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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권에서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한 문화권의 기성세대가 고집하는 혹은 벗어날 수 없는 전통이랄까 습관이랄까 하는 정서가 있는 것 같다. 상당부분 서구화된 우리 사회에서 50년대 이전 세대가 가지고 있는 감성에 대해 MZ는 아니더라도 7-80년대 사람들이 느끼는 답답함, 때로는 향수와도 유사하게 느껴지는 것, 그런 감성적 이질감이 서로 다른 문화권 사이에서는 좀 더 도드라질 것 같기도 하고, 왜곡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단적으로, 이민 2세대 한국인이 자신의 조부모 세대에 대해서 느끼는 감성들이 이럴 수 있고, 그 이전에 바로 부모세대와의 사이에서 불거지는 갈등들은 더 뚜렸한 것 같다. 이런 배경으로 그려지는 이야기들은 이미 많은 소설, 드라마, 영화 등에서 다뤄졌고, 여전히 다양한 변주가 이루어진다. 거의 30년 전에 봤던 '결혼피로연'이란 영화가 기억에 남는데, 대만출신 유학생이 자신의 부모와 사이에서 겪는 유사한 갈등을 다룬 이야기이다. 동성애의 문제가 다루어졌고, 이 책에서도 그런 주제들이 종종 보이기에 그 영화가 생각났던 것 같다. 같은 아시아의 유교문화권이지만, 어쨌건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중국-대만-일본 등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공간(국적)과 세대를 달리하면서 그려지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스케치들을 보면, 매우 잘 느껴지면서도 뭔가 낯선 것들이 있다. 언급한 영화에서도 그랬고. 이 작품의 작가는 천안문 사태를 겪은 세대인 것 같다. 그리고 미국 국적이고. 적어도 이 작품집은 그러한 현대적 정치경제적인 문제를 배경으로 하지만, 중요한 핵심은 중국인의 세대갈등, 거기에 덧붙여 이민자가 된 젊은 세대와 원주민으로 남은 기성세대 사이에서 더 도드라지는 감성의 단층들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구성이 매우 낯익다. 그럼에도 주인공의 이름이, 그리고 여러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재들에서 낯설음 및 그로 인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책 소개에는 안톤 체호프를 잇는 단편소설 작가라고 하는 평이 붙어있다. 체호프 작품으로 기억나는 건 별로 없지만, 아마도 근대-현대 사이의 변화와 그에 따르는 세대간의 문화적 갈등들이 작품에서 그려지지 않았을까 싶다. 부정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아주 약간의 씁쓸함이 남는 건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것은 이런식으로 여전히 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같은 아시아권 독자로써 가장 기억에 남는 건(저자는 이 책이 중국어로 번역되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만), '독재자를 닮은 아이'라는 작품이다. 환관의 전통이 있는 마을을 배경으로, 태교과정의 미신과 현대 중국의 문화적 배경까지 버무려진 소재들, 그리고 갈등은 개인적이기 보다는 사회적인 것으로 그려졌기에 가장 낯설고 새로움을 느끼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