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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도 이렇게 뛰어난 상상력과 신선한 문장이 가능하다니
"수학으로도 이렇게 뛰어난 상상력과 신선한 문장이 가능하다니" 내용보기
2001년 역사와 문화를 전공했던 노르웨이의 작가 Atle Næss는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 평전을 써서 브라게상 (논픽션부문)을 받았고, 2006년 독일의 수학자 리만과 관련된 픽션을 내놓았다. 후자에서도 전자와 관련한 이야기가 살짜쿵 나온다. 수학에는 7대 난제가 있는데 (음, 푸앵카레 추측은 러시아학자가 풀었다), 그중 하나가 리만가설 (Rienmann Hypothesis)이다. 리만이 제시
"수학으로도 이렇게 뛰어난 상상력과 신선한 문장이 가능하다니" 내용보기

2001년 역사와 문화를 전공했던 노르웨이의 작가 Atle Næss는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 평전을 써서 브라게상 (논픽션부문)을 받았고, 2006년 독일의 수학자 리만과 관련된 픽션을 내놓았다. 후자에서도 전자와 관련한 이야기가 살짜쿵 나온다.

수학에는 7대 난제가 있는데 (음, 푸앵카레 추측은 러시아학자가 풀었다), 그중 하나가 리만가설 (Rienmann Hypothesis)이다. 리만이 제시한 제타함수 (아래 두개의 표지그림에 들어가 있다 ㅡ.ㅡ) 에서 이제까지 규칙성이 없다고 생각되었던 소수 즉, 1과 자신만으로만 나눠지는 수의 규칙성을 가설로 내세운 것. 이는 2006년도에 브랑게가 풀었지만 검증은 아직 안된 상태. 리만의 가정부가 지맘대로 청소해서 리만의 서류를 태우지않았다면...쯧쯔.

...리만의 기하학 형식은 장갑이고 아인슈타인의 천재적 인식은 손이었다. 이 둘은 함께 20세기, 일반 상대성 이론의 지성적 선두주자가 된 것이다...아인슈타인의 생각은 너무나 급진적이라 거의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공간은 실제 존재하는 지구와 에너지로 둘러싸인 비어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고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그안에 존재하는 ) 일정한 크기이다....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할  수 있을까?..리만 덕분이다...p.207~208

 

 


이야기가 시작되면, 딸이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는다. 그러기 위해 아버지의 컴퓨터 속에서 찾은 화일을 실마리로 제시하는데....작품속 주인공인 티리에 라이너트 후세는 수학자이며 대학교수. 수학자에겐 이제 인생의 무덤인 40살을 넘긴 43살의 나이에, 마지막 역작으로 수학자, 바로 그 리만의 평전에 도전한다.

... 죽은 알프레드 노벨은 유언을 작성할떄 수학자인 우리들을 염두에 두지않았다...4년마다 주어지는 필즈 메달이야말로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나이 제한이다. 마흔살 이전의 수학자에게만 수여되는 것이다....p.42
(노벨이 수학상을 만들지 않은 것은, 스톡홀름대학의 전신인 학교 학장까지 지낸 수학자 소피야 코발레프스카야란 여성을 두고, 지금까지도 수학계의 권위지인 [Acta Mathematica]를 창설한 당시의 수학계의 거물 레플러와 싸웠는 설이 가장 두드러지지만, 그렇게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려 상을 창설할 노벨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발명이나 발견을 통해 실질적인 인류의 복지에 기여'한 부문에 이론적인 수학이 해당안된다고 생각해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괴팅겐의 교수였던...힐베르트...한 학생이 자신의 강의에 들어오지않을 것을 발견..수소문해보니...작가가 되기 위해 수학에 등을 돌린 것...다음과 같이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그는 훌륭한 수학자가 되기에는 상상력이 턱없이 부족했어."...p.66

하하, 잠깐 수학에 대한 편견, 아니아니 그게 상식인 수준에서 보자면 수학과 상상력이 결부된다는게 다소 벙찌지만, 실상 상상력이 필요하지않은 직업이 있겠는가, 정말로 수많은 순간마다 상상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상상력은 실제경험과 분리되기는 상당히 힘들것이다. 그리하여, 그 자신도 모르게 리만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그 행간에 자신의 이야기가 들어간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그 길로 가야하나 수학의 거대한 세계에 매혹되었던....그것을 알아채는 것은 같은 작문교실의 독일어 대학강사 잉빌드. 하지만, 실종사건의 수사에서 이들의 운명은 과연 교집합을 만들어냈는지 아니면 그 교집합이라고 생각되었던게 완전히 공집합이었던지....

남주는 마지막 남길 수 있는 업적이며 자신이 매혹되어있는 리만을 다시 부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평전을 택하였지만, 한계가 느껴지는 재능과 선택시부터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동일시여겼던 리만의 밝혀지지않은 생애를 따라가고 확인해가며 스스로를 재발견한다. 그리고 결국 리만의 가설증명이 사라진 것처럼 엔딩까지 패럴럴하게 따라가는데, 문득 더 이상 토론하지 않고 표면적인 평화를 누리는 아내와의 관계, 눈치만 보는 딸과 아내와의 관계 속에 점차 자신의 꿈을 잃어가는 모습이 느껴져서, 그래서 더 절박하게 리만의 생에 메달리는게 아닌가 느껴져서 씁쓸하다.

..나는 리만을 브람스나 하이네와 같이 한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처럼 크고 위대하게 묘사하고 싶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타고난 천재성으로 진정한 작품을 창조한,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 리만을 대가의 모습으로 그리고 싶다. 수학의 참다운 아름다움의 진수를 간결하게 보여준 그의 공식들은 실제로 단순하고 전혀 복잡하지가 않다...p.72

...더 아름다운 것은 그가 직관력으로 함수, 대수학, 곡면이론을 모두 합해서 새로운 이론체계를 만들어냈다는...주변의 모든 사물을 거대한 구조의 일원으로 간주하는 거시적이고 풍부하고 대담한 상상력을 갖고있었다....p.182

수학용어 등으로 표현되는 문장들이 어찌나 신선한지, 특히 허수나 소수에 대한 묘사는 멋지다. 

..육각형 귀걸이였다. "6이라는 숫자를 과소평가하면 안돼. 제곱수도 아니고 세제곱수도 아닌 이 숫자는 완벽한 수로 알려져있어. 1-2-3을 더해도, 곱해도 6이 나오기 때문이지"..p.131

..공동묘지에 있는 무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번호를 붙여 일렬로 정렬되어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무덤수가 증가하여 이원칙을 고수할 수 없게 된다....더 큰 평지가 필요해지기..약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법으로 표기할 수 있다...복소수의 두번째 위치를 설명하는데 문제가 된다. i와 -1의 근을 유가족들이 화나지않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제곱해서 -1이 되는 허근을 i라고..이 작고 불쌍한 i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당히 겁을 준다. 양과 음으로 형성된 시스템의 경계를 벗어난 불안한 영혼자, 자연법칙에 반하는 일에 연계되어 공동묘지를 떠다니며 이승세계에 출몰하는 귀신이기 때문이다.... p.34~35

..상상의 수인 허수는 i로 표현하고 -1의 근이 된다...모든 실수가 직선상의 모든 점에 일대일로 대앙되는데 비해 허수는 그런 자리가 없다. 허수는 숨어있지만..다른 차원의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1과 -1을 곱하면 미지의 세계에서 광채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보이는 세계인 실수 1로 모습을 드러낸다. 허수는 스스로의 모습을 감춘채 그 어떤 결과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p.143

...허수, 즉 허수근 -1이 성령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라 라이프니치 역시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p.197

..수학은 인간의 이성을 위한 보조장치가 아니라 예리하고 두려울 정도의 가능성을 지닌 빛나는 도구이다..."완벽한 것은 뭐든 아름다워, 당신처럼.".."아, 기가학 이론과 비교된다는 것은 최고의 칭찬이지."..p.208

...논평할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몇가지 팁...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는 언행은 하지말고. 어떤 뚜렷한 근거 없이 무조건 인정하거나 칭찬을 하지 말라고...p.21

읽다보니 주인공못지않게 수학자들, 가우스, 리만, 베셀 등 에게 매혹되간다. 주어진 문제도 풀기싫은 마당에 함수를 적분해보고 싶은..그러니까 가능할지 아닐지도 모르는 영역을 한번 시도해볼 그런 모험의 정신이 너무 부럽다. 아, 근데 나에게도 평전을 써보고싶을만큼, 그게 아니라도 행적을 따라가다 개인적으로 기뻐하거나 실망을 느낄만큼 감정이입을 시킬만한 인물이 있을까....... 아, 오늘은 러셀의 유머가 아니라도 책을 잡기보단 운동하고 싶었다.


p.s: Caspar Wessel, p172



YES마니아 : 플래티넘 k*****k 2011.04.20. 신고 공감 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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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 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문득 내 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내용보기
혹시 그런 때가 있지 않은지? 문득 길을 걷다가 절반 정도 왔는데 생각해 보니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더구나 분명 제대로 목적지로 가는 길로 왔는데도 불구하고 어쩐지 걸으면 걸을 수록 자꾸만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 때가...  어쩌면 이것은 비단 길을 걸을 때만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삶에 있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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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그런 때가 있지 않은지? 문득 길을 걷다가 절반 정도 왔는데 생각해 보니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더구나 분명 제대로 목적지로 가는 길로 왔는데도 불구하고 어쩐지 걸으면 걸을 수록 자꾸만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 때가...  어쩌면 이것은 비단 길을 걸을 때만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삶에 있어서도 불현듯 엄습해오는 때가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제대로 내게 맞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아닌지 의심스러워지는 때가...
 

    바로, 노르웨이 작가 아틀레 네스가 그려내고 있는 소설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의 주인공 역시도 그런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수학자이고 '소수'란 것에 매료된 나머지 수학자로서의 인생을 조금의 의심도 없이 현재까지 이어온 사람이다. 그는 교수이고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까지 꾸리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문득 자신이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꿈꾸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 즉 꿈을 실현한 내 모습에 끌렸다고 했다. 그녀는 나를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젊은이로 여겼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잘 모르겠다.(P.14~15)  

 
  그가 이렇게 느끼게 된 것은 나이 때문이다.
 

 마흔살이 된다는 것은 현대 수학자들에게 아주 특별한 일이다. 죽은 알프레드 노벨은 유언을 작성할 때 수학자인 우리들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우리 수학자에게 노벨상 같은 큰 영광이라고 한다면 필즈상이다. 물론 아벨상도 영예롭기는 하지만,  사 년 마다 주는 필즈 메달이야 말로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어떻게 보면 올림픽의 금메달과도 같다. 그러나 이 상에는 특별한 추가 조항이 있다. 바로 나이 제한이다. 마흔 살 이전의 수학자에게만 수여되는 것이다. 나는 최종 후보로 거론된 적도 없고, 올림피아드 승자도 아니며 국내 대회 결승에도 진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꿈은 항상 수학 올림피아드의 금메달이었다. 나는 금메달을 손에 쥐는 모습을 그리며 정말 열심히 연구했지만 이제 마흔세 살이 되었기 때문에 소용없게 되었다. 대신 나는 리만의 평전을 쓰면서 나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P.42~43)

 
   이렇게 나이로 인해 더 이상 의미있는 수학적 업적을 남길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인생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려 한다. 그것은 바로 곡면기하학으로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영감을 주었고 아직까지도 증명되지 못하여 영원한 미제로 남아있는 가설 때문에 불멸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수학자 리만에 대한 평전을 쓰는 것이다. 그 평전이 그에게 그만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리만이 40세라는 짧은 인생을 산 데다가 남긴 논문도 몇 편 안 되어 그의 삶이 그가 수학에 미친 영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게 밖에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만의 삶은 짧고 특색이 없다. 그러나 그의 발견은 영원성을 지닐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가난하고 의기소침하며 서툰 왼손잡이에 폐병까지 걸린 사람이 쓴 가설이 후세에 미칠 영향력과 파급력이 그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심지어 그 자신조차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설은 완벽한 증명없이 오로지 그의 직관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P.111)

  
   리만의 영원히 증명되지 않은 가설을 풀기위해서라도 그는 리만의 삶이 제대로 세세하게 복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그는 석 달이 지나도록 하나의 문장 밖에는 쓰지 못했고 여기에서마저 한계에 봉착한 그는 아무래도 글 쓰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되어 작문 교실에 나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릴 여인 잉빌드를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은 일종의 액자구조를 취하고 있다. 도입부에서 주인공은 실종된 상태로 나타난다. 그의 딸은 혹시 그를 찾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의 컴퓨터에서 찾아낸 일기를 경찰에게 건네준다. 바로 이 일기가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독자는 처음부터 하나의 호기심 - 그는 왜 사라진 것일까? -을 가지고 그의 일기를 읽게 된다. 미스터리를 푸는 것은 사람이 가진 근원적 욕망중의 하나라서 그의 일기에 나온 모든 문장은 그래서 무심히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일기는 어떤 일기인가?
 

   그것은 바로 그가 스스로 필생의 프로젝트로 여기는 리만의 평전을 써가는 동안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낸 일기이다. 그렇게 모든 일기가 그렇듯이 아주 개인적인 내밀한 고백까지 다 담겨져 있다. 평전의 일부인 리만의 삶의 모습 뿐만이 아니라 그 평전을 쓰면서 느끼는 자신의 능력의 한계에 대한 좌절감이나 잉발드를 만나 새롭게 사랑의 기쁨을 느껴가는 과정까지 다 담겨져 있는 r것이다. 우리는 애초부터 보다 분명한 목적, 주인공이 사라진 이유를 찾기 위해 읽기에 이 모든 내밀한 고백들이 언젠가는 우리 앞에 그 이유를 제시해 줄 것으로 믿지만 당신은 아마도 수백년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이 덤벼들었으나 풀어내지 못한 리만 가설 처럼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분명, 이 소설 역시 영원히 당신에게 '리만 가설'로 남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 소설을 미스터리로 읽기 보다는 처음에도 말했듯이, 문득 자신이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 남자의, 그렇게 불현듯 가야할 방향을 상실한 자가 느끼는 갈등을 오롯이 건져낸 자기 고백적인 글로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진다. 물론 여기서의 갈등은 새로운 길을 걸으려 할 때 늘 따르게 마련인, 늘 걸어온 길을 계속 걸어감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안정감과 그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접어들었을 때 늘 따라다니게 될 불안감 사이의 갈등을 말한다. 쉽게 말해 늘 우리에서 살아온 동물이 갑자기 그 우리를 벗어나게 되었을 때 자기 앞에 놓여진 그 광막한 초원 앞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그 불안감 때문에 더 유혹적으로 다가오는 우리 안에서의 안정된 삶 사이의 그런 갈등이다. 이렇게 보면 이 소설은 단순히 말해 두 개의 세계가 대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세계란 각각 아내인 키라로 대표되는 늘 유지해 온 삶의 궤도를 따르는 안정된 세계와 잉발드로 대표되는 이전의 삶의 굴레를 벗어난 자유로운 세계를 말한다.
 

   정확히 주인공은 언제나 그 두 세계 사이에서 서성이고 있다. 그가 리만에 대한 평전을 쓰는 것도 아마도 사실은 그러한 욕망,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은 욕망에서 발현되었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리만은 그 당시까지 정설로 내려오던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로써 새로이 '곡면기하학'이라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정초해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말해 유클리드 기하학이 '평행한 직선은 영원히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면 리만의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아무리 평행한 직선도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리만의 기하학은 완전히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벗어났고 그렇게 유클리드 기하학을 전복시켰다. 아인쉬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서 뉴튼의 기계론적 물리학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리만의 기하학이 가진 전복적인 힘을 생각한다면 당연해 보인다. 아마도 이렇게 리만이 당시의 통념으로 부터 벗어난 완전히 자유로운 사유를 하는 수학자였다는 것이 주인공 역시 '벗어나 자유롭고 싶은 자'라는 점에서 유혹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리만이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왕정을 선택했을 때 그렇게 실망을 느꼇던 것이고 리만이 다시 히노버의 자유로운 체제 아래에서 괴팅겐으로 돌아갔을 때는 이렇게 믿고 싶어하는 것이리라.
 

  나는 리만이 사고의 자유를 부르짖는 하노버의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사상 때문에 괴팅겐으로 돌아왔다고 믿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P.122) 

 
   하지만 그렇다고 리만이 전혀 자유로운 존재였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가난했고 보잘 것 없는 수입으로 늘 자신의 가족에게 의지해야 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했다. 일상속에서 그는 전혀 자유롭지 못했다. 그가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수학'에서 뿐이었다. 이것은 지금 주인공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그 역시 언제나 가정의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점점 통제를 벗어나는 아이들 때문에 근심이 끊이지 않고 아내 카린은 그에게 늘 정신이 딴 데 가서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고 타박한다. 그가 유일하게 자유로움을 느낄 때는 언제나 잉빌드와 함께 할 때 뿐이다. 그렇게 리만이 수학을 통해 자유로웠듯이 주인공은 잉빌드를 통해 자유를 얻는다. 따라서 사실은 이 소설에서 리만은 그대로 주인공의 도플갱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자유엔 늘 불안이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아틀레 네스는 바로 이러한 불안감을 소설에서는 불륜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치환해서 보여준다. 주인공과 잉빌드는 서로 거세게 끌리지만 서로가 다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있기에 늘 극도로 조심하고 주위 상황에 예민하게 대응한다. 사실 이러한 불안감은 소설 내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아마도 안정과 자유 사이에서 주인공이 늘 갈등하고 있음을 에둘러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리만의 평전과 새롭게 사랑을 엮어가는 과정으로서의 이 소설은 본래는 다시 새로운 자유를 찾아 떠나려는 자의 내면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네스는 이러한 내면을 충실히 복원만 할 뿐 섣불리 결론을 내리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소설은 그대로 '과정으로서의' 소설이다. 그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고 작가 역시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물론 주인공의 실종이 그 어떤 대답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실종은 그저 단순한 사라짐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소설이 끝났을 때 모든 등장인물이 사라지듯이... 그런 정도의 의미 밖에는 없는 단순한 사라짐... 그렇게 이 소설엔 그 어떤 결말도 없다고 생각한다.
 

   왜나면, 이 소설에 지속적으로 나오는, 주인공 역시 매혹시켰던 '소수'의 존재 때문이다.
 

  골드바흐는 이미 삼백년 전에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추측을 발표했다. 이 명제는 소소한 수수께끼처럼 들린다. 마치 수학선생님이 수업시간 끝나기 십 분 전에 새로운 단원으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골드바흐의 추측은 오늘날까지 완벽하게 증명되지 못했다. 이처럼 소수를 공식으로 증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수는 모든 규칙을 벗어나 안전한 보호막 속에 있기 때문에 연구 가치가 있다.(P. 14)   

   여기서 보듯이 소수란 단적으로 말해 불규칙적인, 다시 말 해 규칙에서 벗어난 '얼룩' 같은 존재이다. 소수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도 같이 모든 규정하려는 것으로 부터 탈피한다. 어떤 것을 공식화하려는 순간 불현듯 뛰쳐 나와 그 공식을 전복시켜 버리는 존재. 그것이 바로 소수인 것이다. 그렇게 소수는 모든 불확실성으로 열려진 우리네 삶과 많이 닮아 있다. 누구도 소수를 공식화 할 수 없듯이, 삶이 무엇인지 정의내릴 수 없다. 우리는 늘 '왜 사는가?'하는 의문을 입버릇 처럼 달고 다니면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기 일쑤이지 않는가? 소수가 모든 규정성을 벗어나듯이 우리네 삶 또한 그렇게 모든 규정성으로 부터 벗어난다. 그 어떤 결말도 내지 않고 그대로 공백으로 만들어버린 결말은 어쩌면 작가 자신이 문학을 '소수'적인 것으로 구현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작가는 왜 굳이 자신의 소설을 '소수'적인 것으로 구현하려 한 것일까? 바로 이 소설 말미에 나오는 리만 자신의 미발표 논문의 한 부분에서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다.

  소수가 어떻게 사라지지도 않고 영원히 무한의 길을 가는지 그 이유에 대해 누구도 확실히 말할 수 없었다. 가는 길 중간에는 소수가 전혀 없거나 기나긴 구간이 있었다. 이 숫자들은 예언 시대 이전인 태고적부터 존재해왔다. 우리는 이 수를 잡지 못하고 선회하면서 모호한 중간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신은 만물의 모습을 통해 현현하신다. 소수는 특별한 방법으로 그가 남긴 족적이자 신이 보다 높은 차원에서 실재한다는 흔적이다. 우리가 수학을 신의 위치인 고차원에서 바라보면, 의심할 바 없이 n차원 공간에서 소수가 신의 규칙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숫자가 어떻게 흥미롭지 않을 수 있겠는가? (P.271)

   
   소수는 인생의 신비를 구현하고 있다. 소수의 비밀을 아는 것은 리만의 고백에서 보듯이 우리 인생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과 같다. 신의 규칙을 발견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아마도 바로 이러한 이유로 네스는 자신의 소설을 굳이 '소수'적인 것으로 만드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는 소수가 영원히 무규정적이듯이 그렇게 일부러 결말을 내지 않는다. 아니 그것이 오히려 작가의 진실한 태도라고 여긴다. 이는 아틀레 네스의 이전작들을 생각하면 보다 명확해진다. 그의 이전작들 대부분은 모두 한 개인의 삶을 충실히 복원한 것들이었다. 그렇게 그는 작품에서 주로 한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많은 삶의 모습을 세밀히 바라보았던 그였던 만큼 소설이 인생을 어떻게 구현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분명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소설 역시도 그러한 고민 끝에서 나왔을 것이다. 어쩌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그동안 타인의 삶에 천착해서 충실히 복원해왔던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그는 이렇게 '과정으로서' 그치는 것이 인생에 대한 작가의 진실한 태도라고 여긴다. 그것은 인생이 가진 신비 앞에서 작가는 겸허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리만이 아주 겸손한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평생 소수에 집착했던 그토록 가우스 이래 최고의 천재라고 불리었던 리만 마저 소수가 가진 신비 앞에 스스로를 낮추었다면 작가 역시도 소수를 닮은 인생의 깊이 앞에서 겸허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때문에 그는 그 어떤 선택도 주인공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그냥 그대로 '공백'으로 만들어 버린다. 거기까지가 그가 할 수 있는 전부라 여긴다.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기로에 선 존재가 어떤 내면의 변화를 그려가는지 충실히 담아내는 것만이 전부라고...
 

    혹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왠지 어색하게 느껴지고 다른 길에로의 유혹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 이 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여기엔 그 어떤 해답도 없지만 어떤 고민들은 굳이 해답을 구하지 않고 다만 천착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한다. 다행이 이 책은 작고 가벼워서 어디서든 들고 읽을 수도 있으니, 문득 푸른 하늘에 떠가는 구름 한 조각이 괜스레 인생의 무상함을 일깨운다면 자판기 커피를 마시듯 홀짝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l****1 2011.04.23.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느 중년의 지적이고 도발적인 내밀한 삶의 일기
"어느 중년의 지적이고 도발적인 내밀한 삶의 일기" 내용보기
해결되지 않은 수학의 난제 중 난제,  1과 그 자신으로만 나누어떨어지는 소수의 패턴 함수인 일명 제타함수 “ζ(s)는 s=x+iy에 대해서 생각할 때 x>1/2로 0은 없다.” 라는 ‘리만 가설’은 신비로움, 경이로움과 어떤 미지세계로 들어가는 은밀한 암호코드 같기만 하다.  리만의 이 가설은 물질세계의 정확한 묘사 도구임이 판명되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발견하는 직접적
"어느 중년의 지적이고 도발적인 내밀한 삶의 일기" 내용보기

해결되지 않은 수학의 난제 중 난제,  1과 그 자신으로만 나누어떨어지는 소수의 패턴 함수인 일명 제타함수 “ζ(s)는 s=x+iy에 대해서 생각할 때 x>1/2로 0은 없다.” 라는 ‘리만 가설’은 신비로움, 경이로움과 어떤 미지세계로 들어가는 은밀한 암호코드 같기만 하다.  리만의 이 가설은 물질세계의 정확한 묘사 도구임이 판명되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발견하는 직접적 영향이 되기도 하였으니 150년 전의 천재 수학자의 직관력은 마치 신의 영역에 도달한, 아니 우주의 경계를 본 사람이 아닐까하는 상상까지 하게 한다.

 

리만가설은‘소수’의 일정한 성질을 파악하려는 것이고, 이를 설명하려다보면‘복소수’, 실수 사이에 숨어있지만 존재하는 수가 아닌 '허수i'를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는 너무 추상적인 수가 되어 우리들이 직관하기에는 어려움을 겪는 수이다보니, 현실의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없는 이 개념에 대해 무심할 밖에 없기도 하다. 아마 이 소설의 매력은 언뜻 이 알 수 없고 이해하기 용이하지 않은 세계의 비밀스런 그 무엇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 할 수 있을까? 왠지 우리의 원초적인 그 무엇, 삶에 본질적으로 숨어있는 어떤 것에 대한 비밀 같은 것, 그런 것 말이다.

 

소설의 구조 또한 은밀하기 짝이 없다. 실종된 수학교수의 컴퓨터 파일에 기록된 내밀한 일기와 작업일지를 훔쳐보는 것 같은 구성이다. 내용 또한 일탈의 열정과 환상, 관능적 향기가 배어있어 그 은밀함을 증폭시키다보니 자못 냉철한 이성만을 요구하는 건조하고 지루한 수학과 수학자의 자취를 좆는 이야기를 저항 없이 따라가게 된다. 비범하기를 희망했지만 어느덧 마흔 세 살의 중년이 된 평범한 수학교수는 자기 성취와 인생의 확신 과정으로서 19세기 독일의 천재 수학자, ‘리만’에 대한 평전 집필에 착수한다. 그러나 인문학적 글쓰기에 서툰 그는 작문수업에 참가하고, 남아있는 기록과 자료가 별반 없는 온통 비밀에 싸인 고독했던 리만의 삶과 수학적 성과를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고심한다. 이러한 고뇌는 단순히‘리만 평전’을 잘 써내는 것 이상의 무엇이다.

 

절대적인 추상적인 수인 음수 -1 은 같은 음수인 -1을 곱하면 미지의 세계에서 보이는 세계에 그 실체인 실수 1을 드러낸다. 그러나 허수i는 결코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존재할 뿐. 수학교수는 이 미지(未知)의 세계에 동화되고 어쩌면 함몰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허수의 세계로. 그래서 현실의 세계와 저 알지 못하는 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그 복소수의 세계, 일탈된 심연의 그 어느 세계를 유영하는 것이다. 작문수업에서 알게 된 여인‘잉빌드’는 이러한 그의 삶과 평전작업에 완벽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20년을 함께한 아내와 나눌 수 없었던 자신의 내면에 담긴 목소리를 단 한차례의 만남에서 들려줄 수 있었고 또한 귀담아 들어주며 스스럼없이 자기 의견을 건네는 여인에게 편안함과 위안을 느끼는 것이다. 이 느낌은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의 열정으로 커가고 두 사람은 더욱 농밀(濃密)한 관계로 공고해지는데, 소위 “제곱해서 -1이 되는 허근i 처럼, 양과 음으로 형성된 우리의 인식 가능한 시스템의 경계를 벗어난 불안한 영혼”이란 개념과 어울리면서 잉빌드와의 관계는 과연 현실이며 현실세계의 실체적 상황인지에 대해 의문이 피어나기도 한다.

 

중년의 지극히 평범한 가장,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 곧 성년이 될 아이, 그리고 작은 몸짓만으로도 상대의 상태를 알게 되는 그런 아내를 둔 남자, 사회적으로는 어떤 성취의 결과를 수확하고 짐짓 안정되고 존경받는 명예를 향해 이동해야 하는 그런 나이여야 한다는 현대사회의 압박감은 이 수학교수를 결코 피해가지 않은 것이다. 그 심리적 동요와 번민들, 공허함과 뒤에 따르는 불안함은 가난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 짓눌린 괴팅겐의 천재 수학자 리만의 고독한 인생과 겹쳐 시간적, 공간적 인식의 경계를 허물어 버렸을 것이다. 그는 그야말로 자기 자신을 자기 힘으로 나누어야 하는 가엾은 수, 소수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또한 복소수에서 자신을 따라다니는 위험하고도 불길한 존재로서의 죽음, 저 피안의 세계도 보았을 것이다. 아니 수학을 제외하고는 그 풍경을 묘사하지 못하는 4차원 세계, 그 휘어진 공간, 이도 아니면 잉빌드와 헤어진 역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자신들의 또다른 형상, 즉 평행 우주의 세계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이 소설은 중년의 현실적 번민과 고통이라는 심리적 갈등을 통해 그 안에 잠재하고 있는 욕망과 일탈의 다양한 모습들을 조명하는가하면,‘베른하르트 리만’이란 천재 수학자의 삶의 기록을 기반으로 그의 수학자로서의 성장에 영향을 끼친 가우스,  베버, 디리클레 같은 대 수학자들과의 에피소드들, 그리고 리만의 가설을 담고 있는 당시에는 관심을 모으지 못했던 <주어진 수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 얽힌 사연등 마치 평전의 듬성듬성한 초록을 보는 것 같은 느낌까지 두 가지 맛을 전해준다.

 

“환상은 미지의 크기에서 오는 것”이라는 이 다의(多義)적 구절처럼 수학적 성취를 향해 내 달렸던 한 천재수학자의 그것이 제시한 가설의 세상이나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갈망은 어쩜 환상, 이성이 도달 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수학교수가 그의 작업파일에 기록하였듯이  “내 생각, 양심, 그리고 모든 죄가 흘러내렸다.”고 되뇔 만큼 설혹 그에게는 믿음에 반하여 일어나는 모든 일이 죄악일지언정 복소수의 세계, 차원이 다른 세계의 허구, 상상의 세계가 간절히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절반에 이른 자의 자기 삶의 증명을 위한 아주 도발적이고 지적인 도전 이야기가 되었는지도?...

 

 

리뷰 총점 종이책
-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아틀레 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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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미미한 소수처럼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다시 말해 나는 내 삶을 증명해보일 것이다!              소설은,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던 노르웨이의 한 수학교수의 실종으로 발견 된 그의 일기장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수학의 미지수와 같았던 이 소설은 결국 옮긴이의 말마따라 '리만의 가설은 그래서 무엇입니까?' 라고,묻고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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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미미한 소수처럼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다시 말해 나는 내 삶을 증명해보일 것이다!

 

 

 

 

 

 

 소설은,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던 노르웨이의 한 수학교수의 실종으로 발견 된 그의 일기장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수학의 미지수와 같았던 이 소설은 결국 옮긴이의 말마따라 '리만의 가설은 그래서 무엇입니까?' 라고,묻고 만들었다. 소설을 읽은 후에도 베른하르트 리만의 가설을 인터넷으로 뒤지며 어떻게든 이해라도 해보려는 것을 보면 이 책은, 수식으로만 남아있던 그의 삶을 풀이해내는 것에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베른하르트 리만의 제타함수. 수학이라면 실용적으로 쓰여지는 것 외에는 별반 관심이 없는지라 소설을 읽기 전 가장 먼저 한 일은 리만의 가설인 제타함수를 인터넷으로 찾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연 '오 마이 갓!'을 외치게 할 뿐 알 수 없는 수식들의 연속이었다. 몇몇 블로그까지 들쑤시며 읽어도 함수에 관한 빈약한 지식으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그림 혹은 그저 문자들의 배열일뿐이었다. 책이 이야기하려는 주제조차 파악치 못한 상태에서,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로 책을 펼쳤을 때는 수학교수의 제자라도 되는 양 너무도 정직하게 읽고 있는 -소리내어 읽기도 하며-  나를 발견했다. '그래, 이것은 소설이다.' 알지 못했으며 구태여 알려고도하지 않았던 베른하르트 리만이라는 천재 수학자의 삶을 그린 평전과도 같은 하나의 소설에 불과하다.

 

 19세기의 천재 수학자의 삶을 쫓는 수학교수는, 리만의 삶의 집필을 위해 글쓰기 강좌를 다닌다. 두 아이와 아내가 있는 수학교수의 가정은 꽤나 평범한 듯 보이지만 수학교수의 미미한 균열은 그 일상적이면서도 안정된 소속감에서 일어난다. 리만의 평전을, 기존에 출간되어진 작품들과는 다르게 -좀 더 정확하고 구체적이며 누구나 쉽게 리만의 삶을 알 수 있도록- 집필하고 싶었던 수학교수는 자신의 글쓰기 능력의 향상을 위해 강좌를 다니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잉빌드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수학교수의 일기에 여자에 대한 것들을 기록하게 된다. 여자와의 만남, 그것은 불륜이거나 허상이다. 수학교수의 기록되어진 일기에는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잉빌드와 함게한 모든것들이 담겨져있다. 여자는 수학교수가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는데 있어 조언을 하거나 추가되어질 내용과 참고가 될 만한 문헌들을 함께 알아보고 조사하며 도움을 준다. 감칠맛나게 이어지던 수학교수와 여자의 애정행각은 불온한 듯 위험하다. 자신의 집에 들어서면 가족과 함께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카타르시스인 방안의 컴퓨터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때마다 수학교수는 현재 자신의 일상의 단조로움을 질색하다가도 강좌에서 만나는 여자를 떠올리며 아내와의 이혼을 결심하기도 한다. 그저 부는 바람으로 치부하기에는 숙학교수의 일기장의 여자와의 만남은 당장이라도 여자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해 살아왔던 몇 십년의 일상을 버릴 각오가 되어있었음이다.

 

 수학교수가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면서 바랬던것은 수학계의 주목을 받는 일이었다. 그리고 리만의 가설을 바탕으로 별 볼일 없던 수학교수인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잡기 위함이었다. 몇 백명의 수학자들도 리만의 가설을 풀지 못한것을 수학교수는 자신의 평전으로 리만의 가설을 증명하려했고 그것에 그 어느 누구보다다 더 가깝게 다가가려 했다. 소설은, 리만이라는 천재 수학자의 삶인 동시에 수학교수의 삶까지 투영하고 있다. 리만이 세운 가설은 언제, 그리고 누구한테서 증명되어질지는 미지수다. 수학교수가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 상태로 머무른 것처럼, 리만의 제타함수는 현재의 수학계에서도 풀이해 내지 못하는 하나의 과제다. 또한, 소설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리만의 제타함수 가설이 증명이 된다면 온라인의 전자상거래가 붕괴되어질 것이라는 위험성을 수학계에서는 추측해내고 있다. 리만이 살아있을때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가설이 결국은 그가 죽고 세월이 지나서야 풀리지않는 가설로 존재한다. 수학교수의 일기로 풀어낸 리만의 삶은 가난하고 고단했지만 숫자가 지니고 있는 영원성에 비한다면 그는 이 가설이 증명되어지는 날까지 영원히 각인되어 질 것이다.

 

 수학교수를 이 책의 저자로 본다면, 그는 우리가 모르는 리만이라는 수학전채에 대한 이야기를 의도한대로 쉽게 풀어내주었다. 부끄럽게도 이 책을 접하지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위인임에 분명하다. 또한 리만이라는 인물과 함께 소설의 구성 또한 탁월했음이 분명하다. 읽은 것은 수학교수의 일기장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수학교수의 비밀스런 일기를 아내인 카린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연했던 한 마디 말에 아연해졌음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리만의 평전이라 생각했고, 일상에 질린 한 남자의 삶의 단면이라 생각하며 정독에 가까운 독서를 했는데도 저자는 독자가 생각치 못한 반전을 꽁꽁 숨겨둔 채 완벽한 소설로 마무리를 지었다. 수학에 관심이 없다면, 이러한 주제를 품고 있는 소설에 손이 가지 않는 책으로 치부되었을수도 있는 것을 흥미로운 소재를 곁들여 알지 못했던 것들을 일러주는 소설이다. 뜻 밖의 반전과 19세기의 수학 천재의 삶은 함께 어우러진 이 소설은, 어드레사의 추천사처럼 픽션에 익숙해져있는 독서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g****a 2011.04.1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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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다양한 수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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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리만.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 아틀레 네스가 아니었다면, 평생 리만의 가설 혹은 제타함수 같은 19세기 천재 수학자의 연구 성과에 대해 몰랐으리라. 사실 리만만큼이나 역사와 허구가 뒤범벅으로 중첩된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의 작가 아틀레 네스 역시 생소하기만 하다.   소설은 이 소설의 화자인 티리에 라이트너 후세라는 40대 중년 수학 교수의 실종신고로 시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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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리만.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 아틀레 네스가 아니었다면, 평생 리만의 가설 혹은 제타함수 같은 19세기 천재 수학자의 연구 성과에 대해 몰랐으리라. 사실 리만만큼이나 역사와 허구가 뒤범벅으로 중첩된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의 작가 아틀레 네스 역시 생소하기만 하다.

 

소설은 이 소설의 화자인 티리에 라이트너 후세라는 40대 중년 수학 교수의 실종신고로 시작된다. 서두에서도 말한 독일 하노버 출신의 천재 수학자 리만의 평전을 쓰겠다는 프로젝트에 헌신해서, 작문강좌에도 나가던 그가 왜 갑자기 사라져 버린 걸까? 미스터리물의 공식대로, 남은 사람들은 그가 남긴 자료로 그의 과거 행적을 추적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핵물리학 등 현대 과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베른하르트 리만이 남긴 위대한 수학적 업적은 그를 불멸의 제단으로 이끌었다. 이런 위대한 인물의 생애를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힌 티리에는 그의 우상처럼 글쓰기에는 젬병이었나 보다. 그래서 작문강좌에 등록하고, 뒤늦은 글쓰기를 배운다. 문제는 그렇게 시작한 작문강좌가 그의 삶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게 되는 발단이었다는 점이다.

 

티리에는 작문강좌에서 할덴이라는 도시에 사는 동갑내기 독일어 교사 잉빌드를 만나게 되고, 20년의 결혼생활이 주지 못했던 짜릿한 긴장과 흥분에 휩싸이게 된다. 각각 두 명의 십대 자녀를 둔 두 사람은 티리에가 수행 중인 리만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공고한 유대감을 구축한다. 티리에의 아내 카린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감정은 리만처럼 한때 목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형성되었을 도덕관념 때문에 고통의 원천으로 작동한다. 외도를 저지르는 여느 가장처럼 그렇다고,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쫓을 수도 없는 판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티리에와 잉빌드의 리만 프로젝트는 리만이 활동했던 독일 괴팅겐으로까지 확대된다.

 

아틀레 네스의 매혹적인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19세기 실존 인물이었던 리만 교수의 행적과 그의 삶을 추적하며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져 버린 티리에와 잉빌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큰 축으로 한다. 이런 다층적 구조를 통해 작가는 자신이 쫓는 우상처럼 점점 변해가는 티리에의 삶에 방점을 찍는다. 풀리지 않는 리만의 가설처럼, 티리에 역시 어느 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증발해 버린다. 티리에의 삶은 그 자체로 미스터리가 되었다.

 

이런 두 가지 축에 권태로워 보이는 중년 부부의 삶 그리고 언제든지 위기로 치달을 수 있는 십대 청소년 자녀를 둔 노르웨이 중산층 가정의 모습도 슬쩍 작가는 내비친다. 티리에의 아내 카린이 가르치는 노르웨이어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지만, 자신의 전공인 수는 전 세계적인 공통어라는 표현에 눈길이 간다. 그래서 티리에는 자신이 쓰는 리만의 평전도 아름답고 매혹적이면서도 명확한 수처럼 날카롭고 명료하게 저술하고 싶어한다. 물론, 냉철한 현실주의자답게 티리에는 외도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차가운 현실’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을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이 등장했는데 그게 자신의 아내 카린이 아니라는 사실 앞에 티리에는 작아질 수밖에 없었으리라.

 

티리에는 수학의 세계가 아름답고 매혹적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거의 강제로 하고 싶지 않은 수학공식과 처절하게 싸워야 했던 학창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티리에가 말한 것처럼 수학의 세계와 결별하는 대로 가능한한 빨리 잊으려고 경주를 하지 않았던가. 나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사람도 그랬다는 공범의식에 즐거웠다.

 

아틀레 네스는 소설의 실질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리만 교수와 화자 티리에 사이에서 마치 저글링 하는 듯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둘 사이에서 어느 쪽에서도 치우치지 않는 절묘한 균형감각이 놀랍다. 하지만, 티리에는 리만의 삶의 궤적을 쫓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우상처럼 변해 버린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요즈음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장편 <블론드>를 읽다가 잠시 독서 슬럼프에 빠졌었는데,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오게 해준 아주 고마운 책이다. 감사.



h******1 2011.04.26.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부분의 합은 전체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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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삶은 짧고 특색이 없다. 그러나 그의 발견은 영원성을 지닐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p.111   중년의 수학자가 실종되었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경찰은 그의 행방을 찾지 못하던 와중에 수학자의 딸이 아버지의 서재에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보여드리기 힘들 정도로 은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아버지의 행방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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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삶은 짧고 특색이 없다. 그러나 그의 발견은 영원성을 지닐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p.111

 

중년의 수학자가 실종되었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경찰은 그의 행방을 찾지 못하던 와중에 수학자의 딸이 아버지의 서재에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보여드리기 힘들 정도로 은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아버지의 행방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경찰에게 알려온 딸. 그 파일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었던 것일까?

 

노르웨이에서 평생을 소수(素數)를 연구하는데 바친 중년의 수학교수가 있다. 그는 노르웨이어 교사인 부인, 딸과 아들과 함께 평온한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

그런 그의 심정이 담긴 문서 파일. 파일 속에는 리만 평전을 집필하는 작업 중의 생각과 더불어 딸의 남자친구에 대한 질투라던가 부부생활에서 느껴지는 감정 그리고 새로운 만남과 사랑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ㅡ.

 

소수는 분명 예전부터 많은 수학자들을 매혹시켰다. 가장 간결하면서도 명확해 아름답고 명징한 증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클리드(Euclid)의 '소수의 무한성'의 증명에서부터 골드바흐의 추측(Goldbach's Conjecture), '소수의 무한성'에 대한 오일러(Euler)의 증명으로 파생된 리만 가설(Riemann Hypothesis)과 같은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난제를 남기기도 했다. 소수는 무한하지만 소인수분해의 어려움으로 인해 '무한하다는' 소수들을 계속 찾지는 못하고 힘겹게 힘겹게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소수를 찾는데 시간을 보내는 수학자도 있었고, 아직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과연 다음으로 알려질 가장 큰 수를 찾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현대의 관점에서는 '아니오'일 것이다. 오로지 계산만으로 소수를 찾아내야 한다면 시간은 오래 걸릴지 몰라도 인간의 뇌를 대신해 '컴퓨터'라는 녀석이 알아서 계산을 해주니 말이다.

 

이 소설 속의 주인공 역시 이런 '존재감이 미미해진' 소수와 같은 심정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닌 리만의 발견을 생각하며 그가 살아간 생애를 되짚어보며 자신의 상상력을 '리만의 삶'을 재구성하는데 써 보고 싶었던 것이리라.

그리하여 수학자는 리만의 삶에, 자신의 글 속에서 살아날 그의 삶을 더 매력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글쓰기 강좌에 참석한다. 그리고 그는 그 곳에서 잉빌드를 만난다.

43세의 나이에 새롭게 느껴진 사랑의 감정.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다ㅡ.

 

나는 공식적인 내 모습 뒤에 숨어 있는 그림자처럼 비밀스러운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은밀하고 은폐된 세계. 그것이 바로 내 세계가 된 것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규칙, 새로운 기하학, 영원히 지속되는 평행선 따위는 없다.

-p.126

 

한 사람의 평전을 쓰는 것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철저히 객관성을 유지하는 문체로 그 사람의 삶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 혹은 그 삶을 묘사하는 데 작가의 상상력과 감성을 적절히 불어넣어주는 것? 어쨌든 수학사에 있어 위대한 발견을 한 리만의 평전은 극적이고 아름답게 씌여야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천재들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리만의 삶은 짧고 특색이 없다. 상당히 소심하고 겸손한 성격에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리만은 아버지와 남동생이 일을 해 번 돈을 학비로 쓰며 상당히 스트레스에 시달린 삶을 살아간 듯하다. 훗날 리만의 수학 교사였던 선생님마저 '...리만과 같은 천재를 가르친 것이 행운이라고 여겼습니다. 또한 제가 세기의 천재가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영광만으로도...(p.55)'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과연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천재들의 회고에 종종 등장하는 것처럼) 상투적인 말만 한 걸로 봐서 리만은 독특한 괴짜도 아닌 조용하고 묵묵한, 수학에는 뛰어나지만 독일어 등은 잘 하지 못하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평범했을지도 모를 리만의 삶을 재구성하는데 필요한 일화와 수학자가 지금까지 누려보지 못했던 삶의 다른 방향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함께 병행되어 흘러가는동안, 어느샌가 이야기의 초점은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이 아닌 지극히 평범했던 한 수학자의 비밀스러운 삶의 행적으로 옮겨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워보이지만 어느샌가 사춘기가 되어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히는 아들이라던가 예전과 같지 않은 딸이 데려온 남자친구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질투, '안정감'을 추구하는 아내 카린과 가족이 중심이 되어 다른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지난 날에 대한 아쉬움 등등 위태롭게 흘러가던 중년의 남자의 일상. 인생의 분기점을 맞이한 그가 선택한 것은 새로운 삶의 방향을 향해보는 것이었다. 수학자가 아닌 '글쓰기'에 도전해 보는 것, 그 곳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만남과 비밀스러운 연애. '새로운 규칙, 새로운 기하학, 영원히 지속되는 평행선 따위는 없(p.126)'지만 수학자의 삶은 나름대로 또 다른 비밀스러운 세계를 구축한 것이다.

 

인생에서는 호수든 악수든 현재 서 있는 자리에서 계속 가야 한다.

지금까지의 게임이 아주 사소한 일에서 결정되는 그 순간에도 삶은 계속된다.

-p.224

 

수학자도, 중년도 아닌 나로서는 43세의 나이로 나름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어느정도 분기점을 맞은 시점에서 되돌아본 수학자의 삶과 그의 앞으로의 삶에 대한 선택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감을 할 수 없었다. 그 시점에서의 중년의 심정에 공감한다는 것이 오히려 말이 안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상해본다. 지금 이 순간이든,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후 분기점을 맞았다고 판단되는 시점이든, 혹은 죽음을 앞둔 때이든 그 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 것인지. 혹은, 누군가의 평전을 쓰기 위해 그의 삶의 행적을 따라가보며 그 삶은 어떠했을지.

 

그저 태어나서 성장하고 학교를 다니고 직업을 갖고 배우자를 만나 자녀를 두고 가정을 이루는 삶에 더불어 각자 자신의 일에 맞추어 업적을 이루어내는 것의 단조로운 나열로 그 삶은 끝나는 것일까? 내가 태어났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내 삶의 전부인 것일까?

분명 누군가의 삶을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생각해보면 그가 살아간 하루하루의 합(合)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분의 합은 전체와 같지 않다.

그 하루는 그저 무의미한 24시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아니다. 그 속에는 수많은 감정과 생각이 있었다. 사소한 결정으로, 중대한 결심으로 내려 정한 방향이 삶의 흐름이 되었다. 결심을 내리는 그 순간에도 그저 '시간'과 '공간'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틀레 네스의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닮지 않은 듯 닮은 리만이라는 수학자의 삶과 리만만큼 훌륭하지는 못했던 수학자의 삶을 함께 그려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갔던 하루하루라는 부분의 합은, 그저 '수학자의 일생'이라는 전체 그 이상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p********9 2011.04.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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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묘한 공명(共鳴)을 일으키는 두 명의 수학자의 삶을 엿보는 지적 즐거움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묘한 공명(共鳴)을 일으키는 두 명의 수학자의 삶을 엿보는 지적 즐거움" 내용보기
리만(Georg Friedrich Bernhard Riemann, 1826~1866).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독일의 수학자로 해석학, 미분기하학에 혁신적인 업적을 남겼으며, 그가 남긴 기하학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기술에 사용되었을 정도로 후대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위키백과 사전 발췌). 특히 그가 처음 형식화했다는 “리만의 가설(Riemann hypothesis)” - 어떤 복소함수가 0이 되는 값들의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묘한 공명(共鳴)을 일으키는 두 명의 수학자의 삶을 엿보는 지적 즐거움" 내용보기

리만(Georg Friedrich Bernhard Riemann, 1826~1866).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독일의 수학자로 해석학, 미분기하학에 혁신적인 업적을 남겼으며, 그가 남긴 기하학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기술에 사용되었을 정도로 후대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위키백과 사전 발췌). 특히 그가 처음 형식화했다는 “리만의 가설(Riemann hypothesis)” - 어떤 복소함수가 0이 되는 값들의 분포에 대한 가설. 즉 1과 그 수 자신으로만 나누어 떨어지는 소수(素數:2·3·5·7·11 등)들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학설(네이버 백과사전)은 1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1세기 이상 미해결인 상태로 남아 있으며,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이자 199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역시 천재 수학자로 잘 알려진 존 내쉬(John Forbes Nash Jr.)조차 리만 가설을 풀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할 정도이니 수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미해결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리만”이라는 수학자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전부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여느 천재 수학자들과 그리 다를 것 없는 그의 삶에 뭔가 비밀이 숨어 있다고 이야기하는 책을 만났다. 바로 노르웨이 작가 아틀레 네스의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원제 Roten Av Minus En / 비채 / 2011년 4월)>이 그 책이다. 혹 리만도 천재성 때문에 외계인으로 종종 오해(?)받는 아인슈타인처럼 뭔가 신비주의(神秘主義)나 음모론(陰謀論)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쳐 들었다.

 

책 첫 페이지부터 아버지가 실종된 지 벌써 나흘째라는 딸과 경찰의 대화로 시작된다. 단서라고는 아버지 컴퓨터에 담겨있는 문서파일 뿐. 엄마에게 보여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사적인 내용이 담긴 파일이 소개되면서 이 소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마흔 세 살의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있는 중년남성인 “나”는 노르웨이 지방대에서 수학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이다. 나는 천재 수학자이자 어린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던 “소수”에 대한 가설(-> 리만 가설)의 주창자인 “리만”의 일생을 평전으로 쓰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 3개월 동안 고작 한 페이지 밖에 쓰지 못할 정도로 난항을 거듭하자 글 쓰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창작입문강좌인 “전문작가를 위한 세미나 - 살아 숨 쉬며 긴장감이 도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작가입문강좌”에 수강 등록 한다. 그 강좌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독일어 강사인 비슷한 연배의 중년 여성 “잉빌드”를 만나게 되고, 나는 기본적인 수에 대한 이해력이 탁월하며 내 습작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을 제시하는 그녀에게 매력을 느낀다. 경제적으로 큰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 아내와 사랑스런 아들과 딸을 가진 인생의 황금기라고 여겨온 삶이 이때부터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어느덧 성장해서 자신을 멀리하는 두 아이, 이제는 시들어버린 아내와의 애정으로 자신만의 공간에서 평전을 집필해가던 “나”에게 잉빌드는 어쩌면 밋밋한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런 존재가 되어가고, 결국 리만의 평전 작업이 진행되면서 나는 잉빌드와 더욱 많은 의견을 나누며 가까워지고 결국 불륜 관계를 맺게 된다. 이때부터 “나”는 자신의 작업노트(일기)에 집필하고 있는 리만 평전의 내용과 함께 자신의 비밀스러운 일탈(逸脫)을 병행해서 적어 내려간다. 잉빌드와의 위험한 사랑이 깊어지면서 부부사이에는 다툼이 잦아지고 반항적이 되가는 아들로 인해 마음이 더욱 흔들려 버리는 나는 리만에 대한 자료 조사를 위해 독일로 잉빌드와 밀월여행을 떠나게 된다. 더 머물고 오겠다는 잉빌드를 남겨놓고 온 나는 평전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데 그러던 중 나는 흔적조차 하나 남기지 않고 갑자기(!) 사라져 버리며 일기는 끝을 맺는다. 아내는 일기 속에 상세히 묘사되어 있는 남편의 불륜이 그저 ‘문학적 허구의 묘사’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불륜 대상이었던 잉빌드 조차 독일 여행은 혼자만의 여행이었을 뿐 일기장의 모든 불륜 사실은 거짓이라고 부인한다. 그렇다면 과연 리만 평전을 집필했던 수학교수 “나”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단란한 가정과 대학교수라는 사회적 위치를 하루 아침에 버려두고 사라져버린 이유는 진정으로 무엇일까? 책은 어떤 해답도 내놓지 않은 채, 말 그대로 결론을 “비밀”로 묻어둔 채 끝을 맺는다.

 

책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19세기 천재 수학자 리만의 삶과 그의 평전을 집필하는 현재의 수학자 “나”의 이야기를 두 축으로 교차로 진행된다. 따라서 제목에서의 “비밀”은 책 중 작가인 “나”가 리만에 대해 알려진 여러 정보들의 편린(片鱗)을 재구성해서 들려주는 리만의 삶과 그의 수학적 업적으로 볼 수 도 있고, 리만의 평전을 집필해가면서 우연찮게 만난 여인으로 의해 평온했던 일상이 하나씩 무너져 내리는 과정과 결국 의문스러운 실종을 “비밀”로 볼 수 있는 중의적(重義的)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독자들에게는 그저 수학자로서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을 - 나도 리만에 대해서는 그가 수학자였다는 것과 그의 가설로 설명했던 소수(素數) 개념이 오늘날 신용카드 등의 전자거래 보안에 응용되고 있다는 정도의 기초적인 상식 수준만 알고 있었다 - 리만의 삶을 책 속 “나”의 필치에 따라 하나씩 구성해 보는 지적 재미와 함께 자신의 불륜 사실을 가감 없이 상세히 기록해 놓은 일기장을 엿보면서 평범한 중년의 삶이 어떻게 흔들리고 번민하는지 , 즉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재미 두 가지 모두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먼저 책에 등장하는 수와 연관된 각종 지식들과 리만이 연구했다는 각종 수학적 이론. 동시대를 살았던 수학자들 이야기는 지적 즐거움을 느꼈던 독자들도 있겠지만 수학 비전공자인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어서 읽는데 꽤나 애를 먹기도 했다. 그리고 일기 속에 소개되는 리만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리만의 삶을 온전히 구성해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는데 책의 말미에 책 속 작가가 집필하고 있었다는 평전을 따로 구성해서 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인 “나”의 갑작스런 실종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도 난감한 부분이었다. 연인과 함께 사라졌다면 그렇고 그런 치정(癡情) 사건이었겠지만 일기에도 어떤 단서 하나 남겨 놓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나”의 실종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리만의 가설에 대한 작가의 역설적인 해석, 즉 리만 가설은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나”의 실종처럼 결코 해결되지 않을 그런 이론으로 남을 것이라는 작가의 일종의 예언(?)이 아니었을까 내 멋대로 추측해본다.

 

책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재미있는 책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의 속살까지 올곧이 이해해내지 못하고 그저 피상적인 줄거리 위주로만 읽어낼 수 밖에 없었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래도 19세기와 21세기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묘한 공명(共鳴)을 일으키는 두 명의 삶을 엿보는 지적 즐거움 만큼은 강한 느낌으로 남을 그런 책이 될 것 같다.

 



a*****7 2011.04.2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내용보기
'그는 주변의 모든 사물을 거대한 구조의 일원으로 간주하는 거시적이고 풍부하고 대담한 상상력을 갖고 있었다. 나는 리만이 작곡가이자 지휘자처럼 느껴진다. -본문 중에서'      공대를 다니면서도 가장 싫어하는 과목은 단연 수학입니다. 애시당초 수학에 취미가 없었던 탓도 있지만 스스로의 한계를 그보다 더 잔인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과목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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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주변의 모든 사물을 거대한 구조의 일원으로 간주하는 거시적이고 풍부하고 대담한 상상력을 갖고 있었다.

나는 리만이 작곡가이자 지휘자처럼 느껴진다. -본문 중에서'

 

 

 공대를 다니면서도 가장 싫어하는 과목은 단연 수학입니다. 애시당초 수학에 취미가 없었던 탓도 있지만 스스로의 한계를 그보다 더 잔인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과목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만 위안이 되는 것은 수학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의 세계에는 더 큰 절망감을 느끼게 만드는 천재들과 증명이 불가능한 문제들이 널려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그 무서운 나선계단에 발을 올려놓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또한 수학교수이지만 중년에 접어들어 어떠한 뚜렷한 학문적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나선계단 중간 어디쯤의 남자입니다. 딸과 아들을 두고 적당히 병들어 있는 현대의 평범한 가정을 가진 평범 그 자체의 사람. 그는 수학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 중 한명인 리만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에 대한 평전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문학적인 소양을 기르기 위해 신청한 수업에서 그는 한 여성을 만나게 되고 불륜의 달콤함에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그의 소심함과 나약함, 섬세함은 리만의 그것과 묘하게 닮아 있기에 그는 글쓰기에 더 매진합니다. 하지만 불륜에 빠져들면서 종교와도 비교할 만한 리만의 순수한 열정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리만의 행적과 심리상태를 따라 글을 쓰다가 어느새 자신의 마음이 평소에 담겨 있던 상자에서 튕겨져 나와 있음을 발견한 그.

 

 그의 글은 온전히 완성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미 변해버린 그와 가족의 생활은 어떻게 될까요?

 

 

-------------------------------------(스포있음)-----------------------------------------------

 

 

 ......이 책은 여러가지로 읽는 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소수'가 갖는 의미에 집착한 '리만'이라는 사내도 그렇고 그 리만에 집착하는 주인공 또한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의 사람들이기 때문이었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책 내용은 의외로 수학에 대한 이론보다는 수학자들과 그들에 관한 에피소드 형식을 언급하는 정도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 결말부의 애매모호함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리만의 가설'이 현재 증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리만의 삶이 알려진 바가 적다고 해서 이 책까지 그럴 필요가 꼭 있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 책의 작가 입장에서 주인공과 리만의 겹치기- 작품과 리만을 겹치는 것이 꽤 근사하게 여겨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에 열린 결말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계속 풀고 싶을 정도의 자극이 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과 리만이 애초에 감정이입이 힘든 부류의 사람이기에 그들의 모습을 확실하게 지어내는 것이 '소설'을 읽는 제가 원했던 모습이거든요.

 

 어쩌면 제가 그만큼 이 책의 결말을 궁금해 했기 때문에 그 반동이 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와 겹쳐 보이진 않았지만 리만이란 수학자는 꽤 매력적이라 느껴졌습니다. 신선한 소재와 여타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는 괜찮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d**7 2011.04.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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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수학, 그리고 비정한 삶의 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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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실종된지 얼마나 됐습니까?' 독일의 수학자인 베른하르트 리만(Georg Friddrich Bernhard Riemann)과 그가 제기한 '리만의 제타함수'라는 가설을 배경으로, 한 남자의 독특한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사실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이 작품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을 한계지을 수는 없을 것도 같지만 말이다. 아버지가 실종된 지 나흘째, 경찰서를 찾은 그의 딸과 경찰의 대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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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실종된지 얼마나 됐습니까?'

독일의 수학자인 베른하르트 리만(Georg Friddrich Bernhard Riemann)과 그가 제기한 '리만의 제타함수'라는 가설을 배경으로, 한 남자의 독특한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사실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이 작품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을 한계지을 수는 없을 것도 같지만 말이다. 아버지가 실종된 지 나흘째, 경찰서를 찾은 그의 딸과 경찰의 대화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딸은 아버지의 실종신고를 하고 아버지의 컴퓨터에서 찾게 된 일기와도 같은 문서들을 경찰에 건넨다. 그녀의 아버지는 수학교수이다. 십대인 딸 빌데, 아들 크리스티안, 아내 카린. 평범해보이는 가정, 자신의 일과 삶에 충실했던 이 남자는 왜, 어떻게 사라져버린 것일까? 이제 그 비밀이 시작된다.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노르웨이의 한 수학교수가 리만의 전기를 집필하게 되면서, 천재학자 리만의 기념비적인 업적과 그의 삶, 그리고 리만의 전기를 준비하는 동안 변화되는 자기 자신의 일상을 적어내려간 일기 형식의 작품이다. 리만의 가설은 '현대 수학에서 히말라야의 처녀봉과 같은 위상' 이라고 한다. 짧게 쓰여진 공식과 설명만으로 리만의 가설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의 가설이 우리에게 익숙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면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놀라운 가설이자 수학적 발견인지 알 수 있을것도 같다. 어찌되었건 중년의 이 노르웨이 수학교수는 리만을 연구하고 그의 평전을 준비한다.

 

'리만의 삶은 짧고 특색이 없다. 그러나 그의 발견은 영원성을 지닐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가난하고 의기소침하며 서툰 왼손잡이에 폐병까지 걸린 사람이 쓴 가설이 후세에 미칠 영향력과 파급력을 그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심지어 그 자신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 P. 111 -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의 토대가 된 제타함수, 아직까지 그 누구도 이 가설을 증명하지 못해 세계 7대 난제로 불리기도 하는 이 가설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렸다.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중년의 수학교수의 작업노트이자 은밀한 일기장이다. 이 작업일지겸 일기장은 세가지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리만의 가설을 기초로 한 수학적 조사, 가난하고 피폐했던 리만의 가정사와 삶, 그리고 리만 평전의 기획과 집필에 관련한 수학교수 자신의 은밀한 이야기로 말이다. 평범해보이는 가정의 가장이자, 수학교수로서 만족스런 삶을 살아가는듯 보이던 그의 일생에 찾아온 변화는 무엇이고 그가 실종된 이유는 무엇인지 양파 껍질이 벗겨지듯 하나씩 하나씩 비밀이 그 속살을 내어보이게 된다.

 

마흔 세살의 중년, 과학적 글쓰기에 익숙한 수학교수 평전 집필! 이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교수는 주말을 이용한 작가 입문 강좌에 참여하게 되고, 리만의 평전 집필을 하나하나 진행해 나간다. 처음 순조로워 보이던 이 작업은 같은 강좌에 다니던 독일어 강사 잉빌드와 사랑에 빠지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빠져들과 만다. 첫번째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온 딸에게 알 지 못할 질투를 느끼게 되고, 아들은 점점 비행을 일삼고 반항적으로 변해간다. 아내와는 사소한 다툼이 늘어가고... 대수학자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중년에 다다른 수학교수의 일탈.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독특한 수학체계와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색다르고 독특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불운한 삶을 살았던 한 천재 수학자의 일생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삶의 의미, 자기 자신이 걸어가는 발자욱을 돌아보는 한 중년이란 이름의 수학교수의 은밀한 일상이 대비된다. 리만이란 수학자의 비밀스러움보다 더 은밀하고 비밀스런 그의 작은 노트는 읽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일상이란 평범함에, 자신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한번쯤 고민할 시계의 추 끝에 놓여진 이들의 촉수를 건드리는 작품이다. 미스터리라는 장르속에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을 가둘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리만이란 19세기 천재수학자의 일생처럼, 그의 그림자를 쫓는 중년의 수학자의 은밀하고 내밀한 일상이 단순히 미스터리의 틀 속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수학이 이렇게 낭만적인지 미처 몰랐어. 당신이야 말로 위대한 발견을 한 천재가 자연과 세상에서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하고 있어.' - P. 111 -

 

소수 [小數, decimal] 에 대해 관심이 컸던 수학교수. 0과 1사이의 실수를 말하는 소수는, 수학교수 자신의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극히 미미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이 작은 숫자들과 자신의 존재 의미를 매칭시키는, 그는 어쩌면 리만을 만나 그런 자신의 삶을 극복해나간다. 아니 평범한 일상에 던져버린 작은 돌 하나로 그의 일상은 일탈의 길을 걷게 된다. 그렇게 은밀하고 비밀스런 삶속에서 그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이란 느낌있는 제목과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고 아담한 이 책은 처음 생각했던 내용을 담아내고 있지는 않다. 물론 리만이란 천재 수학자가 등장하고 그가 중심이 되지만, 작품의 전반을 담당하는 것은 바로 수학교수, 그의 삶이고 일상, 일탈이다.

 

수학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과 역사, 수학자들, 수(數)와 연관된 독특한 이야기들이 또 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미스터리라는 장르속에 과거 19세기 천재수학자 리만의 특별한 가설을 녹여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그런 평범하고 정형화된 이야기의 틀을 벗어나 우리 일상과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색다른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 바로 이 작품이 담고있는 특별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천재 수학자의 모습을 통해 수학(數學)이라는 딱딱하게 느껴지는 이름이 전혀 다른 느낌, 조금더 부드러운, 이야기가 담긴 낭만으로 다가온다는 점도 이 작품에서 놓칠 수 없는 점이다.

 

'존재감이 미미한 소수처럼은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라는 외침은 단지 그만의 이야기가 아닐것이다. 천재 수학자 리만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또 다른 이야기들을 다시금 독특하게 풀어낸 노르웨이 작가 아틀레 네스의 이 작고 조그만 책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일상속에서, 지친 그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평범하고 틀에 박힌 소설에 싫증난 독자들에게 이 소설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주기에 충분해보인다. 노르웨이에서 날아온 이 은밀하고 비밀스런 지적 소설은 그렇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특별함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e****e 2011.04.2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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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아틀레 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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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 아틀레 네스   ……다시 말해 나는 내 삶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아버지의 실종을 알리는 딸과 경찰의 대화로 시작하는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솔직히 읽기 전에 나도 모르게 약간 겁이나고 걱정이 되었다. 이유는 다름아닌 '리만'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리만이 '수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난 수학엔 영 소질이 없었고 그랬기 때문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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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 아틀레 네스

 

……다시 말해 나는 내 삶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아버지의 실종을 알리는 딸과 경찰의 대화로 시작하는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은 솔직히 읽기 전에 나도 모르게 약간 겁이나고 걱정이 되었다.

이유는 다름아닌 '리만'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리만이 '수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난 수학엔 영 소질이 없었고 그랬기 때문에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수학자의 평전을 쓰는 수학자 이야기라니. 약간의 걱정스러움을 손끝에 담은 채 책장을 넘겼다. 위에서 말했듯, 이야기는 갑자기 실종된 아빠의 컴퓨터를 조사하던 딸이 발견한 일기를 비롯한 몇 개의 문서 파일을 차례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나'는 수학자이고 19세기의 천재 수학자 리만의 평전을 쓰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좀처럼 진도는 나가지 않고 글쓰기 조차 초보수준이라 글쓰기 강좌에 나가게 된다. 거기서 독일어 강사 잉빌드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의 밀회를 즐기는 한편 그 밀회로 인한 죄책감과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다.

 

그의 가정은 '겉'으로는 너무나 평탄하고 평범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자연스럽게 풍겨져 나오는 것이 아니고, 인위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투명한 벽을 치고 그 벽을 존중해 주고 있을 뿐 아슬아슬하고 불편함을 가장한 평범함 인 것이다. 이것에 회의를 느꼈을까. 그는 더이상 존재감 없는 나를 버리고 오로지 리만의 삶을 재조명하기위해 온 힘을 쏟는다. 아직까지도 난제로 남아있는 가설을 만든 천재적인 리만의 삶를 정확하고 제대로 써내려가는 것이 마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에게 나타난 여인 잉빌드. 자신의 모든 상황을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이 여인과의 밀회 또한 그의 존재감에 희미한 빛을 밝혀준다. 이 둘의 위험한 밀회와 리만에 관한 짦은 이야기들이 교차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제목처럼 '비밀스럽게' 흘러간다.

 

그 사이 그는 감지했을까. 잉빌드와의 밀회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자신도 모르게 그의 가정의 투명한 벽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부부사이에 전에 없던 다툼이 잦아지고, 아들 크리스티안은 점점 반항적이 되어간다. 리만의 평전 역시 방향을 잃고 벽에 부딪힌다. 결국 그는 조사 차  잉빌드와 리만이 있었던 독일 괴팅겐으로 떠나고 아쉽기만 하던 밀회도 마음껏 즐기고 리만에 대한 조사도 착실히 해나간다. 만족스런 결과를 얻은 건 아니지만 조사를 끝내고 더 남겠다는 잉빌드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그는 먼저 돌아온다. 그 후 몇번의 연락이 오가고, 그는 갑자기 사라진다. (이 부분에서 어찌나 벙 쪘던지!) 그의 실종은 이미 첫페이지에서부터 나와 알고는 있었지만, 왜 갑작스럽게 느껴졌을까 생각해보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가 사라져야할 또는 사라졌어야했던 이유 말이다. 그렇게 평탄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고 따라갔을 뿐인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거야?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게다가 스포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껏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뒤에 가서야 알았다니 그동안 읽었던 추리소설들이 아까울 정도였다.

 

이쯤되면 모두 눈치 챘겠지만, 내가 처음 책을 만났을때 겁이나고 걱정이 되었다는 건 그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었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책을 들지 못했던 것 빼고 오로지 책의 내용만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생각처럼 어렵고 막히는 부분은 없었다. 물론 수학공식이나 용어에 대한 건 궁금하면 개인적으로 찾아보면 그만인 것이고, 또 그걸 모른다고 이야기 흐름에 방해가 된 건 절대 아니였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리만과 그의 삶은 왠지 교차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도 같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리만을 선택했던 것일까? 그의 존재도 리만의 천재성처럼 나중에 증명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평전을 쓰려고 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c*******1 2011.04.2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