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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책이 두꺼워도 종이나 제본등을 신경써서 가볍기도 하던데, 이건 700페이지라도 872g!!!!! 정말 팔빠지는 줄 알았다. 무게만 문제되지 않는다면, 이 책은 이번 여름 휴가지에 들고갈 단 한권으로도 (물론, 휴가갈때 읽을 시간 별로 없는거 알면서도 바리바리 싸들고 또 양쪽나라 공항서점에서 책 사지만..ㅡ.ㅡ;;;) 충분하다. 역사, 정치적 배경이 마치 그 시대를 완벽 분석한 듯 생생히 깔리는 와중에, 1차세계대전의 화약연기가 마치 남은 듯한 분위기 속에 국제적인 암투, 정치, 금융적 음모, 로맨스, 과학과 자본의 관계, 세계대전으로 침체하는 유럽과 여전히 탐정 뺨치게 추론과 유머, 재치를 발산하는 프로이트, 전작 [살인의 해석] 이후로 등장인물들의 변화와 변함없는 우정 등등, 소설에서 바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만족시켜준다. 게다가 엔딩은...흐뭇, 드뎌 우리의 소녀, 귀수술 할 수있는거야~ 2) 제드 러벤펠드의 아내가 '타이거 마더' 에이미 후아라니...저자는 지적이고 귀족적, 상류층 영거보단 소박한 중산층 리틀모어가 더 마음에 든다고 하던데..그래도, '결혼생활이 행복한 사람이 없다고? 난 행복한데?'라고 말하는 귀여운 리틀모어에게 있어 힘의 원천은 아마도 참 야무지고 제대로 정신박힌 아내 베티인듯. 약간 갈등하는 남편을 몰아쳐서, '절대로 뇌물받지마!'라고 하지 않나 ' 제정신이면 워싱턴으로 이사가겠냐고!!'하며 던지거나, 좋은 집보단 애들 먹이는데, 또 귀가 안좋은 딸내미 특수교육에 열심인 모습에서 언뜻 작가의 아내가 비치는듯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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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해석'으로 긴박한 지적 여정의 짜릿한 향연에 독자들을 초대했던 제드 러벤펠드가 '죽음 본능'으로 다시 돌아왔다. 역시 명불허전이다. 자신의 풍부한 지적 재산을 바탕으로 학문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재능 덕에 이 책을 읽는 동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그는 이번에도 팩션을 택했다. 팩션의 묘미란 비어있는 역사의 공간을 논리적 추론으로 채우는 맛에 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려진 아귀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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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두 가지 본능은 함께 작동해야 한다” - 제드 러벤펠드 <죽음본능> (현대문학, 2011)
1920년 9월 16일. 뉴욕 월 가에서 마차에 실린 폭탄이 터지고 도시에는 공포와 불안이 확산된다. (이 테러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다) 볼세비키와 이탈리아 갱단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애도의 물결과 함께 ‘보복’, ‘전쟁’, ‘색출’ 과 같은 단어들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9.11 테러 직후의 반응과 흡사하다) 이 실제 사건 속에 러벤필드의 상상력이 결합하면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뉴욕경찰청의 형사 리틀모어와 의사 영거. 영거의 곁에는 전쟁 중에 만난 매력적인 프랑스 여인 콜레트와 콜레트의 어린 동생 뤽이 있다. 뉴욕에서 그들이 재회한 날 월 가의 폭탄이 터지고, 괴한들에게 콜레트와 뤽이 납치되면서 영거와 리틀모어는 의도치 않게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1920년 테러 사건의 진상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러벤필드는 허구의 인물을 통해서 이 사건을 해결한다. ‘사건-혼란-해결’은 스릴러의 가장 기초적인 공식이므로, 이 작품은 실제 테러를 배경으로 삼은 작가의 퍼즐놀이라는 평가절하에 직면하기 쉬우리라. 그러나 러벤펠드는 ‘1920년’ 이라는 시공간을 하나의 상징으로 만들면서 지금-여기의 현실에 대한 적실한 질문을 던진다.
러벤펠드의 질문은 실제 인물을 중심으로 세 갈래로 전개된다. 먼저 실명으로 등장하는 당시 미국의 정치가와 기업인들은 테러 사건 이후 각자 빠르게 움직이면서 유리한 여론형성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희생자에 대한 애도 따위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없다. 국민들의 공포와 분노를 ‘활용’하여 멕시코와의 전쟁을 ‘기획’하는가 하면, 테러 사건을 정적을 제거하거나 이권을 지키는 ‘기회’로 삼는다. 이러한 풍경은 낯설지 않다. 2001년 이후 시작된, 군산복합체의 배만 불린 전쟁들과 위기 대처를 핑계로 자행된 인권 유린들을 우리는 이미 목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20년 테러 이후, 멕시코 내 자국의 유전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미군은 멕시코 국경에 집결했었다) 테러의 규모와 권력자들이 행하는 가면극의 규모는 정확히 비례한다.
실명으로 등장하는 두 번째 인물은 정신 의학의 거장 지그문트 프로이트이다. 영거와 그가 사랑하는 여인 콜레트, 콜레트의 동생 뤽은 모두 전쟁의 피해자들이다. 아내와 이혼한 후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부정하게 된 영거는 참혹한 전장에서 냉소적인 인간으로 변해간다. 프랑스의 전장에서 콜레트를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그녀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콜레트의 동생 뤽은 실어증 환자이다. 영거는 콜레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동생의 치료를 도와주기로 하고 ‘평소에 친분이 있던’ 프로이트 박사에게 치료를 부탁한다. 프로이트 박사는 영거의 부탁을 수락하고 뤽을 치료하게 되는데, 치료과정에서 콜레트와 뤽, 영거가 겪은 전쟁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재생된다. 독일군에게 살해된 부모에 대한 엇갈린 기억 탓에 콜레트와 뤽은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알 수 없는 적의를 품는다. 영거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전장에서 자학했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콜레트를 사랑하는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세 사람을 ‘치료’하는 프로이트 또한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아픔에 시달린다.
인간은 끊임없이 상처를 되새김질하며 파멸을 기획한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죽음본능’이라고 명명한다) 죽음 본능과 생에의 의지는 서로 길항하면서 작용하는데, 전쟁은 그 균형을 깨뜨리고 만다. 러벤필드는 세 사람과 프로이트의 대화를 통해서 전쟁과 테러로 드러나는 인간의 자멸적인 움직임을 경고한다. 뤽의 실어증은 마침내 치료되고 콜레트와 영거 또한 아픈 기억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이것은 소설적 결말에 불과하다. 자멸을 향해 치닫는 자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실존 인물은 ‘라듐’을 발견한 과학자 퀴리 부인이다. 소설 속에서 콜레트는 퀴리부인의 제자로 설정된다. 뉴욕의 테러 직후 콜레트가 납치된 것은 ‘라듐’에 대해 소상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사능 물질인 라듐은 암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독성을 지녔으나 방사능에 대해 무지했던 1920년대에는 기적의 원소로 칭송되었다. 라듐으로 인한 재해를 은폐하려는 기업과 광산업자들은 멕시코와의 전쟁을 통해서 국민들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우리는 어떤 지명들을 떠올리게 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그리고 며칠 전 화재를 일으킨 미국 네브라스카의 원전. (라듐을 발견한 퀴리 부인 역시 원인을 알 수 없는 백내장에 시달리다가 죽었다)
1920년대는, 인류가 세계대전을 겪으며 충격적인 살상을 겪고도 대량생산과 소비의 단꿈을 버리지 못했던 시기이다. 또한 곧 다가올 경제공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시기이기도 하다. 경제공황은 극심한 실업과 불안을 낳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폭력적인 수단으로 나치즘과 군국주의가 대두되었다. (그 결과는 또 한 번의 세계 대전이었다) 지금-여기의 세계는 1920년의 ‘이후’가 아니라, ‘반복’이다. 소설 속의 풍경이 지닌 묘한 기시감이 그것을 반증한다. 죽음본능과 생명본능의 긴장으로 유지되는 것이 삶일진대, 세계는 개인의 소중한 삶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점차 공멸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소설은 테러 사건의 해결을 다룬 추리소설이지만 역사와 허구의 조합을 통해서 인류에 관한 묵시록적인 질문을 담고 있다. 죽음본능을 이기는 유일한 힘인 사랑의 소중함까지도.
“다행히 죽음본능은 단독으로 작용하는 법이 거의 없어. 우리가 가진 두 가지 본능은 거의 언제나 함께 작동하도록 되어 있지. 그래서 섹슈얼리티에 폭력적인 특징이 나타나지만, 또한 죽음충동을 완화해주기도 하지. 자네 나라의 폭탄 사건이 걱정되는 건 그 때문이야.” “두 본능이 함께 작동하지 않아서요?” “바로 그거야. 죽음본능이 해방됐어. 생명본능에서 풀려나고, 자아가 그 행동을 평가하는 양심이라는 이상으로부터 풀려난 셈이지. 어쩌면 전쟁이 그것을 해방했는지도 몰라. 아니면 이데올로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 제드 러벤필드, 박현주 옮김,『죽음본능』, 현대문학, 2011, 501쪽.
'희망의 인문학' 연재 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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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겐 쾌락원칙을 넘어서는 충동이 있다. 허기와 같이 근본적이며 사랑처럼 저항하기 힘든 또 다른 본능......[죽음 본능]
스케일이 큰 영화나 소설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 책처럼 스케일이 큰 소설은 처음인 것 같다. 역사와 심리분석, 과학적 설명, 인문학적 시각과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절묘한 조화로 믹스해 놓았다.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 저자의 약력을 보니 좀 이해가 간다. 저자 제드 러벤필드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고 졸업 논문으로 프로이트를 택했고, 현재 법과대학원 교수이다. 저자의 약력을 언급하는 것은 책을 읽는데 그만큼의 사실적인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프로이트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데 저자가 프로이트를 연구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측면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또한 법학자이기 때문인지 치밀한 논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920년 월 가의 폭탄테러라는 실제사건에 절묘하고도 논리적이고 과학적인사고와 더불어 로맨스를 가미해 더욱 스펙터클하다.
주인공은 리틀모어형사와 전쟁에서 이제 막 퇴역한 영거박사이다. 그리고 전쟁중에 알게 된 한 여인 콜레트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둘러 싼 미스테리가 시작된다.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죽음이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는 시대이다. 전쟁으로도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전염병과 수많은 테러로 죽음이 친숙해진 때이기도 한 시대이다.
퀴리부인 아래서 라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콜레트는 전쟁 중에 부모님과 조부모를 모두 잃고 남동생 뤽과 생활하고 있었다. 독일군이 부모를 유린하여 죽이는 모습을 본 이후로 뤽은 말을 하지 않고 콜레트는 아름답지만 차갑게 변해갔다. 영거가 전쟁에서 군의관으로 참전했을 때 콜레트도 퀴리 부인의 명하에 방사선 트럭을 가지고 전쟁에 참여한다. 말하지 못하는 어린 뤽을 데리고... 프로이트 밑에서 정신분석학을 연구하다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정신분석을 그만둔 영거는 콜레트와 뤽에게 말못한 무언가가 있음을 감지한다. 아내의 비참한 죽음으로 인해 여자라는 존재에 무덤덤했던 영거는 콜레트를 본 순간부터 그녀를 마음에 담지만 콜레트는 약혼자가 있다며 약혼자인 '한수 그루버'를 찾아 비엔나와 체코, 오스트레일리아 까지 찾아다닌다.
그러 던 중 콜레트에게 아멜리아라는 여자의 쪽지가 어금니와 함께 배달되고 이상한 생각에 영거와 리틀모어를 만나 쪽지와 어금니를 보여주는데 갑자기 월 가에서 폭탄이 터진다. 폭탄이 터져 정신이 없는 가운데 콜레트와 뤽이 납치되고 콜레트가 가지고 있던 라듐의 흔적으로 영거와 리틀모어는 콜레트를 구해올 수 있었는데 이 후 머리 하나 만한 혹을 목에 달고 있는 빨강머리의 여자가 등장하고 콜레트와 뤽 앞에서 한 여자가 살해당한다.
폭탄의 주범은 밝혀지지 않은 채 동분서주하고 있는 리틀모어는 미리 사건을 예견한 피셔를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연방수사구의 플린 국장은 이탈리아인들이 속한 무정부주의자를 용의자로 발표하고 모건 은행의 토머스 라몬트는 멕시코를 지목한다. 하지만 사건의 배후에는 상상하지 못할 거대한 음모가 있었으니....,
사실적인 사건은 월 가의 폭탄테러일 뿐이다. 다른 것은 모두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탄생되어진 이야기임에도 상상과 진실사이에서 독자들은 설득당할지도 모른다. 너무도 생생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한 편의 첩보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냉소적이지만 긴박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여주는 영거의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리틀모어의 소탈한 모습이 보여주는 가족적인 모습도 보기 좋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구더기로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이었는데 법과 의학에 능통한 영거가 동양의 치료법으로 살아남는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이어 퀴리부인의 등장, 암을 치료하는 라듐이야기에서는 인류가 과학의 엄청난 발전을 가져 왔지만 결국 그 과학이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기도 한다. 추리소설이면서도 역사소설이며 정치적인 내용이 있으면서 과학적인 설명과 인간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또 다른 본능인 죽음 본능에 대해서도 뤽을 통해 재현해내는 상황까지 숨가쁘게 달리게 만드는 실로 이 소설은 엄청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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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9월 16일 정오 월 가가 폭발했다. 외과의사이자 정신분석의였던 스트래섬 영거와, 뉴욕 경찰서 소속 형사 지미 리틀모어, 마리 퀴리의 제자 콜레트 루소는 이 의문의 사건 배후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데이비드 휴스턴 재무장관은 테러의 원인을 J.P. 모건은행 금괴를 털기 위해 생긴 일로 치부하면서 은행에 강도가 들었다고 발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리틀모어 형사를 뉴욕 경찰서 소속 형사에서 재무부 특수요원으로 임명한다. HSIU 표식이 표면에 갓 새겨진 폭탄. 월 가 폭탄 사건은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자 하는 빅 빌 플린, 파머 법무장관이 있었으나 멕시코 쪽으로 범인을 몰고 가는 토머스 라몬트와 폴 의원, 라듐 시계 공장을 가진 브라이튼이 주공모자임을 밝히고 있다. 금은 단지 떡고물에 불과하며 진짜 노리던 것은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에 있었다. 멕시코를 침공해 오브레곤을 제거하고 폴 의원이 원하는 자를 멕시코 대통령으로 세우며, 유정을 차지하는 게 목적인 것이다. 브라이튼과 라몬트에게 각각 5억 달러 정도의 가치가, 폴 의원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떨어진다. 금의 이송 경로를 아는 건 윌슨 대통령의 사위 맥어두가 1917년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였고 대통령 후보로 올려주지 않은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폴 의원과 뜻을 함께 했다. 리틀모어는 폭탄 사건을 엮을 수 있는 증인은 피셔뿐이고 판사는 그가 증언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고, 유죄 판결을 받기는 어려워도 기삿거리로 충분해 보이는 사건의 전모를 폴 의원에게 전함으로써 전쟁을 일으키지 말라고 설득한다.
난 처음 폭발과 관련된 모든 음모의 열쇠를 콜레트가 쥐고 있다고 생각했다. 빨간 머리를 한 세 명의 여자가 한 손을 배에 대는 기이한 신호 뒤에 폭발이 시작되었고, 드로박이라는 남자에게 납치되며 그에게로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당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본능>에는 동시대에 발현된 다각도의 사건을 여러 분야로 조명하고 있다. 콜레트에게 전해진 아멜리아의 어금니는 라듐에 중독된 여공들의 상징이다. 브라이튼 공장의 여공들이 침을 발라 붓끝을 뾰족하게 모으고 발광 시계 번호판을 색칠하면서 그녀들은 라듐에 중독되기 시작한다. 아프고 이가 빠지고 턱 밑에 머리만한 혹이 생기며 걷기 힘들고 피가 이상해지며 피부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난다. 콜레트가 라듐 페인트 공장이 사람들을 죽인다고 말하는 것을, 소문으로 전해 들은 아멜리아는 브라이튼 공장에서 일했던 자기들을 도와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접근을 시도했던 것이다. 분명 방사능은 인간의 고통을 덜어준 위대한 과학의 발견이었으나, 최근 벌어진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 인간의 죽음을 앞당기는 모순적이고도 치명적인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녔다. 조금은 허영에 들뜬 듯 보이지만, 마리 퀴리의 라듐 기금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멜로니 부인이 실존했던 인물이며, 결국 1그램의 라듐을 구매하는 데 성공하고, 퀴리 부인은 하딩 대통령에게 1921년 미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영거는 1917년 10월, 최전선에 배치되어 전쟁에서 피흘리는 군인들을 치료하고 있었고 샤토 티에리 근교의 벨로 숲 근처에서 콜레트를 처음 만난다. 콜렉트는 복잡한 방사선 장치와 함께, 8살된 남동생 뤽을 태운 트럭을 몰고 다녔으며, 마리 퀴리의 도움으로 소르본 대학 화학과에 가장 최고의 성적으로 입학한 퀴리부인의 여제자이다. 방사선 사진만 있다면 유능한 외과의사가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뤽이 읽고 있는 토인비의 <프랑스 내 독일군의 잔혹 행위>를 통해 콜레트가 살던 소메유란 마을의 참상이 열거되어 있었고, 콜레트는 무방비 상태에서 용감히 싸운 아버지와 옷이 벗겨진 어머니가 죽음을 마주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전쟁의 참상 이후, 뤽은 전혀 말을 하지 않지만 영거와 친분이 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뤽의 말문을 6년 만에 열어주고 정신을 치료해주는 구심점이 되어준다. 뤽은 죽음을 앞에 두고 어머니를 앞세운 아버지의 불운한 행동을 목도하면서 누나에게 비밀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안음과 동시에 원망을 갖게 되었고, 콜레트가 원수를 지척에 두고도 죽이지 못한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친절한 마음에 있었다. 하지만 영거가 지닌 부를 이용해서 약혼자(한참동안 그렇게 오해했음) 한스 그루버를 찾아다니는 콜레트를 보면서 글루미 선데이의 일루나가 환생했나 싶어 그녀의 행동에 짜증도 나고 영거가 불쌍해서 죽을 지경이었지만 그녀의 진실을 알게 되자 너무나도 당연히 이해할 수 있었다. 종국엔 그녀를 위해 전재산을 탈탈 털어내는 것도 모자라 목숨 바쳐 그녀를 지켜낸 영거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동받았다.
15일 이후에 월 가에서 피신하라고 했던 사고가 무척 단순하고 정신상태도 그닥 좋아보이지 않는 에드윈 피셔조차 실존 인물이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발견이다. 또한, 유럽에서의 남녀 성차별의 심각함을 증명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퀴리부인의 남편 무슈 랑주뱅은 간통하고 정부를 두어도 돌을 던지거나 나라를 떠나라고 하지 않지만, 퀴리부인은 프랑스의 저명한 물리학자인 폴 랑주뱅과 연애 사건을 일으키면서 여자이기 때문에 자리를 잃고 위협을 받는다. 유대인이며 폴란드인이고,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위협의 조건에 수반된다. 정부의 지원 없이 그녀가 행한 업적은 실로 놀랍고 위대하다. 1920년에 벌어진 폭탄 테러는, 당시 미국의 150년 역사에 가장 치명적이고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 폭탄 사고이자 가장 분주한 광장에서 가장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 이루어진 사건이다. 이전에 일어난 폭탄 살해 대상이 특정한 공인을 목표물로 접근한데 반해 이 사건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였다. <죽음본능>의 이론의 실체는 이렇다. 우리에겐 쾌락원칙을 넘어서는 충동이 있으면 허기와 같이 근본적이며 사랑처럼 저항하기 힘든 또 다른 본능이 프로이트가 주장한 죽음본능이다. 타인이 아닌 우리 자신에 대해 근복적으로 죽음을 갈망하는 것이며 파괴를 갈망하는 것이다.
결말 부분에서 영거는 콜레트에게 향한 브라이튼의 하수인 새뮤얼스의 총탄을 막기 위해 끼어 들고 총알 끝이 텅 빈 가장 최악의 총탄을 맞아 버섯 모양으로 퍼지면서 죽음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낚시에 쓰이는 미끼용 구더기, 그 중에서도 죽은 세포만 먹는 청파리 구더기가 기이하게도 영거를 살려낸다. 콜레트를 처음 만난 날, 프랑스 상병의 무릎 부상을 치료했던 것처럼 말이다. 애초에 러시아 금은 밀수품이었고 재무부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2백만의 금이 필요하다던 재무부 장관 휴스턴은 유럽법칙을 적용해 금을 발견한 리틀모어와 영거에게 나머지 2백만의 금을 나눠가질 것을 전하면서 끝을 맺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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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머리는 죽음에 대한 서론으로 시작된다.
첫 번 째는 죽음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잊는 것이다. 늘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면 어떻게 살겠나? 나는 이렇게 사는사람의 유형 같았다. 두번 쨰는 죽음을 늘 마음에 새기고 사는사람이다. 오늘이 일생의 마지막이라고 늘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다. 수도를 하는 사람들은 늘 이런 생각을 하고 살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세 번째는 수용이다. 죽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이 책이 말하는 죽음을 향한 자세 , 네 번 째가 있다. 그것이 바로 소설적인 재미를 위해 넣어진 것으로 보이는 것인데, 이는 허용할 수 없는 선택이며 아무도 말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쓰여져 있다. 이 방법은 필요한 것은 오직 본능 뿐이며, 이 방법을 쓰면 망각도 거짓말도, 공포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순간 테러리스트들이 생각난다. 다수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자신도 자멸하는것. .. 이것이 공포 소재의 시작이었다.
책은 남자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콜레트의 사랑을 얽혀 놓으면서 박진감있게 진행된다. 사랑을 위해 자신의 많은 것을 희생하는 남자의 뜨거운 마음이 느껴져서 뭉클했다. 프로이트 박사와 마담 퀴리도 적절히 소설 속에 등장하게 된다. 평소 좋아하던 사람들이 추리 소설의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등장해서 마치 근대의 영화를 보듯 미스테리함이 살아있으면서 사실적인 느낌을 주었다. 정말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프로이트와 마담 퀴리의 조우라니! 정말 멋지지 않은가? 세기의 지성인들이 벌이는 치밀한 추리와 공포의 극단을 보여주는 소설!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면 공포 때문에 잘 읽지 못할 수도 있다. 세밀한 묘사들이 잔인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더위를 잊기 위해 여름밤에 읽기 에는 정말 좋다고 추천하고 싶다.
로맨스가 적절히 배합된 소설이기 때문에 블록버스터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고, 영화로 제작되어도 좋을 듯 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로맨스라는 기반에 공포적인 장치와 미스테리의 장치,그리고 형사까지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만한 요소같이 생각되었다.또, 퀴리부인의 제자로서 여자주인공이 나오고, 그녀가 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 프로이트를 찾는 등 마담 퀴리와 프로이트 사이에 어떻게 조우가 생겼는지 등 인과관계가 살아있는 구조가 인상적이기도 하다. 마치 다빈치 코드를 읽는 것 처럼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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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살인의 해석>이란 처녀작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소설의 두 주인공이 어떤 관계인지는 잘 몰랐지만 읽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사실 전작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읽으면서 받았지만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역자의 글을 통해서다. 읽으면서 왜 이런 장황한 설명이 나오지 하는 의문에 대한 조그만 해답도 얻게 되었다. 전작을 읽게 되면 이번 소설에 대한 더 많은 공감과 이해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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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본능. 생존본능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죽음본능은 생소했다.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책 표지에 선명히 새겨진 “죽음본능”은 정신분석학자로 잘 알려진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살인의 해석>으로 잘 알려진 제드 러벤펠드는 이번 작품 <죽음본능>에서도 전작에 등장했던 정신분석의 스트래섬 영거와 형사 지미 리틀모어를 등장시켜 ‘시즌 2’의 느낌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또 다른 중심인물로 미모의 여성 과학자 콜레트와 그녀의 남동생 뤽이 새롭게 등장함으로써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1920년 9월 16일. 미국 경제의 중심인 월 가에서 폭탄 사건이 일어난다. 90년도 지난 현재까지 이 사건의 진범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미국 사회에서는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과연 누가 무슨 목적으로 전후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 이런 테러를 일으켰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혼합된 <죽음본능>을 통해 그 날의 사건으로 데려다 놓았다. 마치 바로 옆에서 폭발물이 잔뜩 실린 짐마차가 지나가고 느닷없이 폭음과 동시에 온통 파편으로 뒤덮인 월 가에 서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묘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폭탄 사건은 앞으로 드러날 거대한 음모와 정치적 소용돌이 등의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다. <죽음본능>에서는 1900년대 초에 있었던 몇몇 사건들을 동시에 전개해 나가고 있다. 먼저 영거와 리틀모어는 폭탄 사건의 현장에 있었고 본의 아니게 사건의 중요 목격자이기도 했다. 그런데다 영거와 동행한 콜레트의 주위에 의문의 여성들이 나타나고 콜레트와 그녀의 동생이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탈출하는 등의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그 과정 중에 실어증인 뤽의 치료를 위해 프로이트가 등장하고, 또 다른 주요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퀴리 부인도 극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야기의 초반에는 1920년 현재 시점과 1917년 10월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과거를 오가며 전개된다. 그러다 다시 현재의 사건들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워낙 다양한 사건들이 종횡무진 펼쳐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소 산만한 면도 없지 않다. 그래서 사건이 자꾸 제자리만 맴도는 것 같았던 중반 부분은 빨리 책장을 넘겨버리고 싶게 했다. 하지만 그동안 벌어진 그 많은 사건들의 결말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하는 결말 부분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나간다. 결국 밝혀지게 된 폭탄사건의 진범과 빨간 머리 여인들이 정체, 뤽의 말문이 막힌 이유 등은 1900년대 초에 불안했던 미국 사회에서 있었던 사회 문제이자 전쟁의 고통이 치유되지 못한 사람들의 아픈 상처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연스럽게 국내 반도체 회사와 타이어 회사 등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에게 특정 질병이 발병하고 있는 사건이 떠올랐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끝까지 생산 과정의 위험성이나 사측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과거나 현재나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 씁쓸함을 남긴다. 그래서 왠지 <죽음본능>은 1920년의 미국이 아닌 지금 우리 사회를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역사는 정말 반복되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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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죽음본능>에서도 열광 할 수밖에 없다. 제드 러벤펠드는 <살인의 해석>으로 독자들 뿐만 아니라 언론까지도 그의 작품 속에 베여 있는 놀라운 흡입력에 대하여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그 놀라운 흡입력에 다시 빠져들 수 있는 기회가 <죽음본능>을 통하여 다시 제공되었다. 만약 당신이 <살인의 해석>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여도 상관없다. 전작에 등장한 스트래섬 영거와 제임스 리틀모어 형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살인의 해석>으로부터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이번 작품에서는 새로운 사건을 만나기 때문이다. 단지 <살인의 해석>에서는 누군가를 제거함으로써 자신이 원했던 것을 살인을 통해 획득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번 <죽음본능>에서는 많은 이의 죽음을 통해 죽음의 본능에 대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1920년 9월 16일 낮 12시, 마차에 실려 있던 폭탄 하나가 월 가를 초토화시킨다.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사람이 다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중심인물은 전작에서도 등장한 재미있고 유쾌한 매력을 지닌 스트래섬 영거 박사와 반듯하고 꼼꼼한 리틀모어 형사와 마리 퀴리 부인의 여 제자 콜레트 루소이다. 이 들은 폭발사건과 관련하여 사건을 조사해가던 도중 주위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고 뒤에 숨은 배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 사람은 어는 덧 진실을 향해 모험을 하기 시작했고 이 모험이 매우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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