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의 힘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가? 언젠가 생각없이 펜을 들면 글이 줄줄 써진다는 싸가지 없는(?) 고백을 한 베스트셀러 작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자기는 타고난 글쟁이라고 자랑질하는 것 같아 밥맛이 싹 달아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분이 엄청 부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제 경우는 많이는 아니지만 읽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글쓰는 연습을 나름대로 해온 덕분에 이런 저런 글을 써내고 있는 처지입니다.
사랑에 대한 그녀의 영화해부는 거침이 없습니다. 마치 변사체를 마주한 부검의사가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서 날카로운 메스를 거침없이 휘두르듯이 말입니다. “여자는 몸에 남은 기억을 증오한다. 하지만 또 영원히 그 기억을 사랑한다. 여자는 몸으로 배운 기억을 수치스러워한다. 하지만 수치스러운 만큼 강렬히 그 기억을 원한다. 몸은 원하고 또 원하지 않는다.” 요즈음 즐겨보고 있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여주인공처럼 나쁜 남자와 좋은 남자로부터 대시를 받으면서 고민하지만 결국은 나쁜남자 쪽으로 기우는 것도 여성의 마음은 참 독특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랑에 대한 여자의 마음은 참 복잡해서 사랑은 남들의 판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이 가는대로 따라가는 모양입니다. ‘고장난 사랑기계’라는 소제목에서 소개하는 영화 <어톤먼트>에서 강유정씨는 “사랑하는 남자를 쓰다듬던 아름다운 손길이 더 이상 그를 소유할 수 없는 순간엔 죽음의 손길로 바뀌기도 한다.”고 설명하면서 그 죽음의 손길이 자신을 향하거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텐토 아라타의 <애도하는 사람>에서 남편을 살해한 나기 유키오에게 스즈토가 전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정말 사랑했다면 아무리 싫어하고 아무리 미워해도 죽여서는 안됐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주길 바라야 했어요.” 그것은 자신에게도 마찬가지가 되겠지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메인 테마로 했던 영화 <사랑의 은하수>에서 다시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좌절한 남자 주인공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도 자기파괴적인 사랑을 단죄(?)하고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은 영화평론가가 썼지만, 평론이 아닌 주인공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모아 전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마치 본 것처럼 주인공의 아픈 사랑을 오롯이 전해 받는 느낌입니다. 책읽기를 마치면서도 저자는 여전히 아픈 사랑이 마음에 새긴 상채기의 아픔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아픈 상처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엷어지기 마련입니다. 과거의 아픈 사랑을 감쌀 수 있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
이런 사랑도 있다는걸 보여주는 여러 영화들과 영화로 표현된 사랑의 단계 그리고 감춰진 심리를 제미있고 알기쉽게 해석해주는 흥미로운 책이었어요. 조그만 책을 들고다니면서 틈틈이 시간이 날때마다 재밌게 읽어보고 언급된 영화도 찾아보고했어요. 좀 극단적인 내용들도 있지만 영화이니 가능한 사랑이겠죠. 더 많은 작품들과 사랑에 대한 해석이 궁금하네요. 작가님 기대할께요~~^^ |
|
혼자 살 때는 영화를 꽤 봤던 것 같은데, 남편이랑 같이 영화를 고르면 대개는 액션영화 쪽으로 가는 것 같다.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간 적도 꽤 있었다. 때로는 마음에 맞는 친구랑 함께 간 적도 있었고 단체 영화로 관람했던 기억도 있다. 영화를 볼때 누구랑 보는가에 따라서 영화의 몰입도도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았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영화들은 긴 여운을 남긴다. 어쨌거나 TV 를 통해서 보든, 스크린을 통해서 보든 영화에서 느끼는 감정은 내 상황에 따라서 그때 그때 달랐던 걸로 기억한다. 아직 독신이었을 무렵에는 사랑 영화가 와 닿았고, 결혼 후에는 따스한 가족간의 사랑을 담은 영화가 와 닿았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 각각의 느낌이 다르듯, 그저 깊이 생각하기 보다 한번 보고 지나쳤던 기억이 더 지배적이지만.
그런데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만났다. 제목도 참 이 책과 딱 맞아 떨어지는, 언뜻 보면 소설같은 표지도 눈길을 끄는데 이 책은 영화 에세이라는 점에서 내가 지금까지 읽어보았던 책들에는 없던 새로운 장르라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이 책은 '2005년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문학 평론 부문, 동아일보 영화 평론 부문에 동시 당선되며 문학 평론가이자 영화 평론가로 화려하게 데뷔한 강유정님의 첫 번째 영화 평론집(책 소개 중에서)'이라고 한다. 이 책 속 강유정님의 소개 첫 머리에 '나쁜 영화를 좋아하는, 나빠지고 싶은 여자.'라고 하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아뭏든, 처음 만나뵙는 작가님의 처음 읽어보는 영화 이야기인지라 처음엔 어려운 이야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의외로 술술 읽혔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었다면 내 마음에 쏙 들었다는 이야기일거다.
책 속에는,총 서른 여덟편의 영화가 등장하는데, 2-3편 정도로 엮어서 영화 속에 담긴 사랑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성이다. 내가 본 영화도 있고,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었지만, 짤막하게 영화에 대한 소개도 하면서, 그 안에 담긴 사랑을 테마로 구성된 점에서 봤던 영화들을 다시 생각해보며 새롭게 기억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 등장한 영화, 연인과 나인 아프 워크, 피아노를 통해서 뒤늦게 깨달은 사랑에 대해서, 피아니스트와 궁녀, 어톤먼트를 통해서는 고장난 사랑에 대해서, 폭풍의 언덕과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에서는 소유와 파괴의 연애 변증법을, 그리고 적과의 동침으로는 장미의 전쟁과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등을 주제로 묶어서 소개한다.
사실 영화를 깊이 있게 보기보다 가볍게 봤던 나에게는 작가님의 고찰이 참 신선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한편의 영화를 이렇게 다시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본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본 감동 만큼의 리뷰를 남길 수 없는게 안타깝지만, 스크린으로 봤던 작품도 아직 보지 못했던 작품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영화를 만든 이가 진정으로 담고 싶어 했던 메시지를 다시 생각해보며, 또 영화 속에 담긴 사랑의 느낌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
|
책의 제목처럼 사랑에 대한 영화 한편을 보고난 기분이다. 책속에서 정말 많은 영화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내가 본 영화도 있고 내가 모르는 영화에 관한 사랑이야기도 있다. 설령 영화를 모른다고해도 전혀 불편함을 느낄 필요는 없다. 영화에 대한 짤막한 내용을 이야기 해주고 영화를 보면서 전혀 몰랐던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관한 행동이나 심리에 대한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랑 이야기 중에서 맨 앞쪽 페이지에 등장하는 '연인'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너무나 가난한 어린 소녀와 중국 부호의 아들인 남자의 이야기.. 서로가 다른 생각으로 만남을 갖는다. 소녀는 자신을 주고서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남자는 돈을 주고서 소녀의 몸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는 않았다. 저자처럼 기억하는 포스터의 장면을 예전에 보았을때 나는 외국으로 여름에 휴가를 떠나는 여자들의 필수 항목인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쌍갈래로 머리를 쌓은 소녀의 포스터.. 그때 나의 시선으로도 그 소녀가 이쁘다는 생각은 별로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지 않아서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언제인지 모르기만 TV로 방영되는 것을 대충 본 기억이 있어서 내용 정도는 안다. 서로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소녀가 프랑스로 가는 배에서 쇼팽을 왈츠를 듣다가 무너져 내린 대목에서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하게 순간 눈물이 핑 돌았는데 둘의 사랑이 가슴에 와 닿았다기보다 책을 읽으면서 그 기분에 빠져서 그런거 같다. 이외에도 저자는 몸으로 먼저 만남을 갖고 사랑은 나중에 시작하는 경우와 사랑을 하고 몸으로 만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자들은 사랑을 해야 나 자신을 버릴수 있다고 생각한다. 헌데 영화에서는 몸으로 먼저 상대방을 알아버린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에게 길들여지고 빠진 자신을 발견하고 결국 그것이 사랑이라고 느낀다는 것..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해한다고해서 용납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데미지의 남자주인공은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욕망을 느껴 자식을 포함 모든것을 잃게 되고 '권태'나 '욕망의 모호한 대상'에서는 여주인공의 취한 행동은 달라도 남자주인공의 결과는 같다. 이런 영화들은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다소 불편함을 느낄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영화이면서 재밌게 본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나 '봄날은 간다'등...저자가 주인공들의 심리와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영화를 볼 때는 몰랐던 부분이 꽤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랑이야기가 남성 중심적이고 파괴적인 영화들은 조금 불편은 해도 다시 본다면 새로운 관심에서 볼수 있을거 같다.우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미래와도 만나고 간접 경험도 한다. 간혹 영화를 볼때 내가 영화속의 주인공이란 착각에 빠져서 볼때도 없잖아 있다. 사랑에 정답이 없듯이 영화속 사랑도 한가지로 규정 지울수는 없을 것이다. 설령 실수하고 아픔이 있는 사랑을 할지라도 크고 작은 사랑의 경험들이 만남 진정한 사랑을 찾는데 도움을 줄거라 생각한다. |
|
사랑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이 있지만 이 책은 영화에 나오는 사랑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하고
그만큼 잘 묘사해서 읽으면서도 아.. 이런 사랑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책이었다.
다섯 가지 파트로 나눠지면서 여자에 대해서 또 남자에 대해서 다양한 영화만큼이나 여러 사람들의
인생이 나오고 비록 그 영화를 보지 못했더라도 작가의 설명으로 인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내가 남자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년.. 남자가 되다 부분과 무의식에 새긴 사랑 부분이
작가의 해석을 통해서 보니 흥미진진하고 새롭게 보였다.영화로도 본 캐릭터라서 이해도 더 쉬웠던 것 같다.
결국 사랑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변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 아닐까..?
|
|
[서평]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 -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녀의 시네마 테라피
영화 <연인>, <나인 하프 위크>, <피아노>, <색계>, <포르노그래픽 언페어>, <피아니스트>, <궁녀>, <어톤먼트>, <폭풍의 언덕>,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로리타>, <데미지>, <달콤한 인생>, <나인>,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오! 수정> <몽상가들>, <여름 궁전>, <욕망의 모호한 대상>, <권태>, <클래식>, <러브 레터>, <이터널 선샤인>, <M>, <500일의 썸머>,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너는 내 운명>, <사랑의 은하수>, <화양연화>, <언페이스풀>, <애인>,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싸움>, <장미의 전쟁>,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황후花> 까지.
다양한 외피로 둘러 쌓인 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영화들이지만 가장 큰 영화 속 화두는 '남녀간의 사랑'이다.
영화를 통해 사랑을 배우고 세상을 배우고 인생을 배웠던 시네마 키드라면 아니, 시네마 키드가 아닐지라도 누구나 한 번쯤 이 영화들 중 한편은 본 적이 있지 않을까 싶다.
영화를 좋아하는 시네마 키드였던 내겐 너무나 강렬했거나, 너무나 뜨거웠거나, 너무나 달콤했거나, 너무나 슬펐던 이야기들로 가슴 속 깊숙히 자리한 영화들이기에 이 책의 목록을 확인하는 순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이라니. 제목까지도 흥미롭지 않은가.
언제나 모든 일에 자신있고 당당했던 나이지만, 사랑과 이별 앞엔 아직도 어리숙한 모습을 반복하는 내게 작가가 들려주는 영화 에세이는 떨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내 몸 안의 연애 세포란 세포는 모두 소멸되어 버린 듯한 요즘.
강유정, 그녀라면 내게 사랑과 이별에 대한 담담한 조언들을 명료하게 들려줄 것만 같은 막연한 믿음도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조만간 헤어지기로 마음먹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지독하게 지겨운 연인이 아주 오래전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던 바로 그 사람과 동일인이라는 것이다.' - 본문 중, 영화 <이터널 선샤인> 184p -
'<이터널 선샤인>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우리는 상대가 변해서가 아니라 내가 변해서 헤어진다. 그에 대해 많이 알았다고 해서 그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은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반응이다. 그는 같은 사람이지만 나에게는 더 이상 그가 새롭지 않다. 새롭지 않다는 것, 그것이 바로 문제가 된다.' - 본문 중, 영화 <이터널 선샤인> 186p -
'이 짤막한 일화는 사랑이란 결국 나를 이해하는 남자에게서 시작되지만 여자 역시도 '나'를 버리지 않는 한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아다와 베인스의 만남은 피아노로 시작되었지만, 그들이 피아노를 버리고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할 때 비소로 완성된다. 끝까지 '나'를 고집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 아니다. - 본문 중, 영화 <피아노> 29p -
'<봄날은 간다>는 인생의 지침을 돌려 버린 순결한 열정의 매력과 치명성에 대해 읊조린다.
..... 중략 .....
불행히도 사랑은 불균형한 관계라서 대개 순진한 쪽에서 상처를 입히고 질문을 던진다. 사랑의 절정을 함께 했지만,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는 가해자로, 또 다른 누군가는 피해자로 자리 잡는다. 문제는 내가 피해자였던 사랑이 신화화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내가 가해자로서 못되게 굴었던 사랑은 그저 한때 추억으로 사라지고 좋았던 시간만 취사선택되어 앙금으로 남는다. 사랑할 때만큼 사람이 이기적인 경우도 없다. <봄날은 간다>는 그래서 피해자인 '그 남자'의 이야기다.' - 본문 중, 영화 <봄날은 간다> p66~67 -
어쩐지 밑줄을 그어가며 암송해야 할 듯한 그녀의 문장들.
사랑과 영화에 대해 이토록 명쾌하게 공감할 수 있었던 에세이를 최근에 본 적이 없다.
서투른 줄 모른채 사랑과 이별을 겪었던 이들을 대신해 작가는 영화를 보며 사랑을 하며 느꼈던 바로 그 감정, 그 생각들을 끄집어낸다.
지난 시간 속 숨겨둔 기억의 열쇠를 풀어둔 채, 그 기억들을 하나 둘 건드리고 매만져 주니 인생의 경험이 풍부한 조언자에게 치유받는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사랑의 방식이 다른 영화들을 한 데 모아 이런저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니 영화 한 편을 보고난 후 느끼는 카타르시스와 달리 뭔가 모든 궁금증이 해소된 총체적 조언을 듣는 느낌이랄까?
그녀가 건네 준 사랑의 방식 중엔 미처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도 꽤 많았으니 말이다.
달콤쌉싸름함에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 없는,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한 애매모호한 감정이, 바로 사랑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녀가 건네 준 시네마 테라피들을 되짚어 보니 사랑의 실체란 것이 좀 더 명확해진 느낌이다.
사랑을 이해하는 방식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펼쳐들길 권하고 싶다.
굳이 사랑에 대한 조언이 아니더라도, 그녀의 영화 이야기는 훌륭했지만.
|
|
사랑만큼 어려운 감정이 또 있을까. 사랑이란 감정은 세상 모든 사람의 숫자만큼 제각기 다른 모양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랑엔 완벽한 정답도 완벽한 오답도 없으며, 항상 자신의 사랑이 맞는건지 확인하고 싶고 다른 사람의 사랑 알고 싶어지기도 한다. 사랑할 때 꼭 알아야하는 요소들 같기도 하다. 이 책은 특히 여자주인공들의 심리를 잘 표현해 놓아서 주기적으로 내 속을 긁어놓는 남자친구에게 슬쩍 건내주고 싶어진다. 이 책에 나온 영화의 여자주인공들의 심리만 다 이해한다면, 이 세상 어느 여자의 행동도 이해할 수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서는 미처 느끼지 못한 부분까지 설명해놓아서, 그리고 정말 좋은 영화들만 소개해놓아서 주말엔 당분간 이 책과 함께 영화에 빠져있을 것 같다. 지금껏 겪어왔던 아련한 사랑의 추억들과 함께. |
|
인간이 지금까지 진화해 오면서 또는 앞으로 진화해 가면서 영원히 풀지 못하는 것이 |
|
책, 영화, 음악 등 예술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이며, 파멸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사람을 나락으로 빠트리기도 하며 극한의 쾌락과 잔잔한 행복을 맛보게 하는 것. ‘사랑’ 나는 때때로 세상의 중심에서 이렇게 외치고 싶다. “도대체 사랑이 뭐기에!” 정말 도대체 사랑이 뭐기에 우리는 그것에 웃음을 짓고 눈물을 짓는 걸까? 영화를 통해 사랑을 읽는 책,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을 읽었다. 많은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근질 근질하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파트 1의 일부를 통해 책을 소개하려 한다. Part 1. 여자, 몸을 알다. 문제는 사랑을 너무 늦게 깨달을 때이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부정한 채 육체의 황홀경만을 탐닉할 때, 사랑은 황폐해진다. 그리고 상처와 황폐함을 남긴 그 육체의 황홀경이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순간, 그것은 회한이 되어 인생에 얼룩을 남긴다. - 17p ![]()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생채기를 낸다. ‘내 마음만큼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거야?’ 라는 집착을 갖기도 하고. 혹은, ‘당신은 도대체 왜 날 사랑하는 거지? 나에 대해서 뭘 원하는 거야?’ 라는 오해를 하기도 하면서. <연인>에 나오는 두 주인공은 후자의 오해 속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남자는 여자가 자신의 돈만을 필요로 한다고, 여자는 남자가 자신의 몸만을 원한다고 오해한다. 또한 자신의 마음도 속으로 숨긴 채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한다. 수많은 오해 속에서 그들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헤어지고 나서야 모든 오해가 틀렸음을 알게 되고는 그녀는 무너진다. 왜 이렇게 사람은 후회하며 사는 걸까? 만날 때는 깨닫지 못하고 상대를 밀쳐놓고는, 밀쳐놓은 상대와 상대를 잊지 못하는 나의 마음이 서글퍼 마음에 큰 응어리가 진다. 오해는 이렇게 사랑에서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 어떤 이는 이러한 상처 받지 않기 위해 가벼운 만남을 시도한다.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지는 않아. 단순히 그(혹은 그녀)와 즐길 수 있으면 돼.’라고. 극도의 쾌락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에 심히 공감한 기억이 있다. 그 아슬 아슬한 경계에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9주 그리고 3일. ‘나인 하프 위크’라는 의미가 아닐까? 자극이 너무 심하면 즐거움이 아닌 고통이 되는 법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다. ‘쾌락과 자극만을 추구하다보면 분명히 고통이 있다는 사실’에는 수신자와 송신자가 무의미하다. 남자가 여자에게 자극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여자만 고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극만을 원하는 남자또한 황폐한 삶이라는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상처를 피하기 위해 가벼운 쾌락을 즐기려 했지만, 또한 상처를 피할 수 없다. 파트 1의 일부분에 불과한 이야기이다. 책에는 도덕, 욕망과 사랑과의 관계. 순수. 식어버리는 사랑. 사랑에 대한 상처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씨가 글을 참 맛있게 써서 가독성이 좋다. 그리고 그녀의 사랑에 대한 글은 손발이 오그라들거나 간지럽지 않아서 좋다. 표지 이미지를 보면, 뭔가 따뜻하고 달콤하기만 한 사랑 이야기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영화에 나온 온갖 군상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나서도 나는 외치고 싶다. 그리고 더 깊은 고민에 빠진다. ‘도대체 사랑이 뭐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