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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피터 다이아몬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리즈로 그 첫 권이 1991년에 나왔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시리즈이지만 클래식한 미스터리에 가까워 나의 취향에 잘 맞았다. 주인공은 피터 다이아몬드는 첨단 기술에 의지하기보다는 형사답게 직접 발로 뛰는 고전적인 수사 방법을 고집하는 인물이다. 고집불통인 캐릭터가 대개 그러하듯 주인공은 괴팍하기가 이를 데 없지만 인간적인 매력도 풍부하다. 작가가 시리즈의 첫 제목을 '마지막' 형사라고 불인 이유도 이러한 주인공의 캐릭터와 관계가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바스'라는 곳은 로마 시대 온천 휴양지로 유명했던 영국의 아름다운 마을이다. 유명한 작가 '제인 오스틴'이 잠시 머무르기도 했고, 그녀의 소설 속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이다. 지른이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소설 속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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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한 올로 범인의 신체적· 유전적 특징이 모두 밝혀지고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가 하루 동안의 모든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요즘 이제 더 이상 회색 뇌세포를 자랑했던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의 추리 솜씨나 범인의 정곡을 찌르는 “형사 콜롬보”의 활약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최첨단 수사 기법이 갈수록 발전하는 데도 미제(未濟)사건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 - 지난 2009년 대검찰청 자료에 의하면 2009년 8월 기준으로 미제 사건이 5만 건이 넘었으며 전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2008년)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한 3.4%에 이른다고 한다(인터넷 법률신문, 2009.10.08. 기사 발췌) - 는 무엇일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수사 풍토가 휴대 전화 발신지 추적이나 DNA 분석 등 과학 수사에 의존하다 보니 과거처럼 현장을 이잡듯 뒤지는 발품수사와 정통 사건 형사를 키우는데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들려진다. ‘플롯의 제왕’으로 불리우는 “피터 러브시(Peter Lovesey)”의 <마지막 형사(원제 The Last Detective/시공사/2011년 3월)>의 주인공 “피터 다이아몬드” 형사도 첨단 기술에 의존하는 현 수사 형태를 비웃으며 직접 발로 뛰며 수사하는 것을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구시대적 형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목욕’이라는 영어 단어 “bath"의 어원이 된 곳으로 2000 년 전 로마가 만든 목욕탕 유적이 남아 있는 도시인 영국 “바스(Bath)"의 호수에서 벌거벗은 여자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이 사건을 배정받은 에이번 서머싯 지역 수사과장 “피터 다이아몬드” 경정은 현대의 과학수사시스템을 영 못마땅하게 여기는, 수사란 상식과 탐문 수사만 있으면 되는, 그렇게 발로 뛰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아날로그”형 형사다. 즉 경찰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위나 받고 졸업한 신참들과 달리 발로 뛰며 잔뼈가 굵은 “진짜 수사관”인 셈이다. 피터는 여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몽타주를 방송에 공개하고 전통적인 수사 방식인 탐문 수사를 벌인다. 결국 여자의 신원이 인기 TV 시리즈 배우인 “제럴딘 잭맨”으로 밝혀지고 피터는 남편인 “그레고리 잭맨”을 심문하지만 오히려 아내가 자신을 죽이려 했었다는 뜻밖의 증언을 듣고는 풀어주게 된다. 피터가 주목한 또 다른 용의자는 바로 잭맨이 익사 직전 구해준 아이 “매튜”의 어머니이자 잭맨의 내연녀로 의심되는 싱글맘 다나 디드릭스였다. 그러나 잭맨과의 불륜관계를 완강히 부인하는 다나도 딱히 결정적인 물증을 잡아내지 못하고 사건은 난항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다나를 찾아갔다가 그녀의 아들인 매튜를 밀쳤다는 이유로 경찰직을 사직하게 되고 사건은 다나의 차 트렁크에서 시신을 옮긴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면서 다나가 전격 구속되면서 살인사건은 일단락되어 버린다. 그런데 실직자가 된 피터에게 잭맨이 다나를 도와주길 요청해오면서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과연 다나는 제럴딘을 살해했을까? 그녀가 아니라면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결말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생략한다.
이 책의 사건은 줄거리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유명 TV 여배우의 죽음, 항상 용의자 1순위로 오를 수 밖에 없는 남편에 대한 심문, 용의자 2순위인 내연녀에 대한 심문이라는 참 단순한 구조이다. 어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이 구조에 작가는 부부의 과거와 현재 상황, 남편과 내연녀와의 사연, 그리고 “바스”에 잠시 살았다는 유명 작가 “제인 오스틴”의 편지 분실 사건을 덧붙어 이야기를 확대해나가는데 사건과 관련이 없는 듯 하면서도 마지막에 그 연관성이 드러나는 여러 이야기들이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 후반부에 이를 때까지도 도대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사건이 피터가 경찰서에서 쫓겨나고, 다나가 유력한 범인으로 법정 구속되면서 허무하게 결말을 맺나 싶더니 책 말미에 이르러서는 전혀 의외의 전개가 속도감 있게 펼쳐져 마지막 장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이처럼 그저 사실을 시간대 순으로 나열하는 “스토리(Story)"와는 달리 용의자인 잭맨과 다나 시점에서의 증언, 전혀 별개의 사건인 것 같으면서도 결국 서사 구조의 큰 축을 이루는 여러 사건들을 배치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치밀하게 계산된 플롯이 바로 “플롯의 제왕”이라는 작가의 명성이 결코 허명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다만 독자가 범인을 추리해볼 수 있는 단서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 - 내가 꼼꼼히 읽지 않아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 도 있겠지만 - 과 마지막에 피터가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는 장면에서 추리 과정이 생략되어 뜬금없게 느껴진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고집불통에 안하무인에 까칠하기까지 한 구식 형사 피터 다이아몬드, 포와로처럼 천재적인 두뇌와 콜롬보의 허를 찌르는 절묘한 심문 솜씨 - 물론 베테랑 형사로서의 노련함은 엿보이지만 - 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어찌 보면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인데 오히려 그런 점들이 더 현실감 있고 인간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진 주인공이다. 그런데 피터 다이아몬드의 수사 방식이 앞으로도 계속 통할 수 있을까?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가 이 책을 시작으로 총 10권에 이른다니 아직도 유효한 것 같다. 경찰에서 쫓겨나 백수 신세가 된 피터 다이아몬드가 다른 책에서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시리즈 후속권들이 절로 궁금해진다. 아무래도 피터 다이아몬드, 자주 만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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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피터 러브시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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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과학수사대의 활약상을 다룬 미드를 재미있게 보곤 했다. 눈으로는 도저히 확인할 수 없는 증거를 찾아내서 범인이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그들의 재주는 언제 봐도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과학을 매개체로 한 수사 방법이 완전무결한 듯 보여 지는 장면에서 과학이 또 다른 오류를 발생시킬 수도 있는 측면을 간과하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할 때도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플래티나 데이터」에서도 이런 부정적인 측면을 다룬 바 있다. 이번에 읽은 미스터리, 추리소설 『마지막 형사(2011.3.24. 시공사)』에 등장하는 주인공 피터 다이아몬드는 과학수사 보다 발로 뛰는 수사, 즉 탐문수사와 용의자 신문 등을 진정한 수사라고 믿는 형사로 괴팍하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인물이다.
제인 오스틴이 잠시 머물렀던 아름다운 마을 ‘바스’에서 벌거벗은 시체가 호수에 떠오른다. 과학수사연구소에서는 시신의 사인을 밝히는 작업으로 분주했지만 다이아몬드는 과학수사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기다리지 않고 수색과 탐문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호수에서 발견된 시신은 ‘밀너 집안사람들’이란 드라마의 주연 배우였던 ‘제럴딘 스누’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다이아몬드는 가장 먼저 제럴딘 스누의 남편 잭맨 교수를 조사하고 그의 집을 수색한다. 그런 과정에서 잭맨 교수가 ‘바스의 제인 오스틴’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준비 중이었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들렀던 커피숍에서 강물에 빠진 소년을 구해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소년의 엄마가 교수의 전시회에 꼭 필요한 제인 오스틴의 편지를 선물한 사실까지 밝혀낸다. 잭맨 교수와 제럴딘 스누의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근거해 소년의 엄마, 다나 디드릭슨과 잭맨 교수의 관계가 의심스럽게 보였고 이에 다이아몬드는 디드릭슨 부인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디드릭슨 부인의 아들 매튜가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다이아몬드는 사직서를 쓰게 된다. 그 후 과학수사팀이 디드릭슨 부인의 차로 제럴딘 스누를 옮겼다는 증거를 찾아냈고 디드릭슨 부인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다.
요샌 과학수사의 결과에 대항할 길이 없어요. 예전엔 과학수사의 결과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었죠. 원고도 피고도 자기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줄 전문가들을 동원할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유전자 지문감식 기술이 도입된 후부터는 그럴 여지가 없어졌죠.p455
책을 읽으면서 결국 다나 디드릭슨의 살인 혐의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과연 진짜 범인은 예측하지 못했다. 사직서를 낸 다이아몬드의 활약으로 제럴딘 스누의 죽음은 마약이라는 또 다른 벽과 마주치게 되고 상상하지 못했던 반전과 마주치게 된다.
『마지막 형사』는 과학수사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는 수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다이아몬드의 활약상과 더불어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한 소년의 상처를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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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오래된 미국 드라마나 영국 BBC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기에는 직접 집으로 찾아가 사람들을 만나서 질문을 하고, 인과 관계를 확인하여 추리하는 주인공 형사나 탐정들이 있다. <마지막 형사>가 1991년 작품이니, 과학 수사 시스템의 도입 초기이기에 많은 기대와 더불어 부정적인 시선들도 함께 했을 시기였을 것이다. 컴퓨터, DNA 검사 등 분명 뛰어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책 속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기계를 만지는 즉 문서를 작성(입력)하거나 검사를 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는 것이다. 많은 증거들이 한사람을 향해 있더라도 살인 동기, 알리바이나 또는 중요 다른 사항과 정보들을 합해서 결론을 내려야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증거들을 놓치지 않고 채취하여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는 첨단 기술 도 도움이 되지만, 탐문 조사 등 과거에 해왔던 방식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 ‘제인 오스틴’이 잠시 살았던 곳 ‘바스’의 호수에서 벌거벗은 여자 시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에이번-서머싯 지역의 수사과장 '피터 다이아몬드' 경정이 지휘해 나간다. ‘피터’는 기계들을 싫어하고 직접 발로 뛰어서 문제들을 해결하는 예전 방식을 그리워하는 사람 중 하나로 마지막 형사로 불린다. 사체의 주인공이 '제럴딘 잭슨'이라는 TV극 배우로 밝혀지게 되고, '피터’는 그의 방식대로 '제럴딘 잭슨'의 주변 인물들을 탐문해가며 주요 용의자들을 찾아내지만 쉽사리 사건은 풀리지 않는다. ‘그렉’과 ‘제럴딘’ 부부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 ‘그렉’과 ‘다나’의 만남과 관계, ‘다나’의 아들 ‘매튜’와 ‘피터’와의 만남 등을 통해 사건이 해결되어 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형사>는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레고리'와 '다나'의 소제목으로 2부에서 ‘제럴딘’의 남편인 '그렉 잭슨'과 4부에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다나 디드릭슨'이 자신의 목소리로 사건과 관련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수사과장인 '피터'와 차석 ‘존 위그풀’ 경위 또는 조직의 보이지 않는 복잡한 두뇌 싸움이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보통의 책들은 처음이나 중간쯤 가면 대충 범인의 윤곽이나 힌트를 발견하게 되는데 <마지막 형사>는 끝까지 읽어야만 범인을 알 수 있도록 독자들에게 2~3번의 생각지도 않았던 요인들을 등장 시켜 독자들의 집중력을 발휘하도록 했으며, 작가 ‘제인 오스틴’과 마을 '바스‘에 얽힌 이야기도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충분한 소재가 되었고 매우 흥미로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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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수목드라마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그 배경으로 한다. 드라마는 거대권력과 맞물린 갈등상황에서 주인공이 지닌 ‘망자가 남긴 마지막 진실해부’라는 소신을 바탕으로 명확한 주제를 선보인다. 더불어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에게 한국과학수사의 진면목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과연 선진된 과학수사는 더 많은 완전범죄를 무색케 만들 유일한 수단으로 보이며, 그 수준 또한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그것이 존재하기 이전에는 어찌 범인을 잡았나 싶을 정도로 놀랍게 발전한 과학수사. 허나 그런 과학수사를 한발 앞서며 쉽게 뛰어넘는 전설의 형사들, 그 마지막 전설을 만나는 책이다.
저자는 피터 러브시. 1936년 출생으로 스포츠 역사가였다. 서럭 테크니컬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다 <죽음을 향해 비틀비틀>를 쓰기 시작, ‘크리브 경사’시리즈 8권으로 발전하며, 마지막권 <마담 타소가 기다리다 지쳐>는 1978년 CWA(영국추리작가협회)의 실버 대거상을, 1982년 <가짜 경감 듀>는 그해 CWA 골드 대거상을 수상했다. 90년대부터 ‘피터 다이아몬드’시리즈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10권이 진행되고 있는데, 첫 작품인 이 책은 앤서니상을, <소환>은 실버 대거상을, <블러드하운드>는 실버 대거상과 매커비티상, 배리상을 받았다. 2000년도에는 CWA 다이아몬드 대거상 즉, 미스터리 작가로서 최고의 명예를 안았다.
책은 하나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하나의 작품에서만 잘나가다 ‘끝난’여배우 제럴딘의 시체가 추 밸리 호수에서 발견되었고, 이 사건은 에이번-서머싯 지역의 수사 과장 피터 다이아몬드의 손에 해결되어야 했다. 그는 맘에 맞지는 않지만 경찰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존 위그풀 경위와 함께 말이다. 주인공은 피터 다이아몬드이고, 그의 캐릭터는 실제적인 것보다는 위트적인 구석이 더 매력적이다. 명석한 두뇌는 존 위그풀에게 있다. 그는 사실 ‘잔뼈가 굵어’장인과도 같은 솜씨로 사건해결을 이끌어간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는 직설적이고 과감한 발언과 동시에 친근하고 사교적인 수법들을 이용하여 필요한 진술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지나가는 발언 하나에도 예리한 감각으로 파고드는 구석이 있다. 그는 현대과학기술의 업적이라 하는 수사시스템을 배척하고, 예전 전설의 형사들이 주로 구사했던 식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일은 어찌어찌 꼬여서 그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제럴딘 사건에서 손을 떼고 백화점 앞에서 산타복장으로 서성거리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탐정의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다시 재판에 휘둘린다.
이 때, 재판이란 제럴딘의 남편 잭맨과의 불륜 오해를 산 여자 다나의 재판인데, 검찰은 그 여자가 제럴딘의 살해자라고 확증할만한 단서와 증인을 확보해 놓고 있었다. 여기서 피터는 특유의 기지를 발휘해 죽을 고비 넘겨가며 추적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재판을 뒤집을만한 또 다른 증거들을 잡아낸다. 그리고 그 진범이 누구냐 하면, (침 꿀꺽) 이야~ 이런 반전이 있나. 정말 흥미진진해서 밤에 잠이 안왔다.
영국 특유의 그림들이 살아서 움직이듯, 추리영화를 보는 것 같은 캐릭터의 느낌이 아주 잘 살아있는 문체였다. 특히 피터나 잭맨 등 여러 인물이 내뱉는 식의 유머 구사가 세련되고도 맛깔스러워서 읽는 재미를 더했다. 참고로 난 ‘잭 니콜슨’같은 배우를 떠올리며 피터의 대사를 읽었는데, 정말 영상으로 그 피터가 가진 표정과 눈빛을 보고 싶도록 만드는 인물이었다.
저자의 이력으로도 충분히 설명되겠지만, 거의 단점이 없는 소설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균형 있게 발달되어있다고 느낀다. 무겁지 않으면서 가볍지도 않다. 재밌으면서 경박하지 않다. 완전히 영국식이면서도 국한성을 느낄 수는 없다. 읽으면서 딴 생각을 한 게 있다면 이 시리즈를 정복해야지 한다는 것, 그 정도로 피터는 이 소설에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는 점.
번역이 아주 좋았다. 좋은 정도가 아니라 저자의 결을 느낄 수 있도록 애쓴 번역이었다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역시 시공사구나, 했다. 추리소설을 안 좋아하는 이들에게 ‘일단 한 번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부의 1장만 읽어도 게임은 끝난다고 본다. 정말 재밌고 행복하게 읽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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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라면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현대 수사에서 살인사건이 몇개의 단서로부터 나오는 뛰어난 추리로만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 이젠 폐쇄적인 상황아래 한정된 인물만을 대상으로 동기와 알리바이를 수사해 "범인은 바로 너지"하고 명쾌하게 지적하는 명탐정의 시대가 아니다. 포아로와 엘러리 퀸 이후로 많은 형사들이 나타나 밤새서 이 도시에서 저도시로 열심히 뛰어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장비가 가득 든 가방 하나가 더욱 든든해져 버렸다.
잘아시잖아요. 당신은 구세대의 마지막 인물입니다. 마지막 형사라고 할까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진짜 수사관이죠. 경찰대학에서 컴퓨터 학위나 받고 졸업한 친구완 달라요..
과학수사시스템? 그게 웃기는 거죠. 상식과 탐문수사를 합쳐놓은 것뿐이요. 어차피 결과는 발로 뛰어야 나오는 거니까.
런던경시청의 제이콥 블레이즈 반장의 차석이던 피터 다이아몬드는 4년전 흑인청년 미센데일을 살인사건 범인으로 체포하나 새로운 증언이 나타나 곤경에 처한다. 그리고, 영국의 서부인 에이번-서머싯 지역의 살인과 반장으로 부임하여 연속 강력사건을 해결하는 쾌거를 이룬다. 때는 1980년대말, 컴퓨터 시스템의 보급이 한창이지만, '구식형사'인, 40세의 뱃살 두둑한 피터 다이아몬드 반장은 컴퓨터나 첨단 의학장비로 DNA를 검사하는 시스템에 적응하지 않았다. 못한게 아니라 싫어서 안했다. 그의 무기는 그 자신이다.
한 여인이 호수에서 나체로 발견된다. 용의자로 의심되는 인물의 나레이션이 보여지는 가운데, 죽은 여인은 10년동안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한 순간에 극에서 사라지게 된 여배우 제럴딘 (애칭은 제리) 스누. 살인 용의자는 그의 남편인 영문학과 교수 그리고리 잭맨 ("아이를 구출해낸 영웅으로 기억되는 것보다도 차라리 학장을 갈구는 교수가 더 나아"이란 말을 하는 학자타입보단 운동선수타입)과 아들 매튜를 구해주어서 그에 대한 연정을 갖게된 싱글맘 다나 디드릭스다.
하지만, 살인으로 짐작되는 이면에, 제리가 시종일관 남편의 목숨을 노렸다는 것과 제인 오스틴의 사라진 편지 등 여러가지 면모가 드러난다.
피터 다이아몬드 반장이 시종일관 그들을 갈구는 인물이었다면 그리 인간적이지 못했을 텐데, 그는 한순간 경찰에서 미끄러져 일반인이 된다. 이제는 다른 시점으로 사건을 보게되고 자기도 모르는 정의감에 불타 동전한푼 떨어지지 않는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 1. The Last Detective (1991), 앤서니상 수상 2. Diamond Solitaire (1992) 3. The Summons (1995), 실버대거상 4. Bloodhounds (1996), 실더대거상, 매커비티상, 배리상 수상 5. Upon a Dark Night (1998) 6. The Vault (2000) 7. Diamond Dust (2002) 8. The House Sitter (2003) : 2004년 매커비티상 수상 9. The Secret Hangman (2007),
짐작컨대 Diamond 반장은 경찰로 다시 돌아가 승진까지 한 것으로 추정된다. ^^
p.s: 피터 러브시의 작품에는 Peter Diamond 시리즈 외에 Albert Edward, Prince of Wales 시리즈 (Bertie and the Tinman (1987),
영국 빅토리아 시대 경찰 Richard Cribb과 Edward Thackeray 시리즈 (obble to Death (1970), , 그외 The False Inspector Dew (CWA Gold Dagger Award, 1982)가짜 경감듀 (코메디 아냐 ) 가 있다.
2014년 1월 다시 읽음. 리뷰 추가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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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가 지은 책을 좋아한다. 그런 영국식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스케일이 큰 미국식 미스터리도 좋지만 이 책은 무조건 발로 뛰는 이 시대의 마지막 형사 피터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클래식한 고전 미스터리의 기법이 나온다고 해서 구태의연하지 않고 진부하지 않은 그런 면이 더 끌리는 매력이다. 또한 대거상을 받은 작가의 역량 또한 대단한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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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앞쪽에 들어가는 말이나 뒤쪽에 역자후기 이런 부분을 먼저 읽고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는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역하주기 같은 걸 읽으면서 이 책에 관한 전반적인 분위기도 살피고 내용도 약간 파악하자는 뭐 그런 전초전으로 생각하는 거 같기도 한데 대부분의 후기에는 좋은말들이 그득한데 이 책의 후기에는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이 책을 기승전결로 나누어 보면 전결이 한데 뭉뚱그려져 있는 느낌이라나. 추리소설이라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형사가 등장하는 소설에서 전결이 한꺼번에 합해있다그러면 가장 클라이맥스가 되는 부분이 없는 셈인데 그럼 소설의 재미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읽어가면서 내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