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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기에 무서웠던 죽음이란
존재 이기숙 당당한 안녕 죽음을 배우다 산지니2017>
이 책을 내가 선정했나?(혼란)내가 선정해서 받은 책이라면 정말 당연한 결과인 것이고 타인에 의해 선정된 것이라면 놀라울 정도로 내 머릿속 생각을 꿰뚫어 본 추천 도서인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에 이런 도서가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시절이었다. 그 때부터 단 한 순간도 죽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신경하게 반응할 수도 떨쳐버릴 수도 없었다. 중3이라는 어린나이에 죽음을 무서워하며 매일 밤마다 온갖 님이란 님들에게 기도를 드리며 내가 죽음을 모르게 해달라 그렇게 빌어본 적이 있었다. 중3, 아마도 그 시절 나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띵- 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면 항상 나의 무언가가 바뀌기 마련이다.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존재하지 않음’이었다. 내 옆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사람이 없어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그런 것들이 피부로 바로 와 닿았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당사자는 내가 되었다. 아무도 나를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내 흔적이 없어진다면,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나와 관련되지 않은 상태로 돌아간다면.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이어지자 밤마다 괴로움에 잠을 설치게 되었다. 그 나이에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에 함부로 상담을 하거나 얘기를 꺼낼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10년이 훌쩍 지나 어느덧 생각이 깊어진 성인이 되었다. (사실 철은 안 들었지만 그래도 어른이긴 하다.) 여전히 누구에게도 진지하게 상담을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차츰 어지러운 생각이 정리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1부 가는 자들의 준비. 1부에서는 나에게 다가오는 임팩트가 너무나도 컸다. 1부가 가장 슬펐고 가장 공감되었으며 가장 중요한 장이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 그리고 작가의 실제 사례들을 나열하면서 단순히 무서움에 그치지 않고 배워가게끔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다. 또한 죽음이라고 무겁게 내용을 이어나가지 않고 웃음이 나올법한 다양한 소재들도 많았다. 특히 1부에서 ‘죽을 때 후회하는 것들’ 이라는 부분을 보며 나도 슬쩍 어떤 것들이 후회가 될까 생각해보며 책에 적힌 내용들을 보았는데 정말 다양한 생각들이 많았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웃음 지으며 죽음을 너무 무겁고 어두운 주제로만 생각하지 않는 한편 앞으로 많이 남아 있는 내 인생과 관련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2부 최소의 치료 라는 장에서는 아무래도 많이 논란이 되고 토론 거리가 되는 존엄사와 관련되는 것들이 주요 사례로 다뤄지지 않을까 싶었다. 어떻게 보면 삶의 질, 편안함이지만 어떻게 보면 타의에 의한 것일 수도 있는 생명의 포기와 같은 부분인데 이 책에서는 어떤 식으로 다룰지 궁금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무의미한 치료를 연장하는 것이 더 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말이 참 와 닿기도 하면서 만약 나와 정말 가까운 사람이 주사 한 번, 약 한 알을 더 먹어서 잠시나마 쾌유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말 그 끈을 놓기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죽음 앞에서 참 저울질하기도 놓아주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3부 마지막 파티는 정말 죽음에 대한 진보적인 생각들은 다룬 내용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번 장에서 나오는 내용만큼은 실행에 옮겨 생각해 보는 게 조금은 부담스럽고 힘들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점 생각을 정리해보면서 나도 이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대망의 마지막 장 4부에서는 보내는 자들의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노부모를 모시는 자식들, 자식을 보낸 부모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 정말 가족의 죽음이라는 것은 받아들이기도 힘들고 정말 감히 그 마음 다 안다는 얘기로 위로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을 잃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정말 다 이해한다는 듯 공감한다는 듯 위로한다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죽음이란 게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아직도 멀리
있는 동떨어진 그런 존재라고만 생각이 될지도 모르지만 정말 가까이에 있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언젠가 맞이해야 할 배워서 익숙해져서 맘 편하게 당당하게 맞이하자는 것이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