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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슈디의 81년도 작품 '한밤의 아이들'이 자신의 성장기라면, 2008년 '피렌체의 여마법사'는 ‘광대 샬리마르’와 같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정신을 양분하는 인도(동양)과 영국(서양)의 화해를 취하는 글인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조국, 인도와 자신의 뿌리인 무슬림을 다시 돌아보는 회상이며 고뇌이다.
한때 무굴제국의 수도로 잠시 번성했던 파테푸리시크리,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죽음의 도시로 한때의 영광을 돌아보려는 관광객들의 무대로 변했다. 무굴제국 전성기, 파테푸리시크리(도시)의 활기찬 모습, 황제 악바르의 이상과 현실의 모습과 이탈리아의 도시 시대에 삶과 권력의 다툼 그리고 종교의 잊혀진 역사에 숨결을 불어 넣었다. 그 당시에 펼쳐진 풍경들을 글 위에 현실처럼 옮겨놓았다. 역사적인 사실에 이야기를 붙여서 환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삶을 보여준다. 이것이 그의 소설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바가 아닐까 한다. 그 속에서 그의 뿌리를 찾는 작업도 더불어 이루어진다. 그의 인도사랑과 인도무슬림으로써 고뇌도
전제적인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다. 무굴제국의 잊혀진 공주(여마법사)가 어찌 어찌해서 이탈리아에 가서 겪은 일들과 그의 사랑과 마법, 사라진 과거 속에 다시 나온 그의 자식이라 칭하는 마법사가 인도로 와 그의 친척인 무굴의 황제(악바르)를 만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속에 권력, 음모, 종교, 삶 등 많은 것을 담았다.
자식을 바라보는 황제, 위대한 인물의 자식들은 얼마나 비참한가 "그의 강점은 하나도 물려받지 못하고 결점만 물려받은 아이들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에게 내려진 벌 "놀랄 일이 없다는 것은 권력자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형벌이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당연하고, 자신의 뜻대로 이룬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한 마법사 "마법을 거는 데에는 은빛 혀에 실린 말이면 충분하다."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며 깨어있을 때의 삶이 꿈으로 얼마나 오염되었을까 의아해왔다. 꿈꾸는 자는 자신의 꿈이 될 수 도 있다.
세 친구와 여마법사 그리고 이탈리아. 사랑, 권력, 천국 이 모든 것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우리의 삶은 우화와 극단의 삶이다. 적에 대한 복수나 적의는 저런 괴상망측한 것을 자기의 적이라고 생각한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에 뛰어든 여마법사, 네가 이탈리아를 구원할 수 있다면, 너의 길었던 여행이 신의 섭리에 따른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겠지. 자기 안에 또 다른 자아. 여마법사와 거울, 그녀들은 모든 것을 공유하고, 다른 나일까. 그녀는 이미 오래 전에 그를 선택했다. 뒤따라 일어난 모든 일을 움직인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의지였다.
고통은 새로운 세계다. 그들의 희망은 빛나는 미래 대신 무너진 과거에 있었다. 우정과 배신, 친구를 잊으면 너 자신마저 잊게 된다는 걸 모르나? 인간에게 "지식은 결코 인간의 정신에서 그냥 태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늘 다시 태어난다." 항상 변화는 것이다.
여마법사와 마녀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별로 멀지 않았다. 과연 그녀는 무엇이 될까? 환상이 만든 마법과 사람들, "도시의 모든 이들이 늑대인간으로 변해 달을 보고 울부짖는 것 같았다.". 이탈리아에서의 시작, 처음에는 세 친구가 있었다. 그들의 운명, 각자의 삶, 역사를 움직이는 위대한 힘은 신의 의지가 아니라 인간본성이라는 사실이었다.
아담의 후예, 그가 공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경계를 가로질러 데러 온 여행자였다. 사라진 공주는 또 다른 인디언의 세계로. 죽음 역시 알려진 세계에서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항해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기를 꿈꾸는 환상의 세계로 항해를 떠났던 것이다. 진실이란 무엇일까? 누구의 진실이란 말인가? 권력을 가진 자나 저잣거리의 부랑인이나 인간의 무상한 존재이다. 누구나 '내일이면 죽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꿈꾸는 듯한 현실, 그리고 이야기들의 이어짐, 끝까지 반전이 아니 숨겨진 비밀이 있다. 위대한 황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의 통치가 그 나마 나은 삶을 백성들에게 주었다. 하지만, 위대한 이의 탄생과 삶 이후는 무너 내림을 예언하는 계시가 아닐까? 거울의 아들, 그들은 속은 자였다. 세상의 인간들이 누리는 대부분의 호사를 누리는 황제의 고뇌, 사랑을 지키기 위한 장수의 고뇌,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남자, 인간의 삶은 고뇌이며, 그 고뇌를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의 삶 속에서 수많은 사건들이 있고, 우리 나름 행위자로서 역할을 다하지만, 우리에게는 항상 후회와 욕망의 불만족이 따라다닌다. 왜 우리는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이기에.
루슈디의 글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양에서는 그의 소설을 판타지(환상)로 본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역사소설로 본다. 우리가 보기는 '역사판타지'가 아닐까? *역시 소설은 읽어봐야 하겠고, 특히 이런 소설은 더 읽어봐야 할것 같습니다.^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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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시디 작가는 <악마의 시>로 이슬람 세계에서 사형 선고를 받는다.한 나라의 시민으로서, 작가로서 사형 선고와 다름없어 어쩔 수 없이 인도를 떠나 영국으로 가야만 했다. 그뒤로도 작품 활동은 계속됐고 부커 상과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프라이즈를 수상한다.
<피렌체의 여마법사>는 살만 루시디가 왜 이야기꾼인가를 과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굴제국의 삼대 황제 아크바르의 궁정에 낯선 이방인이 방문한다. 그리고 황당한 이야기를 거낸다. 자신이 무굴제국 창시자 바바르의 막내 여동생의 아들이라는 사실. 이 말을 고지곧대로 믿지 않고 그 이야기를 들어본다. 황제를 꼬시기 충분한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그의 말이 사실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 살만 루시디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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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책에서도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책에 절대 나오지 않는, 시간이 시작된 이래로 여자들끼리 입에서 입으로만, 어머니가 딸에게 귓속말로만 전해준 것도 있는 법이다." 437쪽
살만 루슈디의 소설을 읽기로 결정하고 선택한 첫 책이었다. 선택 이유는 책 제목에 끌려서다. 피렌체는 이태리 여행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도시였다. 그리고 마법사, 그것도 '여마법사'라니 당연히 끌리지 않겠는가. 난 많은 기대를 하고 내 마음대로 상상했다.
하지만 중반까지 내 감상은, 자막없이 낯선 외국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인도인 작가답게 그는 끝없는 지명, 인명을 술술 풀어놓다 못해 늘어놓았다. 무수한 역사, 무수한 사람들, 무수한 영웅들, 무수한 이야기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은 탓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낯선 이름들은 자주 길을 잃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중간중간 드러나는 그의 철학과, 작품 전반적으로 흐르는 몽환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헷갈리는 장면이 좀 있으면 어떤가. 그냥 넘기고 분위기를 타기로 했다. 여름 저녁, 기분좋게 술 한잔 하고 분위기 좋은 조명 아래에서, 실없는 농담과 황당무계하지만 혹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끊임없이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아름다운 소품들이었다. 하우스방크 경이 잘 알고 있듯, 여행을 너무 많이 다니고 기이하고 새로운 것을 너무 많이 접하다보면 영혼이 닻을 내릴 곳을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32쪽
"약탈은 신이 선택된 자들에게 선물로 내려주신 것을 손에 넣는 종교적 의무라는 관념은 아프간 산악의 부족들에게 강한 호소력이 있었고, 종파는 급속도로 세력을 키워나갔다." 427쪽
"모든 인종, 부족, 씨족, 신앙, 국가가 하나의 웅대한 무굴 통합체, 즉 과학, 예술, 사랑, 차이, 문제, 허영심, 철학, 운동, 변덕 등은 세상의 모든 것을 하나로 융합한 것의 일부가 되는 그의 참된 공상이 되살아날 것이다." 431쪽
(그의 소설을 더 읽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줌파 라히리의 소설로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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