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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뚫고 하이킥》시리즈 중에서 최다니엘과 황정음이 장기자랑 비슷한 것을 했던 꼭지가 있었다. 신지도 우정출연했는데 황정음과 신지의 활약으로 장기자랑에서 상을 탔었다. 그런데 《지붕 뚫고 하이킥》에는 아이러니와 파토스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이 이야기의 결말은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의사 친구들 몇 명과 신지, 그리고 황정음이 뒷풀이를 하게 되었는데 즐거운 분위기와 다르게 대화는 의사들 중심으로 흘러간다. 처음에는 무슨 ‘터널 수술법’ 비슷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나중에는 스탠리 큐브릭 이야기로 바뀐다. 이쯤에서 황정음과 신지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아쉽게도 그녀들은 졸고 있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남녀차별적 시선이나 혹은 학벌 위주의 사회가 떠오르기보다는 우리 시대의 지적, 문화적 풍토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극중에서 최다니엘의 직업은 의사이고 황정음의 전공은 영문학이었다. 예술적 근접성으로 따지자면 스탠리 큐브릭은 의사보다는 영문학이 더 가까울 테지만 실제로 예술에 대한 관심이 영문학도가 더 위라고는 볼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영문학을 전공 선택하는 이유가 예술과는 상관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 원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여성이 더 높고 당연히 문학도가 더 높아야 한다. 그럼에도 황정음보다는 최다니엘 쪽이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데 실제로 음악과 영화 등에 관심을 보이는 직군은 아마도 의사가 가장 많을 듯하다. 의사라는 직군은 문학, 영화, 혁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고 각 분야마다 공헌한 바도 상당하다. 그래서 나는 의사라는 직군을 가장 존경하는 편이다. 그냥 공부를 잘하거나 돈을 많이 벌어서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의사라는 직업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각 직업마다 다 어려움을 겪겠지만 공부로 어려움을 겪기는 의사와 검사가 가장 어려운 직업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의사도 공부한 만큼 돈 벌기 힘들고 검사도 공부한 만큼 돈 벌기 쉽지 않다. 그래도 검사보다 의사가 훨씬 더 존경을 받는 이유는 아마 세상을 보는 관점이 차이가 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학업 성적은 의사와 검사가 비슷하니 대략 기본 자질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아마 직업적으로 의사가 검사보다 우위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검사가 직업적으로 필요악이라면 의사는 세상에 소금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검사는 상대하는 사람들이 거의 질이 나쁜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신뢰는 점점 더 떨어지고 세상을 보는 시야도 점점 더 좁아지게 된다. 게다가 원래 법학을 하는 사람들이 글자에 얽매이게 되어 보수적이 되기 쉽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마다 범죄자거나 범죄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이다. 또 그런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 검사의 권력은 하늘을 찌른다. 그러니 검사를 하는 사람들의 성격이 어떻게 변하겠는가? 좋은 것만 봐도 나빠질 인간의 성격이 나쁜 것만 보니 오히려 맑은 마음을 지니기 어렵다. 게다가 직업의 특성상 독서의 폭도 좁을 가능성이 많다. 일반인들이 하기 힘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지만 오히려 그것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로막는다. 그러다 리영희나 신영복, 김남주 같은 분들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 분들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단지 위대한 영도자에게 반하는 불령선인이나 국가전복세력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의외로 검사들 중에서 그 뛰어난 머리로 박정희 같은 인물들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냥 자신의 몸보신을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사람들을 존경한 것이다. 사실 검사처럼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검찰 조직에 들어가면서 검사동일체의 원칙 같은 어이없는 원칙에 문제제기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검사의 성격을 표현해준다. 심지어 참여정부 때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없애려고 하자 검사들이 반발까지 했다. 검사하면 생각나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 폭탄주나 상명하복 같은 단어밖에 없다면 검사라는 직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듯 보이는데 송두율 교수는 독일의 법률가들도 대한민국의 법률가들과 마찬가지로 시야가 좁다고 말한 것을 보면 법학이라는 학문의 성격이 인간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그나마 검사라는 직업을 제외한 다른 법률에 관련된 직업인 판사나 변호사, 혹은 법학 교수들은 그나마 일반인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조금이나마 있지만 검사 중에서 검사들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한 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의사라는 직업은 완전히 다르다. 세상에는 정복되지 않은 질병들이 비일비재하고 인체의 신비 또한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심지어 뇌에 관련된 부분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밝혀진 부분보다 더 많다. 그래서 일단 뛰어난 의사가 되려면 겸손해야 한다. 의사가 고칠 수 있는 병보다 고칠 수 없는 병이 더 많다는 사실이 오히려 의사들을 더 채찍질하게 만들며 계속적으로 머리를 쓰도록 만든다. 검사들은 범죄자들이 거짓말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증거를 들이밀고 높은 형량을 구형하면 되지만 의사들은 환자가 의사의 말을 듣지 않는다 해도 별 방법이 없다. 그래서 뛰어난 의사는 뛰어난 교사가 되어야 하고 설득하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심리학도 공부해야 하고 문학도 공부해야 한다. 또 병은 훌륭한 사람이거나 훌륭하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찾아오기 때문에 상대하는 사람들이 모두 의사보다 지식이 부족하거나 덜 훌륭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환자들로부터 배운다. 그래서 검사는 용의자가 자신의 스승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의사들은 환자를 자신의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환자가 훌륭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환자를 돌보면서 자신의 의술을 더 키울 수도 있다. 이러니 의사는 상대방의 말을 더 귀 기울여 듣게 되고 환자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의사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의사들은 세상을 넓게 보게 된다. 그러다가 그 넓은 세상을 위해 봉사하게 되고 그래서 국경 없는 의사회 같은 단체들이 생겨나게 된다. 국경 없는 검사회가 없는 이유가 단지 사법 체계가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박경철과 안철수 같은 의사들이 전국의 청년들을 위로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도 크게 다른 이유는 아닐 것이다. 검사들도 밤에 룸살롱 같은 곳에서 폭탄주 마시기보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청년들과 만나는 기회를 갖는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당시 파리는 세계 의학의 메카였고 중심에는 임상신경학의 거장 샤코가 있었다. 도데는 오랫동안 샤코의 환자였는데 사실 도데의 증상을 관찰하면서 샤코 자신도 척수 매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도데는 샤코가 거장이 되는 데에 일조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늘 의사의 선생이다. 나 역시 매일 환자로부터 배우고 있다.)」 -322쪽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뇌의학에 관한 한 거의 일인자 급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아직도 학생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저자가 얼마나 훌륭한 의사인지 알 수 있다. 최근에 뇌과학은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고 뇌과학이 심리학이나 인지학,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에 관련된 학문으로 가지치기하고 있는 속도를 보노라면 일반인들조차 뇌에 대해서 알아 두지 않는다면 현대사회에서 도태될 가능성조차 있을 정도이다. 심지어 뇌에 관련되지 않는 업계가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교사들도 강압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시대가 지났기 때문에 심리학과 뇌과학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학생들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나는 최근에 많은 선생님들이 교권붕괴와 학습장애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뇌과학과 심리학이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모든 분야에서 실패할 것이다. 만약 교사라는 직군에 있는 사람들이 뉴런, 시냅스, 해마, 대뇌피질, 도파민 같은 단어들에 대해 생소하다면 아이들의 학업을 신장케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들도 뇌과학에 대해 알아야 아이들의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게 되고 올바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주로 유명한 예술가들이나 정치가들의 질병에 관한 이야기이고 심지어 대부분은 매독균이 뇌나 척수에 침투한 이야기이긴 한다. 지금은 페니실린이라는 기적의 약품 때문에 거의 사라진 매독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실과는 거리가 조금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질병의 예후와 각 치료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인간의 뇌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깨달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저자의 문학, 음악, 미술에 관한 해박한 지식에 대해 감탄할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 있는 각 예술가들의 질병이 그들의 작품에 미쳤을 영향을 살피는 것도 한 재미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회의에 참석하고 환자들을 살피며 학생들도 가르치는 바쁜 일정에 그 많은 책을 언제 다 읽었는지 궁금증이 일긴 하지만 역시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열정이라고 한다면 저자의 책과 예술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이런 훌륭한 책을 쓰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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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꾸준히 뇌과학 관련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뇌졸중과 같은 뇌질환에서 안전할 수 없고, 뇌는 한번 손상되면 치료나 재활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더 두려움과 동시에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뇌의 영역은 신비롭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과거에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비롯한 여러 뇌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자신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전문영역을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어 감탄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전문 지식을 일반인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쓰는 전문인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책의 저자처럼 노력하는 전문인이 있었다. 과거에는 전문 영역에서 한 우물만 파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시대였다면, 요즘은 그야말로 팔방미인을 알아주는 시대인 것 같다. 김연아 선수도 피겨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도 예쁘고, 말도 잘하고, 심지어 며칠 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프리젠테이션 하는 걸 보니 영어 발음도 좋아 감탄한 바 있다. 이 책의 저자도 팔방미인인 것 같다. 예술적 교양이 풍부하고 자신의 전문분야와 연관하여 글을 만들어 내는 재주까지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뇌의학 서적인지 여행기인지 혹은 문화 예술 비평서인지 애매하다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애매함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즐길 수도 있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혹은 의학에 관심있는 사람이 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세가지 중 어느 한가지로 지나치게 치우침이 없이 적당함을 유지하여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나 할까. 일단 여행자를 위해 이 책에 나온 여행지를 정리해 보면, 프랑스 파리, 에스파냐 마드리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영국 런던, 독일 뮌헨, 케냐 마사이마라, 중국 베이징 등이다. 뇌신경 질환이나 건강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경막하 출혈, 편두통, 수면 장애, 루이 소체 치매, 메니에르병, 측두엽 간질과 하이퍼그라피아, 다발성 경화증, 뇌졸중과 백내장, 파킨슨병, 간성 혼수, 근육 긴장 이상, 식사 장애와 중금속 중독, 매독, 루게릭병과 치매, 실행증과 알츠하이머병, 투렛병 등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분홍빛 박스 속에 잘 정리되어 있다. 문학, 예술 혹은 정치인에 관심있는 교양인들을 위해, 모나리자 작품 도난 사건 때문에 곤혹을 치루었던 시인이자 미술평론가 기욤 아폴리네르, 루이 15세의 애인이었던 퐁파두르 후작 부인, 신경매독으로 괴로움을 겪었던 모파상, 알퐁스 도데, 마네, 하인리히 하이네, 귀먹은 고야, 콜럼버스, 도스토예프스키, 첼리스크 재클린 뒤 프레, 헨델, 세익스피어, 히틀러, 베토벤, 슈만,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저자 카렌 블릭센, 마사이 족을 사랑한 백인 여성 코리네, 마오쩌둥, 플로베르, 모리스 라벨, 빈센트 반 고흐 등이 등장한다. 책을 읽다 보니 여행지 뮌헨 편에서, 평소에 유태인 대학살을 감행했던 미치광이 정도로만 여겼던 히틀러가 등장하는데, 알고 보니 좀 불쌍했다. 그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17세의 나이에 객지로 나가 밥벌이를 했던 고아 소년. 규칙적인 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대신 바그너의 정열적인 음악과 루벤스의 퇴폐적인 화려함에 넋을 잃던 젊은이(191쪽)였고 빈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두 번 낙방하여 실패한 예술가였다. 그에게 부유한 가정이 있었더라면, 아님 고아 소년을 따스하게 보듬어준 사람이 있었더라면, 혹은 미술 아카데미에서 낙방하지 않고 합격했었더라면, 2차 세계대전과 유태인 학살과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고 그의 멋진 그림을 어느 미술관에서인가 관람하고 있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처럼 저자는 뇌신경학자로서 학회나 연구회의 등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한 여행지를 돌아보면서, 그 곳에 살았거나 관련이 있는 작가, 예술가(위에서 언급한) 등과 같은 유명인들이 앓았던 뇌신경질환을 기록이나 남긴 작품을 토대로 추측해보고 그에 따른 의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물론 이 중에는 자신이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인물이라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의학적 지식을 빌어 하나씩 그 인물에 대해 상상하고 분석하는 것도 하나의 쏠쏠한 재미다. 뇌과학자의 눈을 통해 여행지를 새롭게 느껴보는 것도 꽤나 멋진 일인 것 같다. 세계 여행을 꿈꾸고 있는 나에게 또 다른 방법의 여행도 나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이 저자의 프로필을 보니 제2회 의사문학상 수필 부문 수상작인 <춤추는 뇌>, <뇌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 <신경과 의사 김종성 영화를 보다> 등의 대중에게 뇌과학을 문학적으로 소개하는 작품이 있다.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잘못된 곳 160쪽 9째줄 손을 직일 수 없다. à 손을 움직일 수 없다. 323쪽 3째줄 자유분방한 성 생황 à 자유분방한 성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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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대 신경과 김종성교수님의 전작 <춤추는 뇌>를 읽은 바 있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운 책을 내셨다는 말씀을 듣고서 기대가 컸습니다. <춤추는 뇌>는 일반인을 위한 책이면서도 뇌에 관한 이야기를 적지 않게 다뤄야 했기 때문에 일반인이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http://blog.joinsmsn.com/yang412/4607547). 이번 책이 <뇌과학 여행자>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점이 많아 여전히 신비한 세계에 속하는 우리의 뇌를 탐색해 들어가는 내용이 아닐까 추측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김교수님이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뇌의학을 전공하다보니 해외여행을 할 기회가 많았고, 해외여행에 나설 때마다 그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 거리를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정리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셨던 것 같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감히 여행기를 쓰겠다는 내 모습은 마치 말라빠진 조랑말 위에 올라타 기사 흉내를 내는 돈키호테 같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법이며, 나 역시 신경과 의하의 독특한 취향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여행 중에도 나의 눈을 오래 붙잡은 대상은 역시 뇌질환과 관련된 것들이었으니 말이다.(6쪽)” 아무래도 관심이 많은 분야에 시선이 더 가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해외여행을 적지 않게 다녔습니다만, 방문일정을 빠듯하게 잡고 또 방문목적에 매달리다 보면 방문한 지역을 둘러보려는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 탓인지 김교수님의 열정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뇌과학 여행자>에는 ‘아폴리네르와 미라보 다리를 걷다’는 제목으로 파리에서 만나는 예술가들의 신경질환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고, ‘풍차에 돌진하는 돈키호테’라는 제목으로는 스페인에서 만나는 신대륙발견과 관련된 사람들 그리고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신경질환을, ‘도스토예프스키, 끝없는 이야기’에서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면서 러시아의 문학가와 예술가의 신경질환을, ‘헨델의 메시아’에서는 런던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음악가들의 족적을 따라가면서, ‘히틀러가 뮌헨에 남긴 것’에서는 히틀러가 앓은 신경질환을,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작가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신경질환을, 북경에 초대받았을 때는 마오쩌뚱의 신경질환을 중심으로, 마지막으로 프랑스 프로방스를 방문하였을 때는 역시 이 지방출신 예술가의 신경질환에 관하여 추론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에 가신 목적이 단순하게 놀러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활동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춤추는 뇌>를 읽으면서도 놀랐던 바 있습니다만, <뇌과학여행자>에서도 김교수님이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예가 상당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그런 지식을 적절한 자리에 잘 버무려서 읽을 수 있도록 한 글솜씨가 더욱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 구절을 보시면 제 생각에 동의하실거라 생각합니다. “10월 초, 파리의 맑은 공기가 나뭇잎을 가을빛으로 물들인다. 밤나무와 플라타너스 나무의 잎 가장자리는 이미 진한 갈색으로 물들어 있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고 호수에는 오리들이 놀고 있다. 갑자기 가슴이 저려온다. 파리의 가을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47쪽)” 사실 저 역시 해외출장에 나설 때면 노트북을 메고 가서 하루 일정뿐 아니라 그날 느꼈던 점들을 소상하게 기록하고는 있습니다만, 그것들이 누군가에게 읽힐만한 수준이 아니고 누군가에게 제 삶의 흔적을 남겨두는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아폴리네르, 모파상, 마네, 피카소 등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나고 있는데 화두는 매독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19세기 유럽의 예술가들 뿐 아니라 사료계인사들을 괴롭힌 질병입니다. 이 병은 특히 뇌신경계를 침범하여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고급스러운 병이었는데, 이들에 대한 질병의 기록이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간혹 과거 유명인사의 사인을 추측하는 내용이 뉴스를 타고 전해지곤 합니다만, 그것은 단순한 가십거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그런 질환들은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고 그들은 이미 역사 아니면 추억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다만 질병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당시 질병으로 고통받은 그들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어떠했는지 등에 관한 일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할 때는 현지에서 볼거리를 찾아다니는 과정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찾아볼 것들을 정리하여 일정에 잘 짜 맞추도록 계획하는 일이 더 중요하고 재미있습니다. 물론 계획한 것과 현지에서 마주치는 상황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만,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방문하는 곳에서 보다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해외여행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식견을 넓히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하여 책으로 써내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는 김종성교수님의 남다름에 감탄하게 됩니다.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색다른 면에서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될 책이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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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제목에서처럼 신경과 의사가 보는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호기심을 끌었다. 감성적인 시각이 아니라 좀 더 논리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을 기대했는데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켜 주었다. 이를테면 전에는 물을 마시다 책에 물이 한 방울이라도 튀면 책이 젖는 게 너무 싫어서, 드라이기까지 대동해 깨끗하게 말린 후에야 책을 읽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퉁불퉁해진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 그나마 얼룩이 작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큰 얼룩이 생기면 그 책을 읽기 싫어하는 마음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이 행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극히 편집증상적이고 강박증에 불안까지, 분명 병이다. 이처럼 누구나 지극히 정상으로 치부하는 일상의 작은 결함이 있을 지도 모른다. 특히나 예술가들에게는 그게 더 심했던 모양이다. 그들이 활동하는 시대에는, 그저 미술평론가 아폴리네르가 전쟁에서 날아온 탄화에 머리를 맞고는 병원 치료로 회복했다고 생각하지, 그가 뇌출혈에 의해 전두엽이 손상된 상태였다고 알지 못했다. 지금은 그의 여러 증상을 보고는 이런 병이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거지만 말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 모파상 역시 아름답게 죽었습니다라면 오죽 좋겠는냐만 저자가 판단하기에 매독이 그의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한다. 당시 모파상을 진찰했던 의사 셰라드는 매독의 어느 시점에 이르면 감염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뛰어난 천재성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고 한다. 아주 멋들어진 상상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 소설들을 보거나 읽으면서 화가 혹은 저자는 어떻게 이런 글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를 감탄하고 또 경외한 적이 많다. 그들의 창조력은 아무도 상상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신성한 힘이며 그 힘을 바탕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그림이나 명작을 남겼다고 믿고 싶었다. 헌데 역시나 풍경은 멀리 떨어져서 두루뭉수리하게 보아야지, 그 안이 궁금하다고 하여 돋보기를 들고 자세히 보는 것은 ‘흥’을 깨뜨리고 마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미라보 다리」로 유명한 시인 아폴리네르의 전두엽 손상, 도스토예프스키의 간질, 고야의 메니에르병, 라벨의 알츠하이머 등 여러 예술가들의 뇌질환을 거친 질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이야기가 새로운 시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배움은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틀을 깨뜨린 상태에서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게 즐거웠다. 저자는 일 때문에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 일이 많았고, 일이 끝났을 때는 늘 도시를 구경하며 사색에 잠기었다. 그가 풀어내는 전문적인 이야기는 새로워서 흥미로웠고, 각국 나라의 사람들의 특징들도 재미있었고, 거리의 풍경들을 세세하게 묘사하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는 언제나 문학과 미술과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가 덧붙여져서 일상적인 장소마저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일기도 했다. 특히 여자의 일생에서 잔느가 아들을 찾아 헤매던 팔레루아얄 정원이. 역시나 저자 같은 사람이 있는 것은 여러모로 유쾌한 일이다. 알퐁스 도데가 다리를 저는 이유를 궁금해 하고 답을 찾는 사람이 있기에, 오히려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작품이 초자연이 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쓴 것임을, 그리고 그가 불연 듯 혹은 천재적 재능으로 작품을 쓴 것이 아니라, 인생과 질병과 인간관계에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구어진 것임을. 예술에 대하여, 뇌과학에 대하여, 질병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는 에세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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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여행을 갈때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들린다는 말을 많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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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분량은 300 페이지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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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으며 밑줄을 많이 긋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밑줄을 적게 긋게 만드는 책일수록 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치려 들지 않는 책이란 뜻이고, 또한 그렇게 밑줄을 그으면서 글을 쫓아가려 하지 않아도 쉽게 빠져들게 하는 책일 가능성이 높다. 김종성의 <뇌과학 여행자>가 그런 책이다. 몇 번 병명 같은 데나 동그라미를 그려보았고, 또 인상 깊은 구절 몇 군데나 밑줄을 살짝 그어보았을 뿐이다. 그것도 책의 앞부분이나 그랬고 뒤로 갈수록 그럴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그만큼 빠져들게 하는 책이다. 다 읽고 나서는 두 가지를 맨 앞장에다 적었다. 하나는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예술에 조예를 갖고 글 잘 쓰는 의사가 있다!”였고, 또 하나는 “왜 이렇게 ‘매독’이 많은 거야?”다. 그렇다. 의사로서, 그것도 대학병원의 뇌졸중센터의 센터장을 맡을 만큼 유명한 의사로서 이런 교양을 어디서 다 챙겼을까, 하는 놀라움과, 이렇게 글을 맛깔나게 쓴다는 데 대한 부러움이다. 또한 그것들이 모두 자신의 전공 분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저자의 꼼꼼함 역시 부럽다. 그런데 문제는 뇌의 질병을 가진 의사와 유명인들을 얘기하면서 한번도(?)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매독(syphilis)라는 것이다. 지금은 드문 감염질환이 되었지만, 그만큼 18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매독이라는 것은 흔했던 질병이었던 것인데, 매독을 빼면 거의 할 말이 드물 정도라는 것은 이 책의 매력을 조금 반감시키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자주 등장하고 있고, 그래서 그 부분에 가면 ‘또야?’ 하고 혼잣말을 하게 된다. 그건 저자가 정직하다는 얘기도 될 텐데, 책의 기획이 애당초 정밀하지 못했다는 것이란 얘기도 될 것 같다. 어떤 병을 다루고, 어떤 인물을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 미리 계획하고, 세계의 도시를 방문한 것이 아니라 세계 각지로 연구 미팅을 다니는 의사가 그 때 그 때마다 만나는 도시와 그 도시의 예술가들에 대해서 글을 쓰다보니 책 한 권이 된 셈이다. 굳이 책을 통해서 배우려고 들지만 않는다면 큰 흠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더 다양한 뇌질환을 다루었다면 더욱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의사가 아니지만, 그리고 저자만큼 유럽의 많은 지역을 연구자 모임을 다니지는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연구자로서 학회에 참석하느라 미국의 여러 도시들을 방문했었다. 그런데, 나는 이런 식으로 그 도시의 예술가들을 둘러보기는커녕 관광도 귀찮아하는 형편이다. 그러니 저자가 부러울 수 밖에 없고, 조금은 창피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어디를 가게 되면 그 도시의 역사를 생각하고, 그 도시에서 살다가 인물을 생각하게 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건 전적으로 이 책에서 배운 것이다. 난 고마워 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중간에 한 구절을 더 써넣었는데, 이런 것이다. 저자가 아폴리네르의 뇌손상에 대해서 쓴 구절 끝 부분인데 “미생물학자인 나는 아마도 스페인 독감에 걸려 죽은 아폴리네르에 대해 쓸 것이다.” 혹시 유명인들의 감염에 대한 (매독은 말고) 글들이 나온다면 그게 내 글일지도 모른다. 그러길 바란다. (2011.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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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책을 하나 만났다. 김종성이라는 신경과 의사가 예술가들의 뇌를 파헤쳐 예술가들을 고통으로 몰아 넣은 병명을 알아내고자 한 특별한 시도를 한 책이기 때문이다. 명망있는 신경과 의사로 대한 뇌졸중 협회의 임원을 맡으면서 세계 뇌졸중 협회를 다니면서 만난 그 나라의 예술가들에 대한 애정이 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일단 김종성 박사는 뇌의학 쪽에서 대가라고 할만하지만 미술, 음악 , 문학에 정통하신 분인것 같다. 우리가 세계 고전으로 다루고있는 알퐁스 도데, 모파상, 셰익스피어, 도스도예프스키, 기욤 아폴리네르, 세르반테스,고골 같은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섭렵하였고, 또한 피카소, 모네, 마네, 고야, 세잔 등의 화가와 그 작품을 두루 알고 있으며,베토벤, 모짜르트, 모리스 라벨, 재플린 뒤 프레 , 헨델 같은 음악가에 관심이 많은 과학과 예술을 접목할줄 아셨던 분 같다. 사실 모두 20세기 이전의 예술가 들이라 과학과 의학이 발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진단을 한다는 것은 무리 일테지만 작가는 예술가들의 사생활을 알아내고, 작품속에 묘사된 병의 형태를 분석하고, 주위 지인들의 기록을 찾아 내어 과연 어떤 병에 더 근접할까 는 방식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측두엽에 뇌손상이 있으면 종교적인 관념에 관심이 많고, 성적인 흥미가 없어지며, 하이퍼그라피라는 엄청난 글을 써낸다는 증상을 빌어 그들이 그와 유사한 뇌를 가진 것으로 추측해 보고 있다. 도스도예프스키가 아내 안나를 만난 것도 엄청난 생각이 떠오르는 상황에서 그 글을 받아 쓸수 있는 속기사로 채용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돈키호테를 저술한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가 앓았던 것으로 보이는 조울증의 한 증상으로 착각, 망상, 환각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가장 원초적인 인간을 그리고자 했던 것이다 화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도 많은 애정을 가졌던 작가는 각나라의 도시마다 있는 미술관을 찾아 보고자 했다. 파리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루브르 박물관>에서 루벤스, 제리코, 다빈치의 그림을 감상햇고, 마르모탕 미술관에서 모네의 그림을,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프라도미술관에서 고야를,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에서 윌리엄 호가스와 라파엘 전파의 화가들을 생각했다.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 재플린 뒤 프레가 열연을 했을 위그모어 홀을 방문하면서 그녀의 열정속에 감추어져 있던 고달팠던 병인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원래 독일인이면서 바흐와 거의 동시대에 살았던 조지 2세의 후원으로 영국인으로 귀화한 헨델은 말년에 한쪽눈의 실명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실명의 원인을 경동맥에서 온 혈전에 의한 눈으로 오는 뇌졸중일 가능성을 시사해주기도 한다. 이런 여러 사실보다 가장 놀랍게 다가 온 사실들은 우리가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소설 작품을 쓴 알퐁스 도데와 모파상, 화가인 마네, 고흐, 고흐의 동생 테오, 음악가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까지 매독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년에 겪은 여러 뇌증상, 팔다리 마비와 언어장애, 관절염등이 매독으로 인한 대뇌 매독과 척수 매독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별>이라는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글을 쓴 도데와 어울리던 보들레르 모파상, 플로베르, 콩코르 등이 모두 매독으로 고생했다고 하니 정말 믿겨 지지 않은 충격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매독은 현대에 와서 <페니실린>의 개발로 거의 완치를 할수 있다고 한다.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연애 정신이 실로 과감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그들의 고독한 영혼을 마냥 그런 쪽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위대한 창작품을 남겼다는 사실도 간과될수 없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독재가인 히틀러나 마오쩌둥도 많은 뇌질환을 앓고 있었느니 히틀러는 파킨슨 병을 앓고 있었고, 마오쩌둥은 루게릭 병을 앓다가 운명하였다고 한다. 또 가장 재미있었던 사실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유럽의 여러 전염병을 전파시켜 그들을 몰살 시켰듯이 아메리카의 전염병이었던 매독의 첫 전파자라는 아이러니를 알게 된 것이다. 콜롬버스가 퍼트린 매독으로 인해 이미 알다 시피 많은 예술가들이 매독으로 죽어갔고, 바람둥이 왕들도 그 병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면에서 콜럼버스는 위대한 개척자라는 면과 아메리카 문명의 파괴자라는 두 가지 얼굴을 피할수 없는 역사적 사실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마네와 피카소를 비롯해 많은 화가들이 전두엽과 측두엽쪽의 뇌를 손상당하면서 오히려 전두엽의 지배를 받고 있던 시각중추 담당영역인 후두엽의 활성으로 더 위대한 그림들을 그려 낼수 있었다는 뇌과학의 재미있는 사실도 알게 된다. 또한 정신분열자나 창작활동이 뛰어났던 천재예술가들의 두뇌 속은 도파민이라는 수용체가 저하되어 많은 정보를 걸러 내지 못해 뒤죽박죽으로 남아 환각과 망상에 시달렸던 것은 공통된 사실이었다. p. 341 천재는 수많은 정보를 자유롭게 엮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반해 정신질환자는 그 정보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혼돈 속에 산다는 점이 다른 듯하다. 마나자노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천재와 광기는 서로 연관된다는 설이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다. 이런 마지막 결론이 지어진 사실로 미루어 보아 천재들은 보통사람과의 뇌와는 판이하게 틀린 것만은 진실이다. 그들속에 내재한 광기와 우울을 담아두지만 않았고 그들은 위대한 창작 활동을 이루어 냈던 것이 충분히 천재라고 칭해 줄만하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두뇌를 타고난 일반인인 사람에게는 천재들의 열정을 담고자 하는 정신력 만이 일반인도 충분히 그들에 버금가는 결과물이 나올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싶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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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문득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스피노자의 뇌'가 떠올라 찾아보니 감수자에 저자의 이름이 보이는군요. 최신 신경학의 연구를 스피노자의 철학과 연결해 풀어가던 조금은 어려웠던 책이지만 암스테르담과 스피노자의 생가를 방문하는 여행을 통해 스피노자의 삶과 사상을 여행자 또는 순례자의 발길을 따라 생생하게 쫓았던, 저자의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사색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책인데 그 구성에 있어 일부 비슷하게 느껴진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여행과 예술, 그리고 풍부한 문학적 감수성은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저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도 생각나게 하는군요. 최근작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에 보면 학회 참석을 핑계 삼아 베네치아의 어떤 예술 작품을 보기 위해 떠나는 장면이 있는데 주로 학회 참석을 전후해 자투리 시간에 혼자만의 예술 여행을 했던 이 책의 저자와 이미지가 살짝 겹쳐지는군요.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닌 주로 학회 참석을 위해 떠났던 도시들에서 잠깐 머무르는 동안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미술관과 예술가의 생가, 그리고 예술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장소나 건물을 찾아가는 일,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오랜 세월에 걸쳐 한 결 같이 차곡차곡 쌓인 인상과 기록들이 이렇게 멋진 여행자의 책이 되었군요. 여행에 대한 인상도 생생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신경의학자인 저자의 직업의식 때문일 텐데 흔히 천재라고 불리던 이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의 내밀한 부분, 즉 그들의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친 질병을 신경학자의 눈으로 새롭게 분석하고 있네요. 신경의학이라면 보통은 뇌를 생각하기 마련이기에 광기나 정신질환 같은 병들만 문제될 것 같지만 정작 이 책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병은 매독이라는. 흔히 성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료약이 개발되기 전 즉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매독이 오래되면 신경이나 대뇌로 이동하면서 치명적인 질병으로 발전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현대인에게도 흔한 편두통에서부터 뇌졸중이나 치매에 이르기까지 의학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질병들도 다루어지고 그 증상도 소개되고 있어 예술가들의 창조성의 비밀을 질병과 연관시켜 보는 흥미와 유익한 정보, 그리고 여행기만으로도 충분히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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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은이 김종성박사님이 의학학회로 나갔다온 도시에서 만난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만난 예술가와 그들의 병명 특히 뇌와 연관된 질병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도시풍경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책을 읽으며 지은이의 예술적 깊이가 그냥 취미를 넘어서서 많이 깊음을 알 수 있다. 너무 멋진 의사선생님이시다.
처음에 나오는 도시는 프랑스 파리~ 개선문보다는 파리를 흐르는 센강에 놓인 다리들과 샹젤리제 거리 속에 있는 역사... 루브르 박물관, 미라보다리...오르세박물관, 튈르리공원, 몽마르트 등등.. 그속에 숨겨진 여러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 특히 아폴리네르의 성격변화를 뇌출혈에 의한 전두엽 손상으로 보는 지은이의 견해와 다른 학자들의 견해들... 퐁파두르 부인초상화를 보고 퐁파두르부인에 대한 이야기들..그녀의 편두통에 대한 이야기.. 마네의 이야기. 피카소와 모네의 작품과 뇌에 대한 이야기..등등
그담으로 에스파냐의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 여기선 주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마드리드의 세르반테스와 프라도미술관에서 고야 그리고 콜롬부스이야기까지~ 여기서는 주로 수면장애와 루이소체치매 그리고 메니에르병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외에 러시아문학의 거장 도스토예프스키의 간질에 대한 것, 영국의 런던에서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사실 난 첼리스트에 대해선 잘 모른다..)그리고 그녀의 병인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것, 헨델과 바흐에 대한 이야기.. 오 주로 영국에선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독일 뮌헨 (이번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선정도시경선에 있었던 뮌헨...자연환경이 뛰어난 것 같다)의 히틀러에 대한 이야기..난 히틀러가 미술지망생이었다는 것을 첨알았다.. 참 모르는게 많군..ㅠㅠ 여기서는 주로 파킨슨병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독일하면 베토벤이 빠지면 섭하겠지? 그래서 베토벤의 일생과 병에 관해서도..
그외에 아프리카, 중국, 다시 파리...그리고 남프랑스의 퐁비유에서 만난 도데..
이런 것들을 뇌부분 해부도등으로 설명하고 또 병명이나 증상에 대해 의과학적으로 CT사진이나 MRI사진 등으로 보여주고 설명하는 페이지.. 너무도 자세하고 착하게 설명하고 있다. 의학쪽에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을 정도다.. 누가 ㅎㅎㅎ 예술가들의 괴팍한 성격을 이렇게 이해하게 할 수가 있을까? 아 그들이 이런 증상들을 앓고 있었는데 그게 아마도 이런이런 병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는 의견......
우리가 흔히 아는 예술가들의 삶은 어릴적 위인전이나 미술전시회에서 설명되어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뇌과학여행자의 여행기를 읽으면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예술가들의 생활과 삶...그리고 그들의 증상이 이야기해주는 것들로 부터 추리되어진 그들의 병으로써 왜 그런 성격과 변화를 보이는지 알게 되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든다.
옛날의 이 예술가들은 참으로 자유로운 영혼이었나보다.. 그덕에 여자들도 많이 유독 매독이란 병명이 많이 나온다. 거기서도 우리는 많이 생소한 뇌매독.. 음...증상이 치매와도 비슷한 경향이 많다. 거기다 발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무서운 병이군 하는 생각을 가졌다. 이외에도 예전엔 몰랐던 병명을 현대에 와서 여러가지 증상들을 가지고로 설명하고 생각해보게 해줘서 감사하다. 여러 예술가들이 남긴 그림이나 글 그리고 음악까지~ 그들의 삶과 병을 봄으로써...예술가로써의 삶의 어려움도 생활의 힘듦도 그리고 그들의 사랑과 행복도 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너무 감사하다. 그냥 단순하게 작품만을 감상하기 보다는 그들이 그런 작품을 만들때의 상황을 좀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김종성 박사님의 책을 좀더 찾아서 봐야겠다.
앞으로 아이와 미술관을 가거나 혹여라도 나중에 해외여행을 하게되면 아는척을 좀 해야겠다..ㅎㅎ 여행의 재미와 여러 예술적인 감상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게 책속으로 빠져들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