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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범의 <내 청춘의 감옥>. 이걸 읽었다. 이 책. 자기 속에 들어 있는 자기 가운데 하나를 꺼내어 놓고, 함께 웃자고 권한다. 이건 지나가는 바보를 둘러싸고 (그 바보를 제외한 나머지가) 함께 웃는 것과는 크게 달라서, 어떤 이에게도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나도 기꺼이, 그와 함께, 여러 번 웃었다. 즐겁게. 그런데 이건 회고담이다. 돌이켜 회상한 것의 기록이다. 본디 그렇다. 지나간 일을 오늘 되살려 말하고자 할 때, 화자의 현재 위치, 현재의 정서, 현재의 태도 등에 의해서 과거에 속하는 이야기 재료는 재구성되기 마련이다. 재구성될 뿐 아니라 색채까지도 바뀐다. 재료는 과거에 속하되, 그 색채와 구성은 현재에 속한다. 현재에 의해 과거의 재료들은 취사되고 선택되는 것. 채색되는 것. 취한 게 있으면 사한 것이 있을 터. 그것은 아픔일 수도 있고, 상처일 수도 있다. 안타까움일 수도 있고, 괴로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일단 열외되었다. 열외되었다고 해서 행간 속에서 그것이 완전히 증발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으리라. 단지 지금은 웃자고 부추긴다. 웃자고 하면 우린 웃으면 된다. 해학이라는 게 있다. 상대를 정해놓고 웃으면서 까는 게 풍자라면, 해학이란 자기를 상대화하고 같이 놀자는 데 목표를 둔다. 이건범 식 유머는 해학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므로 이건범은 김유정을 닮았다. 이문구를 닮았다. 이 태도가 ‘감옥’이라는 으스스한 곳을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곳으로 보이게 한다. 이게 화자 이건범의 주특기인 것으로 보인다. 이건 황동규가 ‘풍장’이라는 연작시 가운데, 내 마지막 길 떠날 때 모든 것 버리고 가도, 혀 끝에 남은 물기까지 말리고 가도, 마지막으로 양 허파에 담았던 공기는 그냥 지니고 가리. 가슴 좀 갑갑하겠지만 그냥 담고 가리. 가다가 잠시 발목 주무르며 세상 뒤돌아 볼 때 도시마다 사람들 가득 담겨 시시덕거리는 것 내려다보며 한 번 웃기 위해 마지막으로 한 번 배 잡고 낄낄대기 위해 그냥 지니고 가리. <풍장 28> 이건 그가 어떤 ‘정신적 우위’를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정신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유머라는 게 나오지 않는다. “내 수염은 잘못한 게 없으니 내 목을 칠 때 조심해서 치게”라던 토마스 모어의 유머는 그것을 잘 보여준다. 죽음보다도 높은 곳에 유머가, 그 정신이 위치해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건범이 정신적으로 우위를 확보한 대상은 무엇일까? 그건 무엇보다도 그를 가두었던 사람들과 (당시의) 제도일 것이다. 그것들을 향해 지금 이건범은, “나 이렇게 발랄하지롱. 니미 뽕이다” 하며 묵감자를 먹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정도 수준은 훨씬 넘는 곳에 그의 정신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삶에 대하여, 인간에 대하여 그는 초조하지 않은 것이다. 초조하기는커녕 스스로 악동을 자처하며 함께 즐기자 하지 않는가? 함께 놀자고 하지 않는가? 이를 낙관이라고 한다는 것을 나는 내 귀로 들은 바 있다. 저런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수단은 술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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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마디로 사람을 깔깔대도록 웃기다가 어느새 가슴 찡하게 마음 깊은 곳을 찌른다. 감옥 이야기이지만 지극히 인간적이고 따뜻하며,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지만 지금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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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예스24에서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엊그제 아들이 기말기출문제집을 주문해 달라기에 거기에 보태 한 권 더 주문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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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정 감옥 쌩쑈!! 리얼 징역 버라이어티!! 전주교도소 양심수 사동에서 웃기는 놈들이 온다!! 라는 카피를 달아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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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대담론'이라는 단어를 대학에 입학한 2002년에 처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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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를 보장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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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옥이 제일 좋다. 아, 오해하겠다. 나는 ‘감옥’이란 말이 제일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교도소와 형무소는 영 마땅치 않다. 바로 잡아 이끄는 장소, 형벌의 의무를 다하는 곳이라니…. 하지만 감옥이란 말은 괜찮다. 저들에 의해 옥 속에 갇혀 있었을 뿐인 우리들 상황에 제법 어울리는 느낌이다. 그래 우린 감옥에서 감옥살이를 했을 뿐이다. 우리들의 아름다웠던 청춘의 한 시절에 말이다. 아름다웠던 청춘의 한 시절…, 말하고 보니 이 표현은 뭔가 부족하다. 우리들 청춘의 아름다움은 청춘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청춘의 한 시절을 감옥에서 보낸 데서 비롯된 거였다. 그 시절에 우리가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우리의 청춘은 조금도 아름답지 않았을 게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의 아름다웠던 청춘의 한 시절을 감옥에서 보낸 게 아니다. 감옥에서 청춘의 한 시절을 보냈기에 우리의 청춘이 아름다운 것이다. 물론 우리 모두가 감옥에 가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감옥에 간 우리의 친구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고, 감옥에 간 선배와 후배를 생각하며 가슴 저려 했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청춘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내 청춘의 감옥』제목 참 잘 지었다. 낭만적인 느낌마저 든다. 우리 이 책 사봐야 한다. 책 사서 제목만 봐도 책값은 다 한 거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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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제목이 '내 청춘의 감옥' 이길래 아무생각 없이 아~ 청춘을 감옥에 빗대었구나. 굉장히 힘든 청춘을 보냈나보네~ 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가 왠걸..정말 진짜!! REAL!!! 감옥이야기였다...ㅎㅎ 깜짝 놀랐네...ㅎㅎ그래도 신선하고, 나는? 나는 어떨까? 하는 생각들을 하며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책이다.
읽으며 약간 무섭고(!!) 거부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내고 많은 생각을 한 저자가 놀라웠다. 다만 감옥을 가게된 선택이 어찌어찌 하다보니 갔다는 것은 약간 실망이지만 말이다.... 정말 소신을 갖고 본인이 투쟁하다가 갔다면 좀 더 멋있었을텐데...하는 머 그런거...ㅎㅎ
절대~~~~~!! 아니라고 본다...지극히 개인주의 성향을 가진 내가 남을 위해 날 희생하고, 나의 미래를 희생하는 고결한 일은..절대 못할 것이라는것을 잘 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그래도 민주주의의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 다 이런 분들의 공적이 아닐까..... 아직도 남아있는 많은 말도 안되는 일들과, 말도 안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참..기가 막히지만 그래도 좋은 면을 보며 나아진 면을 보며,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며.....ㅎ
한글!! 사랑!!! 멋지다!!! 정말 멋지다, 요새 책들을 보면 뭔놈의 영어를 그렇게 많이 써놨는지...더 웃긴건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조차도....영어가 어찌나 많은지 모른다.... 쩝....저자 자신이 한글이 자신이 꼽는 중요한 문화 유산 중 하나라고 해놓고선 말이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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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어딘들 감옥 같은 단절과 금지, 좌절과 고통이 우리를 구속하지 않겠냐만, 눈을 크게 뜨고 보면 그 고통 속에도 웃음과 행복의 소재가 있다. 나는 고통의 무게감보다는 웃음의 가벼움이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임을 역설적이지만 감옥에서 배웠을 뿐이다." (p.13)
개그맨 지상렬과 비슷한 유의 개그를 주로 하시는 아버지이신지라 큰 소리로 상대방을 무안케 하시는 것이 특기인데 병마와 싸우는 중이라 평소보다는 작은 목소리였지만 두 아들과 두 며느리 그리고 아내를 위해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농담을 던지시던 아버지였다.
지금 한 올도 없던 머리에 없어진 암세포만큼이나 많은 머리가 다시 나셔서 가발을 쓰레기통에 버리시면서 개그를 던지시던 아버지. 아직 완치는 되지 않았지만 언제나 자신보다 처자식을 생각하셔서 우리들이 실없게나마 한 번 피식 웃을 수 있도록 힘겹게 개그를 던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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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두 번의 징역살이가 즐겁고 유쾌했다 청춘은 누구나 느끼듯이 뜨거운 열정으로 도전하는 시기이다. 도전의 대상도 무한대이다.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하는 것도 이 시기이다. 절대적인 권력에 도전하고 세상의 불의에 정의를 내세우며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권력과 불의는 결코 그런 청춘을 가만두지 않는다. 때론 커다란 담장을 두룬 건물에 쇠창살너머로 햇살을 바라볼 수 있는 창을 가진 감옥이라는 곳에 가두어 놓기도 한다. 작은 공간에 여러 사람과 지내기도 하고 아예 눕기도 힘든 공간에 혼자만 가두어 두기도 한다. 그런 곳에 무슨 생각을 할까? 모르긴 몰라도 억울한 심정에 불평불만이 가득한 말만 가득 내어놓을 것이다. 진짜로 범죄를 저지르고 잡혀 간 것이 아니라 사회의 정의와 불의에 항거하다가 처한 사항이 그러하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징역살이가 즐겁고 유쾌하기까지 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주 한 잔을 나누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건범씨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83학번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 했다가 20대 청춘 10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출소 후 교육용 멀티미디어 콘텐츠 회사로 승승장구하다가 그만 파산해 버렸다. 그 과정에서 눈은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그런 사람이 지금은 인문사회과학 출판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정말 드라마틱한 인생이다. 누가 들어도 불평불만 가득한 말을 내뱉어도 당연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의 가장 밝게 빛났어야 할 20대 청춘을 어둡게 덮은 감옥살이를 소주 한 잔의 안주거리마냥 서슴없이 내 놓고 있다. 소주 한 잔을 나누는 즐거움처럼 말이다. 이 책은 개인적으론 너무나 재미있었다. 최근의 읽어본 소설보다도 재미있고 유머가 가득한 책보다도 웃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다가 지하철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버렸다. 진짜다. 그래서 지하철 객차안의 사람들의 시선을 민망하게 받다가 도착할 역이 얼마나 남았는지 헤아리며 책을 덮었다. 계속 읽다가는 또 크게 웃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람들 사이에는 웃음이 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후에는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감당하기 위해 기꺼이 희생을 택했다. 그의 표현대로 재수가 없어 잡혔더라도 말이다. 그렇게 10년의 징역에도 인간에 대한 시선은 따뜻했고 지금도 사회의 정의를 위해 지금도 한팔 걷고자 하는 그런 그가 대단해 보였다. 지금의 나는 아니 20대 청춘의 나는 무엇을 했나 생각해 보니 소비에 익숙해져 가려고 노력했고, 저자와 같은 분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민주자본주의에서 좋은 직장과 더 많은 돈에 집착하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난 사회에 기여한 부분이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졌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자유가 구속되어 있는 감옥에서도 사람이 있어 웃음이 없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보다는 나만의 이익을 찾고 살고 있다는 생각에 긴 한숨이 나온다. 이 책은 ‘왜 나는 자유로운데도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자신이 지금 사회의 시스템 속에 구속당한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저당 잡힌 청춘이고, 유보된 꿈과 희망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