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진정한 영웅의 요건: 불의에 대한 저항정신, 부정정신
"진정한 영웅의 요건: 불의에 대한 저항정신, 부정정신" 내용보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그리스와 트로이간의 10년 전쟁을 압축적으로 그리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승부는 나지 않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결국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그리스 연합군 사이에 내분이 일어난다. 호머의 <일리아스>는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 장면이 아닌 그리스군의 으르렁거리는 두 영웅의 기싸움으로 시작한다. 전쟁이 10년이 다 되 가도록
"진정한 영웅의 요건: 불의에 대한 저항정신, 부정정신" 내용보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그리스와 트로이간의 10년 전쟁을 압축적으로 그리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승부는 나지 않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결국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그리스 연합군 사이에 내분이 일어난다. 호머의 <일리아스>는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 장면이 아닌 그리스군의 으르렁거리는 두 영웅의 기싸움으로 시작한다. 전쟁이 10년이 다 되 가도록 트로이를 함락시키지도 못하면서 전리품이나 챙기는 파렴치하고 교활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받는 이는 그리스 연합군의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이다. 반면 거의 발뒤굼치 빼고는 약점이 전혀 없는 여신 테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을 전쟁보다는 불공정한 논공행상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파렴치한으로 몰아붙이면서 그가 지휘하는 연합군 일원으로서 앞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  연합군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에게 거침없는 삿대질을 하는 영웅 아킬레우스, 하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하는 아가멤논... 과연 기강이 서 있는 군대인가? 전쟁에서 영웅이란 어떤 사람인가? 많은 질문을 머리속으로 던지면서 <일리아스>의 대서사시는 호머로스의 유려한 목소리를 통해 긴장감있게 전개된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 사이의 싸움 원인을 살펴보면 트로이 전쟁과 그 시대사람들 가치관 좀 더 잘 알수 있다. 트로이전쟁은 신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불화의 여신 이리스가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테티스의 결혼 축하연에 초대받지 못하자 앙심을 품고 황금사과를 던져놓고 신들간의 불화를 조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이 황금사과를 가질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제우스의 아내 헤라, 그리고 아테네가 미인 선발대회에 참석한다. 심판을 맡은 트로이의 파리스 왕자는 아프로디테를 우승자로 낙점하고, 그 댓가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헬레나(이미 메넬라오스에게 시집간 유부녀였다)를 꾀여 트로이로 돌아오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아프로디테에게 밀린 헤라와 아테네는 앙심을 품고 복수를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트로이 전쟁이 된다.

 

한 여인을 돌려받기 위해 이해당사자도 아닌 그리스 전체 도시국가가 연합해 트로이를 침공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현실성이 약하다. 사실 트로이 전쟁은 트로이 보물을 빼앗으려는 약탈전쟁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그 당시 전쟁은 다반사였고 승리자가 모든 것을 챙기는 것은 그들의 규칙이기도 했다. 다만 자신들의 전쟁행위를 미화하고 합리화하기 위해서 신들을 끌어들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하에서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싸움을 보면 그런 전쟁의 본질적 측면들이 드러난다.

 

아킬레우스의 공격논리는 이렇다. 그리스군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아폴론 신전에서 일하고 있는 제사장 크리세이스를 풀어주지 않아 제우스 신의 노여움을 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가멤논을 몰아붙여 아가멤논이 데리고 있는 크리세우스를 아버지에게 돌려보낸다. 총사령관으로서 체면을 구긴 아가멤논은 총사령관의 지위를 이용해 아킬레우스가 전리품으로 챙기고 있던 미녀 브리세이스를 빼앗아 버린다. 전쟁터에서 무많은 공을 세우고 전리품을 챙기는데 일등공신이었던 아킬레우스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잃어난 셈이다. 이 불의를 참지 못하고 계급상 아가멤논의 부하로 볼수 있는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에게 덤벼든다. 오늘날 같으면 하극상이 되겠다.

 

호메로스가 그려내는 영웅의 모습이 바로 아킬레우스다. 불의 앞에서는 어떤 강자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저항할 수 있는 정신을 가진 사람이다. 저항정신이야말로 영웅의 참모습이며 그리스인들이 생각하는 자유인의 권리이기도 했다. 그 이후 트로이 전쟁은 일진일퇴를 거듭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참가없이 그리스가 승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에게 뺏아간 미녀 브리세이스를 포함해 수많은 보물과 재산을 제시하면서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는 불같이 반발하며 제의를 일축해 버린다.

 

당시에는 아무리 철천지 원수라도 많은 재산을 가지고 용서를 구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 관례였다고 한다. 죽은자는 죽은자이고 살아 있는 사람은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현실주의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영웅 오딧세우스는 달랐다. 그에게는 재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충분한 물질적 보상을 할테니 내 밑으로 다시 들어와 복종하라는 것이나 진배없는 제의였던 것이다.

 

아킬레우스는 전쟁에서 손을 떼는 동시에 바다의 여신인 어머니 테티스를 통해 제우스에게 간청하여 다른 신들이 그리스를 지원하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그리스군이 대패를 하게 된다. 하지만 아킬리우스 군대를 대신 이끌고 참전한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트로이의 장수 헥토르에게 살해되는 사건을 계기로 아킬레우스는 전쟁에 다시 참전한다. 결국 트로이로 진격해 헥토르를 살해하고 친구의 원수를 갚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국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겠다. 호메로스가 살았던 당시 사람들은 모든 것이 신들의 뜻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트로이 전쟁도 신들의 장난 때문이며 트로이가 멸망한 것도 신들의 뜻이다. <일리아스>에도 신들이 전투 장면장면에 직접 개입하고 참여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전쟁의 승패와 같은 큰 것들은 신들이 결정하지만, 신의 섭리가 인간의 자유의지를 매개로 실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기도가 신에 의해 전달되고 신의 뜻이 다시 인간의 동의를 받아 구현되는 그런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결국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출현하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신과의 관계에서도 자기의사를 관철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나 오딧세우스가 불의한 모습을 보이는 상관에게 거침없이 덤벼든다. 또한 헥토르를 죽이면 자기도 곧 죽게 될 것이라는 신탁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친구 원수를 갚기 위해 헥토르를 죽이는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면 이런 것이 서구정신의 원류를 이루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c******4 2012.05.11. 신고 공감 4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