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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호사비오리의 첫 날갯짓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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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에 친구 아들 2명과 우리 집 아들 한 명을 데리고 백두산을 찾았다. 통일된 조국에서 백두산을 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마냥 미룰 수는 없는 일, 중국을 통해서라도 봐야겠다고 출발했다. 산이 목적이었기에 새를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장백산 자락 이도백하의 호림호텔 앞마당에서 만난 알락할미새는 기억에 남는다. 콘크리트가 깔렸는데도 알락할미새가 꼬리를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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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에 친구 아들 2명과 우리 집 아들 한 명을 데리고 백두산을 찾았다. 통일된 조국에서 백두산을 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마냥 미룰 수는 없는 일, 중국을 통해서라도 봐야겠다고 출발했다. 산이 목적이었기에 새를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장백산 자락 이도백하의 호림호텔 앞마당에서 만난 알락할미새는 기억에 남는다. 콘크리트가 깔렸는데도 알락할미새가 꼬리를 까딱까딱하며 먹이를 찾아다녔다. 차가 오거나 사람이 오면 호텔 옆 건물 붉은 양철지붕에 훌쩍 날아올라 어디로 날아가야 먹이가 많을지 살펴보다가 조용하면 마당에서 사뿐사뿐 걸어 다녔다. 알락할미새보다 노랑할미새가 더 많이 보였다. 더 많이 보이는 새는 까마귀이고, 가장 많이 보이는 새는 제비다. 장춘에서부터 백두산, 그리고 연길까지 어디라도 줄곧 날아다녔다. 천지에서조차 여러 마리가 빠르게 날아다니며 춤을 추었다.

 

연변에는 조선족이 200만 명이나 되어 간판에 한자와 한글을 같이 쓰도록 법으로 정했다는데 반가운 한글만큼이나 제비가 많았다. 귀제비가 쌍으로 둥지를 튼 가정집도 있었다. 호림호텔 옆 자그마한 식당 한켠에는 노란 부리를 하늘 높이 치켜드는 새끼들이 자라는 둥지가 네 채나 따로 또는 옹기종기 모여 있고 스스로 발 마사지를 하는 아낙의 머리 위 기둥 못에 어미 제비 한 마리 무심한 듯 한참을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둥지마다 받침대를 받쳐 놓은 집 주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태도다. 지금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풍경이다. 지은이 박웅이 찾은 백두산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은이는 호사비오리를 보러 갔지만 다른 새들의 둥지들도 찾는데 우리나라와 상황과 다르다. 거기에 사는 새들은 사람들에게 시달린 우리나라의 새들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을 덜 의식한다. 그렇더라도 본질이 다르지는 않다.

 

이도백하는 장백산 아래 첫 번째 동네로 중국인과 우리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본래 한국인 관광객의 통역과 안내를 했던 사 사장은 지금은 백두산에 찾아오는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어, 사비로 호사비오리 보호지구를 만들었다고 한다. 사 사장은 이도백하 인근의 댐에 물을 막아 작은 호수를 만들고 호사비오리가 둥지를 트는 나무 그루 근처에 천적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었다. 호사비오리의 사진을 찍겠다고 결심하기도 훨씬 더 전부터 사 사장과 연을 맺어온 지은이에게는 운명적인 인연인 셈이다. 그러기에 아기 호사비오리의 이소를 사진에 담을 때까지 여러 차례 그곳을 찾는다. 그러고는 장백산의 새를 하나 하나 만난다. 새매, 수리부엉이, 물까치, 꾀꼬리, 노랑때까치, 후투티, 알락할미새, 딱새, 휘파람새, 잿빛개구리매, 물때까치, 검은딱새가 그들이다. 절정은 물론 호사비오리 아기의 첫 날갯짓이다.

 

버둥거리며 입구에 올라서서 몸을 가누던 녀석은 “삑삑삑삑” 소리 지르며 주변을 둘레둘레 살핀다. 어미가 어디에 있는지 가늠하는 것 같다. 둥지의 높이는 7미터 정도 되는데 과연 저 작은 녀석이 무사히 뛰어내려 아무 탈 없이 어미를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또 앞선다. 그런 내 염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새끼는 아무 예비 동작도 없이 과감하게 첫째처럼 세상 밖으로 몸을 날린다. 공중에 훌쩍 몸을 맡긴 녀석이 손톱만 한 날개를 옆으로 활짝 펴고 낙하산처럼 뛰어내리는데, 뒤뚱뒤뚱 뒤집어질 듯, 그러나 용케도 뒤집어지지 않고 자세를 잡는 장면은 환상적이다.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된 저 어린 녀석이 어떻게 저런 몸의 중심을 유지하는 기술을 터득했을까? 역시 본능은 신비롭기만 하다. (337쪽)

 

십 수 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강을 헤엄치며 물고기를 잡는 호사비오리를 찍으며 몇 번이나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지은이는 햇수로 꼬박 6년째, 마침내 아기 호사비오리의 첫 날갯짓을 만난다. 지은이가 그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절절하게 확인한 우리는 그 감동을 충분히 같이할 수 있다. 그 순간은 정말 세상을 모두 얻은 듯 기쁨이 온몸에 충만하다. 그리고 그것은 아기 호사비오리의 이소를 처음 촬영하는 순간이거니와 그곳이 백두산이라는 데 의의가 크다. 백두산의 우리 민족의 영혼이 담긴 산이 아닌가. 그러기에 지은이가 기쁨에 겨워하는 순간은 우리 모두의 기쁨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며 지은이가 둥지를 확인하는 장면은 걸리기도 한다. 조심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만 그래도 그들에게 간섭하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왜 이렇게 오자가 많은지. 내 눈에 금방 보인 것만 하더라도 노랑떼까치(56쪽), 팬션(75쪽), 인간 근처(193쪽), 돌아오겠고(307쪽) 따위가 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7.12.2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