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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 중 하나는 단편이 장편으로 가는 징검다리쯤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소설이든 영화이든 간에 단편이 가지는 미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부의 사람들은 장편의 연습마냥 생각한다. 이것은 독자와 창작자 모두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단편이 가지는 매력은 장편과는 차원이 다르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서 형식이 결정되는 것인데 단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장편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서로 다르다. 단편소설은 장편소설과 시의 중간 지점에 있다. 시가 언어를 가장 정밀한 형태로 승화시킨 것이라면 장편소설은 인간의 삶을 언어라는 매체를 빌려 표현한 것이다. 단편소설은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삶 속의 이야기와 깨달음을 동시에 표현해야 한다. 그렇기에 시의 장점과 장편소설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편소설이 이런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시나 장편소설보다 훨씬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단편소설은 뛰어난 작품이 되어 인구에 회자되거나 아니면 사람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허접한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단편소설의 작품성은 양 극단을 달리게 되는 것이다. 단편소설이 지녀야 할 미덕에는 간결한 언어, 지루하지 않은 묘사, 장황하지 않은 설명, 순간적인 깨달음, 무릎을 치게 만드는 반전 등이다. 여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을 포함해야 진정한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에는 총 32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이 단편소설의 미덕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읽는 이의 취향에 따라 약간의 편차는 있겠으나 수십 년 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권위 있는 상을 휩쓴 작가들의 작품들을 편집했기 때문에 문학과 영화에 대해 조금의 식견만 가지고 있더라도 이 작품들의 무게감과 재미에 대해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재미도 있고 작품성도 뛰어나지만 개인적으로는 로렌스 블록의 《쇼핑백 아줌마를 위한 촛불》은 백미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전직 경찰인 매튜는 어느 날 애런이라는 변호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변호사는 미스 메리 엘리스 레드필드라는 여인이 매튜에게 1200달러를 유산으로 남겼다는 이야기를 한다. 문제는 매튜가 메리 엘리스 레드필드를 모른다는데 있었다. 메리 엘리스 레드필드는 쇼핑백 아줌마였다. 뉴욕에는 이런 아줌마들이 넘쳐난다. 일부는 알코올 중독자이지만 대부분은 술의 도움 없이도 제정신이 아니다. 거리를 돌아다니고 현관 앞이나 문가에 모여 있다. 돌에서 의미를 찾고 쓰레기통에서 보물을 찾는다. 혼잣말을 하고, 행인들에게 말을 하고, 하느님과 대화를 한다. 때로는 웅얼거리고 가끔은 소리를 지른다. 늘 물건을 갖고 다닌다. 쇼핑백이 이들을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고 이들의 공통적 특징이기도 하다. 대개는 망상증 환자로 광기 속에서 자기 물건을 아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 다른 사람이 호시탐탐 노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시도 쇼핑백이 자기 눈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 없다. 그런 쇼핑백 아줌마인 레드필드 아줌마는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른 쇼핑백 아줌마들처럼 거의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레드필드가 살해당했을 때는 꽤 많은 유산을 상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유산 상속자들은 레드필드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이웃들이었다. 그 중 한 명이 전직 경찰이었던 매튜였고 매튜는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래서 매튜는 레드필드 살해사건의 조사에 착수하게 되고 다른 유산 상속자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들의 공통점도 발견할 수는 없었고 경찰의 조사에서 마땅한 허점을 찾을 수도 없었다. 그 살인사건이 미궁에 빠지게 된 것은 경찰의 책임도 아니었고 목격자나 결정적인 증거도 없었다. 다른 유산 상속자 중 한 명인 젊은 여자를 만나 달콤한 데이트를 하기는 했어도 특별히 수사에 진척이 생기지도 않는다. 그런데 매튜가 그 사건을 조사한다는 소문이 온 동네에 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매튜를 찾아와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수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 동네 사람들 중 레드필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날이 찾아왔다. 뉴욕 메츠가 13대 4로 진 날 그 사람이 찾아온 것이다. 플로이드 카프란 남자는 자신이 레드필드를 죽였다고 매튜에게 자백하는데 플로이드가 쇼핑백 아줌마를 죽인 이유는 자신의 살인충동을 어찌할 수 없어서 그랬다고 했다. 그 어쩌지 못하는 살인충동을 해소하기에 가장 적당한 인물이 쇼핑백 아줌마라고 생각했다. 쇼핑백 아줌마를 죽이고 난 후 뉴욕의 삶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자신의 살인충동도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플로이드는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중요하지 않은 한 쇼핑백 아줌마를 죽이고도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플로이드의 오판이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레드필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매튜는 레드필드를 위해 촛불을 하나 켰을 뿐이고 다른 사람들 또한 촛불을 켜기 시작했다. 바로 그것뿐이었다. 이 작품에는 단편이 가져야 할 모든 미덕을 전부 가지고 있다. 40여 쪽에 불과한 작품 하나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웅변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최근에 미국에서 『엄마를 부탁해』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문학 작품이 미국에서 선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나도 그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 작품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바로 우리의 삶을 가둔다. 그 책을 읽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연 그 책에는 우리가 충분히 깨달아야만 할 어떤 것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 이 땅의 수많은 젊은 혹은 중년의 엄마들이 그 책을 읽고 ‘엄마는 위대해’라는 자기 위안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혹은 그 훌륭한 희생정신을 지니고 있는 엄마만이 부탁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미스 레드필드는 망상증을 가진 쇼핑백 아줌마에 불과하다. 혹시나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먼지 같은 존재로 취급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레드필드의 얼굴에 신경숙의 ‘엄마’가 겹치는 것은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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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권 더 나올법한데 히치콕 미스테리 매거진이 2000년대 들어서 국내 정발된게
이 한권 뿐이라니 아쉽다.
책의 알찬 구성에 비해 가격은 되려 싼 느낌에다가,
구성된 단편들이 여러번 곱씹어 읽어도 될만한 작품들이
넘쳐 나는 탄탄함이 빛난다.
판매량이 보장이 안 되었던 건지, 나머지 작품들도 다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비슷한 컨셉의 작품집들도 다 소개되었음 좋겠는데 욕심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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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권 더 나올법한데 히치콕 미스테리 매거진이 2000년대 들어서 국내 정발된게 이 한권 뿐이라니 아쉽다. 책의 알찬 구성에 비해 가격은 되려 싼 느낌에다가, 구성된 단편들이 여러번 곱씹어 읽어도 될만한 작품들이 넘쳐 나는 탄탄함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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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페이지에 달하는 육중한 이 책에는 32편의 미스터리 단편들이 실려 있다. <앨프리드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의 50주년을 기념한 이 선집... 공고를 통해 독자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단편>을 뽑아달라 하여 이 책에 실리게 된 최고의 단편들. 한 달만에도 쏟아져 나오는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면, 이 작품들은 그야말로 '나는 미스터리다'보다 더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생존작들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그리 잘 소개되지 않았던 터인지, 미스터리라면 어릴 때부터 애독해온 나에게도 거의 다 낯선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작품들이 작가들 각자의 색깔을 확실히 담고 있다. 단편의 묘미를 확실히 살려 간결한 문체로 그 시대의 분위기와 인간상들을 그려내고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을 무심히 던져놓는다. 현대물들에서의 탐정들이나 형사들보다 어딘지 모르게 굳세면서도 따스한 주인공들 또한 여운을 남긴다. 충격적이고 잔인해 호기심은 자극하지만, 덮는 순간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는 않는 현대 미스터리들에 지치신 분들에게 죽은 이에 대한 측은함만으로 아무 대가도 없이 사건을 추적하기도 하는 그들을 만나보길 권해본다.
사람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의무가 있다는 걸 일깨워주기 위해 그의 삶에 들어온 그 아이를. p.680 / I.J.파커 <오봉 고양이>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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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책 한 권을 이렇게 오랫동안 읽어보긴 또 처음인 듯 합니다.. 오해하실 분들이 계실지 몰라 미리 말씀드려야겠네요.. 이 작품이 재미가 없다거나 지루함의 극치로 인해 그동안 방치가 되었다고 생각하시면 아주 곤난한 오해를 하시는겝니다.. 절대 아니거덩요.. 상당히 두꺼운 분량이고 단편집인 관계로다가 일단은 골라먹는 재미가 아주 뛰어난 걸작선이었다는 점을 미리 밝히고 시작을 해야될 듯 싶습니다.. 그러니까 말이죠 총 700페이지가 넘습니다 게다가 종이까지 생각보다 얇습니다 무겁습니다 총 수록된 단편이 순간 눈대중으로 봐도 20편이 넘습니다.. 단편작가의 면면을 보더라도 후욱하면서 이 작가!!라는 감탄사를 뱉으내실 분들도 여럿입니다.. 달리 걸작선이겠습니까?.,
각각의 단편들의 내면을 말씀드릴려면 몇글자의 독후감으로는 부족할 듯 싶습니다.. 솔직히 이전에는 이런 멋진 단편들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더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아직 안읽어본 작품들도 있습니다.. 독후감을 쓰는 현재 아직 다 못읽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재미가 없어서일까요?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리자면 절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읽어버린 단편들이 아깝다고 하는게 더 정확한 말이 아닐까 싶네요.. 그럼 읽어보지도 않고 독후감이란걸 끄적대면 안돼지!!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네, 안되죠.. 하지만 전 그러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야금야금 보아온 단편들을 그대로 모두 읽을때까지 묵혀두기도 그렇구요.. 물론 솔직히 단편 하나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습니다만 두고두고 읽으면서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구요.. 서평에 대한 부담으로 허겁지겁 읽어버리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서 별로 있지도 않은 염치를 들이밀면서 "불구"를 덧붙여 이렇게 미리 알려드릴려고 한다는거죠.. "저도 아직 다 못읽었지만 이렇게 재미난 단편 걸작선을 미리 아직 모르시는 독자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여러분도 저와 함께 해요~"라는 생각임을 알아주길 바래요라고 적긴 하지만 역시나 기분 나쁘면 고소하셈
씨익, 그동안 좀 잊어 먹고 못읽은 것도 초큼은 있다고 시인을 해야 마음이 좀 편하겠군요.. 하여튼 무척이나 재미있고 즐거운 단편집이고 걸작선입니다.. 저는 처음 접해본 매거진이었는데 말이죠. 미국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추리문학잡지인 듯 합니다.. 불세출의 추리작가분들도 이 잡지를 통해서 집필역량을 선보이신 분들도 많더군요.. 그랜드마스터이신 돌아가신 웨스트레이크옹을 비롯해서 로렌스 블록쌤도 계시구요 에드 맥베인등등 말로 다 표현을 못하겠네요.. 이름값하느라고 내용이 별로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펴드는 순간 하늘높이 헬륨풍선처럼 날려버리실겝니다.. 이 유명한 추리문학잡지에서 몇십년동안 받아들인 거장들의 작품들 중에서 단편들을 선별하여 걸작선을 만들었으니 어떻겠습니까, 걸작선은 그냥 과장된 홍보문구가 아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얼마 읽어보지못한 미스터리 단편들 중 가장 뛰어난 작품들만 모아놓은게 아닌가 싶네요.. 영미 미스터리를 기준으로 삼은 겁니다.. 그러니까 일본이나 동양적 사고와는 많이 다른 서양형 미스터리니까요..
보통 단편집을 읽다보면 얻어걸리는 괜찮은 단편 몇개때문에 전체적 후광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구요.. 그 반대의 경우로 읽다가 던져버리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보통은 단편집이 열 편 미만으로 책정하고 그중 하나, 둘 정도에 임팩트를 주곤 하지요.. 그 정도면 출판사나 웬만한 독자분들은 돈 값을 했다고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만(뭐 독자의 취향은 다양하니까요).. 하여튼 그래서 단편집을 읽을때마다 그 중 이거하고 저거하고 고거하고는 괜찮았구요..요거하고 쪼오기 몇 편은 보통보다 못하더군요라꼬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네요라는 얼버무림으로 마무리를 하곤 합니다.. 그럭저럭 볼만한데 굳이 까댈 필요는 없으니까요.. 단편이니까요.. 전 그러했습니다.. 좀 착한 편인거쥐요.. 근데 말이죠.. 걸작선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5키로(?) 상당의 아령만큼의 무게를 자랑하는 이 작품속의 수많은 단편들(20편이 넘는다고 했죠?.아까)은 버릴께 없는거 같네요..개인적으로는요.. 아주 다양한 감성과 문체와 묘사와 개성이 모두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하나같이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안 본 나머지 단편들이 다 꽝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유독 찍어서 읽은 스무편 정도의 단편들이 다 재미있는거만 골라낸거라면 전 앞으로 추리소설 비평가 할랍니다..
전 소장욕구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만 아니 여러 시리즈들도 구색을 맞추느라 보기좋게 꽂아두는 집착은 없는 사람입니다만 이 작품만은 내가 추리소설 또는 장르소설을 좀 읽는다는 보여주기용 목적으로 고개 빳빳이 쳐들고 자랑할 만큼 책꽂이 중앙지점에 버젓이 꽂아두고 싶네요.. 왜냐하면 책 자체도 고급스러운 작가들이 줄지어 서있구요.. 내용은 뭐 두말하면 주뎅이 떡나발됩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단편은 이러해야된다는 원칙을 내세우기에 이 걸작선만한 단편집이 없을 듯 합니다.. 각각의 짧은 단편들속에 이렇게 많은 즐거움을 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거덩요.. 그러니 허접한 독후감 하나 작성하는데도 정리가 안되고 주절거리는거 아니겠습니까, 생각을 정리하고 의도를 보여주기 위해 짧게 서사를 만들어 내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전 그러네요..
솔직히 책을 다 읽지도 않은 입장에서 좋니,싫니라는 개념을 내세워서 당신도 보세요라고 평가를 한다면 그것도 우스울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역시나 전 좋았다는 말씀을 드리는게 옳을 듯 싶습니다. 진짜로 저는 남아있는 단편들을 또 읽을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거덩요.. 그리고 읽었던 단편들이 하나같이 재미가 있고 각각의 작가님의 개성이 잘 살아있는데다가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미스터리적 다양성이 클라식함부터 현대적 감성까지 제대로 담겨있어 칭찬하고 싶다는거죠.. 이런 즐거움을 주는 단편집이면서도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책값은 요즘 책가격에 비해 그다지 비싸지 않다는 사실(좀 홍보성이 엿보이나요?..씨익)
영미쪽 미스터리의 감성이라 일본쪽으로 치우친 독서가 많으신 독자분들에게는 취향적으로 큰 재미를 못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제 영미쪽 미스터리를 읽어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초기에 접해보시면 좋을 듯 싶기도 합니다.. 늘 그렇 듯 재미에 대한 관점은 내맘입니다.. 남의 맘까지 헤아릴만큼의 능력이 뛰어나질 않으니까요.. 그냥 얘는 이러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시고 선택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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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장장 740여 쪽에 달하는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을 다 읽었습니다.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 번에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단편집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인데요, 호흡이 짧은 단편의 특성상 내용이 함축되어 있어 한 편 한 편 집중해서 읽다 보면 에너지가 의외로 많이 필요해서 장편에 비해 완독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합니다.
미스터리라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31명의 작가들이 자신들만의 색채로 풀어 놓은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은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작품집이었습니다.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의 50여 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만큼 그 시대의 사회상이 잘 드러나 있고 수많은 독자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편찬한 단편집이라 작품들 간의 편차가 적고, 기본 이상의 재미도 갖췄구요. 탐정, 경찰, 사기꾼, 소외 계층, 전직 사제, 전문직업인 등 여러 인간군상들이 등장해서 미스터리가 줄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짐 톰슨<무시무시한 곤경> - 한탕 하려다 고생만 죽도록 하고 본전도 못 찾은 사기꾼 미치 앨리슨과 못난 남편을 곤경에서 구해주고,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아내 베티의 부창부수 열전. 헨리 슬레서<사형 집행일>- 성공이 주는 쾌락에 빠진 한 남자의 빗나간 욕망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 허무한 결말이 인상적이었다. 잭 리치<여덟 번째> - 미스터리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촌철살인이 살아 있는 작품. 짧은 단편 속에 담긴 강력한 한방의 묘미. 에드 맥베인(에반 헌터)<웃음거리가 아니야> - 과거의 영욕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 남자의 운 없는 하루.
찰스 윌리포드<진짜 조류점술사>- 조류 점술사의 불길한 예언을 벗어나기 위한 어느 작가의 위태로운 여정. 도널드 E. 웨스크레이크<안녕! 안녕!>-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이 네 명의 용의자 중에서 가까스로 범인을 유추하지만 죽음은 점점 다가온다. 절망적인 상황 묘사가 인상적이었던 단편. 에이브럼 데이비슨<켄트 캐스트웰의 비용> - 한 마을에 새로 이사 온 켄트 캐스트웰로 인해 부당한 지출이 발생하자, 마을 사람들은 황당한 해결책을 생각하게 되는데. 에드워드 D. 호크의 <내려가는 동안> -시체가 사라진 기이한 자살 사건에 얽힌 사건의 진상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에드 레이시<'스타니슬라프스키 방식' 보안관>-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은행강도사건. 결말이 신선했다. 제임스 홀딩의<살인 요리법>- 사악한 조카부부로 부터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스프 레시피를 지키기 위한 은퇴한 요리사 앙드레의 비책은? 탤마지 파웰<새 이웃> - 단지 조용하기만을 바라던 우아하고 교양있는 카펠리 부인의 시끄러운 이웃 퇴치법. 빌 프론지니<별 볼일 없는 자의 죽음> - 쓸쓸하고 외롭게 삶을 마감한 어느 부랑인의 죽음을 파헤치는 사립탐정 '나'의 활약상이 그려진 단편. 특이하게도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탐정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다.
윌리엄 브리튼<역사적 오류> - 전통 유산을 계승하는 마을에서 겪게 되는 노먼 케이너 가족의 지옥같은 하루. 로렌스 블록 <쇼핑백 아줌마를 위한 촛불> - 자신에게 유산을 남긴 노숙인 아주머니의 죽음에 연관된 단서를 따라가는 무면허 탐정 매트 스커더. 윌리엄 뱅키어<마마 캐스 계획 살인> - 남편의 몫을 빼앗으려 하는 악덕 사장을 혼내주려던 애니트라의 계획은 과연 성공했을까? 새라 패러츠키<다카모쿠 정석> - 이웃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립탐정 빅토리아 워쇼스키의 모습이 담겨있다.
롭 캔트너< 내 형의 아내> - 우연히 형수가 남자와 만나는 장면을 보게 된 사립탐정 벤 퍼키스의 복잡한 심정이 잘 묘사된 작품. 더그 앨린<마지막 의식>- 사라진 범죄계의 거물들을 찾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뜻밖의 사건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스티븐 위질릭<올가 바토를 찾아서>- 50여 년 전에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상이 가슴 뭉클한 여운을 준다. 코니 홀트<매> - 숲에 들어간 뒤에 홀연히 사라진 삼촌의 장례식 날에 밝혀진 진실. 의외의 결말이 신선했던 단편.
제프리 스캇<참을 수 없는 유혹> -전쟁 중이던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살인사건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그렸다. 치명적인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고야 마는 모습을 실감있게 표현했다. 조지 C. 체스브로<사제들> - 파문당한 전직 사제 출신의 사립탐정 브랜든과 악으로 똘똘 뭉친 사악한 인간의 대결이 흥미로웠던 작품. S. J. 로잔<바디 잉글리시> - 아들을 향한 엄마의 그릇된 모성애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을 담았다. 차이나 타운에서 활동하는 사립탐정 리디아 친과 동료 빌 스미스의 동반자 관계가 인상적.
잰 버크<뮤즈> - 히치콕의 작품 세계를 논하다 사랑에 빠지게 된 두 사람이 오해가 쌓여 헤어지게 되지만 결국 히치콕으로 인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결합한다는 이야기. 히치콕의 작품 세계와 영화의 원작 소설이 등장한다. 이번 단편집의 취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캐럴 케일<하수구> - 외도의 늪에 빠진 어리석은 한 남자의 기이한 모습이 담겼다. 그레고리 펠리스<역경의 제왕> - 종교적 갈등을 빚는 부녀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을 재치있게 해결하는 탐정 콤비 케빈과 주프.
제임스 링컨 워런<검은 스파르타쿠스> -18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해상보험회사의 조사관 트레비스코의 활약상을 그린 단편. 트레비스코 덕분에 노예 신분에서 해방된 아프리카인 히어로와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시리즈라고 하던데, 우리나라에도 이들의 이야기가 출간이 되면 좋겠다. 스티브 호큰스미스<이리의 마지막 날> - 정년 퇴직을 앞둔 경찰관 이리의 사건 해결에 대한 열정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 재니스 로<타블로이드 신문>- 폭력을 휘두르는 무능한 남편과 추행을 일삼는 고용주 사이에 갇힌 한 여자의 험난한 여정이 그려졌다.
I. J. 파커<오봉 고양이> - 11세기 일본의 가난한 귀족 탐정 아키타다가 등장하는 단편. 에드 맥베인<나이로비를 떠나며> - 한 여행 가이드의 기묘한 자살사건에 엮이게 된 부부의 이야기. 라이스 보언<주술> - 불길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미신에 얽힌 죽음이 그려졌다.
로렌스 블록의<쇼핑백 아줌마를 위한 촛불>과 제임스 링컨 워런의<검은 스파르타쿠스>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빌 프론지니<별 볼일 없는 자의 죽음>, 새러 패러츠키<다카모쿠 정석>도 좋았습니다.
빌 프론지니의 작품 제목 처럼 건달에 주정뱅이, 부랑자들 같이 소위 별 볼일 없고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을 편견 없는 시선으로 보고, 사건 해결을 위해 위험도 불사하며 본능적인 감각에 따르는 탐정들의 모습은 제가 탐정물과 경찰물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로렌스 블록의 작품은 처음 접해봤는데, 감성을 의도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뭉클하게 하는 힘이 있어서 <쇼핑백 아줌마를 위한 촛불>을 읽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네요. 전직 경관이자 알콜 중독자인 무면허 탐정 매트 스커더 이 사람이 왜이렇게 좋은지, 결국 참지 못하고 근처 서점으로 달려가서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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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함이 가득했던 서른 두 개의 단편들.
<알프레드 히치콕 미스테리 매거진>은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과 더불어 미국 추리문학 잡지를 대표하는 양대산맥 중 하나다. 그런 <AHMM>히치콕 매거진이 발간 50주년을 기념해서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대표 작품 선집을 출간했다. 그만큼 이 책 속에 들어있는 32편의 선정 작품들은 그냥 단편집이 아니다. 어느 누군가에겐 최고였을 수도 있고, 최소한 누군가의 마음을 여러번 빼앗았던 그런 작품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그만큼 수준이 보장되는 그만큼 훌륭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장편과 달리 호흡이 짧은 단편들은 한 두가지 에피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 에피소드가 풀어지고 결말로 치닫으면 '아! 그런 이야기였어? 그런 거 였어?'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반전이 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짧은 호흡안에서 가장 강렬한 결말을 이끌어내야하는 작업이기에 그만큼 읽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단편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이 작품은 그만큼 적극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 긴 호흡을 가진 장편과 달리 한 호흡마다 끊고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점에서 각 편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다시 시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집중해야하는 또 다른 집중력을 요한다. 그래도 장편에서 볼 수 없었던 그런 단점이 끊어 읽기에는 상당히 용이하다는 점에서 다른게 보면 편하기도 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읽는데 한달 이상이 걸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쓸데없는 이런 저런 잡소리는 이제 집어치우고 책으로만 평가해본다면 이 작품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는 걸 부인할 수가 없다. 각자의 개성과 작품에 따라 분명히 편차가 존재하고, 호불호가 갈릴테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단편집이라면 충분히 소장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우선 가장 중요한 미스터리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한 작품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곳이 '그랜드마스터'라는 칭호를 받은 작가들이 많은 것과 기존 출간작을 갖춘 인기 작가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런 작품들 중에서도 대중들이, 대중적인 것들을 뽑아서 엮어놨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한층 더 확고히 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미국잡지에서 나오는 미국인 작가들만 나와 식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일본을 비롯한 다양한 배경과 중국인 여탐정같은 다른 인종, 독특하고 매력있는 캐릭터들이 득실득실하다는 점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다양성이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다. 방대한 분량에 워낙 다양한 작품들이 포진해 있어서 딱히 뭐가 '이렇다'라고 표현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어찌되었든 한 번쯤 읽어볼만한 여유가 있다면, 분명 소장해볼만한 작품임에는 틀림 없지 않을까 싶은 개인생각이다.
* 작품들 중에선 개인적으로 에드 맥베인의 <웃음거리가 아니야>, 도날드 E. 웨스트레이크 <안녕, 안녕>, 에드워드 D. 호크의 <내려가는 동안>, 빌 프론지니의 <별 볼일 없는 자의 죽음>, 로렌스 블록의 <쇼핑백 아줌마를 위한 촛불>, 스티븐 워질릭의 <올가 바토를 찾아서>, 조지 C. 체스브로의 <사제들>, 캐럴 케일의 <하수구>, I. J. 파커 <오봉 고양이>, 에드 맥베인의 <나이로비를 떠나며> 등이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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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포물, 미스터리 소설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매니아중에 한명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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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미스터리 뿐만 아니라 유머, 황당한 재미, 진지함, 짜릿함, 반전의 반전까지 이 모든것을 맛볼 수 있는 풍부한 책을 만났다. 『앨프리드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50주년 기념으로 독자들이 직접 선택한 우수 작품들만 선별해 책으로 엮었다하니 과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워낙 오래전에 창간된 잡지에 실린 글 이다보니 시대적 흐름과 그 당시만이 가지고 있는 정겨움등을 느낄 수 있어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짧은 이야기 속에 장편미스터리 소설 못지않은 탄탄한 스토리와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거장들의 글이 반갑기 그지없다.
독자들의 가장많은 표를 받은 작품 가운데 하나인 잭 리치의 「여덟번 째」는 단 다섯페이지에 불과한 짧은 글 속에서 짜릿한 반전을 선사하며 기억에 각인된다. 이 책 속엔 마치 한편의 미스터리한 콩트를 보는듯 생생히 그려지며 재미를 주는 작품이 있는가하면, 뻔뻔한 주인공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에선 통쾌한 기분마저 감돌기도하고, 죽이고싶도록 미운 등장인물을 욕마며 읽고있는데 주인공이 마지막에 그들을 용서하는 장면에선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어떤 이야기에선 조용하기만했던 작은 마을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안하무인격인 남자가 이사와 마을 예산을 축내고 골칫덩이가 되어가다 죽음을 맞이하게된다. 그러자 모든 마을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반기는 듯한 인상까지 주며 끝내 살인자를 떠나보낼 생각까지 한다. 이렇듯 이 책 속엔 무시무시하고 살벌한 이야기들만이 아니라 작은 웃음과 따뜻함까지 느끼게 해주면서 살인사건을 파헤치고 미스터리한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물론 모든 이야기가 만족을 줄 수는 없듯이 유독 재미나고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있는가하면 다소 시시하고 지루한 이야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갖고있는 의미와 즐거움은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왠지 요즘 출간되는 끔찍한 장면들이 수두룩한 미스터리 문학에 질렸다면, 이 책이 주는 정겨운 이야기가 바탕이된 추리/미스터리 문학이 반가울 거라 생각된다. 무더위에 잠 못드는 여름밤, 이 책에 실린 이야기 중 무작위로 몇편 골라 읽다 잠든다면 긴긴 여름밤이 조금이나마 즐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