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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펙과 안소니 퀸이 프로와 안티로 다시 만난 영화이기도 하며, 그걸 떠나서 초호화 캐스팅에 당시로선(어디까지나 당시로선) 최고 수준의 촬영을 선보인 전쟁물로 인기가 높았던, 추억의 영화이다. 본래 원작 소설은 따로 있으며, 내용은 실제 역사와는 (히틀러가 쓸데없이 무솔리니의 뻘짓에 말려들어 그리스 전역에서 힘을 뺐다는 배경 사항 말고는) 전혀 상관 없고, 알다시피 '나바리노'는 한 세기도 전 그리스 독립 전쟁 당시 알바니아 출신 이집트 태수 마호멧알리 파샤가 서양-그리스 동맹군에 참패를 하고 투르크 제국의 관뚜껑에 대못을 박다시피한 그곳이지 2차 대전과는 일절 인연이 없다. 올드팬들에게 물어 보면 이 나바론 섬에서의 역사적인 대포 파괴가 정말 처칠의 大구상을 크게 서포트해 준 걸로 착각하는데, 이분들 중 상당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리처드 버튼 주연의 '독수리요새'도 역사적 사실인 줄 아는 분이라는 게 흥미롭다. 앞서 이야기했듯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인 영화라서 별들의 향연 속에 눈 둘 데가 마땅치 않을 만큼인데, 여배우로는 잘 모를 수도 있는 (진짜 그리스 여배우인) 아이린(=이레네) 파파스와, 이런저런 영화에 자주 나왔던(그 중에서는 진 켈리가 감독하고 도리스 데이, [늙은]리처드 위드마크가 같이 나온) 지아 스칼라 둘이 나온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는 말하지 않지만, 아주 잠시 등짝누드가 나와서 어린 나이에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님). 안소니 퀸은 여기서도 놀랍게, 그리스 현지 반군 대령으로 나온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시기적으로도 '그리스인 조르바'를 찍기 더 이전이었는데 말이다. '핑크 팬더', '카지노 로얄(1968년작 오리지널임. 재클린 비셋이 단역으로 나옴)', 무엇보다 '80일간의 세계일주'로 유명한 데이빗 니븐이 멋진 연기를 보여 주고, 이듬해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족장 역의 안소니 퀸에게 "신은 너에게 그런 까닭으로 바보의 얼굴을 주셨도다."라는 모욕적 대사를 듣기도 하는 바로 그 앤서니 퀘일 경이 일 년 앞서 여기서 또 둘이 같이 나오는, 배역상으로도 여러 가지로 흥미를 자아내는 영화이다. 재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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