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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을 읽는 행위란 무엇일까? 가끔씩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곤 한다. 내 인생의 시간의 반이상을 책읽기에 보낸 듯하다.어렸을 적 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처음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언니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언니와 나를 무척 차별하셨다. 언니는 유달리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고 책을 무척 좋아했는데 가끔 언니를 흉내내는 척을 하며 책을 읽으면 부모님은 내게 읽지도 않으면서 책을 들고 다닌다고 혼을 내셨다. 어렸을 적 그게 무척 서러웠는지 나는 커가면서 부모님께 나도 책 많이 읽는다는 사실을 어린 치기에 뻐기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의외로 다른 사람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실이 뿌듯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비교당하던 언니와의 질투심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나자신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지금은 동기가 어쨋든 언니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 블로그를 만들어 나만의 독서공간이 생긴 느낌이 들어 좋다가도 책읽는 즐거움과 책 자체가 주는 행복을 잊고 그저 아무 의미없는 책 한권을 읽는 것으로 책이 목표가 될까봐 한동안 고민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독서는 내 안에 있는 고독과 슬픔을 치유시켜 주는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이제 얼마남지 않은 내 시간들을 헛되이 살고 싶지 않을 뿐더러 그 시간 동안 헛된 독서를 하지 않기 위해 나자신에게 다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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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째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서평다운(?) 서평을 쓰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 노력과 진심이 조금은 통했는지 조그마한 서평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을 해 책을 보내주시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이제는 내 글에 대한 책임감도 생기고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이 점점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해 좌절감을 만나는 일도 많아지는 날들이다. 책을 제대로 읽고 이해했는데 단지 그 느낌을 제대로 글로 풀어쓰기가 어렵다면 그나마 성공한 독서이지만 ‘최고’라고 찬사를 받는 책을 읽고도 아무런 감흥이 없거나 도대체 저자가 하는 말이 뭘까 감도 잡지 못할 때는 책을 씹어 먹어버리고픈 생각까지 들었다. 이럴 때 누군가 명쾌하게 작품을 해설하고 비평한 책을 보면 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양 황홀감에 취해 기존에 읽었던 책을 다시 펼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해롤드 블룸의 독서기술]은 책 읽기의 목적과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주었고 더 나아가 어렵게만 느껴지던 고전에 도전할 용기를 주는 고마운 책이다. 사실, 지난 2월부터 활동하는 책 카페에서 ‘고전읽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 한 달에 한권씩 읽고 있는 중인데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고전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고전을 통해 나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한 것이다. 유명한 인문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이 책의 저자는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 읽기의 즐거움이란 타인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자신을 튼튼하게 하고 진정한 관심사를 깨닫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저자의 책 역시 고전을 읽는 문학 독법에 대한 내 스스로의 관심사를 통해 지적욕구를 채우는 이기적인 행위가 바탕이 된다는 사실만보더라도 그의 말에 수긍이 간다. 내 관심과 취향에 따라 선택된 책을 통해 또 다른 미지의 것을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더 나아가 나만의 지식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 이르렀을 때 맛보았던 ‘독서의 즐거움’은 나에게 있어 책을 읽는 목적이자 동기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해럴드 블룸과 내가 느끼는 ‘독서의 즐거움’이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당시 나는 디킨스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과 이름, 성격, 사회적 위치와 직업등이 너무도 혼란스러워 인물관계도까지 그려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또 그 책의 리뷰를 쓰자니 하나같이 중요하고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너무도 많아 모두 언급하지 못하는 점을 못내 아쉬워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디킨스의 천재성이 바로 이 부분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니 그런 고생들이 괜한 것들이 아니라, 바로 그의 작가적 역량을 드러내보였던 것이었으니 말이다. 또한 소설가로만 알고 있었던 ‘폭풍의 언덕’의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서정시를 소개한 부분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에밀리를 만나는 색다른 즐거움도 맛보는 한편, 여전히 나에게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힘겹게나마 한 발 다가선 충만감이 전해져왔다. 이렇게 작가는 단편, 시, 장편, 희곡등을 넘나들면서 실로 방대한 지적유희를 제공했는데 독자들은 여기에서 멈추면 안된다. 그의 이야기들을 즐겁게 듣는 한편, 작품 날것 그대로를 독자 스스로가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해 만들어내는 ‘창조적 오독’의 단계를 꿈꾸라는 것이다. 문학작품에서는 절대 진리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평가들의 문학 수업을 뛰어넘는 나만의 새로운 오독(誤讀)작업, 이것이 내가 이 책 해럴드 블룸의 독서기술을 통해 얻은 특별한 독서법이다. 어쩌면 앞으로 난 좀 더 과감히 문학작품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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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나 혹은 이제 독서에 관심을 보이며 책 읽기를 자신에 생활의 한 과정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있어 흔히 봉착하게 되는 문제 중 하나는, 어떤 책을 선택해서 읽을 것이며 그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다원화가 일반적인 것이 되어버리고 인터넷과 같은 통신의 기술이 발달 하면서 우리는 그야말로 엄청난 정보의 홍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사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정보들 중에 유용한 것을 찾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보다,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일에서 조차 상당히 서툴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맥락에서 자고나면 수 없이 쏟아지는 도서출간들 속에 우리는 과연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이며 그 안에서 무엇을 발견하여 자기의 것으로 소화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만큼 그리 쉬워 보이는 것만은 아닌듯해 보인다. 물론 많은 유명 인사들에 의해 독서의 방법을 기술한 책들은 이 책 말고도 많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그의 서문을 읽어 본다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에게 큰 가치가 있을 만큼 독서 기술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어서 관심을 있는 독자라면 한번 읽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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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에 익숙한 독자라면 예일대 인문학 교수 해럴드 블룸의 문학비평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다. 또한 가부장제를 비판하길 좋아하는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들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너무나 사랑하는 청소년 독자들이라면 보수적인 고전주의자의 미학적 취향에 분명 반기를 들 것이다. 하지만 고전을 좋아하는 문청이라면 블룸의 담론이 보수꼴통의 담론이 결코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해럴드 블룸이 서구 낭만주의 문학의 대가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영향의 불안》이란 명저를 제외하면, 해럴드 블룸의 두껍고 무거운 평론서들은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세계문학의 천재들》(들녁, 2008)에 이어 《해럴드 블룸의 독서기술》(을유문화사, 2011)을 읽은 터라 이 책의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막상 본문은 내 흥미를 자아내지 못했다. 이 책은 일반인을 위한 고전문학 비평서로, 국역본의 제목대로 독서기술에 대한 언급이 부각된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단편소설, 시, 장편소설, 희곡 등 분야에서 60여 편을 선별하여 저자 특유의 '서평의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단편소설 작가로는 이반 투르게네프, 안톤 체호프, 기 드 모파상, 어니스트 헤밍웨이, 플래너리 오크너,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토마소 란돌피, 이탈로 칼비노를 소개한다. 시인으로는 블레이크, 로버트 브라우닝,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 존 밀턴, 윌리엄 워즈워스 등을, 희곡작가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헨리크 입센, 오스카 와일드를 소개한다. 그리고 장편소설 작가로 세르반테스, 스탕달,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도스토옙스키, 헨리 제임스, 마르셀 프루스트, 토마스 만, 허먼 멜빌, 윌리엄 포크너, 토머스 핀천, 코맥 매카시, 토니 모리슨 등이 소개된다.
저자는 이상적인 독자의 모범으로 새뮤얼 존슨 박사, 프랜시스 베이컨 경, 랠프 왈도 에머슨을 언급하는데 이들은 블룸에게 '독서의 현자'라는 극찬을 받는다. 블룸은 이들의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하나의 독서공식으로 압축한다.
"가까이 있는 책 중 검토하고 고찰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책, 그리고 시간의 독재와 관계없이 자연과 동질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책을 찾아라. 실용적으로 말하자면, 우선 셰익스피어를 발견하고, 셰익스피어가 당신을 발견하도록 하라는 말이다. 『리어 왕』이 당신을 온전히 발견한다면, 그것이 당신과 공유하는 특성을, 즉 그 책과 당신의 친연성을 검토하고 숙고하라." (20쪽)
저자는 보다 구체적으로 이상적인 독자가 되기 위한 5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머릿속에서 은어를 제거하라. 둘째. 독서를 통해 자신의 이웃이나 주위 사람을 개선하려고 시도하지 말라. 셋째. 내면의 빛에 비추어 읽어라. 넷째. 잘 읽기 위해서는 발명가가 되어야 한다. 다섯째. 아이러니를 회복하라. 이를 내 식대로 풀이한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 첫째, 괜히 어려운 말 쓰지 마라. 둘째, 훈육 목적으로 독서를 이용하지 마라. 셋째, 언제나 휴머니즘을 양심의 기준으로 삼아 읽어라. 넷째, 작가의 본래의도를 찾지 말고 창조적인 '오독'을 감행하라. 다섯째, 이데올로기의 틀에서 벗어나 행간의 숨은 뜻을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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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이해 [해럴드 블룸의 독서 기술] 해롤드 블룸, 을유문화사, 2011
Sir Francis Bacon, 20쪽
제1부 단편소설 1. 이반 투르게네프 -베진 초원, -아름다운 땅에서 온 카시안 2. 안톤 체호프 -키스,- 학생,-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3. 기 드 모파상 -텔리에 부인의 집,-오를라 4. 어니스트 헤밍웨이 -흰 코끼리 같은 산,-만백성 기뻐하여라,-킬리만자로의 눈,-커다란 변화 5. 플래너리 오코너 -착한 사람은 찾기 힘들다,-선량한 시골 사람들,-숲의 풍경 6.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베인가의 자매들 7.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 8. 토마소 란돌피 -고골의 아내 9.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제2부 시 10. 하우스먼, 블레이크, 랜도, 테니슨 A. E. 하우스먼, -내 심장 속으로 죽음을 부르는 공기가 윌리엄 블레이크, -병든 장미 월터 새비지 랜도, -그의 일흔다섯 번째 생일에 부쳐 앨프리드 테니슨 경, -독수리,- 율리시즈 11. 로버트 브라우닝 -롤런드 공자는 암흑의 탑에 도착했다 12. 월트 휘트먼 -나의 노래 13. 디킨슨, 브론테, 민요, 작자 미상 에밀리 디킨슨, -당신이 가고 에밀리 브론테, -종종 꾸지람을 듣지만 늘 돌아와 민요, -패트릭 스펜스 경, -소란스러운 무덤 작자 미상, -미치광이 톰 14. 윌리엄 셰익스피어 -비열하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는 차라리 비열한 것이 낫네 -수치심으로 낭비되는 정신의 소모 -내게는 위안과 절망, 두 애인이 있네 15. 존 밀턴 -실낙원 16. 윌리엄 워즈워스 -잠이 나의 영혼을 봉인하였네,-무지개 17.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늙은 선원의 노래 18. 셸리와 키츠 퍼시 비시 셸리, -삶의 개선 행렬 존 키츠, -매정한 아가씨
제3부 장편소설 19.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20. 스탕달 -파르마의 수도원 21. 제인 오스틴 -에마 22. 찰스 디킨스-위대한 유산 23.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24. 헨리 제임스 -여인의 초상 25.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6. 토마스 만 -마의 산
끝 201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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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대학 도서관의 한쪽 구석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냥 책이 좋고, 책 냄새가 좋고, 책 속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 좋았다. 내 안에 엄청나게 많은 책들로 가득한 거대한 도서관을 세우고 싶었다. 삶의 길. 어느 모퉁이에서 필요하면 언제든 꺼내어 들 수 있도록...... 읽고 싶은 책도, 읽어야 할 책도 많았지만 늘 시간에 쫓겨야 했다. 여전히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치여 글자에 굶주린 사람처럼 허겁지겁 읽어대는 나에게 이 책 '독서의 기술'의 저자 해럴드 블룸은 "왜 읽어야 하는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그 답을 던진다. 해럴드 블룸은 인문학자이자 문학 비평가로써 예일 대학의 인문학 교수이다. (처음 표지에 나온, 뭔가를 읽고있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 나는 너무 단순하게도 이 책의 저자가 여자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남자다.) 총 5부로 나눠 1부에서는 단편소설을, 2부에서는 시를, 3부에서는 장편소설을 4부에서는 희곡을, 5부에서는 미국의 장편소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선택한 책들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읽는 동안 내내 "역시 교수님이구나~!"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가 제시한 책들은 내가 읽고 싶은 책 목록들을 모두 뒤로 밀어두고 그 목록 가장 우위에 자리를 차지할 만큼 그의 글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는 한 작가의 각각 다른 작품 속의 두 인물을 비교하거나, 두 작가의 다른 작품 속의 두 인물 비교하거나, 한 작가의 초판과 개정판을 비교하거나 하는 식으로 여러 작품 속의 인물들을 비교 대조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 책속에는 내가 아는 작가도 모르는 작가도, 아는 작품도 모르는 작품도 등장하지만 그것들을 서로 비교하면 이어주기에 전혀 모르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이야기에 비춰 "아 이 인물은 이런이런 인물이겠구나."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한다. 단편보다는 시나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단편에 소개된 작가와 작품들은 모르는게 많았지만 어떤 단편들이 나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 줄지 그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블룸은 시는 큰 소리로 천천히 낭독하며 읽으라며 여러차례 이야기한다. 시를 소리내어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큰 감동을 알기에 몹시 공감했다. 장편소설부분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해 세르반테스,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프루스트 등 대부분 아는 작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쓴 돈키호테, 위대한 유산, 죄와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의산 등 내가 읽었던 책들이 나와서 훨씬 잘 이해하고 공감했는데, 나 혼자서 독서를 하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게 내가 내린 결론과 같을까?'하는 의문이 들다가도 마땅히 토론상대가 없어서 덮어두어야했던 생각들이 자유를 찾았다고나 할까! 여러 인물들을 비교하며 작가에 대해,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블룸의 글은 훌륭한 토론상대가 되어주었다. 이 책으로 인해 그동안 마음 한구석에 잘 이해되지 않은 막연한 생각으로 자리하고 있던 많은 작품들이, 인물들이 새롭게 되살아났다. 블룸이 말하는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를 3가지만 말해보면 첫째, "다른 방식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완전하고 더 기묘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이고, 둘째,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정신에 대해 더 잘 알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고, 셋째, "죽음에 이르게 하는 질병인 검은 무력감으로부터 우리를 치유하기 위해서"이다. 또 블룸은 "애정을 가지고, 질투심"을 가지고 독서를 하고, "다시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을 다시 읽어 보면, 당신신의 영혼을 살찌우는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게 될 것" 이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들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으면 훨씬 풍성한 가르침을 얻을수 있을 것 같다. 안 읽은 책도 읽고, 읽었던 책도 다시보게 하고, '왜',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준 진정한 독서 기술, 고수의 비법을 담고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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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읽고 서평을 올리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서평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들어온다. 각 인터넷 서점마다 블로그를 만들어서 누구나 책을 읽고 서평을 올릴 수 있도록 해놓았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과 인터넷 서점의 마케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경우다. 서평은 입소문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인터넷 서점의 책 판매고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다. 다소 과잉된 양상도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서평 제도가 건전하게 잘 이루어지는 것 같다. 전문적인 학자가 아니다보니 서평이 균질적이지 못하고 소재가 편중되어 있으며,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기존의 서평을 답습하거나 많은 정보를 종합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의 입장이 아니다보니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톡톡 튀는 개성있는 글도 보인다. 서평을 잘 활용만 하면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대입논술과 맞물려 문학이 다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민음사, 시공사, 펭귄 등에서 출판된 고전소설은 생각과 달리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고전소설이 다시금 읽히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고전이 고전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가장 본원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시대를 초월해서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애독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예일 대학 인문학 교수이자 문학 비평가인 해럴드 블룸이 서양 문학 작품 60여 편을 추려서 우리가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문학이 주는 매력에 빠져 들도록 하는 독서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장편소설이 두 개 파트에 나누어 실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단편소설, 시, 장편소설, 희곡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반 투르게네프, 안톤 체호프, 기 드 모파상,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이 쓴 단편소설, A. E. 하우스먼, 윌리엄 블레이크, 윌터 새비지 랜도, 앨프리드 테니슨 경, 로버트 브라우닝,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스, 에밀리 브론테 등이 쓴 시, 미겔 데 세르반테스, 스탕달,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헨리 제임스, 마르셀 프루스트, 토마스 만, 허먼 멜빌, 윌리엄 포크너 등이 쓴 장편소설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읽어 본 책도 있고 한 번쯤 귀동냥으로 주워 들은 작품도 있다. 굳이 위대한 문학작품이라는 수식어를 달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이다. 지은이는 각 파트에서 ‘들어가는 말’과 ‘나오는 말’을 실어 소개하고자 하는 문학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하고 있다. 물론 지면상의 제한으로 많은 작품을 소개하지 못한 한계는 있다. 하지만 매 작품마다 지은이가 곁들이는 이야기는 일반 서평을 실은 책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특히 이제까지 잘 소개되지 않았던 시와 희곡 장르를 곁들여서 작품을 읽는 시야를 넓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독서생활에 많은 지침이 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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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책들에 매번 당하면서도, 이번에도 <독서 기술>이라는 제목에 혹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은 기존의 책들과는 확연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놀랐다. 이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저자가 선정한 문학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확장해 보면 왜 문학작품을 읽어야 하는지,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래서 읽어야 한다..라는 식이 아니라, 이런 작품은 어떤면 때문에 읽어야 하고, 왜 좋은 것이며, 그렇기에 독서가 필요하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엄선된 60여편의 문학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저자가 제시하는 문학작품들은 단편소설, 시, 장편소설, 희곡, 다시 장편소설로 이어진다. 그 작가들을 보면 고전 소설을 대표하는 세르반테스에서 현대 소설을 선도한 헤밍웨이까지, 현대 서정시를 개척한 윌리엄 워즈워스에서 근대 희곡을 확립한 헨리크 입센까지 다양하다. 체호프, 모파상 같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작가도 있지만, 잘 몰랐던 작가들도 많았다. 이런데서 많이 아는 사람과의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발굴하여 소개할 수 있는 힘, 그런 독서가가 되고 싶은 생각이 왈칵 들었다.
책소개를 보면 <일반인을 위한 비평>이란 말이 있다. 말그대로다. 60여편의 문학작품을 실어 놓고, 그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하는 구성이다. 그 해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비평과 비교하면 쉽게 읽힌다. 어느정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것처럼 느껴진다. 대다수가 모르는 작품이었는데, 작가에 대한 이야기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물론, 전부 쉽지는 않다. 군데군데 이해가 어려운 문장들과 문단들도 있다. 하지만,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만큼이었다.
저자가 문학작품을 보는 관점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한번도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책을 보지 못했던 내게는 꼼꼼히 적어둘 만한 내용이 많았다. 특히나 알지 못했던 작가를 만난 기쁨과 몰랐던 작품들을 새로이 발견한 즐거움이 컸다. 마치 작가가 명작 꾸러미를 촥 펼쳐놓고, <이래도 찾아서 읽어보지 않을꺼야?>라는 유혹을 하는 듯 하다.
문학작품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 책이 아닌가 싶다. 조금은 울타리에 갇혀 해왔던 독서였는데, 이제는 그 틀을 깨고 좀 더 넓은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독서의 목적과 방법이 옳다라고만 말할 수도 없겠지만, 적어도 저자의 견해가 새로운 독서의 길을 제시해준다는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독서가 어느 순간 답답하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을 통해 콜라 한잔 벌컥벌컥 마신 듯 시원한 청량감을 느껴보시길 권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