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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예쁜 책들의 홍수 속에서 책표지부터 속까지 블랙과 퍼플의 딱 2도 인쇄가 마음에 들었다. 총 천연의 높은 채도와 예쁜 일러스트를 욕심껏 사용한 책보다 담백하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첫 장을 열고부터는 쉽게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작가가 우선 한 번 울고 시작한다.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그래서 따뜻하다.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 듯한 화법이 딱딱한 주제를 부드럽게 녹인다.
기업 문화는 어떤 조직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관계를 맺는 방식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업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많이 나고, 문화라는 것이 서로가 노력하고 가꾸지 않는 한, 경영자가 고용인들에게 요구하는 일의 방식으로만 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업문화라는 단어를 접하면, '(어떻게 어떻게) 일을 하라는 방식, 지침' 정도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작가는 "기업문화"를 일구는 작업이 조직 무의식의 시원(始原)을 찾아내는 작업이자, 소명을 부여하고 이를 내재화함으로써 보다 더 인간적인 기업이 되는 과정임을 역설한다. 실제로 프랑스 ONF나 한국의 아모레퍼시픽의 예시에서 이를 살펴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이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기업문화에 끌어당겨지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나는 기업문화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사람이 있는 곳에 문화가 있고, 문화가 있는 곳에 인문학과 정신분석학이 손을 뻗치지 못하리란 법은 없으니, 이를 기업에 적용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인문학적 발상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만약 피고용자라며 자칫, 책 속에 '우리'가 고용자(경영자) 관점에서 읽히기 쉬워(사실, 내용 또한 어느 정도 그렇게 흐른다) 거부감이 들수도 있지만, 여기에 영화 <매트릭스>에서의 대립항과 매개자의 구도를 붙여 설명함으로써 이를 반감시키고 재미를 더한다.
손이 닿을수록, 어렸을 적 달력의 깨끗한 면이 바깥으로 나오게 쌌던 새 교과서를 잡는 듯 하다. (의도했던 것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커버의 느낌 또한 그렇다.) 주제에 비해 말랑하고 따뜻한 내용인만큼 경영자들에게도 계속해서 곁에 두고 열람할 만 한 기업문화의 교과서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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