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0%
  • 리뷰 총점8 52%
  • 리뷰 총점6 16%
  • 리뷰 총점4 2%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6.0
  • 40대 7.0
  • 50대 8.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나가사키 ('우리'는 각자 동떨어져 '서로'를 염탐한다)
"나가사키 ('우리'는 각자 동떨어져 '서로'를 염탐한다)" 내용보기
"대화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우리'라는 말이 아직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그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 각각의 '나'들은 불 주위로 모여드는 게 아니라 동떨어져 서로를 염탐한다"(78).     <나가사키>는 "집주인 몰래 이불 벽장 속에 숨어 산 한 일본 여인의 충격 실화"를 (독특하게) 프랑스 작자가 소설화한 것이다. 문학이나 예술의 소재가 되는 실화의 묘미는 허구보다 더
"나가사키 ('우리'는 각자 동떨어져 '서로'를 염탐한다)" 내용보기

"대화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우리'라는 말이 아직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그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 각각의 '나'들은 불 주위로 모여드는 게 아니라 동떨어져 서로를 염탐한다"(78).

 

 

<나가사키>는 "집주인 몰래 이불 벽장 속에 숨어 산 한 일본 여인의 충격 실화"를 (독특하게) 프랑스 작자가 소설화한 것이다. 문학이나 예술의 소재가 되는 실화의 묘미는 허구보다 더 허구 같은, 도무지 믿기 힘든 거짓말 같은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었다는 충격과 놀라움일 것이다. 실화가 아니라면 허무맹랑하고 황당무계하다는 이유로, 현실성과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귀 기울이기를 거절했을 소재일 테니 말이다. <나가사키>의 실화 역시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특종감이다. 한 여자가 집주인 몰래 그 집 이불 벽장에 숨어 1년을 살았다. 그런데도 집주인은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은 많이 보아왔지만, 역사소설이 아닌 이상 실화를 소재로 한 소설은 그다지 많이 읽어보지 못했다. 실화라는 소재의 한계가 오히려 문학적인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선입견도 있었다. 충격 실화가 주는 소재 자체에는 흥미를 가졌지만, 막상 소설로 읽으려니 '있었던 사실'을 빠르게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만 강했지 그 이상의 기대는 별로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가사키>는 드러나 사건 그 이면에 감추어진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집요하게 포착하고 있다. 실제 이야기는 오히려 하나의 상징성을 가진 문학적 도구가 된다.

 

<나가사키>에서는 고독한 두 실존이 조우한다. 그들은 한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한 사람은 다른 한 편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 두 명의 화자가 등장하여, 각기 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먼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동료들과 퇴근 후 맥주 몇 잔이나 양주를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일찍 저녁 먹는 것을 좋아하는 '독신남'이다. 독신남의 습관을 보호막으로 하여 살고 있는 이 쉰여섯의 남자는, 정돈되어 있는 일상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 작은 균열을 알아차린다. 냉장고의 음식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낮아진 과일 주스의 눈금, 그것보다 확실한 증거는 없다. 남자는 당장 부엌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직장에서 자신의 빈 집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상관측사인 남자가 그의 인생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황당한 사건의 전말이 실체를 드러낸다(52).

 

"이 여자는 당신 집에서 당신 모르게 일 년 가까이 살았다는 걸 말씀드려야겠군요"(54).

철저히 혼자라고 생각했던 시간들 속에 누군가가 자신과 함께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것도 제멋대로 남의 집에 침입해 몰래 숨어서 '나'를 엿보는 여인이 있었다면? 자신만의 "은신처며, 땅굴이며, 아지트"라 생각했던 곳에 몰래 누가 뿌리를 내리고 "내 수건으로 닦고 내 화장실에서 똥을 누었다"(65)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침입자인 여인은 숨어 살기 위해 남자의 모든 것을 훔쳐보며 철저히 감시(염탐)한다. 아무것도 몰랐던 남자는 어떤 균열을 눈치 채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감시(염탐)자가 된다. 남자가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차가운'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이다. 그러나 '카메라'를 통해서 본 그녀는 주택 침입이니 강도니 같은 단어와 어울지 않게, 자신의 집에서 밥을 먹으려다 창살로 비쳐드는 햇살을 쪼이고 있었다. 서둘러 경찰서에 신고를 했던 남자는 집으로 전화를 한다. "여자는 곧 구름이 닥치기 전에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고, 나는 그녀에게 서둘러요, 그러지 않으면 곧 그 태양을 다시는 보지 못할 거란 말이에요, 하고 외치고 싶었다"(45). 그러나 소통되지 않는 전화기. 차가운 전화기 역시 소통의 도구가 되지 못했다. 여자는 그렇게 '체포'되었다.

 

두 번째 화자는 이 독신남의 집에 숨어 살았던 여자이다. 일 년째 남의 집에 숨어산 여자의 사연이 풀어진다. 오랜 실직 끝에 집마저 잃고 거리를 떠돌게 된 쉰여덟의 독신녀가 그 독신남의 집 벽장을 은신처로 삼게 된 쓸쓸하고 기막히고 기구한 이야기가.

 

<나가사키>는 130페이지도 채 되지 않은 얇은 책이다. 그러나 짧고 간단한 이야기라고 재빨리 '읽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다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맘처럼 그렇게 쓱쓱 읽히지 않는다. 오래 음미해야만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문제의식도 다양하다. 쉰여섯의 독신남과 쉰여덟의 독신녀, 이 두 고독한 실존은 서로 친구가 될 수 없었을까? 독신남은 홀로 저녁을 먹고 있고, 독신녀는 그의 벽장 속에 몰래 숨어 있는 시간, 텔레비전에서는 노인들에 대해, 그리고 언젠가 일상에서 노인들을 도와줄 로봇에 대해 또! 지루한 타령을 한다(63). 노인 수는 대량 침입이라 할 만큼 급속하게 증가하는 중이다. 독신남은 홀로 텔레비전을 보며 자신의 노후를 상상한다. "끝없는 나의 가을을 지켜주고, 내게 말을 하고, 나의 마지막 의지들을 받아주고 언젠가는 나의 마지막 숨결을 거둬줄 로봇 말이다"(64).

 

"기상관측사로서 나는 하늘의 사건들에 대한 기억력은 길렀지만 이 지상의 나 자신에 대해서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60)

여자가 남자의 집에 침입해 있던 시간은 그의 인생에서 아주 미미한 삶의 한 조각이지만, 남자는 최후의 시간까지 그것이 중요한 조각이 되리라는 것을 안다. 남자는 여자가 '체포'된 뒤에도 '다른 여자가 집 어딘가에 숨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망상으로 괴로워한다. 그리고 불현듯 깨달아버린다. 오래 전부터 어떤 야심도 돋아나지 않고, 어떤 희망도 돋아나지 않은 자신의 삶의 초라함과 삭막함을. 그 여자로 인해 그것을 덮고 있던 안개가 걷혀버렸다. 그 여자가 저주스러웠다(74).

 

두 사람의 찰라적 '충돌'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세상은 그 황당한 헤프닝을 곧 잊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 집에서 '이전처럼' 살 수 없어진 남자는 그 집을 팔기 위해 내놓았다. 여자는 왜 그 집에 자신이 숨어 들었는지 남자에게 설명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편지를 쓴다. 침입 당한 그 남자의 삶은 이제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까. 다시 거리로 내몰린 여자는 이제 다시 어디에 그 몸을 누일 수 있을까. 그녀의 편지는 그에게 가 닿을 수 있을까.

 

 

"그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 각각의 '나'들은 불 주위로 모여드는 게 아니라 동떨어져 서로를 염탐한다"(78).

한 공간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염탐할 뿐 전혀 소통되지 않는 남자와 여자, 그 거짓말 같은 실제 이야기. 내 공간 어디에 누군가 숨고 살며 고단한 몸을 누이고 있는데도 나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누군가가 버려둔 좁고 어두운 벽장에 숨어 살며 고단한 몸을 누이고 있는 것이 바로 나는 아닐까. 각자 동떨어져 서로를 염탐할 뿐, 소통하지 않는 각각의 '나'들. 그렇게 '우리'가 죽어간다면 '우리' 주위에는 로봇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나가사키>의 은밀한 경고가 들린다.



c***1 2011.04.24.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군중속에서의 고독(?)
"군중속에서의 고독(?)" 내용보기
쉰여섯 독신남. 사는 것이 재미없고 기대도 없는 혼자만의보이지 않은 얇은 막을,  세상을 향해 쳐놓고 사는 남자.여동생이 한 명 있지만 거의 왕래도 없고 다른 가족은 없다.출근하고 퇴근하고 출근하고 퇴근하고....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단조로운 삶을 사는 남자.쉰 여덟 독신녀.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오랜 실직 생활 끝에 집마저 잃고거리를 떠돈다.  그녀 또한 친구도 가족도 남자
"군중속에서의 고독(?)" 내용보기

쉰여섯 독신남.
사는 것이 재미없고 기대도 없는 혼자만의
보이지 않은 얇은 막을,  세상을 향해 쳐놓고 사는 남자.
여동생이 한 명 있지만 거의 왕래도 없고 다른 가족은 없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단조로운 삶을 사는 남자.

쉰 여덟 독신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오랜 실직 생활 끝에 집마저 잃고
거리를 떠돈다.  그녀 또한 친구도 가족도 남자도 없다.
그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집을 찾았고 그곳에서
모처럼 편안한 잠을 잤다....

남자는 어느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자신의 일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냉장고에서 요구르트가 없어지고 주스가 일부 없어졌다.
지나치게 예민한거라고, 지나치게 민감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마트 영수증에 남아있는 증거를 보자니...  불안하다.

그는 집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회사에서 자신의 집을 감시한다.
어느날....  카메라에 침입자의 존재가 잡힌다.
그는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그녀'의 실체가 밝혀진다.

남자가 그녀의 흔적을 발견한 것은 얼마전이지만
실제로 그녀는 그의 집에 1년을 같이 살았다.
단 한번도 만난적 없고 본적 없는 두 사람..
고독의 표본같은 두사람의 짧은 만남...
그들에게는, 그들의 삶에서는 행복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했을까?

예전...  노인요양원에서 옆 침대의 할머니 말씀이 생각났다.
세상에 오로지 혼자인것, 기댈것도, 추억할 것도 없는 것 그것만큼 무섭고 잔인한 것이 있을까?
찾아오지 않는 자식들, 친척들...  그것도 서럽지만 그래도 그들이 언젠가는..
어느 하늘 아래에서 자신을 생각해 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는 사람과
아무도, 정말 아무도.....
우연이라는 이름으로도 기억해 줄 사람 누구도 없는 거랑은 다른 거라고...

그녀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밤을 보냈을까?
나는 오래도록 내 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살폈다. 그렇다
그녀가 방명록의 서명처럼 남겼을지도 모를 냄새들을 살폈다.
매트리스에 그녀의 냄새가 배어 있었으면 싶었다.
매트리스에 그녀의 형체가 남아 있었으면 싶었다.  (page 75)

그렇게 방랑하다가 우연히 제가 아주 행복한 시절을 보낸 동네에 이르게 되었어요.
여덟 살부터 열여섯 살까지 였지요 정말 소중한 세월이었어요
.
.
삶의 긴 주기를 보내고 저는 제가 자란 옛 생물학적 환경 가운데 하나로 되돌아온 겁니다. (page115)

읽는내내 마음이 허했다.
가끔 뉴스에 등장하는... 죽은지 몇개월 혹은 몇년이 된 시체를 발견하는...
우리 사회도 예외는 아닐거라는 생각.....

그들은 고독한 공기를 감지하며 서로에게 의지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녀를 신고해놓고 그녀가 남겨놓은 냄새 혹은 흔적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섭다기 보다는 슬프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1.05.08. 신고 공감 4 댓글 18
리뷰 총점 종이책
나가사키
"나가사키" 내용보기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시무라. 56세의 독신남으로 기상청에 근무한다. 그다지 사교적인 성격이 못되기에 퇴근 후에도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곧바로 집에 돌아오는 다소 재미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그렇게 평범하면서도 어찌 보면 평화롭다 할 수 있는 그의 일상을 뒤엎는 큰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냉장고의 음식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나가사키" 내용보기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시무라. 56세의 독신남으로 기상청에 근무한다. 그다지 사교적인 성격이 못되기에 퇴근 후에도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곧바로 집에 돌아오는 다소 재미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그렇게 평범하면서도 어찌 보면 평화롭다 할 수 있는 그의 일상을 뒤엎는 큰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냉장고의 음식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착각이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표시해둔 음료의 눈금이 그 다음날 줄어든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이제 기정사실이 되고 만다. 누군가 그의 집에 침입한 것이다.

동네 노인분들이 많아 믿고 집도 안 잠그고 다닌 것이 화근이었나보다.

 

그는 웹켐을 설치하여 회사에서 수시로 집의 동태를 살피게 되고 드디어 그 침입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놀라운 사실은 침입자가 가냘퍼 보이는 여자라는 점이다. 다음 날 웹켐을 통해 다시 나타난 그녀(침입자)를 발견하게 되고 그는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그리고 수사결과 밝혀진 더 놀라운 사실..그녀는 단순한 침입이 아니라 장장 1년여동안 그의 집 벽장속에서 살았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그녀는 어떠한 이유로 시무라의 집에 그렇게 오랫동안 살게 된 걸까...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모른다. 58세의 실업여성.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친적집에 살다 직업을 잃은 후에는 연금을 받을 나이도 못돼 노숙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어느 날 집이 열려있는 시무라의 집을 발견하게 되고 잠깐 들어가본다는 것이 그 안락한 공간이 주는 안정감에 하루 이틀 머물다 보니 어느 새 1년여를 살게 된다.

굉장히 조심했기 때문에 설마 주인이 자신의 존재를 알꺼라고는 생각을 못했고, 또 어쩌면 1년이라는 시간동안 조금씩 긴장감이 풀어진 탓에 눈에 띄는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그녀는 1년만에 존재를 들켜버리고 경찰에 잡히게 된다.

 

꽤 얇은 편에 속하는 내용속에서 우리는 이 사건을 중심으로 한 두 사람의 심리를 잘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녀가 시무라의 집에서 머물게 된 계기는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그녀의 독백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된다.

 

참 쓸쓸한 내용이다. 그러나 책소개에서, 2008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엄청난 충격..이라는 문구는 그다지 와 닿지는 않는다. 만약 내가 2008년 그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에 뉴스나 신문으로 접했다면 꽤 큰 충격의 사건으로 여겨질 만도 하지만, 너무도 잔잔한 책의 분위기와 담담한 문체로 인해 책을 통한 이 사건은 꽤 엄청난 충격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우리집에 어느 누군가가 오랜 세월 살았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안락한 내 공간은 더 이상 나의 공간이 아니다. 시무라도 그러한 이유로 결국에는 집을 내놓게 되는데 그 마음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이 책의 제목이 왜 나가사키 일까 내내 궁금했는데 결국 이 사건자체가 나가사키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제목을 보고 더욱 흥미롭게 느꼈던 탓에 조금 허무하기도 하다.

그리고 표지상의 여자를 보고 시무라의 집에 살았던 여자가 어느 정도 젋은 여자일꺼라 생각했는데 실제 그 여자의 나이는 50대 후반이다. 왜 표지를 실제보다 그렇게 젊은 여자로 표현했을까..궁금하다.

 



m******7 2011.05.03.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놓아버린 잿빛 끈 [나가사키]
"놓아버린 잿빛 끈 [나가사키]" 내용보기
“한 오십대 독신 남성이 부엌에서 음식물이 사라지는 걸 보고 놀랐다.” 기사 첫머리를 장식한 이 구절이 프랑스 작가 에릭 파이로 하여금,, <나가사키>를 집필케 했다. 가족도, 친구도, 여자도 없는 고요하고 단조로운,,, 일상이라고 할 것도 없이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쉰여섯의 홀로 사는 남자, 모든 것이 정상처럼 보인 어느 날,,, 냉장고 속 멀티 비타민 주스 7cm 없
"놓아버린 잿빛 끈 [나가사키]" 내용보기

“한 오십대 독신 남성이 부엌에서 음식물이 사라지는 걸 보고 놀랐다.”

기사 첫머리를 장식한 이 구절이

프랑스 작가 에릭 파이로 하여금,, <나가사키>를 집필케 했다.


가족도, 친구도, 여자도 없는 고요하고 단조로운,,,

일상이라고 할 것도 없이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쉰여섯의 홀로 사는 남자,

모든 것이 정상처럼 보인 어느 날,,, 냉장고 속 멀티 비타민 주스 7cm 없어진 사실로

그는 자신의 공간이 침범 당했음을 깨닫는다.

더도 덜도 아닌 강간이라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그,,,


가족도, 친구도, 남자도 없는, 살고 싶었던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채

삶에 대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쉰여덟의 여자,

그저 비를 피하려 낯선 이의 집에 잠시 몸을 녹이려 들어가

감미로운 햇살에 취해, 귀소본능에 의해, 그대로 그의 집 벽장에 눌러 앉아버린 그녀,,,


일 년이란 시간을 한 공간에서 살아온 그와 그녀,

서로 말을 섞은 적도, 눈빛을 마주한 적도 없지만,,,

그들은 닮아있다.

어떤 야심도, 어떤 희망도 돋아나지 않는 사람들이란 사실이 말이다.


그리고,,, 그들과 나 역시 닮아있음에 치가 떨린다.


생각보다 얇은 책, 얇기보다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책.


뿌리가 같은 대나무는

제아무리 세상 멀리 떨어진 곳에 심어도

똑같은 날에 꽃을 피우고

똑같은 날에 죽는다고 한다.

- 파스칼 카나르



n****5 2011.06.06.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프랑스 작가가 쓴 일본 소설
"프랑스 작가가 쓴 일본 소설" 내용보기
<야간열차>로 이미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에릭 파이의 신작이다.프랑스 작가의 소설인데 제목이 나가사키라니? 게다가 일본 배경에 일본인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니? 일단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면, 과연...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만한 작품이다.일본 소설  감성과 프랑스 소설 특유의 감성이 잘 어우러져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프랑스 작가가 쓴 일본 소설" 내용보기

<야간열차>로 이미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에릭 파이의 신작이다.

프랑스 작가의 소설인데 제목이 나가사키라니? 게다가 일본 배경에 일본인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니? 일단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면, 과연...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만한 작품이다.

일본 소설  감성과 프랑스 소설 특유의 감성이 잘 어우러져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좋은 일본 소설은 많고, 좋은 프랑스 소설도 많지만 이 작품과 같은 작품은 아마 쉽게 찾기 어려우리라 생각된다.

괜히 기분이 센티멘탈해지는 봄에 적당한 작품이었던 거 같다.

s*******s 2011.04.0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가사키 - 에릭 파이
"나가사키 - 에릭 파이" 내용보기
2008년 5월 나가사키라는 도시에서 한 여자가 집주인 몰래 살다가 발각된 일이 일본 사회면 기사를 장식하였다고 한다. 나에게 있어서 나가사키는 2차세계대전 말기 히로시마와 더불어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역으로만 알고 있었다. 이러한 도시에서 실제로 벌어진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단순히 자신의 집에서 누군가가 몰래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무던한 주
"나가사키 - 에릭 파이" 내용보기

 2008년 5월 나가사키라는 도시에서 한 여자가 집주인 몰래 살다가 발각된 일이 일본 사회면 기사를 장식하였다고 한다. 나에게 있어서 나가사키는 2차세계대전 말기 히로시마와 더불어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역으로만 알고 있었다. 이러한 도시에서 실제로 벌어진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단순히 자신의 집에서 누군가가 몰래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무던한 주인과 장시간 동안 집주인 몰래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남의 집에 동거하였던 사람의 놀라운 이야기로만 볼 수 있는 것일까? 나가사키에서 벌어진 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저멀리 프랑스의 에릭 파이는 <나가사키>라는 작품을 남겼다. 그는 어떠한 시선으로 이 사건을 바라본 것일까?


 내가 나가사키를 실제로 가본 적도 없고, 그다지 관심이 없기에 원자폭탄에 의한 폐허의 상처를 안고 있는 도시로만 비춰진다. 

 아주 일찍, 사는 일에 크게 실망하고 나가사키 변두리의 제멋대로 생겨먹은 거리, 작은 빌라에서 살아가는 오십대 남자를 상상해보라. 그리고 뱀처럼 꾸불꾸불 산꼭대기로 기어오르는 물컹한 아스팔트를 떠올려보라. 양철과 천막, 기와와 그 밖의 알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도시의 거품이 비스듬히 뒤엉킨 대나무 담 아래에서 멈춰서는 곳. 바로 그곳에 내가 산다.

 - p. 13 -

 집주인인 남자와 그가 사는 곳에 대한 짧은 묘사가 이 작품의 첫 장에 등장한다. 언뜻보면 단순한 묘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에릭 파이와 더불어 나와 같은 이방인(일본인이 아닌)이 나가사키에 대한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독신남의 오십대 남자라는 설정과 '알 수 없는 것'들로 채워진 나가사키의 한 변두리의 모습은 바로 나가사키가 겪은 고통을 빗대어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 언급한 실제 기사를 떠올린다면 이 집에서 집주인 몰래 숨어 지내는 인물이 등장할 차례이다. 물론 이 인물은 집주인이 자신의 공간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되면서 그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 둘의 만남은 직접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 남자가 설치한 카메라에 의하여 비로소 몰래 숨어 지내던 여자의 존재를 어렴풋이 확인한 것이 이 둘의 첫 만남이다. 그 이후 이 둘은 법정에서 마주친 것이 전부이다. 이 엽기적이면서도 황당한 사건은 두 주인공의 시선의 반복으로 진행되면서 독자로 하여금 <나가사키>라는 책 제목과 함께 이 사건이 벌어진 나가사키에 은연중 생각을 하게 만든다.


 두 남녀는 단순히 이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닌 것이다. 집주인인 남자를 바라보자. 그는 타인의 이목을 끌고 싶지도 않고, 별다른 관계를 맺지 않으면서 독신으로 오십대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관계는 여동생 내외이고, 이들과의 관계도 극히 제한적이다. 자신이 선택한 인생이지만, 이야기의 흐름과 묘사는 그의 인생의 우울함을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남자는 자신이 사는 집의 부엌을 베수비오 화산에 의하여 묻혀 있던 도시로 표현을 하면서 질식할것 같은 답답함을 표현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이 집에서 몰래 숨어든 여자를 살펴보면 어렸을 적에 사고로 부모를 잃고, 거친 인생을 살다가 역시 독신으로 오십대에 접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가진 것이 없어서 결국 남자의 집에 몰래 들어와서 집주인이 출근을 한 이후에 숨어있던 벽장에 나와서 햇빛을 쐬면서 나름의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무단주거 침입죄로 결국 구속되지만, 형기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그가 몰래 숨어든 집을 다시 찾는 이 여자는 남자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독신으로 잿빛 인생을 살고 있지만, 남자의 삶은 분명 여자의 그것보다는 나은 입장이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의 집에 몰래 살던 여자의 존재로 인하여 더이상 그 집이 자신의 집이 아니라고 느끼게 된다. 실제로 여자가 용서를 구하기 위하여 형기를 마치고 남자의 집에 찾아왔지만, 남자는 이미 그 집을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고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나 있는 상태이다. 사건 이후 마치 집주인과 불청객의 입장이 바뀐 듯한 이 상황은 무엇을 의미할까? 본래 집주인은 집을 떠나고, 오히려 그 집에서의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며 희망을 품고 있는 여자의 상황.


 간단히 생각해본다면 신문에 난 사건을 저자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듯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가사키'라는 도시와 더불어 생각해본다면 이 둘은 사건의 단순한 개인으로 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원자폭탄에 의한 폐허의 경험을 한 이 도시는 현재 그 상흔을 깨끗하게 치유한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여전히 과거의 고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고통과 그에 대한 치유가 공존하는 도시 나가사키! 

 이렇게 놓고 본다면 남자는 애써 과거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가 여자의 존재로 인하여 그 고통을 떠올리면서 다시금 벗어나려는 존재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여자는 애초부터 부모님을 사고로 잃고, 순탄치 않은 인생의 여정을 겪다가 비록 남의 집이지만, 조금이나마 일광욕을 즐기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재판 이후에도 여전히 그러한 즐거움과 희망을 간직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이 둘의 모습은 나가사키라는 도시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을 응축하여 만들어낸 인물이 아닐까?


 실제로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왠지 잿빛 풍경을 떠올리면서 원폭에 의한 폐허를 떠올리게 된다. 집주인에게 들킬까봐 조마조마하면서도 나름의 행복을 찾는 여자의 모습은 그러한 잿빛 환경에서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상징이 아닐까 싶다. 

 나가사키라는 지명과 다소 황당한 사건을 통하여 일본인이 아닌 프랑스인의 시선으로 이러한 작품을 써냈다는 사실이 놀랍게 느껴진다. 짧은 단편이긴 하지만, 어찌보면 실제 사건에 대한 작가의 상상적인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이야깃거리가 아닌 원폭의 피해를 입었던 나가사키라는 도시를 두 남녀를 통하여 상징화하였다는 사실이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최근 읽은 작품들이 주로 사회의 영향을 받아 개인의 행동을 주로 다룬 내용이었지만, 반대로 에릭 파이의 <나가사키>는 개인을 통하여 그 사회에 대한 묘사가 작가의 상상력과 더불어 잘 표현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g*******7 2016.03.26.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가사키
"나가사키" 내용보기
원자폭탄이라는 아픔을 가진 도시 나가사키가 소설의 배경 장소이다. 하지만 책속의 내용에는 원자폭탄의 아픔과는 크게 영향이 없다. 단지 과거에 투하된 폭탄에 폐허가 된 동네를 바라보며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 인물의 생각에 그친다. 이 책은 제목으로 보나 표지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일본의 소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인이다. 당연시 일본 작가일줄 알았는데 프랑스
"나가사키" 내용보기

원자폭탄이라는 아픔을 가진 도시 나가사키가 소설의 배경 장소이다. 하지만 책속의 내용에는 원자폭탄의 아픔과는 크게 영향이 없다. 단지 과거에 투하된 폭탄에 폐허가 된 동네를 바라보며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 인물의 생각에 그친다. 

이 책은 제목으로 보나 표지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일본의 소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인이다. 당연시 일본 작가일줄 알았는데 프랑스 작가라 좀 의외였다. 기자로 활동하며 취재차 여러번 일본에 머물던 저자는 신문에서 "한 오십대 독신 남성이 부엌에서 음식물이 사라지는 걸 보고 놀랐다"는 기사를 보고 이 책 나가사키를 구상했다고 한다. 

어찌보면 지루한듯한 일상을 생활하며 하루하루 똑같은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쉰여섯의 독신남이 있다. 나가사키 변두리의 작은 빌라에서 살아가고 있다. 남자에게 빌라는 그저 주거지 이외의 큰 의미는 없는듯 하다. 매일을 착실한듯 생활하던 그는 어느날부터 냉장고에서 음식물이 하나씩 둘씩 사라지는걸 느낀다. 혼자살고 있는 그에게 벌어지면 안되는 일이기에 그는 불안을 느끼며 늘 불면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날 부엌에 웹캠을 설치해 회사에서 늘 주시하던 그는 왠 낯선 여자가 자기집 부엌에 있는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이 도착했을때 그의 집 문은 잠겨있었다. 경찰들이 자물쇠를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하지만 집안의 모든것들이 모두 잘 잠겨있었다. 그녀는 도대체 어디로 들어온 것일까! 장난전화로 생각하고 돌아가려던 경찰들은 혹시나 해서 방마다 뒤졌다. 그러고는 그녀를 발견했다.

남자에게 빌라는 그저 주거지 이외의 큰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그녀에게 그집은 애착이 담긴 많은 의미가 있었다. 남의 집에 왜 애착이 생긴걸까? 그녀는 그의 집 다다미방 미닫이 벽장 속에 숨어 1년이라는 세월을 지냈다고 한다. 그 1년의 세월이 그녀에게 그렇게 의미있는 세월이었을까? 

p115~ 어떤 바다거북들은 죽을 때가 되면 태어난 해변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연어들도 바다를 떠나 그들이 자란 곳을 향해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그런 습성의 지배를 받나 봅니다.

초가을 어느날 그녀는 그가 일하러 나간것을 지켜본후 그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비를 피해 잠시 쉬어가려던 그의 집에서 편안한 잠을 자고난후 그 집에 머무른다. 벽장에 숨어 지내며 낮동안에는 햇살을 누리며 산다.

이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실제로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소설이다. 비교적 짧은 소설이지만 두 인물의 심리가 굉장히 잘 묘사된 책이다. 
나가사키 변두리의 한 빌라에 사는 두 인물의 심리묘사를 쫓아 나도 같이 동참할 수 있는 책이었다.

y*****e 2011.04.2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가사키 (Nagasaki) - 그곳엔 기묘한 동거가 있었다
"나가사키 (Nagasaki) - 그곳엔 기묘한 동거가 있었다" 내용보기
매년 아이와 함께 보는 공연중에 김성녀님의 모노드라마가있다.  1인 50인역을 하는 김성녀님에게도 반하지만, 이야기의 내용이 가슴을 적셔와서 몇해전부터 빠지지않고 보려고 노력하는 극이다.  이 모노드라마를 10년 계약을 하셨다고 했기에, 아마 그 시간동안 아이들과 함께 극을 볼것이다. 그 극의 이름이 <벽속의 요정>이다.  1950년대 말 일본을 배경으로 늦은밤 아이는 벽속에
"나가사키 (Nagasaki) - 그곳엔 기묘한 동거가 있었다" 내용보기

매년 아이와 함께 보는 공연중에 김성녀님의 모노드라마가있다.  1인 50인역을 하는 김성녀님에게도 반하지만, 이야기의 내용이 가슴을 적셔와서 몇해전부터 빠지지않고 보려고 노력하는 극이다.  이 모노드라마를 10년 계약을 하셨다고 했기에, 아마 그 시간동안 아이들과 함께 극을 볼것이다. 그 극의 이름이 <벽속의 요정>이다.  1950년대 말 일본을 배경으로 늦은밤 아이는 벽속에서 사람의 말소리를 듣고, 벽속에 있는 사람을 요정이라 여기면서 자란다.  좌우익의 이념대립속 반정부 인사로 몰리던 아버지가 벽속에서 50년을 숨어 지내면서 아이에 수호천사가 되어 주는 내용이다.  원작은 일본인이 아니었는데, 극은 일본 작가가 시나리오를 쓴 것이라 다분히 동양적이었다.

 


 

<나가사키>의 소개글을 읽으면서 <벽속의 요정>을 떠올린것은 아마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럽원작을 일본인이 다시 만든 작품과, 일본 이야기를 유럽인의 눈을 통해서 들여다본 반대의 이야기.  거기에 남에게 들키지 않기위해서 숨어있는 자들의 모습의 조마조마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가사키>는 여러 신문에 보도되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남의 집에 몰래 숨어 살던 한 일본 여성의 실화를 담고 있는데, 2010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이다.  루이터 통신 기자로 일본에 머물렀던 에릭파이가  “한 오십대 독신 남성이 부엌에서 음식물이 없어지고 있음을 알고 놀랐다”는 2008년 어느 신문 기사의 첫머리가 이 글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굉장히 얇다. 30분 정도면 책한권을 다 읽을수 있을 정도로 책의 두께가 얇다. 그속에 들어가 있는 내용도 단순하다.  56세 독신남 시무라와 이름을 알수 없는 58세의 여인. 이 두사람이 자신의 관점으로 쓴 글이 나오고 그녀가 왜 그럴수 밖에 없었는가가 나온다.

 

시무라 고보. 56세의 독신남. 결혼한 여동생이 있으며, 서로 왕래가 거의 없다. 나가사키시의 기상청에서 위성사진을 보면서 어선들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태풍 발생 여부를 체크하는 일을 하는 기상관측사. 매일 8시에 출근하여 6시 반쯤 퇴근하여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독신으로 살면서 일종의 규칙들을 만들어놓은 셈이다. 회사에서는 혼자 점심을 먹고, 퇴근 후에는 동료들과 술자리를

하지 않는 편으로 사교적인 성격이 못 된다. 자신의 집에서 음식이 사라지는 등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자 아침에 먹고 남은 과일 주스의 높이를 적어놓는 등 꽤 꼼꼼하고 치밀한 스타일이다.

벽장속의 여인. 58세의 여성. 16세에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친척집에서 자랐다. 일자리를 잃고 (나이 때문에) 취업이 어렵자 이웃들 보기가 부끄러워 살던 지역을 벗어나 노숙 생활을 시작한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한 가을, 우연히 잠겨 있지 않은 시무라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벽장에 숨어 살면서 자신처럼 외로운 처지의 시무라를 연민한다. 후반부의 편지에서 시무라의 집이 본인이 8살부터 16살까지 행복하게 살았던 집이었음을 밝힌다.

 

내용은 단순하다.  조금씩 음식이 사라지고,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집주인 시무라 고보는 집안에 캠을 설치한다. 그리고 그녀를 발견한다.  볕 좋은 어느날 자신이 출근하고 난 후  나타나는 그녀. 밥솥으로 밥을하고 커피물을 올려놓는 그녀는 58세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너무나 행복한 표정과 움직임으로 집안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1년 가까이 이 집에 자신과 함께 동거함을 알아버린다.  이 두 사람의 일상은 삭막하다.  원자폭탄의 폐허를 딛고 살아난 잿빛 도시. 나가사키.  작가는 몇차례나 나가사키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눈에 띄지 않는' 두 존재가 나가사키라는 도시에서 살아간다. 폭탄에 잿더미가 되었던 나가사키에서 말이다.  굉장히 단순하지만 이 작품이 지금 눈길을 끄는것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문제로 일본 열도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폐허의 도시는 다시 살아났으니 말이다.  일본이란 나라의 기묘한 이야기. 거대한 나라가 아님에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그 곳. 일본. 1945년 8월 9일  원폭이 터졌던 그곳에 그들에 기묘한 동거가 있었다.



d****2 2011.04.2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무라의 외로움을 엿보다..
"시무라의 외로움을 엿보다.." 내용보기
p.60이 여자의 존재가 열어젖힌 일종의 '환기창'을 통해 나는 조금 더 명료하게 내 의식을 들여다 보았다. 비록 그녀가 나를 알지 못하고 내가 그녀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을지라도 그녀와 내가 함께 보낸 이해가 나를 바꿔놓을 것이고, 이미 나는 예전과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무엇이 달라질지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달라지지 않고는 빠져나오지
"시무라의 외로움을 엿보다.." 내용보기

p.60
이 여자의 존재가 열어젖힌 일종의 '환기창'을 통해 나는 조금 더 명료하게 내 의식을 들여다 보았다. 비록 그녀가 나를 알지 못하고 내가 그녀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을지라도 그녀와 내가 함께 보낸 이해가 나를 바꿔놓을 것이고, 이미 나는 예전과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무엇이 달라질지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달라지지 않고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뭐랄까.. 나는.. 그의 지독한 고독감과 외로움이 보였다. 작가 자신은 어떤 의도로 시무라라는 인물을 나타내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내가 느낀 시무라.. 그는 겉보기에 혼자인 것을 즐기지는 않더라도 당연스럽게 여기며 그것에 대해 불만스럽게 여기거나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자기 자신도 모르게 어느 누군가와 한공간을 1년을 함께 보냈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그녀가 강제로 떠나야 했던 그 공간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토로하는 그에게 강한 연민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이건 아마도.. 지금 읽고 있는 내가 많이 외롭고 많이 쓸쓸해서 더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겠지만.. 뭐.. 일단은.. 그런 느낌이 강했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11.05.10. 신고 공감 2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남의집에 일년간 숨어산 여자
"남의집에 일년간 숨어산 여자" 내용보기
제목이나 포지만 봐도 딱 일본소설같아 보이는 이 소설은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다. 남의 집에 오랜기간동안 숨어 살았다는 한 여자의 기사를 본 작가는 너무나 신기한 나머지 소설로 구상하게 되었다.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너무나도 독창적인 소재였기에 심사위원들을 매혹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직업상 예민
"남의집에 일년간 숨어산 여자" 내용보기

  제목이나 포지만 봐도 딱 일본소설같아 보이는 이 소설은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다. 남의 집에 오랜기간동안 숨어 살았다는 한 여자의 기사를 본 작가는 너무나 신기한 나머지 소설로 구상하게 되었다.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너무나도 독창적인 소재였기에 심사위원들을 매혹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직업상 예민하고 꼼꼼한 성격을 가진 독신남 시무라는 어느날 부턴가 음식이 조금씩 없어지는 것을 발견하는데, 의심스러운 나머지 눈금까지 그려놓은 주스, 영수증까지 확인한 생선등이 없어지는 것을 발견한다. 문도 잠그고 다니지 않던 그는 집안에 캠을 설치하고 회사에서 자신의 집을 감시하는데, 화면에서 한 여인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지만, 햇살을 즐기는 여인의 미소에 연민을 느껴서인지 자신의 집에 전화를 건다. 여인에게 도망가라고 말하기 위해. 그러나 전화를 받을리 없는 여인은 경찰에 체포되고, 여인은 구속된다. 시무라가 선처를 부탁하여 여인은 비교적 짧은 구류를 살고 출소하게 되는데, 그녀는 시무라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이 그의 집에 살게된 이유를 알려주게 되는데…….

  


 

   소설의 길이는 아주 짧은 편이다. 126페이지 정도의 중편소설 분량이라 금새 읽힌다. 주요 등장인물이라고는 50대 독신남, 그리고 그 집에 숨어서 일년동안이나 살아간 50대 실직여성. 그리고 독신남의 직장동료들뿐이다. 일본을 배경으로한 소설이지만 프랑스 작가가 쓴탓에 그 흔적을 몇군데서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의 생각중에 그리스 신화를 인용한다던지, 프랑스 사람이나 알만한 쿠아라는 단어를 쓰는것등.(친절하게 주석까지 달아주는 센스^^) 그 부분이 참 어색했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면서도 일본사람의 생각 같지 않다는 느낌이랄까?

자신의 집에 침입한 여인에게 연민을 느끼고 느끼지 못했던 존재에 대한 부재의 감정때문이었는지 주인공은 집을 내놓고 이사를 가게 되는 시무라.

독신이란 그렇지 않겠는가? 가만히 있으면 외롭지 않다.

모임에서 친구가 애인을 데리고 와서 자랑을 할때, 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여인을 봤는데 그옆에 어떤남자가 있을때 외로움을 느낀다.

 외부의 자극이 있어야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주인공도 그런 느낌이었던 걸까?

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겼는데 진전이 잘 되지 않을때 혹은 진전이 되기 전에 더욱 외로움을 느끼는 것같다. 초조함과 불안함 그리고 외로움은 그 비교 대상이 있을때 더 자극적이다.

 

 

 

t*********d 2011.05.04.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