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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하는 일을 선택했음에도 직장은 직장이다 보니 여러 맘에 안드는 모습들을 볼 때 드는 환멸감에 조금씩 지쳐 가고 있었다. 그만 둬야 할까, 아님 대의(?)를 위해 참아야 할까, 괜히 엉뚱한 일을 벌인 것일까.. 머리가 복잡할 때 우연찮게 집어든 책이었다. 마치 목이 마를 때 물을 찾듯 그런 필요에 의해 집어들고 읽은 책이었고 책은 시원한 물 한 잔 처럼 내 영혼을 다시 적셔 주었다.
책에서는 마데 테레사의 생각들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진리를 말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어조는 부드러웠고 마음의 위안을 주었다. 편안히 말하는 식으로 쓰여진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지금 당장 캘거타로 달려 가면 그녀를 뵐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졌고 정말 달려가고 싶었다. 그녀는 어떤 이도 수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지녔던 분이었을 것 같다. 그녀와 같이 넓은 마음을 지닌 이를 내 생전에 다시 뵐 수 있을까. 과연 성인은 죽은 후에야 그 진정한 가치를 범인들에게 드러내는 법인가 보다. 동시대에 생존해 있던 성인을 만나 뵙지 못했다니 나는 후세대에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무런 문턱 없이 오는 이들 모두를 반기시던 분이었건만 괜시리 삐딱했던 내 시선이 자기 복을 가로막았던 것 아닌가. 나 같은 이는 예수님과 동시대에 태어났어도 그분을 못알아 뵈었을 것 아닌가...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예수님도 못알아 보고 지나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또 지칠 때 읽기 위해 조금씩 건너 뛰며 읽었다. 그리고 조금 더 참고 일 해보기로 했다. '조금만 더 가면 숲이야..'하면서.. 다시 지칠 때 이 책을 읽어도 메마름이 가시지 않는다면 그 때가 바로 그만 둘 때야, 하면서..
(* 이 책의 번역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든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읽히다가도 결정적인 곳에서 엄청난(!) 오류들을 저지르고 만다. 다행히도 영한대역으로 되어 있으므로 한글 부분을 읽다가 내용이 좀 이상하다 싶거나 말이 안된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서슴없이 영문을 읽어 보라. 100% 오역임을 보장한다. 우리말로 기억하고 싶은 아름다운 진리의 구절들이 엉뚱한 내용으로 둔갑해 있는 것을 보는, 그리고 그런 구절구절들의 한 뭉텅이씩을 볼펜으로 직직 그어버리는 심정은 참으로 처참하다. 반드시 개정판이 나와야 한다. -서로에게 친절하라는 마더 테레사의 말씀을 독자들로 하여금 실천할 기회를 주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 낸 오역들이 아니라면.)
[인상깊은구절] Be kind to each other; It is better to commit faults with gentleness than to work miracles with unkindness. 서로에게 친절합시다. 불친절로써 기적을 행하는 것보다 온유로써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더 낫습니다. 나는 무언가를 없애버리기 위해 보내오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 준다는 것은 다른 그 무엇, 진정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이 먹다 남은 것을 주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나눔의 의미를 느낄 때까지 나누는 것을 원합니다! 얼마 전 한 부유한 힌두 부인이 나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녀는 내게 "저도 당신의 일에 뭔가 나눔이 되고 싶어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점점 더 많은 인도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옵니다. "좋습니다."하고 나는 말했습니다. 이 가엾은 여인은 자기의 약점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우아한 옷을 너무 좋아해요." 사실 그녀는 대략 8백 루피나 되는 값비싼 사리를 입고 있었습니다. 내 것은 겨우 8루피 밖에 안 됩니다. 그녀의 옷은 내가 입은 사리의 백 배 이상 비싼 것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