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달 전에 읽기를 마친 「몬테크리스토 백작(민음사)」 다섯 권을 책장에 정리하면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위대함에 가슴이 벅차올라 그의 작품은 모조리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다. 내 책장에 꽂혀 있는 뒤마 작품은 「삼총사」와 『검은 튤립(민음사)』이었는데, 두 작품 중에서 두 권으로 분철되어 각권이 500페이지가 넘는 「삼총사」에 비해 350페이지 정도로 얇은 편에 속하는 『검은 튤립(민음사)』을 먼저 읽기로 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은 튤립’을 검색하니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큰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과열된 투기 또는 불가능한 목표를 위한 노력을 상징한다고 나와 있다. 소설 『검은 튤립』의 차례를 살펴보니 <5. 튤립 애호가와 그의 이웃>, <6. 증오하는 튤립 재배자> 그리고 <24. 검은 튤립의 주인이 바뀌다>라는 소제목이 눈에 띄었다. 두 개의 정보를 통해 가치 있고 귀한 꽃인 검은 튤립을 둘러싼 욕심과 욕망을 그린 이야기라고 짐작했다.
이야기는 1672년 8월 20일 헤이그에서 총독제를 반대하던 비트 형제가 군중에게 맞아 죽은 역사적 사건으로 시작한다. 뒤마는 이 사건을 코르넬리스 드 비트를 향한 모함이라고 설정했다. 외과의사인 ‘티클라어’는 코르넬리스가 새 ‘스타트하우더’로부터 공화국을 구해내려고 고용한 암살자가 자신이라고 폭로했다. ‘이 선량한 악당은 갖은 재치와 상상력으로 양념을 쳐 가며(p.15)’ 코르넬리스를 모함했는데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군중들에게 게걸스럽게 받아들여졌고, 윌리엄 공을 향한 열광적 사랑의 외침과 비트 형제에 대한 맹목적 분노의 함정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p.15)’ 불행히도 이성을 잃은 군중들로부터 비트 형제를 구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얀 드 비트의 제자이자 새 스타트하우더인 ‘오렌지 공 윌리엄’조차도 비트 형제의 죽음을 바라는 듯 보였다.
이야기는 비트 형제의 불행이 코르넬리스의 대자 ‘코르넬리우스 판 바에를르’에게로 옮겨 붙으면서 본론으로 들어간다. 뒤마는 코르넬리우스를 ‘행복한 인간(p.63)’이라고 표현했다. 부모로부터 재물을 물려받은 코르넬리우스는 ‘정치에 뛰어든 네 대부 코르넬리스 드 비트를 흉내 내지 마라. 정치란 가장 배은망덕한 것이어서 코르넬리스는 필경 좋지 않은 최후를 맞게 될(p.65)’ 것이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남아도는 시간과 풍족한 돈 그리고 젊은이의 열정을 튤립 재배에 쏟았다. 튤립 재배 말고는 관심사가 없던 코르넬리우스에게 적이 있을까 싶지만 그를 미워하는 이가 바로 옆집에 살고 있었다. ‘이작 복스텔’이란 이름을 가진 이 사람도 튤립 재배자다. 이작은 부자가 아니었다. 소설을 읽으며 튤립 재배가 까다롭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튤립은 배수가 잘 되지 않으면 썩고, 건조하고 유기물이 부족한 곳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우며 겨울에는 춥지 않아야 제대로 자란다고 한다. 소설 속 배경이 17세기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재물이 많은 코르넬리우스에게 튤립 재배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이작에게는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작이 코르넬리우스를 질투하고 증오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경쟁자가 자신이 따라잡을 수 없는 뛰어난 솜씨를 지닌 튤립 재배자란 사실이다. ‘하를럼 원예협회가 검은 튤립을 발견하기 위해 상을 제정(p.83)’하면서 모든 튤립 애호가와 재배자의 관심이 검은 튤립으로 향했다. 이작 복스텔이 갈색 튤립밖에 얻지 못했을 때 코르넬리우스는 완벽한 흑갈색의 튤립을 얻었다. 이때부터 이작은 자신의 시간을 코르넬리우스를 염탐하는데 쏟는다. 이작은 경쟁자가 완벽한 흠 없는 검은 튤립을 개발했을 때 그것을 빼앗기로 한다. 그리고 비트 형제가 거리에서 죽임을 당한 바로 그 날, 검은 튤립을 품은 세 개의 소구근을 얻는 데 성공한 코르넬리우스는 체포된다. 반역자 코르넬리스 드 비트가 지난 1월 코르넬리우스에게 문서를 맡겼다는 익명의 고발장이 접수되었기 때문이다.
대부의 죄에 연루된 대자는 종신형을 받고 감옥에 갇힌다. 고생과 불행을 몰랐던 코르넬리우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위대한 검은 튤립을 개화시키지 못하게 되었다는 현실에 절망한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희망, 행복과 마주친다. 간수의 딸, 아름다운 ‘로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자의 도움으로 결코 이룰 수 없으리라 여겼던 검은 튤립도 개화시킨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그것’은 혼자 오지 않는다. 행복과 함께 온다. 코르넬리우스는 비록 검은 튤립이 자라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로자’로 인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기쁨을 얻었다. 그에 반해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검은 튤립을 거저먹으려 했던 이작 복스텔은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도 얻지 못한다. 코르넬리우스가 검은 튤립을 품은 세 개의 소구근을 가슴에 품고 감옥에 갇힌 것을 알게 된 후 그를 쫓아가 검은 튤립이 개화될 때를 기다리고 도둑질하기까지 이작은 행복했을까? 이작의 실책은 탐욕과 음모로는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진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검은 튤립』도 「몬테크리스토 백작」 못지않게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에 17세기 네덜란드의 정치상황이 펼쳐져 뜬금없다고 생각했지만 덕분에 비트 형제와 오라녜 가문이 충돌한 네덜란드 역사를 살필 수 있었다. 이작 복스텔의 무서운 집착을 지켜보며 튤립으로 막대한 부를 얻으려는 욕심이 몰고 온 역사적 사건인 튤립버블도 떠올랐다.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지나친 욕심은 이롭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
| 알렉상드르 뒤마 작가의 검은 튤립(민음사)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검은 튤립은 실제로 네덜란드 부자들 사이에서 튤립 전쟁이 일었던 일을 배경으로 지은 소설이라고 해요. 그런 사람들의 탐욕하고 튤립을 만들어내려던 사람들의 열정등이 섞인 이야기였어요. |
| 알렉상드르 뒤마의 작품은 고민없이 선택할수 있어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삼총사, 몬테크리스트 백작이야 너무나 유명하고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에 비해 이 책은 조금은 생소하고 앞선 두 작품의 분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350페이지 정도 되는 이책이 짧아보이는 느낌이네요. |
|
알렉상드로 뒤마의 검은 튤립 리뷰입니다. 프랑스 루이 14세가 패권을 장악하면서 국운이 기울기 시작한 네덜란드, 민중들은 그 책임을 총리대신 얀 드 비트와 그의 형 코르넬리스 드 비트에게 돌리고 형제를 처형한다. 코르넬리스의 대자인 바에를르 역시 그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된다. 감옥에 수감되기 전, 원예에 조예가 깊던 그는 검은 튤립 재배에 성공한다. 검은 튤립을 지키려는 자와 뺏앗으려는 자의 팽팽한 줄다리기, 엎치락 뒤치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사랑은 아름답게 피어난다.? |
|
1장에 나오는 우리에겐 다소 낯선 유럽의 정치 설명 파트만 잘 넘긴다면 후반부는 정말 쉽고 재밌어서 진도가 쭉쭉 나갑니다. (제발 1장만 버티고 읽어주세요...) (실제 과거에 성행했던 튤립 파동에서 따온) 검은 튤립을 둘러싼 두 남자의 경쟁 파트, 동시에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 파트, 크게 두 줄기의 사건으로 쓰인 '검은 튤립'은 뒤마의 소설 치곤 적은 분량에도 그 매력은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몇 백년 전 소설인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밌는 책입니다. 우울하지 않고 유쾌하고 재밌는 고전을 찾으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