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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특정 채널 말고도 여러 경로에서 간간이 방영되는 작품인데, 내가 하나 놀란 건 원제가 'Rescue done'이 아니라(이건 흔히 쓰는 어구), 'Rescue Dawn'이었다는 사실이다. 발음은 완전히 같지는 않으나(실제 대화에선 이런 모음의 차이를 분명히 분별해 줘야 하며, 한글 표기가 비슷하다고 애국애족 조음을 하다간 결국 자신만 손해 보기 마련이다) pun을 위한 라임이 잘 맞춰진 편이며, 저 어구만에서도 여러 연상이 떠오르는 등 꽤 잘 지어진 제목이다.
2차 대전 당시 포로들에게 이뤄진 지독한 학대를 소재로 삼은 영화는 여러 편이 있다. 데이빗 린 감독의 <콰이 강의 다리> 같은 걸 그 대표로 꼽을 수 있겠고, 감독이 좌파 성향이긴 하나 의외로 공산군 측의 잔학 행위를 생생히 묘사한 예로는 <디어 헌터>가 있겠는데, 이는 아마 전쟁에서 (적군 측에 의해) 이뤄지는 어떤 짓이라도, 미국 정부 측의 폭력을 선량한 시민들에게 대리 행사하는 결고과는 그(마이클 치미노)만의 독특한 관점이 반영된 결과겠다. 여튼 당대인들은 영문도 모르고 국가주의 메시지(로 착각한 것)에 열광했던 셈이다.
<콰이 강의 다리>, <디어 헌터>, 그리고 이 작품 등이 대략 비슷한 간격을 두고 세상에 나옴에 따라, 전쟁을 보는 관점, 또 그 전쟁이란 상호 작용의 가장 잔혹한 행태가 빚어지는 '포로 처우'의 문제를 미국인들이 어떻게 소화하는지의 여부가 잘 관찰된다고도 할 수 있다. 앞의 두 작품은 흥행에 크게 성공하거나,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거나 하는 결과를 낳았으나 상대적으로 이 작은 그만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노년에 들어 부쩍 헐리웃을 자주 기웃대는, 무려 베르너 헤어초크의 연출인데도 말이다. 그가 이 작에서 <콰이...>를 의식한 흔적은 무척 뚜렷하고, 이 무렵 이미 대배우 반열에 올라선 베일 역시 로버트 드 니로 등을 염두에 둔 것이 누구 눈에도 뻔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베일의 성향이 어떤지는 (그가 공개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에 무관하게) 사실 좀 모호하게 잡히는 편이다. 그가 아역배우로 성공적 데뷔를 하고서 상당 기간 공백을 갖다가 마치 부끄럽다는 듯 성인배우로 첫 신고식을 한 <벨벳...> (이 말은 전에 어떤 다른 작품 리뷰에서 했는데 기억이 안 남. 날 필요도 없겠고) 에서 '그런 역'을 맡은 걸로 보아 당연히 리버럴이겠거니 했는데 <배트맨...> 등 필모를 잘 살펴 보면 전혀 또 그쪽이 아니기도 하다. 하긴 구차하게 좌우를 나누는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져 산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어떤 진영의 노예 자청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당당하게 내뱉는다는 자체가 지 인생을 똥으로 살았다는 자백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여튼 무려 베르너 헤어초크 연출에 베일 주연이었는데도 상이란 상은 대서양 동서에서 다 휩쓴 대작으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유명한 영화인들이 그 나름 애를 쓴 작품' 정도로만, 그것도 아슬아슬한 흔적만 남았다는 게 무척 의외다. 헤어초크는 몰라도 베일은 이 작에 무척 기대를 걸었을 것이다(감독이 대충 했다는 뜻이 아니라, 본래 이 사람은 공명심 따위와 꽤 거리를 둔 위인이라).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전쟁의 참상, 포로 학대상은 무척 리얼하며, 헤어초크의 솜씨다운 혐오감과 경악이 그 반작용으로 당연히 일어날 만한 징글징글한 것들이다. 실력파들이 '평소처럼' 자신들의 장기를 온전히 투입했는데도 결과가 평소 같지 않다면 이는 수용자 측의 감성 그 무엇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결과일 뿐 사실 다른 데서 이유를 찾을 게 아니다. (심지어 '전쟁'을 탓할 일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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