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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자지간의 대화와 애정표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저자는 손기철이라는 워커홀릭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왜 부자지간에 갈등이 생기는 것인지 그리고 부자지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풀어야 현명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부자지간의 애정표현은 겉으로 보기엔 쉬운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양인들이야 남녀는 물론이고 아버지와 아들 간에도 애정표현을 쉽게 하지만 동양문화권인 한국의 아버지들에겐 부자간 애정표현을 하는 것은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한국도 서양 못지않게 남녀 간의 애정표현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진보했다. 하지만 유독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애정표현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21C인 지금은 그나마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나를 비롯해서 내 주위를 살펴보더라도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대화를 많이 주고받고 애정표현을 하는 가정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화는 그나마 나누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서로에게 자주 건네는 부자는 전혀 본 적이 없다.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TV는 물론이고 소설 속에서조차도 부자간에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저자는 이런 점이 문제라고 인식해 최악의 사태를 설정해 부자간의 대화와 애정표현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인 손기철은 퇴직 전 성북경찰서 형사였다. 중년의 나이인데도 범인을 검거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기철은 혼자서 세 사람 정도의 몫을 해냈고 그 공로로 50번이 넘는 표창까지 받은 유능한 형사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퇴직서를 제출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건강 때문이었다. 시한부 판정을 받아 3개월 밖에 살지 못하게 되자 인생에 회의가 느껴져 경찰서를 떠난 것이다. 그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전 직장이었던 성북경찰서를 방문해 다짜고짜 자신이 살인범이라 주장하게 된다. 김태준 살인 사건의 범인이 바로 자기라는 것이다. 기철은 현장범으로 잡힌 손원준은 진범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옛 동료들은 믿어주질 않는다. 왜냐하면 원준은 기철의 아들이거니와 기철이 김태준을 살해했다는 증거도 없기 때문이다. 법으로 해결하지 못한 사회악이었던 김태준을 퇴직 전까지 노렸다는 사실은 동료들이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기철의 행동은 그저 아들을 대신해 죄를 뒤집어쓰려는 아버지로 보일 따름이라 기철의 말은 무시된다. 기철의 말이 거짓이라면 그는 위증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기철이 범인이라면 완전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기철은 자신의 남은 인생을 아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죄를 뒤집어쓰려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완전범죄를 저질렀는데 엉뚱하게 아들이 범인으로 몰린 것일까? 이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가족을 약점이라 여기는 김태준이라는 인물’이다. 김태준은 글로벌 파이낸스라는 회사의 사장이다. 글로벌 파이낸스는 말이 회사지 실은 사채를 빌려주고 고리를 뜯어먹는 대부회사인데 하도 못된 짓을 저질러 악명이 높은 상태다. 이런 회사의 정점에 있는 자가 바로 김태준이니 어떤 인물일지 상상이 될 것이다. 이런 김태준에게도 아내와 아들이 있다. 하지만 김태준에게 있어서 그들은 사랑하고 아껴줘야 할 가족이 아니라 적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는 약점일 뿐이다. 그래서 김태준은 이런 약점을 보완 내지 제거하기 위해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아내를 개 패듯 패고, 아들을 원수의 자식처럼 막 대한다. 가족에 대한 김태준의 악행 중에 최악은 아내를 뺑소니 사고로 위장해 치여 죽이는 것이었다. 늘 남들의 약점을 잡아서 돈을 뜯어내다보니 자기 가족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걸 인식한 나머지 어느 날 날을 잡아 부하에게 번호판 없는 차를 몰아 자기 부인을 쳐서 죽이고 달아나도록 하게 한 것이다.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장면이다. 자기 부인을 약점으로 여겨 뺑소니로 위장해 죽이게 하는 사람을 과연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무리 악행을 일삼는 자라 하더라도 자기 부인은 아끼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떻게 가족을 약점으로 치부해 살해를 지시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게 사람인가? 김태준 같은 인물을 인간으로 대우해줘야 하는 것인가? 김태준과 같은 자가 사회에서 대접받고 사장으로 불리며 떵떵거리며 사는 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그런 사회는 결코 올바른 사회가 아니다.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악행을 저지르는 이런 자들을 심판할 수 있는 제도나 규율이 생겼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형사와 조폭의 유사성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는 절도 2범 김수완에게 형사는 죄다 비슷하게 보인다. 그래서 수완은 형사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한다. 형사와 조폭들 간의 생김새도 수완에겐 비슷하게 보일 뿐이다. 신체적 특징과 각진 얼굴만 놓고 보면 수완에겐 형사나 조폭이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사람의 눈으로 형사와 조폭의 유사성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실상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형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형사를 봤을 때 조폭처럼 느껴지는 형사가 제법 많기 때문이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둘이 형사와 조폭으로 나뉘긴 하지만 신체적 조건과 성격 그리고 포스를 놓고 보면 둘은 별반 차이가 없다. 특히 강력반 내지 폭력계의 형사들을 보면 조폭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험한 외모와 다부진 체격조건을 가졌다. 그런데 이런 신체조건을 갖는 건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샌님같이 생기고 허약한 사람이 조폭담당이라고 생각해보라. 과연 이런 자가 덩치는 물론이고 힘까지 센 조폭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비슷한 체격조건과 성격을 갖고 태어나지만 한쪽은 조폭이 되고 다른 한쪽은 그들을 잡는 형사가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기철의 형사수첩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기철의 형사수첩엔 91년 그의 아내가 죽기 전 기철에게 적어주었던 리스트가 몇 가지 적혀 있다. ‘재미있게 해주기, 노래 불러주기, 맛있는 것을 먹기, 아무리 바빠도 여행 가기, 가족이 울면 눈물 닦아주기, 아들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주기’가 바로 그 내용이다. 이 중에서 기철은 그동안 다섯 가지는 이뤘다. 하지만 십여 년 동안 이루지 못한 한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아들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주기’다. 기철은 3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도 선뜻 하나 뿐인 자식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다. 대개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아무리 무뚝뚝한 사람이라도 자식에게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게 된다. 하지만 기철은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아들인 원준 앞에 나서지 못했다. 다행히 마지막에 부자지간의 오해와 갈등이 해소되어 기철과 원준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데 이때 기철은 ‘아들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주기’를 하게 되어 아내의 유언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전하게 된다. 난 이 대목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고 마음이 찡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진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단 한 번도 해주시지 않았다. 내가 기억 못하는 시절에 해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아버지를 인식하고 아버지의 말을 알아들었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내 기억엔 아버지가 내게 다정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 장면은 없다. 원래 과묵하신 분이시고 자식인 내게 1년에 단 몇 마디조차도 하지 않는 분이다. 심지어 위암으로 수술대 위에 올라가시기 직전까지도 별말씀이 없으셨던 분이 바로 우리 아버지다. 확률은 낮았지만 수술이라는 게 100%를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우리 아버진 어떠한 말씀도 내게 해주지 않으셨다. 하지만 난 아버지가 날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잘 안다. 말씀은 안 하시지만 행동을 통해 자식인 날 얼마나 아끼는지 그리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게 해주셨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진 비록 언어를 통해서 자식인 내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진 못했지만 행동으론 보여주셨다. 늘 아버지와의 대화 부재가 아쉽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고 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자식 중 한쪽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애정표현이 부족했음을 깨달으면 그땐 너무 늦는다. 서로 살아 있을 때, 얼굴 마주 보고 사랑한다고 말을 건넬 수 있을 때 오해는 물론이고 갈등도 풀어야 하고 사랑도 또한 전해야 후회가 없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스스럼없이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언제 조성되고 정착될지 모르겠지만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부자지간에 대화가 없거나 사랑표현이 서툰 아버지들에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는 바이다. 인상적인 글귀 “사람의 죽음 앞에 태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족이 있죠. 바로 의사랑 형사.” “내가 형사라서 잘 아는데, 사랑이란 죄는 없어. 그러니까 뉘우칠 필요도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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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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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인생은 늘 드라마나 영화의 주요 단골소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눈물을 쏟게 만드는 뗄레야 뗄수없는 소재이기도 하다. 영화배우 이범수가 열연을 펼쳤던 <이대로 죽을순 없다>라는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내용은 참 눈물겨웠다. 형사였던 이대로가 시한부인생을 선고받고 남은 딸을 위해 순직처리 되길 희망하여 물불 안가리고 목숨을 거는 활동으로 표창까지 받는다는 내용이었을거다. 난 이 책을 보면서 그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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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한다. 난 아직 죽으면 안 된다. (중략~) 나만이 할 수 있는 바로 그 이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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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철삶을 포기한순간 삶이 그의 뒷덜미를 잡아챈다. 의사는 쿨하게 길어야 3개월입니다. 대동맥류가 부풀어 오르고 어느 순간 퍼엉하고 터지면 죽는다고 왜 나야! 왜 벌써!라며 절규하지 말라고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살수 없다. 그리고는 환자가 절규할때를 기다린다. 우리의 손기철은 의사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말 쿨하게 병원을 나선다. 그건 쿨한게 아니다. 거지같은 자신의 삶이 끝을햐에 가고 있고 그나마 자신이 할수 있는일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기철은 미련없이 아니 미련이야 없을수야 없겠지만 그의 관점에서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인물 고리대금업자를 죽인다. 세상이 어디 만만한가 기철의 기대와는 반대로 자신의 아들 원준이 김사장의 살인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된다. 이제부터 기철은 정 반대의 상황에 돌입한다. 살인자를 찾는게 아니라 자신이 살인범이란걸 증명해야한다. 물론 경찰서를 찾아 자수를 하지만 전직형사의 자백 그것도 아들이 살인범으로 지목되었는데 이건뭐 죄를 부정으로 덮으려고 한다는 오해만 일으킨다. 기철은 왜 삶을 그렇게 끝내려고 했을까 가족의 품으로 가는게 정상인데 기철은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결혼을하고 경찰생활을 하면서 우선순위에 밀리고있는 가족에게 미안해 한다. 기철의 아내는 많은걸 바라지 않았다 결국 어늘날 자신을 돌아보니 아버지와 같은 자신을 발견하게되고 아버지이기를 포했던 것이다. 기철의 아내가 내민 리스트는 재미있게 해주기 노래 불러주기 맛있는 것을 먹기 아무리 바빠도 여행 가기 가족이 울면 눈물 닦아주기 아들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이제 아버지를 포기한 기철앞에 던저진 화두는 아들의 무죄를 아니 자신의 유죄를 증명해야한다. 죄를 증명하기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아들을 만나면서 오래전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걸 확인하게된다. 그리고 아들이 감추려고 하는게 아버지가 아니라고 왜치는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것이라는걸 알게된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그리워했다는걸 마지못해 인정한다. 이글에서는 살인자가 누구인가보다 왜 서로 살인자가 되려고 하느냐에 주목해야한다. 가정이 파괴되고 남은자리에 뭐가 남을까 상처받은 영혼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자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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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나리오라서 그런지 그녀의 문체를 읽으면서 상상하기는 쉬웠다. 참으로 오랜만에 상상하며 책을 읽은 거 같다. 마치 감독이 된 눈으로 이 역엔 누구를 캐스팅 하면 좋을까 고민했다.
초로의 남자가 출입국 심사관 앞에 서있다. 심사관은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다 입국 도장을 찍어준다.
형사 손기철
기철은 목숨을 건다는 투철한 직업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그가 맡은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사업가 김태준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자살사건이다. 모두가 YES를 외칠 때 NO를 외치는 그 때문에 반장은 물론이고 그의 마누라(박형사)는 골치 아프다. 그래도 그가 갑자기 일을 그만두고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나타날 줄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었다.
살인자 손기철
범인을 검거하던 도중 그는 갑자기 쓰러진다. 일어나 병원에 실려간 그는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것 보다 사회의 악인 김태준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수완이라는 남자에게 문을 따는 방법을 속성으로 배우고 김태준이 명상을 하는 곳으로 가 몇 일 동태를 살핀 후 단박에 목에 칼을 박고는 그 자리를 조용히 뜬다.
용의자 손기철
그가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지만 그를 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용의자로 검거된 사람이 바로 그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해도 그의 말이 받아 드려지지 않자 그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범행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신이 범행 전 은행으로 들어 갔던 사실이 생각나자 자신의 신분증을 이용하여 비디오를 입수하게 된다.
아버지 손기철
그에게는 아들 둘과 아내가 있었다. 평온하지는 않겠지만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그에게 큰 아들이 죽으면서 불행이 닥쳐왔다. 아들의 죽음이 마치 자신의 잘 못 인거 같아 작은 아들을 돌보지 않았고, 그는 아버지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들과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갔다. 그 벽은 아들이 돈을 훔치면서 더 커다란 오해를 낳아버렸다.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그어지지 않은 채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어쩌면 누가 누군가를 죽였다는 그런 확신 보다는 그 과정에서 서로 얼켜있던 실타래를 풀듯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