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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에서나 하는 철학. 마르키 드 사드. 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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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사디스트'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소설가'로서 은근히 명성이 있었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있다. 겉표지도 상당히 매력적이고 겉표지에 내용을 보면서 호기심 만만해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덮었다가 책을 펼쳤다가를 반복했다. 다름이 아니라 책내용이 아주 방탕해서다. 사드즘이 다(all)가 아니었다. 하긴 서문에서부터 "방탕아들에게"란 머릿글로 예상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니- 이 책은 프랑스 문학 사상 최고의 충격을 준 책이라고 하는데,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내게도 충격을 줬다. '200여 년 동안 금서로 분류될 법하군!'
책에서는 '계몽주의자라 자처하는 돌망세란 인물을 등장시켜 18세기 후반에 만연했던 극단적이고 모순된 철학적 담론과 궤변들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라고 적혀있다. 책을 읽어보니, 돌망세를 '반면교사'라고 보면 되겠다. 그를 중심으로 함께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반면'이 너무 과격하고 희화화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나도 진지해서 독자로선 심각하게 느껴진다. 작가의 의도가 그런 거란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정색하게 된달까.. 이기심과 방종의 끝을 보는 듯하다. 책을 펼치니, 중상모략, 절도, 근친, 남색, 범죄, 살인까지도 칭송하고 정당화할 수 있는 인간의 그릇된 철학이 전수되는 밀실이 펼쳐졌다.
책에는 해괴망측할 정도의 성관계가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극단적인 계몽주의자이자 무신론자들의 (만담같은) 철학담론이 펼쳐진다. 등장인물들은 물론이요 책 속의 책에 등장하는 주장과 논리들은 너무나도 모순되고 과장된 궤변이다. 그릇되지만 상당히 논리적으로 느껴질만한 주장도 그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드러남으로써 그 논리가 모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상당부분의 논리들은 정말 해괴망측할 뿐, 실속이 없는 껍데기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다만 일체의 방종과 극단적인 유희를 위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상당히 난해하다.
계몽사상을 계승하고자 했던 공화정부에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고서 공포정치의 처첨함을 절절히 느낀 사드. 계몽사상가이기도 했던 그로선 계몽사상과 철학에 더욱 큰 반감과 배신감을 느낀 시간 속에서 쓴 책이 아닐까 싶다. 다만 싸드는 그것을 너무나도 반항적인 빈정댐과 과격한 비꼬움을 반어적으로 전한다. 그 탓에 그 당시의 역사와 철학을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아니 그 당시에 산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싸드가 아니기에 그가 이 책을 집필해야만했던 절실함을 쉽게 이해하진 못할 것 같다. '타산지석'이란 말이 있고 '반면교사'란 말이 있지만 반면교사의 '반면'만 보고선 우리는 그에게 설득당할 일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반항적이며 방탕하기만한 반면교사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보곤 그저 비위가 상할 뿐이다.
작품 서두에 '딸을 둔 어머니라면 딸에게 이 책을 읽혀야할 것이다.' 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 결말을 본 독자라면 이 서두가 너무나도 끔찍하게 느껴져서 진저리가 쳐질 것이다. ( 이 작품은 대화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 대화내용이 너무나도 방탕하며 윤리적인 혼란을 줄 수 있을 만큼으로 파괴적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24금'이라고 봐야 타당할 것 같다. 이 책의 끝엔 사드의 연보가 있는데 그에 마지막 부분을 여기에 담아본다 1990년에 갈리마르 출판사 플레이아드 총서로 <사드 작품집1>로 출판되었다. 프랑스에서 한 작가의 작품이 플레이아드 총서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전으로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사드 작품집은 2,3집으로 계속해서 편찬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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