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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냄새 맡으러 도서관에 갔다. 대출할 계획은 없었고 새로 들어온 책을 살펴볼 생각이었다. 내 책도 아닌데 이상하게 도서관에서 새 책을 구경할 때면 마음이 널을 뛰며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머릿속을 비우고 싶을 때나 기분이 가라앉을 때면 도서관을 찾는다.
도서관에 들어가자마자 맨 앞에 보이는 책장으로 달려가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책장 사이를 돌아다녔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싼마오’의 『허수아비 일기(2011.4.4. 좋은생각)』였다. 오랫동안 싼마오를 잊고 지냈는데 어떻게 눈길이 마주쳤는지 미스터리다. 대출하려고 보니 지갑을 차에 두고 와서 다시 주차장에 다녀와야 했다.
스페인 남자 호세와 사하라 사막에서 시작한 신혼생활을 재미있게 풀어낸 「사하라 이야기(2008)」를 읽고 대만 출신 작가 ‘싼마오’의 팬이 되었다. 다음 해 출간된 「흐느끼는 낙타(2009)」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후로는 그녀의 작품을 접하지 못했다. 싼마오의 발랄하고 유쾌한 글을 다시 접할 생각을 하니 히죽히죽 웃음이 나왔다.
『허수아비 일기』는 스페인과 독일, 미국으로 떠났던 유학 생활 이야기와 시어머니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사하라 사막을 떠나 아프리카의 북서쪽 끝, 카나리아 제도에 정착한 싼마오와 호세의 신혼 생활을 담았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다시 확인한 것은 싼마오가 오지랖 넓은 아줌마란 사실이다. 싼마오는 사하라 사막에서처럼 이웃들과 과도하게 가까이 지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카나리아 제도에서의 생활을 시작하지만 천성을 버리지 못하고 이웃들의 일에 일일이 참견하고 만다. 하지만 그런 싼마오의 모습에서 부정적인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귀엽고 천진난만해 보인다. 마음씨 좋은, 따뜻하고 푸근한 아줌마로 다가온다.
세 번째로 읽은 에세이집 『허수아비 일기』는 ‘타이완에서 사하라까지’와 ‘카나리아 제도’로 나뉘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처음에는 이상하게도 책장 넘기는 속도가 무거웠다. 싼마오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던 ‘반짝반짝 빛나는’ 이미지를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워했더랬다. 그런데 카나리아 제도라는 새로운 도시에서 생활하는 싼마오를 만나면서 피식, 피식, 또 다시 바보처럼 혼자 웃기 시작했다. 어디서든 씩씩하고 유쾌하며 이익을 따질 줄 모르는 싼마오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호세도 만만치 않다. 『허수아비 일기』에는 대만으로 가족을 만나러 간 싼마오를 그리며 호세가 쓴 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 출간된 싼마오의 작품은 세 권이 전부다. 『허수아비 일기』를 읽고 난 직후라서 그런지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서 덩달아 아쉬움도 커진다. 싼마오의 다른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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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다. 역시 싼마오의 책은 달랐다. <사하라 이야기>와 <흐느끼는 낙타>로 아니 더 오래전에 에코 첸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던 싼마오의 신간은 영원한 유랑객 싼마오의 원형과 사하라 사막을 떠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카나리아 제도에 연착륙한 쿠에로 부부의 좌충우돌 신혼일기를 담아낸다. 책을 읽는 내내 싼마오와 함께 하는 시간은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다. 전에 읽은 두 책의 역자가 달라서인지, 좀 더 새로운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사하라 이야기>와 <흐느끼는 낙타>가 보다 예민한 감성을 풀어냈다면, <허수아비 일기>는 발랄하다. 누가 봐도 단정한 집안의 둘째딸로 성장하리라는 기대를 저버린 싼마오는 어려서부터 다른 형제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스페인, 독일 그리고 미국을 누비던 싼마오는 마침내 임자를 만나니 그의 이름이 바로 호세 쿠에로다. 튼튼한 시멘트 머리를 가진, 역시 방랑 끼 다분한 청년이지만 싼마오가 누구던가. 야생마 같은 호세를 길들이는 법을 잘 알고 있다. 모로코와 폴리사리오 해방전선의 치열한 분쟁지역이 된 서사하라를 떠나 카나리아 제도에 새로 둥지를 튼 쿠에로 부부의 이야기가 <허수아비 일기>에 오롯하게 담겨 있다. 세계인(글로벌리안)으로 어려서부터 세계 각처를 떠돈 싼마오가 도둑으로 자랄 수밖에 없었던 성장기 그리고 유학 시절을 거쳐 카나리아 제도까지 오는 여정이 흥미롭다. 호세와의 즉흥적인 결혼, 그리고 서양에서도 막내아들을 외국 여자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까지 싼마오는 유쾌한 유머로 풀어낸다. 정말 미워할 수 없는 작가다. 사하라 사막에서도 그랬지만, 카나리아 제도에서도 ‘오지라퍼’ 싼마오의 사람 욕심은 끊이지 않는다. <허수아비 일기>의 화자로 등장하는 싼마오는 절대 자신이 이웃의 하릴없는 노친네 이웃들과 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강변하지만, 싼마오가 누구던가? 세계적인 오지라퍼가 아니었던가. 돈도 받지 않고, 매일같이 마을의 거리를 청소하는 미치광이 노인의 사연에 반해 작은 미치광이가 되어 나무에 매달려 꽃잎을 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려니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명불허전이로다! 싼마오는 남편의 절친 미카를 10년이나 기다린 베티와 결혼하게 하는데 성공하지만, 유부남이 된 미카는 쿠에로 부부가 보기에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벌판을 질주하던 야생마가 우리가 갇힌 기분이라고나 할까. 가장으로 돈벌이에 내몰리는 미카의 모습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비록 백수지만 안분지족하며 자유롭게 사는 싼마오와 호세의 삶은 마냥 부럽게만 느껴졌다. 나도 그녀의 천하태평 공상에 전염된 걸까? 이웃 잉거처럼 싼마오의 파라과이 농장 프로젝트는 정말 매혹적이었다. 싼마오의 소소한 일상에는 목표물을 절대 놓치지 않는 절대 외판원 꽃장수 할멈이 등장해서 정말 두 손 두 발 다들 정도로 뛰어난 세일즈 실력을 보여 주기도 하고,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얻어맞아 가면서 몸이 불편한 부모를 봉양하는 십 대 소년 다니엘 후트가 등장해서 진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그녀는 오랫동안 보지 못한 가족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남편 호세의 만류에도 타이완으로 “토낀다.” 그동안 스스로 남존여비 사상을 가졌다는 싼마오의 잔소리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콘크리트 머리 남자는 타이완의 처가댁에 철부지 아내를 부탁하는 절절한 편지공세를 펼치기도 한다. 좀 다른 시선으로 보면 싼마오의 신혼일기는 한 세대 전 동양과 서양의 결합이라는 측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중국/타이완 사회의 이방인 싼마오는 스페인이나 독일 그리고 미국 같은 서구 시스템에 적합한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처음에는 그대로 따르지만, 자신을 이용해 먹는 이들과의 평화공존을 단호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역시 강단 있는 우리의 싼마오답다. 그렇다고 해서 싼마오가 마냥 무식쟁이처럼 구냐면 그것도 아니다. 차라리 군주가 아닌 시인이었으면 좋았을 오대십국 시대 남당 후주 이욱의 사(詞)를 인용하고, 백거이 선생과 두보의 시에도 남다른 조예를 보여준다. 이런 점이 그녀의 재기 넘치는 글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허수아비 일기>에 실린 유쾌 발랄한 이야기에도, 쿠에로 부부의 비극적 결말을 익히 알고 있는 독자의 마음은 불편하다. 이렇게 긍정적이고 열린 사고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싼마오의 마지막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싼마오의 20주기에 만난 그녀의 작품 <허수아비 일기>는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나에게 다가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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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지나쳐 후회할 뻔 한 책이다. 전작들 <사하라 이야기>와 <흐느끼는 낙타>를 읽고 한동안 그녀의 작품을 읽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한장 한장 천천히 넘기면서 슬프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그녀의 책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만나게 되다니 그저 감개가 무량할 지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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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거침없는 영혼은 딱 둘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와 중국인 싼마오. 자유에 관한 한 조르바는 감히 범인이 넘볼 수 없는 초인이므로 그를 존경, 혹은 경이의 시선으로 우러를 수는 있을지언정 속세의 룰을 완전히 벗어던진 그에게 개인적인 친밀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조르바는 자유를 상징하는 신성불가침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싼마오를 ‘거룩한 영혼으로 절대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초인’과 나란히 언급한다는 것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실 나는 조르바처럼 살고 싶지는 않고 싼마오처럼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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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마오의 세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사하라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유쾌통쾌한 필력에 반한지라 <허수아비 일기>가 출간됐다는 소식을 듣고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입을 했다. <사하라이야기>에선 호세를 만나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며 사하라사막에서의 신혼생활이 주를 이루고 <허수아비 일기>에서는 유년시절의 싼마오와 그녀의 유학생활, 사하라 사막을 둘러싼 국가들의 분쟁을 피해 카나리아 제도로 신혼집을 옮겨 그녀들의 이웃들과 새롭게 생긴 가족 시댁과의 이야기가 나온다. 호세가 말했듯이 그녀는 ' 머릿속에 야생마가 뛰어
다니는 듯한' 자유로운 사람이라 그녀의 살아가는 모습은 코믹,휴머니즘,스펙타클 모든것들이 가득한 영화를 보는것 처럼 그녀는 매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았다. 유학생활동안 배려하는 중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인내를 했지만 결국엔 폭발에 동급생들과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모습이라니....맙소사!! 책 읽는 내내 그녀의 모습에 쿡쿡 웃음 짓기도 하고 이웃에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매 순간을 뜨겁게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살아간 그녀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녀가 이 세상을 떠난지 올해로 20주년이 된다고 한다. 더는 그녀의 글을 볼 수 없음에 막연히 슬플 뿐이고 그녀의 많은 글들이 국내에 소개됐으면 한다. 정말 좋은 책을 만났을 땐 마구마구 추천해주고 싶고 그 책에 대해 너무 할 말이 많을땐 한글자 쓰기도 힘드니 이렇게 좋은 책을 어떤 말로 표현을 해야할까. 별 다섯개가 아깝지 않은 싼마오의 책이다.
국내에 <사하라이야기><흐느끼는 낙타><허수아비 일기> 이렇게 세권의 책이 소개됐는데 <사하라 이야기><허수아비 일기><흐느끼는 낙타> 순으로 보면 감동이 점점 더 진해질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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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이야기에서 부터 흐느끼는 낙타까지 싼마오의 글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사하라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 듯 했으니까..홍콩에 살고 있는 내가 이번에 만난 허수아비 일기는 사하라 이야기 전의 이야기이다~ 싼마오의 마음과 생각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서 그리고 싼마오를 이해할 수 있어서 책을 손에 잡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싼마오의 다음 책이 너무나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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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야기]와 [흐느끼는 낙타]를 통해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싼마오와 호세 부부가 돌아왔습니다! 사하라 사막에서 알콩달콩 사랑을 쌓아가던 그들은, 사하라가 전쟁으로 분할되자 사막 맞은편에 있는 대서양의 작은 섬, 카나리아 제도로 이사했습니다. 한동안은 호세가 회사를 그만둘 수 없어 의도치 않게 주말부부 행세를 했던 그들이었지만, 더 이상 일하기가 어려워진 그들은 때 아닌 백수부부 생활을 맛보게 됩니다. 카나리아 제도에서도 싼마오의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은 여지없이 발산되어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리지만, 그 전에 싼마오가 어떻게 타이완에서 사하라까지 날아가게 된 건지, 싼마오의 어린 시절 일화와 파란만장 유학기까지 실려 있습니다. 싼마오의 통통튀는 글솜씨와 그녀와 호세 부부의 티격태격, 오글오글, 알콩달콩 결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파란만장 유학기를 읽어보면 싼마오가 얼마나 당차고 굳센 여인인지 알 수 있어요. 성질 부리지 말고 항상 마음을 넓게 써야 한다-고, 싼마오가 스페인의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당부하시던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여성인지 알고 계셨던 걸까요? 처음에는 부모님의 말씀에 잘 따르려고 노력한 싼마오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업신여김하는 친구들과 선생님 때문에 결국 분노가 폭발하고 맙니다. 그런데 웬걸요. 그렇게 하면 당연히 자신의 곁을 떠나리라 생각했던 그들은, 싼마오가 친절하고 깊은 배려를 보여주었을 때보다 더 자상하고 살갑게 구는 겁니다. 그 곳에서 싼마오는 하나의 원리를 배우게 됩니다.
그 때를 계기로 싼마오는 어디서나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는, 그렇다고 무턱대고 우기지도 않는 현명한 여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독일 기숙사에서 만난 아이슬란드 아가씨와 한판 대결(?), 미국에서 꼭 한 달을 같이 보낸 룸메이트들과 새로운 기숙사에서의 열공하는 여학생, 계산적이고 개인적인 미국인들과의 만남 등 때로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때로는 읽는 저조차도 짜증을 솟구치게 만드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경험을 쌓거든요.
싼마오가 만난 사람들과 호세와 관련된 이야기는 늘 그렇듯 흥미진진합니다. 호세의 친구 미카가 여자친구와 결혼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들, 카나리아 제도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그녀가 사는 마을에는 주로 노인분들이 사셨는데, 처음에 싼마오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 판단하여 멀리하리라 결심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인생 수업을 받고 있다 여기게 되죠-은 싼마오의 인생을 한층 풍요롭게 해줍니다. 특히 이번 책에는 호세의 본가 식구들, 즉 싼마오에게는 시댁에 해당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그런 싼마오와 호세의 모습을 보면 참 결혼생활이란 정말 쉽지 않구나 느끼게 돼요. 그토록 사랑하는 서로가 그들을 있게 해 준 가족들 때문에 싸우고 으르렁거리고 마음 아파하며 자신의 정체성마저 의심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보면, 가슴 한 구석이 헛헛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참아내는 싼마오의 모습이 기특(?)하기도 합니다. 이 글들이 싼마오의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호세 식구들이 더 얄밉게 보인 걸까요? 흐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랑스러운 그녀, 싼마오. 첫 장을 펼치면 단 한 줄, '호세에게' 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그들이 결혼한 후 6년 후 호세는 잠수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처음 그 사실을 알고 저는 충격에 휩싸여 싼마오를 남기고 먼저 떠난 호세에게 배신감마저 느꼈어요. 그토록 사랑하고 영원할 것 같던 그들의 헤어짐이 생각보다 빨랐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어요. 싼마오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느꼈던 허전함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이 호세가 살아있을 때 쓰여진 건지 아니면 그 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싼마오는 호세가 떠난 뒤에도 그녀만의 인생을 즐겁고 유쾌하게 잘 살아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거침없이 사랑하고 당당하고 따스하게 세상을 바라본 싼마오와 호세의 달콤한 신혼생활로 그들을 느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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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같은 사람?' 내가 싼마오라는 작가에게 내린 정의이다. 너무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그 생각역시 말이다. 만약 내가 싼마오와 같은 인생을 걸었다면 나는 싼마오와 같은 행동을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바람중에서도 봄바람같은 사람이었다. 때로는 시린 꽃샘추위를 몰고오지만 때로는 아름다운 꽃들이 필 수 있도록 따뜻한 기운을 가지고 오기도 했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 그녀가 카나리아 제도에 살 적. 그곳에는 많은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 노인중 한 노인이 아무 대가없이 거리를 청소하고 있었는데 싼마오는 그를 따라 매일매일 청소를 했다. 또 그뿐만 아니라 많은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정말 봄바람 같은 사람이지 않는가?
이런 바람같은 그녀도 한 남자의 아내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시댁의 방문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끝없이 헌신하고, 사랑했다. 그런 그녀를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그녀의 책에서 그녀가 말하듯이 -'내가 이겼다!'- 결국 그녀의 승리로 끝날 게임이었다. 나는 아직 결혼을 안해서 잘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결혼을 했고 시댁에 갔다면 나 역시 싼마오의 처지와 비슷했을것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을 싼마오는 너무 재미있고 위트있게 표현했고 아마 많은 사람들을 공감시켰을 것이다.
책 마지막, 싼마오가 토미라는 아이에게 하는 천사이야기가 나온다. 이 천사이야기는 아마 부모의 희생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보면서 울컥울컥, 무언가 알수없는 울림이 튀어 나왔다. 이 처럼 짧은 이야기라도 싼마오는 참 많은 의미를 담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 준다. 보면서 너무 재미있었고, 부러웠고, 감동이었다. 비록 싼마오의 책은 이 책밖에 읽지 못했으나 다음에 꼭 싼마오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다. 역시 '국민 작가'라는 타이틀을 쉽게 얻은것은 아니라는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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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동생이 재미있다고 보내준 <사하라 이야기>를 통해 싼마오라는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더랬다. <사하라 이야기>는 싼마오가 남편 호세와 사하라 사막에서 벌어지는 신혼이야기를 그린 내용인데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고 작가의 호기심과 모험정신을 글 속에서 충분히 느낄수가 있어서 마치 내가 아프리카에서 신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그러기에 나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 작가가 이미 고인이 됐다는 사실은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과 톡톡 튀는 모험을 더 이상 만날 수 없음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싼마오는 "유랑인"이라는 별명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적인 마인드로 살다 간 지금까지도 중국인들의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가다. 그녀의 첫 작품인 <사하라 이야기>는 출간 즉시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얻었고 그 후 <흐느끼는 낙타><허수아비 일기>등 많은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싼마오가 여러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동경인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서 신혼생활을 한뒤(사하라 이야기) 3년 뒤 카나리아 제도로 이사해서 신혼생활을 이어가는 스토리를 <허수아비 일기>에 담았다. 그렇다고 신혼에 대한 이야기만 담은 게 아닌 싼마오의 파란만장한 유학시절의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싼마오는 다른 건 몰라도 성질머리만큼은 대단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자신이 속이 찬 여걸임을 증명하기 위해 당당하게 유학을 떠나고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1막이 시작된다. 이국땅에 와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살아가기란 힘듬에도 싼마오는 분명히 "아니요"라고 당당하게 자신의 이견을 피력하는 멋진 여자이다. 어떻게 독자들이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남편 호세를 얻었다면 시댁,시어머니,시아버님이라는 <시>자가 따라오기 마련이다.멀리 살지만 시어머니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편지를 썼지만 답장 한장 받지 못하는 우리의 싼마오~그런 와중에 남편이 자신의 집에 가서 크리스마를 지내자는 돌발 발언에 크리스마스를 시댁에서 보내게 된 싼마오~잘 견딜수 있을까요? 힘든 시댁에서의 생활도 기쁨으로 미화하는 싼마오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꼭~확인해보시길 권유해본다.
사하라 사막의 사람들은 싼마오부부에게 뭔가를 잘 빌리지만 절대 되돌아오는 법이 없다.그래서 카나리아 제도에 정착하면서 절대로 이웃을 사귀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인생이 어찌 자신이 원하는대로만 흘러가겠는가? 하지만 무보수로 거리를 청소하는 스웨덴 청소부,멋진 노후를 살고 있는 독일인 노부부들~관계를 맺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 했던 소중한 많은 이웃들이 있기에 또한 세상은 살만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겠는가!
"가상의 적이 탄생했으니 너무 순진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이 적은 CIA중앙정보국일 수 있다. 그렇다면 FBI연방조사국이 되어야 한다" 싼마오가 각오를 다지며 시어머니를 표현한 문장 중에 한 구절 따온건데 작가의 통통 튀는 신선한 글들이 계속 이어지니 작가의 유머스런 문체에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읽으면서 얼마나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는지~어렵고도 어려운 시댁 생활을 작가만이 가지는 절대적인 편안함으로 독자들을 미소짓게 한다.전작인 <사하라 이야기>에서는 웃음과 감동을 주었다면 <허수아비 일기>라는 작품은 결혼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시댁 문제로 웃음과 감동을 넘어서 사람냄새까지 나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웃음이 가득한 행복한 생활 가운데 결혼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드라마보다 더~재밌는 드라마 한편을 볼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누는 우리의 싼마오가 그리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