다. '죽음'의 친구의 도움을 통하여 사람이 죽는 때를 알 수 있게 된 힐 힐은 궁정 의사가 되고, 심지어 왕으로부터 공작이라는 작위와 함께 만나지 못했던 헬레나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바라던 사랑을 얻었지만, 힐 힐은 불안감에 시달린다. 바로 '죽음'의 친구가 다시 찾아올까봐 노심초사하였기 때문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토록 외면하고자 했던 '죽음'의 친구가 엘레나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기에 찾아와서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서 힐 힐을 북극으로 데려간다. 여기에서 '죽음'의 친구는 힐 힐에게 뜻밖의 진실을 알려준다. 힐 힐은 이미 죽었던 존재였고, 지금은 죽은 시기에서 무려 600년이 흐른 시기라고 말이다. 과연 이야기의 진실은 무엇일까? 책의 이야기로라면 1852년에 씌어진 작품으로서 다소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사실 '죽음'의 친구가 말하는 진실은 굳이 마지막까지 가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 반전이 있다라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다만, 이 작품이 씌어진 시점이 1852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시대를 앞서나간 장면들도 등장한다. 가령 북극에서 '죽음'의 친구로부터 진실을 듣고, 곧 벌어지는 지구의 멸망(하느님에 의한 재앙)하는 장면은 다소 SF적인 느낌도 나고,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킨다. 힐 힐과 엘레나는 지구의 멸망을 바라보며 서로 기도하는 자세로 굳어버리는 장면은 <에반게리온>에서 AT필드가 해제되어 모두 액체로 변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유사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결말에서 다소 엉뚱한 장면으로 인하여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또한 1852년은 알라르콘이 결혼하기 전의 자유주의 신봉자였던 그의 사랑관을 엘레나에 대한 힐 힐의 열정적인 사랑(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사랑)의 모습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랑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죽음'의 친구를 매개체로 등장시킨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두번째 작품인 <키 큰 여자>도 역시 <죽음의 친구>와 마찬가지로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다만 재미있는 사실은 <죽음의 친구>에서 '죽음'의 친구의 모습을 [서른세 살 정도의 나이, 큰 키, 고혹적인 자태, 창백한 얼굴, 온몸을 휘감은 긴 도포와 망토, 긴 머리를 덮은 챙 없는 모자....]와 같은 식으로 묘사를 한 반면 <키 큰 여자>에서의 죽음의 화신은 [껑충한 키와 살 한 점 붙어 있지 않은 어깨...동그랗고 초점이 고정된 퀭한 부엉이 눈, 오뚝 솟은 커다란 코, 이빨이 빠져 휑하고 어두운 구멍처럼 변해 버린 입 모양...]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두 작품이 각각 알라르콘이 결혼을 전후로 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같은 죽음의 사신이라고 하더라도 전자는 작가가 젊었던 시절의 활기찬 에너지를 부여한 듯한 느낌이고, 후자는 결혼후 점차 나이가 들고 보수적으로 바뀐 그의 모습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또한 <키 큰 여자>도 그 여자와 마주치는 순간 주위의 사람들이 죽어가는 공포를 경험을 토대로 쓴 작품이지만, <죽음의 친구>보다 차분하게 진행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초반부에는 친구로부터 이 키 큰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친구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자와 마주한 이후에 사망을 하였다는 급속한 전개로 진행되지만, 그 친구의 장례식에서 친구가 언급한 키 큰 여자를 만난 주인공의 순간적인 공포는 아주 느리게 묘사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 공포를 설명한 글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마치 주인공을 조롱하는 듯한 키 큰 여자의 모습을 대면하고도 15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 살아있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환상의 분위기가 늘어져서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죽음(악마적 성향)을 소재로 한 두 작품을 통하여 짧은 분량이었지만, 알라르콘이라는 작가의 존재를 알게 된 것과 그의 결혼 전후의 삶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을 책에서 찾아보려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었다. 비슷한 소재로 하였기에 식상하다는 느낌보다는 작가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찾아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다만,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에 등장하는 작가들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전 시대의 작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루함이나 단조로움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작가들을 짧은 단편으로나마 알아가는 재미로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읽어나가고 있기에 큰 불만은 없으니 이러한 점은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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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가 편성한 선집, 표지 디자인때문에 고른 책입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을 신경쓰는 편이기 때문에 예쁜 책은 아무래도 선택하기 쉽더군요. 그리고 이번에 나온 책 시리즈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와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매우 끌렸어요. 이런 낭만주의적 괴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마음에 들어할 듯 합니다. 죽음의 친구라는 표제작과, 뒤의 키 큰 여자 역시 죽음을 인간화한 대상입니다. 민담풍의 이야기에 나름대로의 반전과 미학이 있는 소설입니다. 키 큰 여자도 좋은 단편이었지만 저는 죽음의 친구가 더 좋았습니다. 힐힐이라는 가난한 구두장이. 그는 계속되는 죽음과 절망에 자살을 결심합니다. 그가 자살하는 순간 죽음이 그 앞에 나타나, 나는 이제부터 너의 친구라고 말하죠. 죽음의 신이 나오는 몇몇 민담처럼 젊은이는 죽음의 신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 민담들과는 달라요. 훨씬 더 비극적이며, 또 행복한 결말이죠. 마지막 장면은 파우스트가 생각났습니다. 멈추어라, 너는 아름답구나. 아름답고 괜찮은 결말이었습니다. 항상 구원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죠. 아, 그리고 편집 다 좋은데 책 날개 부분에 작가의 탄생년도가 오타났더군요. 한참 읽다 그래서 언제 작가야? 하고 혼란을 일으켰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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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은 스페인의 작가로 다수의 소설과 에세이를 남겼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문학가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젊은 시절 자유주의 개혁자였으나 독실한 카톨릭 신자와 결혼한 이후 보수주의자로 변모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변모를 받아들이지 못한 동료들로부터 질시를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외로움 탓인지 아니면 종교적인 이유에서인지 작가의 후반기 작품들에서 보르헤스가 직접 고른 두 작품은 ‘죽음’이라는 공통된 화두를 품고 있다. 일종의 종교적 우화로도 읽힐 수 있는데, 첫 번째 작품 〈죽음의 친구〉의 경우에는 뒷부분으로 가면서 환타지 SF로 변모해 가니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다.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정창 역 / 보르헤스 세계문학 컬렉션 바벨의 도서관 - 11 죽음의 친구 / 바다출판사 / 162쪽 / 2011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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