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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몰락과 미국의 부활, 이유는 딥 팩터deep factor에 있다!
내가 미래학에 관심을 둔 때는 1999 년이었다. 그 때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 종말론에 의하면 지구가 종말을 맞게 된다는 끔찍한 일 년이고, Y2K 문제 즉, 컴퓨터가 연도표시의 마지막 2자리만을 인식하여 1900년 1월 1일과 2000년 1월 1일을 같은 날로 인식하게 되므로 예상되는 컴퓨터 장애로 인한 대혼란이 일어날 거라며 세계가 밀레니엄 버그 퇴치를 위해 어수선을 피우던 혼란스러운 때 였다.
누구나 그렇듯 그 때는 나 역시 ‘이러다 정말 지구가 멸망하는 거 아냐?’라는 의심이 들 만큼 불안했다. 그래서 그 의문을 풀고자 우연히 골라든 책은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의 <클릭, 미래 속으로>였다. 이 책은 종말론과는 관계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미래에 대한 기대가 가득 찬 트렌드 관련서였다.
<클릭, 미래 속으로>는 <포춘 紙>가 마케팅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언급한 바 있고,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앞으로 만들 제품을 구상하기 위해 찾는다는 ‘페이스 팝콘’이라는 컨설팅 회사가 만든 책이다.
당시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개념의 용어, 코쿠닝, 행복 찾기, 마음의 안식처, 유유상종, 환상모험, 개성 찾기, 여성적 사고, 남성해방, 99 가지 생활, 반항적 쾌락, 작은 사치, 건강 장수, 젊어지기, 소비자 감시, 우상파괴, S.O.S., 공포의 기류 등 21세기 소비자의 생활 트렌드를 17가지(당시만 해도 앞으로 10년을 지배할 트렌드라고 말했는데, 이 키워드들은 우리의 오늘을 정확히 반영한다)와 그에 관련된 사례, 비즈니스 아이디어 등을 정리한 책이다. 그들의 판단에는 과학적인 분석보다는 직관적인 통찰력을 중시하고 있어서 책의 내용 역시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흥미와 놀람을 반복하며 읽었다.
책 내용도 좋았지만, 이 책에 대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겨준 부분은 이 책의 맨 뒷면이었다. 책의 마지막에 페이스 팝콘이 트렌드를 감지하는 중요한 소스들을 수록했다. 다양한 책과 잡지, TV 프로그램, 웹사이트 등을 공개하고 있었는데, 자신들이 내놓는 트렌드는 주먹구구식으로 뽑아낸 것이 아니라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연구한 끝에 찾아낸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일종의 참고문헌인 셈이었다.
나는 그때 그들이 ‘천리안’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단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잘 취합해 그 속에서 패러다임의 흐름을 간파하는 능력(그것도 대단한 능력이지만)을 지닌 것이란 걸 알았다. 나는 이 대목에서 비즈니스맨이라면 ‘미래학 관련서’를 꼭 찾아 읽어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 그리고 외쳤다, 유레카!
비즈니스맨이라면 ‘트렌드 관련서’, ‘미래 관련 도서’를 꼭 읽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를 이끌 신제품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혜안’을 얻고자 찾는 사람들이 ‘페이스 팝콘’이나 ‘리처드 왓슨’과 같은 ‘미래학 연구자들’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를 내면서까지 ‘미래학 연구자들’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필요로 한다면, 그들이 쓴 ‘미래학 관련서’는 비즈니스를 하는 내가 놓쳐서는 안 될 독서카테고리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책 한 권 값으로 ‘미래학 관련서’를 읽는 것은 글로벌 기업들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받는 것과 다름없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미래학 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의견들의 공약수를 찾아낸다면 나만의 트렌드 예상도를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확실히 앞으로 다가올 트렌드를 짚어내는 미래학 관련서는 매우 흥미롭다. 특히 점쟁이의 신통함을 살피듯 그들의 예측이 얼마나 정확할까를 가늠하기 보다는 저자와 함께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 배경과 근거 등을 함께 추적하는 것이 ‘트렌드를 읽는 눈’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설명하는 데 있어 빠지지 않는 것이 ‘우리는 내일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항상 미래를 언급할 때는 ‘두려움과 설렘’을 항상 동반한다. 미래학 관련서는 이러한 두려움을 경감시키는 데 유익하다. 특히 마케터라면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한 도움을 받기에는 이것만 한 것이 없다.
책 <10년 후 미래Outrageous fortunes>(청림출판)를 펼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세계경제의 운명을 바꿀 12가지 트렌드’라는 부제도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이 일반적인 미래서와 다른 점은 경제학자가 내다본 경제예측서라는 것이다. 경제학자 역시 미래학자들 못지 않게 현상을 진단하는 것 외에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하지만 아울러 경제학자들의 예측은 기상학자와 더불어 번번이 예측에 실패한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 책은 어떨까?
이 책의 저자이자 뉴욕타임스와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 등에서 경제 칼럼을 썼던 대니얼 앨트먼 뉴욕대 교수는 경제학자들의 예측이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세계 경제학자들의 상당수가 짧은 시간 동안 상황이 급변하는 금융시장 연구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단기 변수인 금융시장보다는 경제 자체에 깊숙이 내재돼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여온 '딥 팩터deep factor'들에 주목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딥 팩터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내재돼 있어 단기간에 변하기 힘든,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총칭하는 개념을 말한다. 그러한 딥 팩터에 의해 그가 내다 본 10년후 세계는 발칙하리만큼 놀랍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중국은 세계 최고 부자나라가 됐다가 이내 미국 다음으로 처지게 될 것이다' '유럽연합(EU)과 WTO(세계무역기구)는 붕괴될 것이다' '금융허브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허브가 뜰 것이다' '거대한 금융 암시장이 탄생할 것이다‘
중국의 몰락과 미국의 부활
가장 흥미로운 저자의 예측은 중국의 몰락과 미국의 부활이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라 불리며 여전히 두 번째 세계 경제 대국에 있으면서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을 넘보고 있는 상황, 세계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머지 않아 중국이 미국을 제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의 예측은 의외다. 저자의 이같은 예측에는 중국만이 가지고 있는 딥 팩터deep facto가 작용한다. 중국 고유의 정신 즉,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유교적 뿌리와 예절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봤다. 다시 말해 서열 위주의 사고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절대 권력을 중시하는 역사적 전통이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되는 것을 방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마인드가 중국인의 정신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기업이 생겨나기도 어렵고, 설령 나타난다 하더라도 미국에서처럼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인구다. 국제노동기구의 2007년 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역사상 노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라고 판단했다. 저자는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과 노령화가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2050년이면 중국 취업연령 인구는 약 54%로 떨어지지만, 미국은 이민정책으로 약 56%의 취업연령 인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인구 증가율과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더 높은 미국이 중국을 다시 따라잡을 것이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타이틀은 2~3년 만에 다시 미국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EU와 WTO의 붕괴
지금 유럽은 EU라는 한 나라가 되어 있지만,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너무나 복잡해서 결국은 분열될 거라는 것이 저자의 전망이다. 부유한 북서지역과 가난한 남동지역의 격차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북서유럽의 국가들은 앞으로 20~30년 안에 다른 회원국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EU는 자연스럽게 붕괴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게다가 러시아가 과거 동유럽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다시 확대할 것이란 점도 이런 예측에 한몫을 할 것이라 덧붙였다. WTO 역시 사정이 모두 제각각인 회원국들을 '만장일치 합의제'로 묶어 놓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속 가능하지 못한 시스템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금융 허브는 지고 라이프 스타일 허브가 뜬다.
머지 않아 사람들이 몰려드는 허브hub 구축의 핵심 변수로 상품도 금융도 아닌, 사람이 될 거라고 저자는 예측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직장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미래에는 사무실의 개념을 초월한 이동성이 높은 전문직업인들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기업의 명령과 필요보다 자신들의 생활 패턴에 따라 새로운 경제 허브에 모여 살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터넷과 온라인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에서 모든 거래가 가능해진 세상에서 굳이 홍콩, 뉴욕, 런던처럼 생활비도 비싼 곳에서 고소득층들이 몰려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허브에 몰려드는 직업군은 기업가, 투자자, 전문직업인, 은퇴자들이 될 것이고, 범죄가 적고 기후는 좋으며, 어느 정도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 안정된 곳인 베트남, 체코,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코스타리카 등이 라이프 스타일 허브의 유력한 후보지가 될 것이라 저자는 내다 봤다.
한편 저자는 과거 모든 종류의 국제 교역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미들맨’이 다시 부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 기술의 발달에 의한 경제적 세계화로 국가 간, 기업 간, 개인 간의 국제 교역을 촉진시켜주는 미들맨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대신 미래를 이끌어갈 미들맨은 상사직원이 아니라 변호사, 컨설팅회사, 통역사, 디자이너 등이 미들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10년 후 미래는?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첫 번째 문장에서부터 `지금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라고 말했다. 오늘날의 한국은 도시화는 거의 정체 상태에 이르렀고, 임금은 세계시장을 기준으로 한계점에 도달했다. 또한 사회간접자본, 교육, 기초과학 연구 등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기본적인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점, 그리고 근무와 투자 환경의 역동성이 아르메니아나 오만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저자는 판단, 현재의 한국은 한마디로 1980년대 일본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저자는 한국의 선택에 따라 일본과 같이 정체의 늪에 빠질 수 있고, 아니면 계속 뻗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는 앞서 말한 것처럼 경제 발전 방향은 뿌리 깊은 경제적 요인 즉, 딥 팩터deep factors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과 유사한 딥 팩터를 가진 나라이므로 주변의 선진국을 따라가서 결국 비슷한 한계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역시 뒤쳐져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즉 경제 발전 단계를 순탄하게 거치면 곧 한국과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의 한국의 미래가 중국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예고편이 된다며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엘트먼 한국의 미래에 하는 충고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중국처럼 새로운 기업들이 기존 기업의 기득권과 정부 규제로 좌절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서, 경제전망서는 왜 읽어야 할까?
위와 같은 질문에 저자는 “경제전망은 틀리더라도 전망하지 않는 편보다는 훨씬 낫다”고 이 책을 통해 말했다. 세계 경제에는 매순간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일단 우리가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가능성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 경제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예측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대응은 불확실한 수많은 변화의 경로보다 하나의 발전 경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인간’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는 바로 ‘우리는 내일을 모른다’는 점이다. 학자들의 이러한 경제전망과 예측서는 틀릴지언정 두려움을 경감시키는 데 유익하다. 또한 “단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미래는 현재에도 있다”는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은 미래예측 도서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해준다. 우리는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미래’는 막연했다. 하지만 21세기에서 내다보는 미래는 정확하게 콕 집어서 말할 수 없을 뿐 ‘곧 다가올 예정된 현재’와 같이 예측이 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우리가 미래예측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미래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면, 트렌드를 감지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둔다면 우리는 신사업을 위한 아이디어는 물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블루오션도 찾아낼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미래 예측서 혹은 트렌드 관련도서들은 예지자의 능력으로 써진 책이 아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깊은 관심과 정보 수집을 통해 얻어진 산물인 것이다. 이 책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요인을 걷어내고 당신에게 미래를 보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오늘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도 알려줄 것이다. 21세기에는 트렌드를 읽는 자가 리더가 될 것이다.
<7월 26일 이데일리 TV '톡톡 비즈북'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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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명하고 잘나가는 경제학자가 단순히 책상위에서 쓴책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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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팩터(deep factor)를 통해 10년후를 내다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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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말하기는 쉽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헌데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비판이 쏟아진다. 비판을 하는 그들은 정령 올바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누가 사회를 이토록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는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찰보다 현상적인 이론에 치중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들을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초등학생에게 자신이 잘 안다고 철학적 삶의 방식을 강요한다면 당신은 정령 뛰어난 철학자인가? 어떨 때는 동등하게 대우를 해주지만 어떨 때는 철저히 무시하는 그들의 비일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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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속고 말았다. 그것도 2번씩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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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니즘에 빠져 흐느적거리는 대한민국의 소시민 중 한 사람이다. 이번 4. 11 총선을 바라보면서 단순한 MB 실정과 새누리당 심판에 그칠 게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 곳곳에 자리한 열패감과 자괴감을 넘어서는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물론 야권연대 승리와 통합진보당의 원내 진입이라면 좋겠지만... 분위기는 무르익은 듯하지만, 여전히 불안하기 이를 데 없는 살얼음판이다.
4월 10일. 둘째 아이의 출산 예정일이다. 어떻게든 아내와 난 투표를 할 것이고, 예정대로라면 둘째 달콩이에게 조금은 바뀐 세상을 연이어 보여줄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갖고 있다. 만삭인 아내에게 귀가 닳도록 하는 이야기, 잔소리 들어가며 매일 같이 시청하는 각종 토론 프로그램, 뉴스타파를 비롯한 각종 팟캐스트 방송이 결국 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한 이야기임을 아내도 분명 알고 있다. 예정일에 맞춰 나오다보면 아내가 투표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
각설하고, 요즘 경권 교체의 기치를 드높인 선대인 님과 생태경제학을 주창하며 조곤조곤 자신의 삶을 드러낸 우석훈 님의 책을 읽으며 '경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결국 경권 교체를 위해서라도 정권 교체가 선행되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단순히 명박 씨가 불법사찰을 비롯한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를 저질렀기 때문에 심판해야 한다?는 논리는 다소간 부족하다. 적어도 이명박만 아니면 살만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정치가 신뢰를 담보한다면 새누리당의 공약들(270도 정도 달라진 내용)을 100%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과는 다르다)이라고 다른가? 비례대표 혹은 공천을 받은 국회의원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민주통합당 또한 크게 다르지 않으리란 생각이 든다. 어차피 권력 독재 시대를 지나 자본 독재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경제 민주화' 혹은 '민생 안정'은 달콤한 사탕이다. 그걸 덥썩 물어 빨아줄 만큼 대중들의 눈높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건 피부로 느낀다. 새누리당의 이념 공세는 이제 철지난 코미디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좀 제대로 알고 싶었다. 대한민국의 경제, 무엇이 잘못된 건지...
단순히 비리, 부정부패를 파헤쳐 그들을 심판할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떤 아젠다와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지... 그게 핵심 아닐까? 예전 같으면 정치, 경제란 말만 들어도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어려운 개념이었으나, 차츰 일상으로 그런 개념들이 들어오면서 스스로 내재화되는 느낌이다. 그런 속에서 만난 책이 대니얼 앨트먼의 <10년 후 미래>다. 신자유주의의 몸통이라 할 미국 저널리스트가 바라본 '세계 경제의 운명을 바꿀 12가지 트렌드'가 궁금했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연구원 최병일 원장을 인터뷰하며 그가 추천한 책이라 꼭 한 번 읽어보리라 생각했었다. 한미FTA를 줄곧 주장했으며, 대표적인 보수 색깔을 가진 그가 추천했기에 더더욱.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우리(미국)는 절대 망하지 않아. 오랜도록 세계를 지배하며 해먹을 만큼 해먹을 거야. 그러니까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거야. 특히 한국과 중국...'
논조 자체가 너무나 오만하다. 중국에 대한 집중 견제는 어느 정도 이해된다. 작금의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금융위기를 살펴볼 때 유럽연합의 해체도 설득력 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세계의 패권은 이제 중국으로 향한다. 그게 좋든 싫든 간에 말이다. 저자 앨트먼은 딥 팩터(deep factors)라는 개념으로 중국은 다시 가난한 나라로 몰락하고 말 것이라 예상한다. 지금과 같은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 쉽게 말하자면 시장 개방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 논리라면 대한민국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전 세계 경제학의 교과서로 등장한다는 대한민국의 선택을, 그는 강요한다. 눈 밝은 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미국과의 한미 FTA는 시대적 소명이며, 일본과 같은 절차를 밟지 않기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협박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미FTA는 단순한 무역 협정이 아니다. 차후 대한민국을 발판으로 일본, 중국 등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하여 10년 후 WTO는 붕괴되고, 유럽연합은 그리스를 필두로 여러 나라가 이탈하면서 붕괴될 것이며,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은 미국과의 불공정 경제 협약을 통해 세를 다할 것이다. 미국인은 '세계의 세일즈맨'으로서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경제식민화 할 것이다. 비단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자원 확보를 넘어선 식민지 지배보다 더 무서운 건, 미국의 야욕이다. 금융과 서비스업 외에 성장 동력을 잃은 미국이 선택할 길은 단 하나 뿐이다. 바로 전쟁이다. 작금의 대테러를 빙자한 무력 침공은 그런 전조가 아닌가?
이 책에서 논의되는 12가지 트렌드가 무익하기만 한 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의 진입, 인재 유출, 극심한 양극화 등은 충분히 반추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모든 논의는 미국으로부터 시작된다. 앨트먼이 말하는 2021년은 대한민국에겐 잿빛 미래만이 보일 뿐이다. 김규항 님은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잣대로 '신자유주의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신자유주의라고 말하면 여전히 뜬구름 같은 느낌이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된다. 지금은 자본 권력, 돈으로 모든 삶이 구분되고 재단되는 세상이므로. 그 속에서 가진 자는 끝없이 배를 불릴 것이며, 주린 99%는 여전히 자본가에 예속되어 한평생 노예처럼 그들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는 세상이므로.
이렇듯 대놓고 '앞으로도 미국이 다 해먹을 거니까 너네들 다 각오해'라 경고하는 책이 버젓이 베스트셀러로 읽히는 중에도, 우리는 순순히 그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 그런 중에 강남을에 출마한 김종훈 님을 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됐으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무리 계급 투표를 한다고는 하지만, 너무 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 같은 평범한 일개 시민이라도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곳이 강남 아니겠는가?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그런 곳 말이다. 참 다른 대한민국이 존재하는구나,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향후 총선과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의 좌표는 많은 부분 99% 국민이 서 있는 곳으로 옮겨갈 것이라 확신한다. 차후 한미 FTA가 어떻게 재협상되고, 폐기될 지는 모르겠지만(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면), 플랜 B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굳이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경제 민주주의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중차대한 사항이다. 삼성과 현대차에게 막대한 이익을 선물하여 나머지 99%의 피눈물을 뽑았다면, 적어도 제대로된 시스템을 통해 분배의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보편적이든 선별적이든 '복지'란 화두가 운위된다면, 하루하루가 지옥과도 같은 서민들에게 명쾌한 답을 줘야 한다. '너네 문제는 알아서 해결해. 어차피 우리 힘으로 미국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니까, 대기업이라도 살려야 하지 않겠냐'라고 톡 까놓고 얘기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런 속내를 부정하고, 또 다시 표를 달라고 구걸하는 모습은 구차하지 않은가?
<10년 후 미래>는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앨트먼이 주창한 '딥 팩터'를 받아들인다면 당장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친 플랜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소시민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10년 후 대한민국은 적어도 내 아이가 광폭한 사교육 시장에 휘둘리지 않기를, 둘째뿐만 아니라 셋째 아이도 마음 놓고 낳을 수 있기를, 언제 잘릴 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그런 회사에 다니지 않기를, 끝없이 오르는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2년 터울로 계속 이사만 하게 되지 않기를, 무엇보다 노력하는 99%의 국민들이 땀흘려 오늘의 보람을 찾고 미래의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선 '존경' 받는 정치, 국회의원, 대통령이 나와야 하고, 그들을 심판하고, 힘을 실어주고, 행동하여 연대할 수 있는 개인들의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대니얼 앨트먼의 <10년 후 미래>는 상상하기 싫다.
* 딥 팩터(deep factors):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내재돼 있어 단기간에 변하기 힘든,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칭해 '딥 팩터'라고 부르고 있다. 예를 들면 지정학적 위치, 정치제도, 법률, 인구, 교육수준 등이 딥 팩터에 속한다- 옮긴이,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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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 관심이 있는사람들에게 어디에 투자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짧은 식견 때문에 적당한 곳에 투자를 못 해서 망설이게 될 수 있다. 매스컴에서 떠드는 것들은 어쩌면 단기적인 것들이 많다. 1년 내에 유효한 것들이나, 3개월 내에 유효해서 그 후에 트렌드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란 멀리 볼 수록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종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10년 간의 트렌드를 짚어볼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오랜 시간 경제학에 몸담으면서 영국 정부의 경제 자문위원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의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해 볼 만했다. 특히 중국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파트 1의 들어가는 말은 나를 뜨끔하게 했다. ( 내 주식 돌리도 !!!)
또한 저자는 중국이 부유한 국가에서 다시 가난한 나라로 될 것이라는 말 외에도, 경제 공동체로서 유럽 연합이 붕괴될 것이라는 예언을 하고 있다. 뭔가 문제가 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유명한 경제학자조차 이런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에 유럽 연합이 연합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에 연연했던 모습들을 지적하고 있다. 많은 국가가 모였으니 어떤 국가는 이익인 대신에 어떤 국가는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 책이 나오고 10년 후에 그의 말이 맞았다면서, 결국 유럽 연합은 붕괴되었다고사람들이 호들갑을 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저자는 미국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하면서 2010년에 설립15년을 맞은 WTO가 붕괴되며 새로운 체제가 부상될 것임을 설명했다. 또, 미국과 중국의 성장력을 비교하면서 미국이 빠른 성장을 했을 때의 시점을 중국에 적용해 보기도 하였다. 또, 지구 온난화와 정치 체제의 문제 등 경제와 연관될 수 있는 다른 분야들의 문제도 제기함으로써 넓은 시야를 유지하고 있고, 통찰력있는 지론을 펼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경제를 넓게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고 깨달았다. 나는 개인일 뿐이지만, 내 돈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고 많아지고 하는 것과는 달리 국가의 재산, 세계의 재산의 흐름은 경제 요인들에 따라 잠시 벗어나고 흘러가고 하면서 결국 방향성을 갖게 된다는 것도 인식이되었다. 자신이 믿기엔 그럴리 없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들 (내 생각으론 중국 경제가 계속 발전할 것 같다)도 서서히 흐름에 따라 흥망성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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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관심은 항상 과거나 현재보다는 미래에 집중되어 있었던 듯하다. 과거의 어떤일보다는 현재, 더 나아가 미래에 다가올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감이 더해져서 일지 모른다. 게다가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때이다. 옛날에는 어떤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도 그 여파는 그리 크지 않았다. 기껏해야 자신의 주변이나 한 나라안의 혼돈일 뿐 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를 생각해보면 더 이상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자본과 자본이 하나로 이어져 지구반대편의 어떤 작은 소요가 여기에서는 굉장한 폭풍이 될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또 어제와는 다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루라도 빨리 더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해서 ‘예측’하는 일일 것이다. 그래야만 일촉즉발의 위기 순간에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고 나락으로 떨어지더라도 조금은 덜 피해를 볼 수 있는 방법을 도모할 수 있지 싶다. 여기 한 권의 책이 있다. 당장 내일 일도 예측하기 힘든데 이 책의 저자는 10년 후 미래를 전망해보며 세계의 경제가 어떻게 판이 짜여지고 미래사회의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지를 알려주려 하는 책이기에 더욱 관심이 가게 된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류의 많은 책들은 여전히 존재해 왔었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많은 예측들이 엇나가곤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잘못된 연구방향 때문이었다. 단시간 동안 급속하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을 가지고서는 미래를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이 책에서 보다 심층적인 요인인 딥 팩터(deep factor)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딥 팩터란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모두 내재된 총체적인 원인들로 인구, 지리적 위치, 교육수준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요인들을 가지고 저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일어나게 될 12가지 경제변화를 이야기하고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다양한 많은 변화를 이야기하는 중에서도 나에게 있어 제일 관심이 끌렸던 부분이 중국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금은 너도 나도 중국에 대한 핑크빛 미래를 주장하고 있지만 나는 그와는 반대되는 의견이었는데 이 책 역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데에 비관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었다. 즉, 얼마동안은 중국이 세계 1인자로 군림하더라도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곧 다시 미국에게 왕좌를 빼앗길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지금 매일같이 시한폭탄처럼 경제위기설이 감도는 유럽연합국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이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현 상황을 보면 그가 말한 자원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자원을 얻기 위해서 일부 국가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식민지를 만들어 또 다른 위기와 문제점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연일 신문에서 떠들어대는 미래 자원확보에 관한 치열한 경쟁을 떠올리면 쉽사리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이처럼 이 책에서 우리는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고 또 우리는 그 변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조심스레 예측하고 알려주고 있어 결코 가벼운 책이라고 볼 수 없었다. 솔직히 하루하루 세계 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 전반적으로 볼 때 장밋빛 미래보다는 잿빛 미래가 먼저 그려지는 현실이다보니 앞으로 어떤 세상을 우리가 살아가게 될지 궁금함은 물론 두렵기까지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빨리 미래를 과학적으로 예견하고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다른 어떤 때보다 더 집중해서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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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미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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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번역 제목처럼 10년후에 어떨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는 않지만 단기나 장기가 아니라 중기적으로 세계경제의 변화방향을 예측하기 때문에 번역서의 제목이 그리 틀린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