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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의 전성기를 이룩한 오현제 중 마지막 인물이자 자신의 철학을 담은 책인 <명상록>을 남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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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지난 2천 년간 위대한 리더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쳐왔다. 그는 로마의 최전성기를 통치한 5현제 중 한 명으로 오랜 세월 동안 칭송 받아왔다. 그가 남긴 ‘명상록’은 삶의 지혜와 인간적인 고뇌가 고스란히 기록된 고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제외한 많은 부분은, 그가 생존해 있던 시절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우리로선 알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오늘날처럼 각 분야가 세분화되기 전 시대를 살아온 그의 제너럴리스트로서의 면모 덕에 더더욱,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사람 한 명을 알기 위해 우리는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뒤적여야만 한다. 이 책 한 권이 그의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데에 완벽하다고 볼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해 국가 최고의 통치자라는 운명을 타고난 한 인물이 살아가면서 품었을 많은 감정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물론 오늘날처럼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도드라진 경쟁을 거쳐야 하는 시절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한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손아귀에 쥔다는 것은 지금 못지 않게 과거에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게다. 실제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삶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의 뒤를 이어 권력자로 등극한 콤모두스의 사례를 보면 더더욱, 현명한 군주로서 기억된다는 것이 얼마나 난해한 과제인지가 이해가 간다. 현인으로 기억되기에 로마의 역사에 무지한 나로서는 그의 시대가 태평성대였을 것이라 막연히 추측을 했다. 물론 로마는 당대 최고의 제국이었다. 하지만 상대적인 평온이 절대적인 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각종 전염병이 들끓어 인구의 많은 수가 고통을 받았다. 홍수와 지진 등 지금 일어나도 막대한 피해를 예고하는 자연재해도 끊이질 않았다. 게다가 제국의 주변에는 많은 유목민들이 있었다. 그들과의 싸움은 제국을 방어하기 위한 어쩌면 최선의 전략이었다. 학자 타입의 왕에 가까웠던 그로서는 직접 전쟁터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안간힘을 썼던 그는 신체적인 강인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혹 이러한 위험요인이 없었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다. 많은 귀족들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으니, 모두를 만족시키면서도 자신의 힘을 온전히 유지하는 일은 분명 고되었을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오늘날의 잣대에만 의존해서는 아니 된다. 어마어마한 기독교 신자가 존재하는 오늘날과 비교할 때 그의 시대에 이 종교는 이제 막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많은 로마의 황제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도 이 종교에 대해 관대하지만은 않아서 오히려 그에게는 ‘박해자’라는 역할이 더욱 잘 어울리기도 했다. 로욜라의 ‘영성 수련’과 비교될 정도로 묘한 느낌을 풍기는 ‘명상록’ 때문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를 떠올릴 때면 관대함을 상상한다. 그의 사상적인 측면 역시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 역시 의미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존재해 왔던 많은 모순점들을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대체 어떠한 인물이란 말인가! 마냥 칭송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부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다가간다면 우리는 인간다운, 너무도 인간다운 모습의 한 황제를 알현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사랑하지만 황제로서의 자질은 발견하기 힘든 콤모두스에게 왕위를 물려줄 수밖에 없었던 한 인물의 서글픔을... 책의 뒷부분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시대의 로마제국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지금의 영국 남단에서부터 지중해, 흑해를 아우르는 이 광활한 영토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절대권력 이상의 카리스마가 필요했을 것이다. 전대의 하드리아누스나 안토니누스가 지니지 못했던 그 무언가, 아니, 오늘날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그 무언가를 이 인물로부터 발견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부지런함과 쉬이 사라지는, 그래서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만이 유지가능한 감수성.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갈망하는 지도자의 상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모습은 적지 않은 부분 닮은 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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