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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갯벌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떼
"갈대 갯벌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떼" 내용보기
겨울 순천만을 기억한다. 순천만에 다가갈수록 기러기들이 끼룩대며 날아다니는 빈도가 많아졌다. 흑두루미가 가족 단위로 날아다니기도 한다. 순천만 벌판에 당도하자 기러기 무리가 내는 소리랑 흑두루미 떼가 내는 소리로 떠들썩했다. 바람 부는 겨울 벌판이지만 살아 있는 야생의 생명 소리로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가족 단위 흑두루미가 모여 수백 마리가 되었고 논에서 부지런히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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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순천만을 기억한다. 순천만에 다가갈수록 기러기들이 끼룩대며 날아다니는 빈도가 많아졌다. 흑두루미가 가족 단위로 날아다니기도 한다. 순천만 벌판에 당도하자 기러기 무리가 내는 소리랑 흑두루미 떼가 내는 소리로 떠들썩했다. 바람 부는 겨울 벌판이지만 살아 있는 야생의 생명 소리로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가족 단위 흑두루미가 모여 수백 마리가 되었고 논에서 부지런히 부리로 바닥을 쪼고 있다. 큰기러기 쇠기러기랑 독수리도 섞여 있다. 독수리가 펄쩍 펄쩍 뛰어다니기도 한다. 왜가리랑 대백로가 날아다니고, 흰뺨오리랑 청둥오리가 날아다닌다. 개울이 있는 곳에서 딱새 소리가 들리고, 검은이마직박구리 작은 무리가 날아간다. 갯벌 쪽으로 가자 물가에 청다리도요랑 삑삑도요가 돌아다닌다. 댕기물떼새도 홀로 돌아다니고 있다. 너른 갈대밭에 서니 바람이 차다. 그래도 갈대가 서걱이는 소리가 흥감하여 그다지 춥다는 기분이 안 들었다. 함박눈 내리는 논에 있는 흑두루미랑 기러기, 독수리를 보며 남녘 순천만이 아니라 북쪽 철원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겨울을 온전히 느꼈다.


순천만은 흑두루미 월동지로 자리 잡았다. 2006년까지만 해도 흑두루미 숫자는 200마리에 불과하고 관광객은 연간 35만 명이었다. 2008년에는 흑두루미가 350마리이고 관광객 수는 150만 명, 2009년에는 440마리에 233만 명, 2010년에는 530마리에 290만 명을 넘어섰다. 관광객들이 순천시에서 관광하며 소비하는 경제 효과는 약 1,000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광양 포스코가 광양시에 미치는 경제 효과의 2-3배에 해당한다. 2025년 12월에는 흑두루미가 8,600여 마리로 늘었으니 경제 효과는 더욱 커졌으리라.


순천만 갈대밭은 겨울마다 불타올랐었다. 불이 꺼진 갈대밭을 갈아엎으면 기름진 농토가 되기 때문에 불길에 휩싸였었다. 그러던 곳이 흑두루미 월동지가 되고 ‘대한민국 생태 수도 순천’의 중심이 되었다. 어느 한 사람의 노력 때문이 아니다. 다친 흑두루미를 돌본 소년, 김영대 원장, 노관규 시장, 최덕림 과장, 시민과 농민, 활동가, 누구 하나 빈 고리라도 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수질 오염시설 오리농장 철거, 경관 농업과 무논 조성, 전봇대 철거, 철새 지킴이 활동 등은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끈기와 인내가 빚어낸 쾌거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수천 마리의 두무리 떼가 동쪽으로 날아갈 때, 몇 백 마리의 흑두루미들은 서쪽 바다를 택했다. 그들에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일본 이즈미시로 가면 기온이 따뜻하고 먹이 걱정도 없지만 겨울 내내 낱알 곡식만 먹어야 한다. 곡식이 아닌 생물을 먹고 싶었던 흑두리미들은 서해의 갯벌을 따라 남하하기 시작했다. (40쪽)

YES마니아 : 로얄 g*******g 2026.07.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