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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드라마로 먼저 알게 된 작품이라 등장인물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캐스팅이 나쁜 건 아니지만 자유로운 상상력을 방해받은 느낌이랄까. 밤11시부터 다음날 새벽5시까지만 문을 여는 독특한 빵가게 「블랑제리 구레바야시ブランジェリークレバヤシ」의 사람들과 이곳을 찾는 손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한밤중의 베이커리》는 “오전0시의 레시피午前0時のレシピ”부터 “오전5시의 레시피”까지 6권 완결의 시리즈 소설이다. 국내에는 3권까지 출간되었지만, 그것으로 끝. 원작도 2017년에 완결되었으니 다시 빛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갓 구워낸 빵처럼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성장해가는 이야기는 기분이 가라앉을 때마다 늘 꺼내 읽고 싶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해주고 싶다. 라이트노벨에 가까운 느낌이라 책장도 훌훌 넘어가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미스터리 기법과 함께 그려가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기회가 있다면 6권까지 찾아볼 셈이다. 어느 주택가 한 구석, 어두운 골목길 어딘가에서 코끝을 스치는 고소한 냄새를 따라가면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나오는 빵집「블랑제리 구레바야시ブランジェリークレバヤシ」가 나타난다. 이곳 점원은 두 명의 꽃미남. 백색의 요리사복을 입은 구레바야시 요스케는 30대 후반 정도의 나이. 테 없는 안경을 쓰고 짧은 턱수염이 난 얼굴에 입술 양끝이 올라가 있어 항상 엷은 미소를 띠고 있는 부드러운 분위기의 남자다. 흑색의 요리사복을 입은 야나기 히로키는 20대로, 불만스러운 듯 무표정하지만 놀랍도록 정돈된 얼굴의 소유자. 몸의 선도 가늘고 피부는 여성처럼 매끈해 보이며 어떤 순간이든 한 장의 그림이 되는 풍모를 지닌 청년이다. 점주 구레바야시는 접객과 카운터를 담당하면서 히로키에게 제빵을 배우는 중이다. 어느 날 그들의 한결같은 일상에 한 소녀가 굴러들어왔다. 고교생 시노자키 노조미는 좀처럼 정착하지 못하는 엄마로 인해 어려서부터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의탁하는 생활을 하다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구레바야시의 아내 미와코의 편지에 의지한 것이나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황. 그래도 구레바야시와 히로키는 잠자코 그녀를 맞아들이고 보호자가 된다. 노조미가 미와코의 이복동생이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지만, 세 사람을 연결시켜준 존재는 분명 미와코였기 때문이다. 묘한 관계로 이어져있어도 빵맛만큼은 최고인 “한밤중의 베이커리”가 번창해 갈수록 손님들을 둘러싼 소동극도 다채로워진다. <주요 캐릭터> 구레바야시 요스케_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의 30대 오너. 항상 싱글벙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그에게는 누구보다 슬픈 과거가 있다. 야나기 히로키 _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에서 일하는 직선적인 성격의 꽃미남 제빵사. 의외의 과거사를 갖고 있는 그는 어떤 이유로 구레바야시와 같이 빵가게를 하게 된다. 시노자키 노조미 _ 고등학교 2학년. 어떤 사정으로 인해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의 2층에서 살게 된다. 반 강제로 빵가게에서 일하면서 여러 가지 소동에 휘말린다. 마다라메 유야_ 은둔형 외톨이인 드라마 작가.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의 빵을 배달시켜 먹고 있다.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스런 취미가 있다. 바로 남 엿보기. 미즈노 고다마 _ '블랑제리 구레바야시'를 찾아오는 초등학생 손님.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으며, 밤거리를 배회하는 게 취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빵을 주기 위해 제빵을 배우기 시작한다. 소피아 _ 재정난으로 경영하던 술집을 날리고 지금은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의 단골손님으로 정착하면서 생각지도 않은 사건에 가담하게 된다. 따뜻한 식탁이 없어도, 빵은 어디서나 먹을 수 있고, 혼자 먹어도 불편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맛있다. 그러므로 빵은 평등한 음식이다. 그러고 보니 돌이켜보면 혼자 먹기 구력이 형편없던 시절에는 늘 빵을 먹었던 것 같다. 워낙 빵을 좋아해서 살이 쪄서 고민일 때도, 소화가 잘 안 되어 배가 더부룩해도, 용돈을 절약해야 할 때도, 빵만큼은 끊지 못했다. 그런고로 빵을 소재로 한 이야기 또한 늘 유혹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각기 다른 개성의 꽃미남이 두 명이라니, 그들을 보호자로 두고 항상 풍미 가득한 빵집 2층에 기거하는 노조미가 그저 부러울 뿐이다. <Open 오픈 / Fraisage 재료 혼합 / Petrissage & Pointage 반죽 & 1차 발효 / Division & Detente 분할 & 벤치타임 / Faconnage & Appret 성형 & 2차 발효 / Coupe 쿠프 / Cuisson avec buee 굽기> 작품마다 제빵의 단계에 맞춰 총7장으로 구성되면서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로 등장하고, 그들의 사연과 함께 빵가게 3인방이 도움을 주며 스스로도 성장해간다.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보다도 따뜻한 심장을 지닌 구레바야시는 든든하며, 투닥거리면서도 점점 거리를 좁혀가는 히로키와 노조미의 관계에도 미소가 지어진다. 변태인 듯 순정파인 마다라메, 거대한 몸집에 정 많은 트랜스젠더 소피아,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소년 고다마. 서로를 위로하고 새로운 힘을 얻는 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속에 온기가 퍼져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