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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국가들은 국경이 서로 맞닿아 있고 자유자재로 왕래할 수 있어서, 그것이 유럽인과 일본인의 정신구조 차이의 본질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대륙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도 민통선 너머로는 한발짝도 내디딜 수 없는 우리의 상황도 그러고보면 일본과 별반 차이는 없다. 그래서인가, 유럽에서는 문을 열고나간 사람이 다음 사람이 다가올 때까지 그 문을 붙잡아주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일본인들은 자기만 열고나가면 그냥 문을 놓아버려서 허를 찔린 뒷사람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문을 힘겹게 양손으로 막아내며 비명을 지른 경우도 있었다....는 저자의 목격담이 그렇게 생소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일본 문화청이 후원하는 예술가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뽑혀서 떠나게 된 유럽에서의 1년을 정리한 저자 '세노 갓파'의 일종의 메모, 혹은 끄적거린 기록들이다. 순간순간 보고 느낀 것들을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실로 세노 갓파답다. 이 책의 경우는 애초에 책의 집필 자체를 목적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여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먼저 소개된 '인도'편에 비하면 다소 투박한 면도 있지만, 저자의 유별난 호기심이나 따뜻함이 전해져오는 일러스트만큼은 여전하다. 유럽 각국의 차장들의 복장이나, 주택에 달린 창문의 차이, 열차나 호텔 방의 내부 구조등의 세세한 묘사는 서두에서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잡동사니 컬렉션>의 영역을 이미 넘어섰다. 저렴한 숙박시설을 많이 찾아다녔었는지, 각국의 싼 호텔의 평면도가 많이 실려 있다. 호텔의 주소나 숙박료도 적어놓았기 때문에, 지금도 영업하고 있는지, 만약 존재한다면 숙박료가 얼마나 올랐을지도 흥미롭다. 그림 뿐만이 아니라 저자 특유의 맛깔난 설명이나 기발한 생각의 파편들도 즐길 수 있다. 오페라나 친구 관계 등에서 보이는 이탈리아와 독일의 인간성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같은 유럽이라고 해도 그 국민성은 각양각색.... 스위스의 차장은 열차가 흔들릴때 가방이 승객들의 얼굴에 부딪칠수 있기 때문에 무릅까지 내려올 정도로 끈이 긴 가방을 멘다고 하는데 프랑스의 차장은 오히려 끈이 짧은 가방을 메고 있다. 열차가 흔들리면 가방이 승객의 얼굴을 때리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꽉 잡고 있으면 괜찮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결국 정서는 유럽과 동양의 차이가 아니라 나라마다 다 다른 것이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때가 1976년, 이제는 슬슬 구전으로 전해듣기 시작한 시대의 일인데다가, 달나라여행에 필적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해외여행이 자랑거리 정도는 되던 시절의 추억의 기록인만큼, '역시 일본과는 그릇이 다르더라'하는 서구문화에 대한 동경의 시선을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다. 재미있지만 단순한 여행기는 아니다. 일본인처럼 "상대방도 나를 배려해 줄거야" 라든가, "속뜻을 알겠지" 같은 미묘한 사고방식이나 아마에(응석, 어리광)의 구조 따위가 없기 때문이다. (p. 23) .... 라면서, 우선 타 문화권의 근본적인 가치관의 차이를 받아들이라고 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이문화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이다. 습관이나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서 위축되서 여행할 것이 아니라, 부끄러움은 벗어던져버리고 새로운 시각을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로 여행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이문화 커뮤니케이션의 본연의 자세일 것이다. 그 일례들이 잡동사니처럼 수북히 담겨 있다. |
![]() 요즘은 세계의 모습이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탓에 아무리 잘 씌여진 여행기라 해는 몇년만 지나도 조금은 낡은 정보가 되는 마당에 40년전에 씌여진 유럽여행기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니.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너무도 궁금해지는 책이었고 직접 이 책을 읽어보니 아~이런 여행기가 가능하구나..감탄이 절로 난다.
한마디로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다. 관광객들의 눈에 미처 들어오지 못하는 유럽의 숨겨진 부분들이 갓파의 손에 의해 하나하나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참고로 갓파(일본 전설 속의 요괴) 라는 이름은 애칭이었던 것이 나중에는 아예 세노 갓파로 개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갓파가 일년동안 여행한 유럽전역에 있어서 각 나라의 창문의 모양, 기차차장의 옷차림. 머문 숙소의 내부. 유명한 성. 거리 등을 하나하나 스케치한 그림들이 이 책의 90%를 이룬다. 그림에도 세세한 설명을 담은 메모가 곁들여져 있어서 너무 흥미로운데다 그러한 유럽의 모습을 손수 느끼면서 표현해내는 갓파의 생각들이 참으로 솔직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애초에 책으로 낼 생각을 안하고 자신의 직업특성상 가는 곳마다 스케치하는 취미를 살려 하나하나 그려온 것을 주변의 끈질긴 권유로 책으로 내게 낸 탓에, 문체는 어찌 보면 갓파의 솔직한 마음들이 담긴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열차 안을 그리고 있는데 같은 객실을 쓰는 남자가 일본에서 철도조사를 나온 것이냐고 물어봤다. 약간 창피했다." (P.83) "이상한 호텔은 이상한 대로 재미있고, 이렇게 좋은 호텔도 좋다. 결국 나는 어디든 다 좋아하는 것 같다."(P183) 갓파는, 흔히 사람들이 유럽이라고 뭉뜽그려 말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아주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 지역별 일조량과 일조시간, 독자적인 기질, 생활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창문의 크기와 모양을 보면서 당연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창문의 존재에서 독창성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유럽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 국경을 넘으면 바로 다른 나라로 넘어가게 되는 유럽의 특성상 유럽의 국제열차에서는 각 나라의 차장을 다 만나볼 수 있는데 갓파는 이러한 기회도 결코 놓치질 않는다. 한번 올때마다 한컷씩 그려서 완성한 이런 차장의 모습들..역시 나라의 특성에 따라 제복의 분위기. 가방을 매는 스타일, 갓파를 대하는 태도등에서 다양한 차이를 보인다. 보통 차장의 단정하고 규격화된 제복착용의 모습에 비해 오른쪽 이탈리아 차장은 단추를 채우지도 않고 가방은 어깨에 매지도 않고 있다.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아주 잘 느끼는 찰나였다. ![]() ![]() 유럽의 숙소와 골목골목을 스케치한 부분도 참으로 인상적이다. 유럽의 숙소의 단면도는 이후 주~욱 이어지는데 갓파가 각 숙소에서 경험한 내용이나 느끼는 생각들이 참 재밌다. ![]() 유럽에 특히 많은 성들도 이렇게 정밀묘사로 표현하고 있다. 그림들을 볼 떄마다 갓파의 관찰력과 솜씨에 놀라곤 한다. 이 외에도 열차내 안내방송, 열차진입방송, 에펠탑의 난간, 오페라 공연시간 등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유럽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여느 여행기에서는 접할 수 없는 신선한 내용들이었다. 수많은 여행기를 읽어봤지만 이런 스타일의 책은 처음인데 유럽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별로 도움이 되질 않지만 '유럽'이라는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하고 제목처럼 유럽을 좀 더 낭만적으로 탐닉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디를 여행하던지 이렇게 관심을 좀 더 확대하고 다른 쪽으로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면 훨씬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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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예술가이자 칼럼니스트라고 하는 세노 갓파가 지은 놀라운 책이다. ( 작가의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갓파쿠와 모험을 ^^ 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생각하고 쿡 웃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텔레비전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명성을 날리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고전 요괴인 갓파쿠와 닮았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개명을 했다고 한다. 대단하다 ! 기인같다..^^ 일본에서의그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
이 책은 표지부터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책 표지만 보고 이 책을 선택하는 여성 독자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다이어리같은 느낌이고, 종이나? 한지 같은 느낌이 강해서 아름다웠고, 파스텔 톤의 아비가일 무늬 또한 아름다웠다. 또한 내용에 있어서도 직접 방문했던 건물들을 아름다운 선으로 스케치함으로써 펜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감성을, 빈티지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안 쪽도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인데, 우선 펜으로 그렸고, 색깔이 첨부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빈티지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느껴지게 했다. 비어있는 중에서도 아름다운 느낌..
세노 갓파는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독일,스페인 등 유럽의 각 도시들의 옛 모습을 알 수 있게 스케치하고 있다. 40년 전의 이야기인만큼,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빈티지 한 곳을 돌아보면서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만 하다. 마치 <고흐의 방>이라는 그림을 보면서 고흐가 이 곳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하듯이, 세노 갓파라는 작가가 쓴 글과 그림들을 보면서 그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그가 인상적으로 본 것들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작가가 여행하는 스타일이 어떨까? 예전에는 파리와 빈,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어떤 다른점이 있었을까? 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굉장히 재밌을 것이다. 특히 저자는 자신이 머물렀던 방에 대해서 애착을 드러내는데, 창문이 붙어있는 방향이라든가 안 쪽에 있는 가구들의 배치까지 세세하게 그릴 정도로 머무르는 곳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다. 세노 갓파가 서양의 유명 화가인 고흐처럼 유명해졌다면 분명 그가머물렀던 곳도 박물관으로 지정되지 않았을까 ^^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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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낭만 탐닉 세노 갓파 지음 송수진 옮김 시네21북스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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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세노 갓파의 "작업실 탐닉"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5371886 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나서 학교 도서관에 그의 책을 신청했다. 이 책이 들어왔기에 방학을 맞아 빌려 읽었다. 내용 면에서 일본인인 그가 1971년에 유럽을 여행하고 1976년에 출간한 책인데, 40년이 넘어도 이렇게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형식 면에서 자신이 1년 동안 유럽 여행을 하면서 묵었던 숙소를 건축 도면처럼 위에서 내려다보고 그린 그림들을 모았는데 책을 펴낼 정도로 꾸준히 많이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이 흥미롭다(책을 내려고 스케치했던 건 아니었음). 어떻게 보아도 세노 갓파의 책이 맞다.
그는 무대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히 건축물의 구조에 관심이 많다. 물론 직접적으로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며 직접 무대를 보는 행위도 했다. 그러나 유럽문화 전반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숙소(호텔, 민박, 유스호스텔, 민가...)를 묵으며 방의 배치를 그리거나 열차, 성을 스케치하거나 숙소에 비데가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했다. 넓은 유럽 각지의 자연과 기후를 원인 삼아 왜 그런 건축 구조가 나오게 되었는지를 나름대로 분석했다.
연구비 지원을 받아 1년 간 거의 혼자 배낭여행 형식으로 다녔다. 예산이 빠듯했다. 어떤 지역에 도착할 때마다 저렴한 숙소를 찾기 위해 발로 뛰며 고군분투했다. 지난 책에서 봤듯 여기서도 그의 호기심, 긍정적이고 유쾌한 성향이 작동해서 싼 방에 대한 불만을 잘 참았다. 좁거나, 침대가 불편하거나, 춥거나, 책상이 없다는 점을 사실적으로 쓰고 있기는 하다. 특히 그의 다락방 사랑이 재미있었다. "작업실 탐닉"에서 작업실 주인보다 더 세밀하게 보고 구석 구석을 그렸던 성실함은 여기에서도 발동했다. 다음에 그 지역에 또 들를 때를 대비해서였을까, 스케치에 방 호수를 꼭 기재했다.
책 읽는 내내 가보았던 곳들이 생각나 너무 즐거웠다. 특히 그가 짧은 시간 동안 패키지 여행처럼 돈을 들여 사람들과 왁자지껄한 여행을 한 게 아니라, 혼자 자유롭게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유럽 문화를 보고 듣고 경험했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정말 제목처럼 '낭만'적이다. 또한 1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꾸준히 주제 의식을 가지고(이를테면 방의 배치, 비데의 유무 여부, 성 등 다른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보는 지점이 아닌 특이한 지점) 성실하게 기록과 메모를 남겼다는 점이 멋있었다. 자신은 이런 사소한 스케치를 책으로 내도 괜찮느냐고 의문을 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평범한 여행 책보다 훨씬 값지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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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은 그 나라를 기억하기 위해 건물, 풍경 위주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다. 세노 갓파는 특이하게도 실내 위주로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이다. 자로 잰 듯 정밀한 그의 그림은 여행 중에 샤샤샥 그렸다고는 도무지 믿기 힘들다. 세노 갓파의 화풍이 특이한 것은 [작업실 탐닉]에서도 이미 느낀 바 있지만 심지어 여행 에세이에서도 묵은 호텔방마다 평면도를 그렸을 줄이야... 그의 섬세함과 호기심에는 정말 두손두발 다 들었다.
1971년에 여행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는데, 전혀 세월이 느껴지지 않고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은 모든 것을 빛 바래기 쉬운 사진으로 담아내기보다 직접 손으로 정성스레 그려 기록했기 때문이다.
호텔방 평면도 시리즈도 그렇지만, 기차를 타고 있을 때 그린 각국의 차장 패션 시리즈는 자료로서도 충분한 희소가치가 있다. 여행 중에 그리는 그림은 낯선 사람들과도 쉽게 대화를 나누게 만든다. 워낙에 세밀하게 잘 그려서인지, 그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스파이냐?' '일본에서 온 조사원이냐?' 물어볼 정도라고 한다. ㅎㅎ
네덜란드 전차에 달린 '달리는 우체통'이라든가, '유럽'이라는 이름으로는 절대 뭉뚱그려 설명할 수 없는 각 지역의 기후차이, 그리고 그에 따른 방과 건물의 구조 차이 (일조량이 많은 지역은 창문이 작다거나 하는) 등을 알 수 있었던 건 모두 그림을 그리며 얻은 섬세한 관찰력 덕분이다.
그림 중에는 뭐니뭐니해도 호텔방 구조 그림이 가장 많다. 이 호텔방 구조 그림만 보아도 여행 온 기분이 나니 신기하다. 여행에 있어서 어떤 명소를 구경했냐도 중요하긴 하지만, 어떤 호텔의 어떤 방에서 생활하고 그 호텔의 직원, 또는 주인과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 하는 것이 사실 가장 중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는 사람 없는 타국에서 의존하고, 정보를 나눌만한 사람은 따지고 보면 호텔, 여관 사람들뿐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여행 가서 보았던 유적지와 관광지보다는 내가 묵었던 호텔방이 갔다와서는 더욱 기억에 남았다. 자는 시간 등을 따져봐도 해외에 있을 때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 호텔방이니 당연하다.
어떤 기후, 어떤 방 구조가 내가 생활하기에 편한지 알아볼 수도 있으니 그런 이유로도 여러 지역의 여러 호텔방을 경험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진을 찍어야만 내 것이 된 기분이 들지만, 막상 그 사진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또 자세히 들여다보는가. 더욱 더 많은 곳을 구경하기 위해 빠르게 보고 지나가는 겉핧기 식의 여행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세밀한 부분까지 그림으로 그려보면 여행의 순간 순간을 더 값지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지인들의 호기심을 끌어 친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고.ㅎㅎ
(이런 유머가 먹히는 세상이라니, 낭만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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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쭉 넘겨봤을 때 여행책이 흑백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이거 여행책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낯설었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유럽의 낭만을 탐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옮긴이의 글과 저자의 여는 글을 읽으면서 우려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런데 이 책은 기대 그 "이상"의 책이었다. 읽으면서 깜짝 놀랄 정도로 매혹적인 유혹이 있음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1976년에 일본에서 출판된 책이니, 적어도 여행은 그 전에 했다는 말이다. 즉 여행시점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이라는 말이다. 요즘같이 빠르게 변화해가는 세상에 이런 여행서를 누가 볼까 싶은데 그 당시 책이 출간되었을 때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계속 사랑받고 있는 책이라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오래전에 여행한 것에 대한 책인데 지금 읽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이런 우려는 옮긴이에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다름을 느끼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다름이 이 책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데는 전혀 방해되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옮긴이의 글을 보면서는 겸손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저 호기심 많은 한 사람이 유럽을 돌면서 기록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라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있었다.
우려가 있었지만 책을 읽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다른 면을 바라보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것이 우선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전혀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바라보고 의문을 품고 그것의 의미를 깨우치고, 자신의 나라와는 다른 문화를 비교체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내가 속해 있는 문화와의 차이점이기도 했다. 글솜씨도 뛰어났다. 그리고 쭉 이어지는 글이 아니라 아주 짧게짧게 주제별로 나뉘어져 있어서 읽기에도 아주 좋았다. 심지어 하나도 버릴 것이 없어보일 정도였다. 예를 들어 각 국의 다르게 생긴 창문을 설명하는데도(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는 창문이 뭐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흥미진진할 수가 없었다.
그림도 흑백이 오히려 더 매력적일 정도였고, 얼마나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지 전혀 더 궁금할 게 없을 정도로 그림이 섬세했다. 저자의 시선이 닿는 모든 곳곳마다 설명이 다 되어있고, 그것이 갖는 의미와 문화를 알 수 있었던 것이 너무 큰 수확이었다. 그리고 그 오래전 다녔던 여행서가 지금도 인기있을 수밖에 없겠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책이 너무 마음에 든다. 다 설명할 수가 없다. 직접 보는 수밖에.... 개인적으로 이런 책은 꼭 간직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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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식탁보 같은 색에, 보들보들한 촉감의 표지는 하이에나처럼 읽을 것을 찾아 구로도서관을 누비던 나를 끌어당겼다. 예열 단계로 슬쩍 책을 펼쳐보니, 미술은 잘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케치가 잔뜩 들어있었다. 그걸로 이 책을 고를 이유는 충분했다!
이 책은 널리고 깔린 여행기들처럼 유명한 여행지들을 관광하고, 맛집을 추천하는 등의 일반적인 길을 걷지 않는다. 내 생각을 말하자면, 이 책은 작가인 세노 갓파의 주관적인 관심에 따라 이동한다.
갓파는 기차를 탄다. 기차는 누구든지 탄다! 하지만 모두다 보고 넘길 승무원을 관찰하고, 각 국의 승무원의 옷 차림새와 가방, 행동 등을 스케치한다.(이런 디테일함 너무 좋다 ㅠㅠ) 갓파는 호텔에 묵는다. 호텔엔 누구든지 묵는다! 하지만 자신이 묵었던 호텔의 정보를 기록하고 심지어 호텔을 자신이 지은 듯한 도면까지 그려놓는다. 또 국가별 비데에 따른 통찰도 이어진다.
이런 여행기가 아니었으면, 나는 유럽 각국의 승무원 차림새를 알 수 있었을까? 비데를 알 수 있었을까? 이런 호기심과 디테일을 난 정말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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