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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튼!! 문제적 인간이라는 표현이 있다. 루카치는 《소설의 이론》에서 근대 소설의 주인공을 ‘문제적 개인’이라고 이름 붙였다. 변화무쌍한 세계 속에 내던져져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한 채 신념에 의지하며 좌충우돌하다가 좋은 쪽이건 나쁜 쪽이건 자기 길을 찾아 떠나는 파우스트적 존재를 지칭하는 말이다. 근대적 주체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패튼 역시 그러한 인물이었다. 그는 미국 최고의 맹장이라는 찬사와 한께 전쟁광이란 비난을 받았고 현대전의 총아인 전차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미국의 아군이자 검술과 마술에 심취했던 중세기사의 면모를 한 몸에 지닌 인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패튼은 2차 대전의 장군들 중 롬멜 다음으로 많은 책들이 나온 장군이기도 하다. 또한 아카데미 작품상과 주연상에 빛나는 대작 <패튼 대전차군단> 덕분에 유럽 전선의 장군 들 중에는 최고의 지명도를 자랑하고 있다. 그의 상관이었던 아이젠하워와 브래들리를 능가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정보는 적어도 우리나라 밀리터리 문화 수준에는 충분해 보인다. 그럼에도 새로운 책이 나왔다. <패튼-내가 아는 전쟁>이다. 이 책은 제목이 보여주듯이 패튼 자신이 쓴 책 그것도 전쟁 중에 쓴 편지와 일기를 모은 것이다. 2차 대전에 참가한 연합군 장군들에 대한 우리나라에서 책들 중, 이런 류의 책은 처음이라는 느낌 이다. 어째든 성격자체가 이렇기에 객관성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생생하다. 이 책은 그의 무용담과 여행기가 반 씩 섞여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여행기 쪽이 더 재미있었다. 저자가 모로코와 튀니지, 몰타,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고 시칠리아, 프랑스와 독일에서 싸우고 쉬면서 쓴 ‘기행문’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이었다. 성당에 전시된 ‘십자군 시대의 검’에 대한 저자의 평 같은 부분은 깨알 같은 재미를 주지만 카르타고가 시라쿠사를 멸망시켰다는 서술에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 곳곳에 나오는 지도들도 볼 만한데, 특히 앞부분에 나오는 1944년 8월1일에서 1945년 5월 9일까지 그가 지휘한 미 제3군의 작전영역이 흥미롭다. 가로로만 이어지는 제3군의 작전영역은 그가 얼마나 ‘진격’만을 강조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도를 좀 더 깨끗하게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주관적일 수밖에 글이기에 과장된 전과 기록 등 단점도 많지만 장점도 많다. 특히 패튼다운 표현이 자주 나온다. 전투피로증에 대한 최고의 대처가 환자에 대한 ‘조소’라는 결론, 추수감사절 때 전군에게 칠면조 요리를 보급한 것을 전 세계에서 미군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위업’이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밴플리트와 워커 등 그의 휘하에 있었다가 한국전쟁에 참여한 장군들의 등장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전장에서 떠나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쓴 자서전이 아닌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가 일전을 겨루고자 했지만 결국 간접적인 대결 밖에 할 수 없었던 롬멜의 <롬멜 전사록> 과 비교해 보면 읽는 재미가 더 하지 않을 까 싶다. 사실 이 책에서는 폭우로 오전 3시에 잠에서 깬 패튼이 롬멜의 저서 <보병공격>을 읽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밀리터리 관련 책이빈곤한 우리나라에서 두 장군의 생생한 자필 기록이 출판되었는 사실은 두 장군이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리라. 여러 가지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패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필독서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