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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디자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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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참 착하다. 그래픽 디자인 쪽에 종사하는 편집자에게 김신 님은 꽤나 유명하다. 대한민국 디자인의 기록이라 평가받는(나 또한 빼놓지 않고 구독하고, 찾아 읽는) 월간 <디자인>을 무려 16년 넘게 만들어온 90년대 중반 이후 편집자로선 단연 첫손에 꼽힐 그다.무엇보다 반가웠던 이유는, 그동안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자서전, 에세이 등을 많이 읽어왔지만, 디자인 편집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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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참 착하다. 그래픽 디자인 쪽에 종사하는 편집자에게 김신 님은 꽤나 유명하다. 대한민국 디자인의 기록이라 평가받는(나 또한 빼놓지 않고 구독하고, 찾아 읽는) 월간 <디자인>을 무려 16년 넘게 만들어온 90년대 중반 이후 편집자로선 단연 첫손에 꼽힐 그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이유는, 그동안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자서전, 에세이 등을 많이 읽어왔지만, 디자인 편집자의 글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김학원, 정현숙, 변정숙, 고경태 등의 편집자들이 '에디터십'이나 책에 관한 다양한 사유를 보여주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종사하고 있는 업과는 상당 부분 다르다.

월간 <디자인>은 지금도 구독하고 있는 디자인 잡지다. 30년 훌쩍 넘는 시간동안 디자인 전공자 혹은 예비 디자이너, 현장 디자이너에게 크나큰 멘토로서 자리매김했다. 월간 <디자인>을 내고 있는 디자인하우스란 회사는 한때 내가 몸담은 회사와 알게 모르게 경쟁 관계에 있던 회사이기도 하다. 물론 규모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디자이너들의 상호 교류는 상당히 많았었다. 그럼에도...

최신 디자인 트렌드는 물론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디자이너, 디자인 정책과 방향성 등을 왕성하게, 때론 혁신적으로 담아왔기에 늘 경외의 눈으로 잡지를 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각설하고...

월간 <디자인>의 편집장이었던 김신 님이 현장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묶었다. 제목부터가 참 고맙다. 갈수록 편집 디자인이란 업(業)에 회의를 느끼는 중이라, 그가 전하는 메시지 하나하나가 내겐 큰 힘이 됐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디자인팀과 편집팀은 한 회사에서조차 경쟁 혹은 미묘한 견제 심리가 강했다. '니가 디자인을 알아? 타이포그라피가 어떠니 할만한 깜냥이 되나? 암것두 모르면 닥치고 있어'라고 디자이너가 말한다면, '원고의 인사이트가 뭔지나 알고 그림 그리는 거야? 왜 그렇게 사회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나? 까라면 까지 니가 지금 예술하냐?'라고 편집자는 되받는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바뀌었다.

편집자와 디자이너의 관계 또한 컨버전스한 형태로 바뀌었다. 내가 몸담았던 안그라픽스란 회사에서는 디자이너가 기획을 하고, 프리젠테이션도 잘하고, 인문학적 소양도 출중했다. 편집자 또한 타이포그라피부터 컬러, 레이아웃, 제책 방식에 이르기까지 디자이너 못지 않은 감각을 자랑한다. 그 속에서 3년이란 시간동안 일을 하며, 참 많은 걸 깨달았다. 디자인이 대접받고, 가치를 인정받는다고나 할까?

허나 우리 주위엔 여전히 디자인의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안그라픽스란 공간을 나오면서 형편없이 가치절하된 디자인을 마주하게 된다. 디자인 수도 서울을 외치며 탁상공론과 치적 쌓기에 골몰하는 것이 국가가 바라보는 디자인이다. 어떻게 하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한의 디자인 결과물을 낼 지를 고민하는 것이 기업(클라이언트)들이 바라보는 디자인이다. 

누군가 '편승'하라고 했다. 어차피 디자인의 가치를 떠나 어차피 '갑을 관계'가 형성된 이상, 그에 걸맞는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자신의 영혼을 죽이라는 것. '그게 싫으면 혼자 예술하던지'라며 쿡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매년 3만 명 정도의 디자이너가 졸업을 하고, 그중 대부분은 사회의 뿌리 깊은 관행과 벽에 부딪혀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업종을 바꾼다.

편집자와 디자이너는 자존감 하나로 버텨온 사람들이다. 철야와 밤샘을 밥먹듯 하면서도 정작 손에 쥐는 월급은 쥐꼬리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한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는, '세상의 일부분이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담고, 사회를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사명 때문이리라. 물론 다른 이유가 더 있겠지만.

<고마워, 디자인>에 실린 47개의 칼럼을 넘기면서, 한없는 위안과 힘을 얻었다. 한 업에서 10년을 종사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하는데, 여전히 난 부족한 부분이 많다. 디자인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고, 여럿이 함께 하는 일이다. 문득 이 책에 실린 디자이너 솔 바스의 말이 떠오른다. '디자이너는 타협할 줄 알아야 한다. 디자이너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고객이란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주말은 물론 자정 넘어서도 전화로 독촉하는 클라이언트들. 그런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타협해가는 것이 답일까? 타협이 안되면 스스로 지치고, 심하면 아예 디자인을 접는 사람까지도 생겨난다. 이 부분은 내가 회사생활을 하는 마지막 날까지 고민하고, 회의하고, 또 스스로를 다잡아야 하는 화두다.

정체될 대로 정체된 현재 회사의 분위기를 생각하며... 적어도 누가 뭐라 하던 간에, 우리끼리라도 신명나게 작업하고, 거기에서 보람을 얻었으면 좋겠다. 그 매개가 디자인 작업물이었으면 하고.

주위 디자이너들에게도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그들의 고충, 좌절, 피로... 보람, 자신감, 사명감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고마워, 디자인>. 언제부턴가 '지겨워 디자인'이 되었는데, 작게나마 내 생각을, 마음을 움직여준 고마운 책이다. 고마워요, 김신 님.



t******2 2011.08.21. 신고 공감 1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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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넓힐 수 있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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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디자인 김신 디자인 잡문집  이 책의 제목이다. 잡문? 너무 겸손하게 제목을 붙였다고 할 밖에 ! 디자인에 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 .. 기술이 평준화되다보니 디자인에 더욱 치중하는게 당연하지에 한방 먹고,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를 보며 괜히 편치 않던 생각도 한방에 날라가고, 해산을 거부한 망치 이야기는 처음부터 줄줄줄 외고 싶어 따라 옮겨 적어 봤다. 결코 잡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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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디자인 김신 디자인 잡문집  이 책의 제목이다. 잡문? 너무 겸손하게 제목을 붙였다고 할 밖에 ! 디자인에 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 .. 기술이 평준화되다보니 디자인에 더욱 치중하는게 당연하지에 한방 먹고,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를 보며 괜히 편치 않던 생각도 한방에 날라가고, 해산을 거부한 망치 이야기는 처음부터 줄줄줄 외고 싶어 따라 옮겨 적어 봤다. 결코 잡문이 아닌 디자인에 관한 생각글 들이다. 그리고 편집 전문가답게 글 사이에 그림이 들어가면 참 뭔가 편치 않은데 그림들이 너무 멋지게 자리잡았다.  일본을 보며 우리 도시에 대해 느꼈던 불만을 해결해 줄 정리의 달인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며 살기로 했다. 폴랜드가 리뉴얼한 IBM 글자체의 아주 작은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경지에 이르고 싶다.

y*****9 2012.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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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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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게 가볍게 써진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로 시작하게 된 고민들에 고마움을 느낀다.   참 잘 만들어진 책이구나. 내용도 그 만듦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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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게 가볍게 써진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로 시작하게 된 고민들에

고마움을 느낀다.

 

참 잘 만들어진 책이구나. 내용도 그 만듦새도!

 

YES마니아 : 플래티넘 g****9 2011.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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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디자인] 의외의 고마움을 얻게 한 디자인 편애 문집
"[고마워 디자인] 의외의 고마움을 얻게 한 디자인 편애 문집" 내용보기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인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오늘 날 이런 부류의 사람은 많지만, 허세와 진심 사이의 한끗 차이가 두려워 쉽게 나는 디자인에 조예가 깊습니다 하고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회 전반에, 일상 구석구석에 보편정서를 겨냥하고자 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의도가 나날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분명히 디자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고마워 디자인] 의외의 고마움을 얻게 한 디자인 편애 문집" 내용보기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인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오늘 날 이런 부류의 사람은 많지만, 허세와 진심 사이의 한끗 차이가 두려워 쉽게 나는 디자인에 조예가 깊습니다 하고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회 전반에, 일상 구석구석에 보편정서를 겨냥하고자 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의도가 나날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분명히 디자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아졌다. '디자인 잡문집'이라는 부제를 달고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글을 모아 낸 이 책의 저자 김신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누구보다 자신있게 디자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도 허세 같지 않은 사람이다. 17년 가까이 독보적인 국내의 디자인 잡지인 월간 <디자인>에 몸담았으니 말이다. 

 

 

저자 김신은 그렇게 믿는 구석이 있어서인지 거침없는 비평을 쏟아낸다.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디자인의 위상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짙어, 디자인의 살 길을 진심으로 고심하는 게 느껴진다. 박봉에 이름을 내걸지 못해도 예술가 못지 않게 소신껏 디자인 작업을 하는 현대의 대한민국 디자이너들을 응원하는 그녀의 글에는, 자연스레 광고주의 심술에 대한 힐난도 녹아들어 있다. 광고주의 요청을 받아 이런저런 피드백으로 애초의 꿈 같은 기획은 그저 꿈으로 사라지는 일. 그녀가 개탄하는 일은, 모든 '크리에이티브'적인 작업을 요하는 직군에서 을 또는 병, 그 이하로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일상이다.

 

 

저자의 글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인데, 둘이 같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그 차이가 무엇일까 하는 글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시안을 요구할 때 광고주가 디자이너에게 바라는 것은 두 세 가지의 얼터안을 포함한 시안 세트라는 점을 지적한다. 예술가의 작업은 단 하나의 예술품이 될 테지만, 디자이너에게 이건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디자이너는 확신을 갖는 어떤 스타일을 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보일 수 있는 서로 다른 안을 뽑아내야 한다. 그 결과 그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광고주에게 난도질 된 어떤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 내 주변의 디자이너들은 상당수가 자신을 예술가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도 지적하고 있듯, 오래 전의 예술가들 역시 광고주라 할 만한 주문자의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맞서 설득하거나 해야 했다.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경계는 그어내기 어려운 것이다.

 

 

저자가 지닌 생각의 큰 틀에 크게 반감이 드는 부분은 없었다. 디자인에 대한 애정과 열정, 앞으로의 대한민국 사회에 디자인이 지평을 넓혀갔으면 하는 마인드 모두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다만 강한 어조와 논리의 비약이 종종 불편하게 느껴졌다. 몇 해 전의 글이라, 그녀가 글을 쓰던 시기와 지금의 디자인에 대한 분위기의 차이는 그 사이에 부쩍 벌어졌을 수는 있다. 그러나 본인의 생각만이 정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그녀의 투박한 생각에 의아함을 가질 때마다, 대신 나는 이렇게 다른 의견에 대해 벽을 쌓고 있진 않은지 돌이켜보는 시간을 꽤 가질 수 있긴 했다. 요즈음 타인의 앓는 소리가 유독 괴롭고, 누군가를 향한 타인의 비난이 전혀 무관한 것이어도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내가 또 꽤나 지쳐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면 내 입장만 보게 되고, 내 생각만 더 고집하게 되곤 하는데, 운이 좋게도 전혀 의외의 책을 읽다가 마음을 다잡았다. 고마워, 디자인. 이 책의 제목처럼 정말 고마워질 줄이야.




글과 소리, 이미지와 영상이라는 정보는 이제 모두 디지털신호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손으로 쥘 수 없는 세계다. 그것에 대한 소유욕은 약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상품적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걸 그럴듯한 물질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보에는 가치를 느끼지 못해도, 책꽂이에 꽂으면 폼 나는 양장 제본의 두툼한 책에 강한 소유욕을 느끼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단, 소유욕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물질적인 깊이감을 주어야 한다. 이런 일을 하는 전문가가 바로 디자이너다. (45쪽)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과거 서구 디자이너들이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발전시켜온 것을 단 30년 만에 비슷한 수준에 올려놓았다. 물론 그런 만큼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그러나 지금의 속도라면 정상에 오를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124쪽)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는 보수를 많이 받아야 한다. 그 디자이너가 비록 정치도 모르고 인문학 소양도 없고 수줍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어도 말이다. 또 누군가는 누끼도 따야 하고 망치질도 해야 한다. 단순노동이라고 부르는 그런 일에도 창의성이 요구된다. 그런 단순 '노가다'에서도 날카로운 감각은 빛을 발휘한다. 그에 따라 결과물도 천지 차이만큼 달라질 수 있다. 아무리 거창한 기획과 아이디어도 이 마지막 단순 노가다의 차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말만 거창한 정치인, 금방 대박을 터뜨려주겠다고 허풍을 떠는 기업인보다 작은 일의 달인이 훨씬 아름답다. 그런 사람들의 수를 늘리려면 그들이 매일 하는 작은 일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돈으로 말이다. (151쪽)

 

 

우리는 어떤 디자인이 연속성을 가지고 힘을 축적해 브랜드가 되기도 전에 허물어버린다. 자기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인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나마 자산이 조금 축절될 만하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161쪽)

l******e 2014.03.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