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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ing: 임산부, 모유수유 중인 산모, 알콜 관련 질환으로 치료 중이신 분은 읽지 마시오! 와인을 위한 낱말에세이. 경력 40년차 소믈리에가 와인에 관한 낱말 100개를 뽑아서 단어 하나를 가지고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책이다. 와인에 대해 알고는 싶은데, 전문적인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와인은 알고 싶지만 깊게는 알기 싫고, 어느 정도 말만 알아들을 수 있으면 만족할 수 있는 초심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와인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마실 수 있는 가'에 대해 집중한다. 와인이 주는 즐거움은 맛과 향을 즐기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와인의 역사나 와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곁들이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어렵지 않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미용실 잡지마냥 화려한 사진을 싣고, 온갖 상표를 나열하며 설명하지 않는다. 오로지 글로만 차분하고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가령 와인잔은 만능잔 하나여도 충분하다는 식이다. 문체가 간결해서 참 인상적이었다. 40년차 소믈리에면서 말하는 건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말하듯 한다. 와인은 어떤 게 좋으냐는 물음에 네가 직접 마셔보면 된다고 툭툭 이야기해준다. 어떤 대회에서 상을 땄느냐는 중요치 않다고, 와인이 본연의 맛을 가장 아름답게 뿜어내는 그 순간이 가장 맛있는 와인일 거라고 말이다.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책인데, 모유수유 중만 아니었으면 와인 한 병을 따서 컵에 따라놓고 홀짝홀짝 마시며 읽었을 것 같다. 내가 무심코 마셨던 와인에 이런 맛이 있나 하면서 말이다. 와인을 위한 100개의 단어에 관한 에세이. 이 책은 내 책장 한 켠에 오랫동안 머물 것 같다. 내가 와인을 다시 마시는 날, 이 책을 꺼내어 천천히 와인 맛을 음미하며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