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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커피에 대한 달달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쉬운 문체, 성공을 향한 핵심적인 키워드만 뽑아서 이야기하는 공병호의 책을 안 읽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초반에는 상당한 페이퍼 파워의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 식상하다고 느끼는지 요즘 그의 책이 큰 반향은 없다.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서 핵심을 짚어주는 그의 글은 건조하기에 결심은 서지만 감동은 크게 없었는데 ‘에스프레소 그 행복한 사치’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감성적인 디자인 때문이다. 공병호의 글과 오금택의 카툰이 조화를 이룬 이 책은 조용한 배경음악이 나오고, 사람이 없는 카페에 앉아 읽기에 좋다. 그러나 에스프레소 보다는 아메리카노 같은 양이 많은 커피가 좋지 않을까?
“성공적인 인생만 외치는 저자에게 이런 감성도 있었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놀랍게도 저자는 고양시 숲속에 아내와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 ‘오월의 향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글쓰기는 감성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감성적인 제목과 디자인과는 달리 책의 내용은 역시 성공에 이르는 방법을 특유의 건조하고 기계적인 문체로 말하고 있다. 저자의 책을 몇 권 읽으면서 발견한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밑줄 긋고 싶은 곳이 참 많은 것이다. 그만큼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동기부여나 조언은 읽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문제는 자신의 의지를 움직이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이 부족하다. 너무나 지당하신 말씀만 책속에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의 변화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아니 자녀들에게 인생에 대한 교훈을 준다면 인생의 교과서와 같은 그의 글은 에스프레소 향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문제는 그 향이 오래가지 않는데 있다.
인생의 모든 문제가 교과서처럼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사람들은 교과서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쉽게 고개를 끄덕이는 글보다는 “인생의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좌절하는 너를 이해한다.”는 입장에 섰을 때 글은 설득력이 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100만부 이상 팔린 것도 “나는 너의 편이고 너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어”란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에스프레소 그 행복한 사치’의 아쉬움도 그 부분에 있다. 저자는 ‘진하디 진한 한 잔의 에스프레소가 여러분의 삶을 보다 깊고 향기롭게 변화시켜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라며 이 책을 출간한 목적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커피 원두가 조금 오래되었는지 그 향을 맡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흔한 비유로 말하는 것처럼 내 집 싱크대까지 수도가 연결되었지만 수도꼭지를 열어야 물이 나오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말을 듣고, 책을 읽는다 할지라도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 삶은 변화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저자가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오늘도 줄기차게 성공이라는 길을 안내하고 있는 저자의 노력과 수고는 소중한 것이고 그의 안내를 받는다면 최소한 인생이 곁길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한결같이 일상을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누가 그것을 몰라?” 이렇게 말한다면 이 책을 일찍 접어야 한다. 결론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 저자는 자신의 글쓰기를 예로 들며 이렇게 말한다. 저자는 이 눈물을 통해서 정말 제대로 잘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고 이 길을 걷게 한 신에게 감사한다. 삶은 지식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한 줄의 책이 자신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그 한 줄의 힘을 믿고 삶속으로 뛰어들었을 때 삶은 깨달은 자만이 흐르는 눈물이 있다. 이 눈물의 가치를 알게 되었을 때 한잔의 에스프레스가 주는 행복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에스프레소 한 잔과 사라브라이트만의 ‘First of May’를 들으며 새로운 달을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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