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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읽는데 일주일 넘게 걸렸다. 매일 매일 조금씩 시대별로 책을 읽었다. “무삭제판”이라는 제목에 혹(?)해서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역사는...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도 자아내지만 많은 의문점도 만들어 낸다. 세상은 넓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는 많다. 그 알지 못하는 세계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내가 알지 못하는 역사들이 만들어진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펼쳐진다고 말을 하지만 그 순간들이 모여 나만의 역사는 만들어진다. 내 의지와 상관없는 역사들이 펼쳐지기도 하고 내 계략에 맞게 척척 세상이 움직이기도 한다. 하지만 훗날 웃는 이는 세상을 잡았던 사람들일까 아님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일까? 최근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졌다. 내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한국사나 세계사가 얼마나 가식(?)적이었는지 세삼 알게 되었다. 일어난 사건은 객관적일 수 있지만,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 어떤 입장이냐에 따라, 누가 힘을 가졌느냐에 따라, 그리고 역사를 서술하는 사람의 심리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견해를 가진다는 것을 알았다. 학교 다닐 때 천편일률적인 시선으로 공부했다면, 요즈음 역사는 재미있다. “와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네” 자유로운 상상력이 나를 많이 행복하게 한다. 나와는 상관없는 옛날 사람들의 생각이라 치부했던 역사들이 여러 편의 영화가 되어 내 머릿속에서 움직인다. 미래를 예언한 점술가 이야기,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고대 의식, 지금 우리의 과학기술이라 칭해도 전혀 손색없는 첨단 기술, 중세 로마에 실제로 존재했지만 쉬쉬했던 여자 교황의 정체, 화려하고 세상을 다가진 듯 한 성안의 생활, 지금의 천문학에 절대 뒤지지 않았던 마야의 태양력, 사라진 태양의 처녀와 잉카 보물의 행방 등 이야기 모두 재미있다. 또한 이 책에 나와 있는 역사적 의문점과 사실들을 증명할 수 있다면 더욱 흥미진진해 지겠지? 1부 고대문명, 2부 중세의 암흑, 근대의 여명, 3부 르네상스 4부 근대. 이렇게 4꼭지로 되어 있고, 꼭지별로 다시 소제목을 만들어 재미있게 이야기 한다. 워낙 방대한 양이다 보니 모두 소개할 수 없지만 그 중 몇 개만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1. 고대에도 로켓 기지가 있었던 것일까? 마야 팔렝케 왕의 석관에 우주 비행사와 흡사한 모습의 조각을 발견했다. 이 밖에도 우주인을 떠올리게 하는 이상한 그림이 세계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킴벌리 산맥,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아프리카 수단 공화국 메로에에서도 이런 그림들이 발견되었는데 작은 구멍이 있는 헬멧을 쓰고 있고, 전신을 고무로 만든 옷으로 감싸고 있다고 한다. 과거 고대인들의 생활상 중 과학문명이 발전한 이유는 우주인들이 그들에게 발달된 기술을 전수 해 줬을 가능성을 제시하곤 했다. 우주인들이 그런 기술을 전수 했건 하지 않았건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2. 로마 황제가 폭군이 된 진짜 이유? 로마 황제들 중에서는 네로, 칼리굴라 등 정신분열이라 의심되는 인물들이 상당히 많다. 사형수를 바다에 던지는 모습을 강가에서 바라보며 느긋하게 즐겼다는 티베리우스 황제. 늘 입에서 침이 흘러나와 있고 갑자기 무섭게 성내는가 싶으면 이번에는 기분 나쁘게 웃는 이상한 버릇이 있어 바보라고 소문난 클라우디우스 황제. 엄청난 대식가에 통풍으로 팔다리는 비틀어졌고, 구드를 장시간 신을 수 없었으며 서류를 펼칠 수도 없었던 갈바 황제. 성기를 화형에 처하는 등 잔인한 살인법을 생각해내고 즐거워한 도미티아누스 황제. 난폭한 어느 노예에게 마음을 사로 잡혀 그와 결혼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엘라가루스 황제 등. 상식 수준을 벗어난 인물들 모두 납중독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고대 로마에서는 지하에 납으로 만든 관을 묻어 수도 시설로 사용했다. 조각상, 장난감, 화장품, 약, 도자기 유약, 유리, 관, 냄비 등 생활 구석구석에 납이 넘쳐났다. 당시, 납의 독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로마인들은 색과 혀끝의 감촉 등으로 모든 제품을 납으로 도금했다. 만성적인 납 중독으로 변비, 복통, 관절통 등이 오고 더 심해지면 중풍을 동반한 근육마비, 실명, 정신 장애가 일어난다고 한다. 로마 귀족들에게 아이가 없었고 있었다 한들 5세 이전에 죽었다고 하니... 그 이유에 설득력이 있다. 3. 미사 도중 교황이 아기를 낳았다!!!!!!!! 늙은 교황이 죽자, 요한나가 강의 하던 학원 학생들의 열렬한 선거 운동 덕분에 차기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교황에 즉위한 그녀는 2년 반 동안 통치하게 되었다. 어느 날 사원 축제 미사에서 복통이 엄습해 오고 요한나는 빨간 피를 흘리며 아이를 낳았다. 1601년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요한나를 전설상의 인물로 만들어 모든 초상과 흉상을 없애고 성당에서 그녀에 관한 모든 기록을 완전히 삭제하도록 명했다. 하지만 완전한 비밀은 없는 것일까? 많은 시간이 흘러 내가 그 사실을 읽고 있으니 말이다. 역사는.. 그래서 재미있지만 잔인하기도 하다. 뻔히 보이는 역사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똑같이 따라하고 쳇바퀴 돌 듯 반복한다. 다시는 이런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할텐데 또 같은 실수를 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내려온 이야기를 교훈삼아 반복적인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