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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가 처음 나왔을 때 내 반응은 그랬었던 것 같다. 연금술사라고? 금덩어리를 만들겠다고 모험을 떠나는 애들 이야기인거 아냐? 라는. 그 유명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겠지... 이따위 연금술의 이야기가 재미있기는 할까? 싶었다. 그런 생각은 여지없이 이 책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하였고 그냥 시간을 떼우며 잠시 머리를 식히는 기분으로 집어드는 책이 되게 하였고 그냥 그렇게 잊혀졌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등가교환'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 것이다. 연금술의 기본법칙은 등가교환, 알과 에드워드 형제는 그들의 몸을 되찾기 위해 무엇을 그 대가로 내놓게 되는걸까,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는 것이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두 형제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렸을 때 죽은 어머니를 되살리려고 에드워드와 알폰스 형제는 연금술을 사용하기로 한다. 그렇지만 인체연성은 실패하고 에드워드는 왼쪽 다리와 동생 알폰스를 잃고 만다. 그때 간신히 자신의 오른팔을 대가로 알폰스의 혼을 연성하여 갑옷에 정착하는데 성공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도 컸다. 형제는 그 모든것을 되찾기로 맹세했는데...
'고통을 동반하지 않는 교훈에는 의의가 없다. 인간은 어떤 희생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므로.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자기 것으로 만들었을 때.. 사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철 같은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이야기안에는 강철과 같은 마음이 담겨있다. 그런데 그 강철과 같은 마음은 특별한 능력이 있는 연금술사라거나 뛰어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들에게 담겨있는 것이라는 걸 두 형제의 여정에서 깨달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두 형제의 여정에는 강철과 같은 마음,이라는 한마디의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야기와 의미가 담겨있다. '생명'이라는 것, 인간에 대한 규정을 어떻게 내리느냐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호문클루스도, 오토메일을 단 인간은 물론 모든 것을 잃고 현자의 돌에 융화되어버린 영혼조차 하나의 생명체로 대하는 형제의 모습에서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걸 떠올려본다. 우리는 너무 쉽게 유전자 조작을 하고, 낙태를 하고, 장애인들과 돌연변이 생명체들을 우리와 다른 모습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하고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그리고 인간이 인간이기에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친구를 구하려하고, 혼자 있기보다는 동료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하고, 증오와 미움에 가득 찬 얼어붙은 마음을 풀어 용서와 화해를 청할 줄 아는 위대함을 깨닫게 한다. "강철의 연금술사 캐릭터들의 대사에는 인사와 감사의 말을 되도록 많이 넣도록 신경을 썼다. 인사는 자신과 타인을 잇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가장 간단히 할 수 있는 것. 감사의 말은 '사람은 주위 사람과 서로 도우며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는 저자의 말 속에서도 강철의 연금술사에 담겨있는 주제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민족과 종교, 문화.. 아니 그 존재 자체가 몰살된 이슈발의 이야기는 지금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종교전쟁을 떠올리게 하고, 그 모든 전쟁의 끝은 복수의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를 하는 것, 물론 옳지 않은 것에 대한 용서가 아니라 생명을 가진 모든 것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공존하는 것임을 이야기할 때 왜 현실의 우리 모습은 그렇게 평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일까 싶어진다. 가족과 민족의 복수를 꿈꾸며 살인을 일삼던 이슈발의 스카는 이미 삶의 목표가 복수일뿐이었지만, 문화의 죽음은 민족의 죽음임을 말하며 자신의 손으로 민족을 죽음에서 구하라는 요청에, 수많은 죽음속에서 살아남아있는 의미를 조금 더 살아가면서 찾으라는 뜻임을 깨닫는 모습은 우리가 수많은 고통속에서도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찾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말하고 그 감동을 이야기하자면 스물일곱권으로 나온 만화책의 반을 이야기해야만 할 것 같아진다. 이 따위 연금술 이야기나 담겨있는건가, 라며 가볍게 하릴없이 긴 시간을 떼워볼까 하고 집어들었던 만화책이었는데 한권씩 천천히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와 함께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을 되새기느라 오히려 한권의 책보다 더 길고 깊게 읽게 되었다. 만화를 그리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이제 또 하나의 추천 만화가 생겼다. 마지막 권을 덮은 지금, 머지 않은 시간에 다시 이 책을 되짚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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