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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모리아크의 [밤의 종말]: 아주 짧은 사랑의 기억이라도 갖고 죽을 수 있다면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밤의 종말]: 아주 짧은 사랑의 기억이라도 갖고 죽을 수 있다면" 내용보기
"당신이 바라신 대로, 자신에 대한 끝없는 분투로 지친 당신의 창조물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밤의 종말>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테케루>의 속편이다. <테레즈 테케루>의 감동과 충격이 가시길 기다린 뒤, <밤의 종말>을 주문해 읽었다. 테레즈는 사랑받고 싶은 여자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사랑에는 관심없는 남자와 결혼한 뒤 시들어간다. 고립된 상황에서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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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바라신 대로, 자신에 대한 끝없는 분투로 지친 당신의 창조물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밤의 종말>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테케루>의 속편이다. <테레즈 테케루>의 감동과 충격이 가시길 기다린 뒤, <밤의 종말>을 주문해 읽었다.

테레즈는 사랑받고 싶은 여자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사랑에는 관심없는 남자와 결혼한 뒤 시들어간다. 고립된 상황에서 그녀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고 이제 마흔이 훌쩍 넘었다.

사회적 단절이 오래되다보니 그녀는 기이해진다.  테레즈에 대한 묘사를 읽다보면, Tv 시사 프로에 나오는 할머니들이 연상된다. 젊은 시절 화려했지만 나이들어 남편도, 자식도 없이 경제적 빈곤으로 터미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전전하며 시간을 때우는 그녀들. 안타까움과 동시에 노후에 대한 두려움도 불러일으킨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녀는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린다. 그러던 중 잊고 있던 딸 마리가 등장하면서 한바탕 회오리가 분다. 모성애 때문이 아니다. 그녀에겐 모성애가 발동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

바로 딸 마리의 남친 조르주가 그녀에게 반한 것이다!

_죽기 전에는 절대적인 고독은 없는 법이다. 우리는 오늘 저녁이나 내일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알지 못한다. 우리가 이렇게 많은 존재와 스쳐 지나가다니! 매 순간 불꽃이 일어날 수도 있고, 공감대가 생길 수도 있다. 96쪽

아주 작은 햇살이 그녀에게 들어왔다. 그녀는 조르주를 사랑한다기보다는 누군가에게서 '사랑받는' 기분에 짜릿한 건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콩깍지가 씌여서 어쩔 줄 모르는 남자 앞에서 한껏 우쭐해지는 기분.

테레즈가 꿈꾸는 사랑은 어떤 걸까? 끝없이 평온하고 고요한 사랑이다. 낮잠 같고 휴식 같다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 사랑도 그렇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지 않을까.)

_우리가 선택했던 삶, 또는 우리를 선택했던 존재와 함께하는 삶은 햇빛 아래의 오랜 낮잠, 끝없는 휴식, 본능적인 고요함이어야만 하는 거예요. 그래요... 서로 마음이 맞고 서로 순종하며, 서로를 꼭 채워주는 그런 존재가 손 닿는 곳에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 우리가 그렇듯 그 존재도 다른 곳으로 도망가려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져야만 한다는 거죠. 이런 생각에 빠져 몽롱한 상태로 지내다 보면 배신이란 생각조차도 불가능하게 되는 거예요. 101쪽

_매일 저녁 누군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것, 짧은 만남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변함없이 그의 두 팔에 안겨 매일 밤 잠들 수 있는 것, 바로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일상이 아닐까?154쪽


먼저 사랑에 빠진 건 조르주일지 모르지만, 행여나 그의 마음이 변할까 두려운 건 왜일까? 그녀는 조르주를 밀어내기 위해 애를 쓰지만, 막상 사랑의 마법에서 깨어난 조르주 앞에서 좌절한다.

실연의 고통은 간신히 버티던 그녀를 무너뜨린다. 이제 이 힘든 삶을 그만 끝내주세요. 문득 <목로주점>의 여주인공이 떠오른다. 여자로서의 삶에 지쳐, 에미로서의 삶도 망가지고 결국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조르주는 정말 그녀에게 싫증이 난 걸까? 여자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졌다, 금세 질리는 남자인 걸까? 아니면 또 다른 비밀이 있는 걸까?

테레즈는 상대의 영혼을 꿰뚫는 직관을 가진 여자였다. 자유를 사랑하고, 사랑을 갈구했지만  거대한 벽 앞에서 점차 미쳐갔다.

미치지 않고서 삶을 이어갈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꽃이 무자비하게 꺽여 시드는 걸 목격한 기분이다.  부디 편안하게 잠들길.

프랑수아 모리아크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_나는 테레즈의 고통받는 모습에만 초점을 맞추어 작품을 쓰고자 했었다. 하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이 작품이 내게 의미하는 바를, 이 작품 속에서 내가 발견한 바를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운명의 수레바퀴에 짓눌릿 창조물에게 주어진 힘, 그들을 짓누르는 관습법 앞에서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다.

_그러나 그녀는 생을 마감해야만 이 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런 부류의 인간이다. 참으로 대단한 종족이 아닌가! 그런 이들은 이 밤을 체념하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c******i 2018.01.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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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밤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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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와 모리아크의 소설 <사랑의 사막>, <독을 품은 뱀>, <테레즈 데케루> 모두 좋게 보았고 재미있게 읽었다. 한데 이번 <밤의 종말>은 세 작품에 비해서 실망스럽다. 특히 <테레즈 데케루>를 재미있게 읽어서 더욱더 그렇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커서 선입견 없이 썼다면, 이번 <밤의 종말>은 서문에서도 그렇고 아예 미친년을 만들어 놨다. 작가가 자신의 어
"[eBook]밤의 종말" 내용보기
프랑수와 모리아크의 소설 <사랑의 사막>, <독을 품은 뱀>, <테레즈 데케루> 모두 좋게 보았고 재미있게 읽었다. 한데 이번 <밤의 종말>은 세 작품에 비해서 실망스럽다. 특히 <테레즈 데케루>를 재미있게 읽어서 더욱더 그렇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커서 선입견 없이 썼다면, 이번 <밤의 종말>은 서문에서도 그렇고 아예 미친년을 만들어 놨다.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여성들에게 뭔가 피해를 보았는지 아니면 선입견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작가의 입장에서 괴롭힘을 주려고 계속 정신병을 만들어내고 불안하게 하고 심장병 피해를 주고 사업이며 모든 것을 서서히 말려 죽이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침 드라마나 막장 드라마를 본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작가로서 주인공에게 벌을 주려고 하다가 약해져서 안 주려고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아니 그냥 <테레즈 데케루>에서 멈추지, 뭣 하러 15년 후의 이야기를 썼을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작가의 의도와 사람들의 의도가 달라서 자신의 의도를 강조하려고 했던 것인가?

일본 애니메이션 <반딧불의 묘>가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잘못을 알려주려고 했던 작품인데, 일본 사람들은 형제의 불쌍한 이야기를 통해서 일본의 피해를 상기 자신들의 피해를 억울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작가의 의도와 사람들의 평가가 다르다고 해서 다른 작품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나의 손을 떠난 것은 그 뒤 내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나빠서 실패할 수 있고, 대충 했는데 운이 좋아서 성공할 수도 있다. 사람들의 평가는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남에게 강요하고 설득하려고 하는 순간 늙은이가 되는 것이다.

인생은 원하는 대로,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흐름에 맞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잘못이 있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고 잠깐 밀려날 순 있지만 뒤로 가지 않고 쉬었다가 다시 가면 된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대부분이다. 조급하게 가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가더라도 앞으로 가면 좋겠다. 정신병이 있든 미쳤든 몸이 아프든 돈이 없든 장애가 있든 온갖 장애물이 있더라도 건강하게 살아갔으면 한다.
l********g 2024.05.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