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9)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7%
  • 리뷰 총점8 47%
  • 리뷰 총점6 16%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8.0
  • 50대 9.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50대의 자기고백 - 속물이기도 한 나.
"50대의 자기고백 - 속물이기도 한 나." 내용보기
두 남자의 고백-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얘기. 이 책은 독일의 50대(56년생과 59년생) 두 남자, 우리자신의 약점의 고백이며, 이중성의 고백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겉과 속이라는 모습,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다를까! 많이 다를 것이다. 이런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려는 이들의 용기, 성찰이 부럽다. 한 명은 명문가 출신이고, 다른 한 명은 반
"50대의 자기고백 - 속물이기도 한 나." 내용보기

두 남자의 고백-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얘기.

이 책은 독일의 50(56년생과 59년생) 두 남자, 우리자신의 약점의 고백이며, 이중성의 고백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겉과 속이라는 모습,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다를까! 많이 다를 것이다. 이런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려는 이들의 용기, 성찰이 부럽다. 한 명은 명문가 출신이고, 다른 한 명은 반만 독일인(반은 이탈리아인)이기에 서로 다른 모습의 독일을 보여준다. 그들은 솔직히 느낌을 밝힌다. 나는 이런 점이 부족하고, 이렇게 하면 더 나은 삶이 되지 않겠는가?

 

가치는 어떤 것일까? 사람마다 다를까 아니면 비슷할까. 하지만, 일정부분 사회라는 곳에서 비슷한 가치를 경험하는지도 그러기에 사회적 책임감을 다시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 나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부모의 영향과 신문 등 매체의 영향으로 우리의 정치관이 생성되는 것 아닐까? 요즘 보면 웬만한 지성인들은 모두 좌파던걸 나는 평생을 살아도 아버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아저씨들의 무거운 침묵은 몸과 마음에 큰 상처로 인한 것으로 정말 무서운 것이다. 삶의 모든 불행은 다툼이 아니라 침묵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정치를 단지 정의와 개인의 자유 그리고 정책과 문서들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국가와 헌법을 수호하는데 헌신하리라. 정말 진지하게 다짐했었다. 그러나 나는 군대에서 매일 국가와 헌법을 증오했다. 그리고 믿을만한 정치가가 없다. 현재 시스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크게 잘못된 착각이다.

 

자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교사를 인생의 모범으로 삼거나 그들에게 뭔가를 배우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왜 시위에 참여했을까? 두려움 때문에 감정과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독일 69혁명을 주도한 좌파들이 내 눈에는 종종 편협한 훼방꾼처럼 보인다. 도망과 자유는 완전히 다르다. 균형을 유지하려는 태도와 우리 세대가 행동하지 않는 세대라는 인상을 받는다. 우리의 가치관은 복합적이고, 현실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정치가의 길을 걷기는 너무 힘들었다. 정치는 위험한 물레방아다. 권력욕은 사회에 보복하고자 하는 욕구와 관련이 깊다. 기자들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전달자로서 정치적 결정이 왜 그렇게 더딜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왜 그토록 복잡한지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기자들이 정치혐오를 부추긴다. 정치가의 두려움과 언론의 망각 때문에 솔직한 정치가 희생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형편없는 추물로 변해간다는 기분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먹고 살만한 중산층은 가족-직장-정치 순이다. 실천하라, 뜻이 맞는 지역단체에 후원과 참여하라. 그리고 불만과 비판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은 무엇을 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하리라.

인간이 복잡한 존재. 이상하게도 정치가들은 대부분 자신의 허영은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허영을 지적하고 불평한다. 변화의 동력은 정치가 아니라 사회에서 나온다.

 

2. 이주노동자

같은 세기에 두 번씩이나 전쟁을 일으켜 유대인을 괴롭히고 무자비하게 학살한 독일의 역사를 알았을 때, 갑자기 독일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고국이나 타국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지역이나 기분이 아니고 역사와 역사를 설명하는 언어임을 알게 되었다. 제 나라에서 외국인처럼 사는 게 어떤 기분인지도 이미 경험한 바 있었다.

 

3. 인류의 종말

우리는 걸핏하면 종말론적 경고를 하는 언론보도들에 이미 사로잡혀있다. 의사들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증상이라도 일단 새로운 병명이 붙으면 그때부터 질병이 되고 의사들은 새로운 의약품을 처방한다.

 

식료품산업의 두려움을 이용한 로비는 경쟁자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지역에서 난 신선한 식품을 맛볼 수 없게 만들었다. 쓰레기 분리수거장은 물질적 정신적 중심지이다. 우리는 숭고한 자연보호와 우리의 낭비 속에서 분리수거라는 안심을 가지는 교회인 것이다. 수요와 비판을 통해 유통업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4. 나의 부모와 아이들

우리는 자녀 교육의 격변기를 살았다. 부모세대의 방식은 무조건 거부했다. 과연 이것이 아이들에게 좋을까? 자녀교육에는 무엇보다 부모의 안심과 여유가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관심, 냉정, 권태, 다툼의 모범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가족이 무너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체험한 사람이 너무 많다. 이들에게 안정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것만큼 중요한 과제는 없다.

 

우리가 예전에 조용했던 다른 부모나 우리가 별반 다를 것이 하나도 없음이 명확해졌다. 훈육이라는 명목아래 시행된 체벌들이 아직도 내게 상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5. 정의

나는 인생의 결정권을 내가 쥐고 있다고 느낀다. 정의는 끊임없이 추구하는 목표, 그것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과 솔직함이다.

 

6. 정신병

현대인들에게 점점 늘어나는 두려움 병, 우리는 믿을 사람이 없어, 주변사람에게 그러한 사실을 털어 놓지 않는다. 그들의 편견이 두렵다. 하지만, 우울증은 모든 것을 삼킨다. 가족과 자신을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공동체 안전을 위한답시고 자유를 제한 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아는 매일 조금씩 천천히 부서져 가루가 된다. 그리고 사라져 버린다. 그 속에 당신과 내가 있을지도.

 

7. 영웅

자신의 의지, 생각, 의견을 지키라. 아이들에게는 완강하고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부모가 정말 필요하다. 토론 모든 당사자들은 모든 것에 대해 토론할 때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다 같이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한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모범이다. 우리는 영웅에게 우리의 소망을 투영한다. 오직 경찰과 검찰만이 범죄와의 전쟁을 수행해야 하고 그것으로 충분히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착각을 기꺼이 믿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한 젊은 작가가 펜으로 범죄조직에 맞섰다 하여 생명의 위협을 받아야 하는 나라가 서유럽에 그것도 21세기에 존재한다는 것이 부끄럽다.

 

과연 이 시대에 영웅이 필요할까? 평범함을 가면으로 비겁해지는 우리 보통 사람들에게 영웅은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영웅이 될 수 없음에 서글픔을 느낀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은 것을 공감하였다. 역시 독일이나 우리나라나 같은 사람 사는 세상으로 그 속의 중년의 남성들이 느끼는 것은 비슷한 것 같다. 우리나라보다는 10-20년 정도 앞서서 겪은 상황이지만, 거의 비슷한 유형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우리 앞 기성세대와 무언가의 차별을 원하지만 그들을 모습과 행동을 반복하고 답습하는 것 같다. 우리는 변해야 된다. 발전이 없는 정체된 사회는 퇴보하고 종말을 맞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스스로를 속물이라고 여기지 않고 보통 중년이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렇게 잘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회에 잘 못된 것은 시정을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그런 사람으로 서야 할 것 같다.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

정당하게 돈을 벌고 있는가? 그러면서 삶의 즐거움보다 물질적 성공에 집착하지 않는가 

젊은 날의 나의 투쟁은 어디로, 정의를 외치던 당신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 

정치에 대한 소신과 정치혐오증은 없는지 

아이들을 과잉보호 하거나 가사나 육아를 아내에게 떠 넘기는지 

다양한 가족을 바로 볼 수 있는지 

이주 노동자들을 차별하지 않나 

과연 정의는? 기회가 공평한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의 보수가 정당한가 

환경보호에 참여하는가 작은 실천(경차, 분리수거 등)부터 하고 있는지 
나의 현재의 모습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어떠한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지.

과연 진짜 영웅은 누구일까?



p*******t 2011.07.10. 신고 공감 13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누구나 속물일 때가 꽤 있지 않나..?
"누구나 속물일 때가 꽤 있지 않나..?" 내용보기
이 책에서 대담을 진행하는 두 저널리스트 악셀 하케와 조반니 디 로렌초는 각각 1956년과 1959년도에 태어났다. 그러니까 두 사람 모두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인물인 셈. 2차 세계대전과 불황을 딛고 전에없던 경제성장을 이루던 이 시기는 구체제의 사고방식과 새로운 개념과 트렌드가 공존하던 시기였으며 이러한 공존은 이후 꽤 오랜기간동안 지속된다. 기존의 이념이나 전체주의적
"누구나 속물일 때가 꽤 있지 않나..?" 내용보기
이 책에서 대담을 진행하는 두 저널리스트 악셀 하케조반니 디 로렌초는 각각 1956년과 1959년도에 태어났다. 그러니까 두 사람 모두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인물인 셈. 2차 세계대전과 불황을 딛고 전에없던 경제성장을 이루던 이 시기는 구체제의 사고방식과 새로운 개념과 트렌드가 공존하던 시기였으며 이러한 공존은 이후 꽤 오랜기간동안 지속된다. 기존의 이념이나 전체주의적, 민족주의적 사고방식이 여전히 자신의 입지를 굳게 지켜나가는 가운데서도 개인주의와 히피문화 그리고 자유주의사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던 시기였기에. 이 시기에 개인적으로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나 청년시절을 보낸 이들은 다양한 가치체계의 영향 하,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사고방식과 생활패턴을 표출하게된다.
 
사회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하던 목소리들이 가진 비타협적이고 배타적인 도그마로 인해 때론 인생관, 또는 인생 자체의 향방을 결정해야하는 선택을 강요당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눈치껏 자신만의 자유를 희구할 권리에 대해서 꿈을 꿀 수도 있었기에 이들의 삶은 때로는 교조적이고 때로는 감성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그래서 그들의 삶은 인간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시대를 젊음으로 달려온, 이제는 오십대 중반이 되어버린 두 저널리스트의 회고 속에는 자신의 개인적 삶에 대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추억, 또는 한숨이 나오는 미련, 인상이 찌푸려지는 후회와 더불어 당시의 사회적 이슈와 오류, 그리고 지금 현재의 세상이 있게 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자신들의 과거이야기는 단지 그들이 한때 '속물'로서 살아왔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희화적 교훈으로 승화시키는 차원을 넘어, 과거사를 새롭게 이해하고 나아가 현재를 비추는 거울로서 더 큰 의미를 부여받는다.

살면서 살아가야하는 의미를 찾는것.. 그것은 스스로의 삶이 어디에 진정한 가치를 두고 있는가라는 말로 바꿀 수 있겠다.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전에없이 다양한 본인, 그리고 본인의 삶과 어떤식으로든 연결된 객관적 사실들을 접하게 되었지만, 사실 들어오는 정보의 양이 증가한 속도에 맞추어, 개인의 '가치화 프로세스(Valuation Process)'의 처리능력 및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어떤 이슈는 스스로와 연관되어 있음에도 타인의 판단에 그저 맏겨야만 하는 경우도 있으며, 그런 경우의 수는 점차로 늘어가는게 현실. 그러니 개인은 이제 자신 앞에선 다양한 이슈들에 하나하나 스스로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더불어 어떤 이슈에 매랄리고, 어떤 이슈를 과감히 패스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까지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사는 게 별로 쉬운일이 아니다.

이 책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그래서 그 안에서 충분한 고민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었던 두 중년의 남자를 통해 정치, 이주노동자, 환경파괴, 교육, 정의, 현대인의 정신질환, 그리고 영웅의 문제를 다룬다. 때로는 서로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대립하며 가끔은 핀트(Pint,ピント)가 안 맞는 이야기들도 오고가지만, 어쩐지 그런 와중에 틈틈히 보이는 그들의 '속물근성'이 그리 싫게 느껴지지 않는다. 진실로 가치있고 귀감이 되는 삶이란 어떤 경지에 올라 타인과 확연히 차별화된 이질감으로 다가오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 문제를 깨닫고, 끊임없이 자신을 자신이 믿는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삶이기에,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는 고백은 흘려들을 수 있는 한낱의 푸념이 결코 아닌 것이다.

 


p***i 2011.07.15. 신고 공감 8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내용보기
독일을 대표하는 저널리스트 두 명이 대담 형식으로 살아온 날들을 통하여 보고 듣고 겪었던 당대의 에피소드와 경험의 형식을 빌어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다가서고 있다.한국 나이로 53세 및 56세의 공저는 태어났던 가정 및 교육 환경은 다르지만 독일의 권윚지인 쥐트 도이체 차이퉁 및 계열사에서 각각 편집자 및 작가,편집장으로서 오랜 우정을 쌓아 왔다고 한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내용보기



독일을 대표하는 저널리스트 두 명이 대담 형식으로 살아온 날들을 통하여 보고 듣고 겪었던 당대의 에피소드와 경험의 형식을 빌어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다가서고 있다.한국 나이로 53세 및 56세의 공저는 태어났던 가정 및 교육 환경은 다르지만 독일의 권윚지인 쥐트 도이체 차이퉁 및 계열사에서 각각 편집자 및 작가,편집장으로서 오랜 우정을 쌓아 왔다고 한다.그들에게 비춰진 정치,이주 노동자,인류의 종말,그들의 부모와 아이들,도덕과 윤리를 척도인 정의,현대인의 정신병,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란 무엇인지를 질문과 대답 또는 대답을 통해 질문을 이끌어 가는 형식으로 다가온다.

그들은 전후세대로서 독일이 전쟁 가해자이고 경제 부흥기에 학창 시절을 보내야 했기에 학창 시절엔 지금보다는 가정과 학교의 환경이 절도와 규율이 내재되어 있었고 청소년기에 보고 들었을 동구라파의 민주화 운동,부모들로부터 들은 독일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 사건,체르노빌 원전 사건과 종말을 예언하는 묵시록등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찼다고 한다.예를 들어 3차 세계대전,원자폭탄,에이즈,사스,광우병,조류독감,,신종플루,유로 붕괴,인플레이션,기타 알려지지 않은 여러 재앙들로 삶을 묵직하게 했다고 한다.나는 두 분보다는 몇 년 늦게 태어나고 여러 가지로 생각과 감정,견해가 다르지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시엔 군대에 있었기에 바깥에서 들어 오는 정보는 몇 발짝 더디고 때론 귀를 열어 놓고 있어도 들리지 않은 것들도 많았던 시기이다.

그들은 저널리스트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접촉하고 소통하고 대화를 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공유하며 삶의 의미와 가치관을 배양했을 것이다.당연한 얘기겠지만 근검절약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독일은 옛말이 된거 같다.물질이 우선이고 일등이 되어야만 하고 일등을 숭상하는 사회분위기이다 보니 이기적으로 흐르고 인간 관계도 각박해질 수 밖에 없는거 같다.두 저자는 수많은 경험과 지혜를 통하여 평범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커다란 사회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며 미래의 진정한 영웅이 무엇일까까지를 담담하게 전해준 멋진 글이었다.나에겐 과연 영웅이 어떠한 사람일까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준 글이 되었다.



j******6 2011.07.1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두 남자의 진실된 고백
"두 남자의 진실된 고백" 내용보기
두 남자가 나눈 대화를 듣고 내 자신을 돌아 보게 됩니다. 인기 작가인 악셀 하케와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 주간지 '디 차이트'의 편집장인 조반니 디 로렌초는 25년지기 친구이지만 정작 두사람은 마음속의 생각들을 허심타회하게 터 놓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하네요. 물론 외국이라고 별수 있나싶지만 그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마음속
"두 남자의 진실된 고백" 내용보기


두 남자가 나눈 대화를 듣고 내 자신을 돌아 보게 됩니다. 인기 작가인 악셀 하케와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 주간지 '디 차이트'의 편집장인 조반니 디 로렌초는 25년지기 친구이지만 정작 두사람은 마음속의 생각들을 허심타회하게 터 놓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하네요. 물론 외국이라고 별수 있나싶지만 그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마음속에 간직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선뜻 말하지 못할 겁니다. 그들이 정말 커다란 용기를 내 그간 한 번도 나눠보지 않았던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 놓습니다. 두사람이 대화를 번갈아 듣다보면 앞서 말한 이가 누구인지 헷갈리기 일쑤라 아무리 집중력을 발휘해도 자꾸만 뒷장을 넘겨가며 확인해 보게 됩니다. 하지만 누구의 이야기면 어떻습니까. 절로 그들의 대화에 깊숙히 빠져들게 된답니다.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몇 장만 넘기면 금새 알게 되더군요. 

'가치관'에 관한 두 남자의 솔직 담백한 대화라기에 가치관이 성립되기 전 중학교 윤리 과서에서 처음으로 접했던 가치관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하지만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확고한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았음에 부끄럽습니다. 이 책이 진지하게 가치관과 정의에 관해 고민하게 만드네요. 

저자에 의하면 뚜렷한 가치관과 확고한 신념을 지녔을 법한 사회적 인사나 성공한 유명인들도 이중의 잣대를 지니고 있다고 통렬히 비판합니다. 숨겨져 있던 그들의 약점과 이중성을 들춰내 보이며 평범한 소시민인 우리들뿐 아니라 그들도 마찬가지로 고민하고 갈등하며 가치관에 반하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행하는가 하면 어쩔수 없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합니다.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점차 멀어짐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정치인들마저 적은 보수와 바쁜 일정으로 인해 권력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는 독일의 정치현실은 권력에 빌붙어 정치에 몸담기위해 한자리 꽤차려 하는 우리와는 많이 다르네요. 하지만 독일의 정치 상황이나 이 책에 언급된 정치인들을 잘 몰라도 우리의 역사와 독일의 역사는 유사점이 참 많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저자는 사회적 책임감이 낮아지기에 이같은 정치 무관심과 기피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책임감을 다시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사회적 책임감을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새로운 가치로 강조하는 것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라 말합니다. 어떤 일이 옳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요즘 세상에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이나 안녕을 포기하고 가족을 위험에 처하게 할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되려 묻습니다. 정의만을 부르짖는 현실 또한 어찌보면 모순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첫머리부터 거창하게 정의를 논하고 사회질서와 복지, 가지와 신념을 강요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가족들 이야기며, 조부모 세대나 아버지 어머니의 불행했던 과거를 들춰내 보이고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자신의 생각했던 바나 어떠한 행동을 했는지 떠올리며 켤코 자랑할 만한 이야기만 들려주지 않고 부끄러운 과거사나 우울하고 불행했던 가족사마저도 털어 놓습니다.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가 가족사가 다름아닌 역사임을 알기에 귀기울여 듣게 됩니다. 

저자는 쉰네 살에 아이가 넷이며 안락한 생활을 누리기에 충분한 돈을 벌고 좋은 집에 좋은 자동차를 타며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는 풍족한 생할을 하고 있다고 고벡합니다. 하룻밤 강연으로 간호사의 한 달 치 월급을 벌 때도 있고, 심지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벌 때도 있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그자신조차도 믿을 수가 없다며 지금껏 고생스럽게 육체노동을 한 같은 또래의 건설 노동자보다 더 많이 버는 것이 과연 정의인지 묻습니다. 언론인으로 성공한 자신을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여기지만 가끔은 자신이 사기꾼이 된 것 같다며 나이가 들수록 점점 형편없는 속물로 변해간다고 고백하지만 저자 뿐만 아니라 누구나 나이가 들어 가정을 꾸리며 사회생활 하다보면 느끼게 되는 기분일 겝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가담해 정의를 외치며 재벌과 특권층에 대항하여 부조리와 사회의 불합리에 맞서던 패기는 점차 사그러들고 어떻게 하면 남보다 좋은 직장, 넓은 아파트, 남부럽지않은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지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건 부인할수 없는 현실입니다. 시회적 정의를 위해 투표하기보다는 정당이나 중산층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게 되지요. 아마 다들 공감을 표하며 고개를 주억거릴 겁니다. 우리도 그러하니까요. 

속물임을 고백하는 모습속에 어떻게 하면 건강한 사회일원으로 세상에 정해진 기본설정대로 무관심하게 살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고 기본설정과는 다른 결정을 내릴 자유, 아무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돌보지 않고 오지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여기지 않을 자유를 추구하고자하는 저자의 모습도 보입니다. 옳은 것을 생각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 다른 사람을 경쟁자로만 보지 않고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라 말하며 늘 깨어 있는 자로 살길 당부합니다.

이 책의 말미에는 나른 돌아보기 위한 질문을 싣고 우리에게 묻습니다. 정당하게 돈을 벌고 있는지. 삶의 즐거움보다 물질적 성공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현재 정의로운 사람이며 정치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있는지, 정치에 참여할 용기나 대안도 없이 정치혐오증에 빠져 있지 않은가, 혹 아이를 과잉보호하지 않는가, 가사와 육아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며 이주 노동자를 차별하지 않는가, 환경을 생각하고 원칙과 소신을 위해 사회에 대항할 용기가 있는지 등 딱히 정답이 있느 것은 아니지만 현재 어떠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 혹시 ‘속물’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내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가치와 정의에 관한 두 남자의 솔직한 대화가 제 맘속을 잔뜩 헤짚어 놓습니다.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깊은 생각을 해 보게끔합니다.

k******2 2011.07.08.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체제가 바로 민주주의 아닌가?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체제가 바로 민주주의 아닌가?" 내용보기
되도록 삶의 가치를 한 방향으로 정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모순투성이의 삶을 바라보며 반성을 하면서도 막상 현실 앞에서 또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리고 겉으로는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인정하고 요구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애쓴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드러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여간 쉽지 않음에도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체제가 바로 민주주의 아닌가?" 내용보기

 

 

되도록 삶의 가치를 한 방향으로 정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모순투성이의 삶을 바라보며 반성을 하면서도 막상 현실 앞에서 또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리고 겉으로는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인정하고 요구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애쓴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드러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여간 쉽지 않음에도 두 남자가 커밍아웃을 시도했다. 대중에게 많이 노출된 이들이기에 더욱 어려웠을 터이다. 그러나 두 남자는 사람들에게 그럴싸하게 보이는 그런 생각들이 아닌, 솔직한 자신의 경험담을 나눔으로써 인간이 지니고 있는 선과 악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푸른지식, 2011년)는 제목부터가 책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대중들이 보기에 허물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나도 속물일 때가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겨레21> 편집장하고, 김어준이 나누는 대화이고 커밍아웃이다. 대화를 하면서 정의를 내리고, 대중을 설득하려는 논조를 보이지 않는 것이 이 책이 지닌 장점 중 하나이다. 말 그대로 대화다. 하나의 주제가 던져지면 그동안의 삶 속에서 겪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그 일화 속에는 대중에게 별로 알리고 싶지 않을 법한 내용도 포함된다. 아주 사적인 경험담에서부터 당시에 느꼈던 생각들을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그들은 학생시절 시위에 열심히 참여했으면서도 젊은 날의 치기는 아니었을까 의문을 품기도 했고, 좌파 모임뿐만 아니라 우파 모임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정치기자였으면서도 정치를 싫어했고, 나이가 들면서 정치보다는 가족과 직장을 더 소중히 생각했음을 솔직히 시인했다. 만약 우리가 386세대의 정치인들에게 젊은 시절부터 학생운동을 했으니 그 이상과 열정을 지금도 그대로 품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그건 대중의 요구이지 그들의 품고 있는 현실적인 생각은 아니다. 그들 또한 인간이고, 살면서 다른 생각을 품을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다. 정치보다 가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한 집안의 가장이고 아빠라면 당연히 품을 수 있는 생각이다.

 

“우리의 가치관은 복합적이다. 내 생각에 가치관은 신념이라기보다는 현실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미리엄 멕켈이 그 요점을 아주 멋지게 말했다. ‘이중성을 받아들이고 또한 이중성을 민주주의 체계의 특별한 가치로 인정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53쪽)

 

그들의 대화 속에서 인간이 지닌 선과 악을 파악할 수 있다. 애초 그들은 이 책을 펴내면서 선과 악의 이중성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삶을 객관화하고자 했다. 선한 존재만 있을 수 없고, 악한 존재만 있을 수 없다. 인간은 복잡한 가치관을 지닐 수밖에 없음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임을 알리고자 한다. 그렇다고 인간은 다 그렇고 그런 존재며 선하든 악하든 다 똑같다는 결론으로 비약시키지는 말자. 생각건대 이들은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삶의 가치들이 존중받을 때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개인의 삶의 이상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의 동력은 정치가 아니라 사회에서 나온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선동에 의한 정치보다 아래로부터의 요구(민심)가 변화를 이끈다. 광우병 소 반대 촛불집회가 들불처럼 번진 것처럼, 반값 등록금 문제가 사회의 이슈가 된 것처럼 사회가 정치를 이끌어 변화를 강제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by 꽃다지, 2011.06.24

l*******g 2011.06.2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내용보기
당신은 언제 스스로가 속물이라고 생각되는가? 평생을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순수함이 가득 담긴 아이의 고백이  더 이상 입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스스로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자신을 발견했을 때?   25년 지기 친구인 두 사람의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책은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삶의 전반을 아우른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유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내용보기

당신은 언제 스스로가 속물이라고 생각되는가?

평생을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순수함이 가득 담긴 아이의 고백이  더 이상 입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스스로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자신을 발견했을 때?

 

25년 지기 친구인 두 사람의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책은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삶의 전반을 아우른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중문학 밀리언셀러 작가인 악셀 하케와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 주간지 <디 차이트>의 편집장인 조반니 디 로렌초는 그 인지도 덕인지 책 판매에서도 큰 효과를 본듯하다. 존경과 관심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지지 않는 약점과 이중성을 스스로 고백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종말을 걱정하며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고 그것에 자신도 무언가를 했다는 안도감을 느낀 경험, 환경을 걱정하면서도, 가족이 많아 어쩔 수 없이 큰 차를 타야 한다고 자신을 변명하는 모습, 언론인으로 신분 상승에 성공한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가끔은 사기꾼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는 것 등 문화와 나라는 달라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원서의 제목은 "당신의 가치는 무엇인가?"이다.

진지한 물음으로 가득 찬 책은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만든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모범"이며, 모범이란 곧 "자기 자신 앞에서 용기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h*******2 2011.07.16.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때론 속물이어야 볼 수 있는 것들
"때론 속물이어야 볼 수 있는 것들" 내용보기
“입에 겨우 풀칠이나 할 정도의 돈을 벌기 위해 두려움에 떨며 남쪽에서 토마토 수확을 돕고, 북쪽 중소기업에서 뼈 빠지게 일을 하고 사무실을 청소하며, 독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듯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다.”(p.101) 그러니까, 이건 ‘노동노예’다. 이탈리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기도 하지만, 한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외국인노동자가 아닌, 이주노동자. 그들은 노동을 하면서도
"때론 속물이어야 볼 수 있는 것들" 내용보기

“입에 겨우 풀칠이나 할 정도의 돈을 벌기 위해 두려움에 떨며 남쪽에서 토마토 수확을 돕고, 북쪽 중소기업에서 뼈 빠지게 일을 하고 사무실을 청소하며, 독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듯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다.”(p.101)


그러니까, 이건 ‘노동노예’다. 이탈리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기도 하지만, 한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외국인노동자가 아닌, 이주노동자. 그들은 노동을 하면서도 노예 취급을 당한다. 그런 경우가 많다. 블랑카가 ‘나픈’ 사장님을 들먹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의 공저자 ‘조반니 디 로렌초’는 새삼 일깨운다. “우리가 누리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이 실제로 무엇을 발편으로 삼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국의 경우를 들어보자. 일례로, 대형마트에선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통 큰 가격, 착한 가격, 가격 파괴, 가격 대방출.… 이른바 값싼 상품들의 향연이다. 소비자들에겐 당연히 좋아 보인다.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 누가 마다하리오.


허나, 이것은 결코 통 큰 처사가 아니요, 착한 짓도 아니다. 《가격 파괴의 저주》에도 나오지만, 값싼 물건의 이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책의 고든 레어드가 대형 할인점 임원, 노숙자, 불법 이주노동자, 원주민 등 다양한 인물을 인터뷰해 얻은 결과였다. 책은 우리가 즐기는 값싼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것을 알린다. 대형마트의 값싼 가격에는 노동노예를 착취한 결과가 있다. 이주노동자의 피눈물이 있다. 


그러니까, 로렌초의 말인즉슨, 사람들은 더 깊은 곳을 알려고 들지 않는다. 이주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우리의 자세. 독일과 이탈리아, 이중 국적의 소유자라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감수성이 좀 더 높은 까닭일까. 그는 우리의 속물적 근성을 톡톡 건드린다.

  

“우리가 ‘선善’이라고 평가하는 어떤 것이 사실은 우리에게만 ‘선’일 때가 많다.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단어가 풍기는 차별적인 어감에 흥분하면서도 이탈리아 식당에서 일하는 루마니아나 불가리아 아가씨에게는 관심도 없다.”(pp.101~102)


사회적으로 성공한 두 남자의 토킹 어바웃,《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알고 지낸지 25년이라는 두 사람, 그러니까 친구쯤 될 텐데, 그들은 여러 일을 함께 겪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민운동도 함께 했던 사이란다. 그런데도 얘기를 나누지 않았던 주제. 쉽게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웠던 주제가 있었다.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두 사람, 작정하고 풀어놓는다. 정치, 이주노동자, 인류의 종말, 부모와 아이들, 정의, 성공, 정신병, 진짜 영웅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한다. 악셀 하케라면, 내겐 반가운 이름이었다. 한국에도 번역돼 출간된, 《내가 전부터 말했잖아》의 작가. 재밌게 보았던 책의 저자.


다양한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전체에서 이 부분은 분량이 짧기는 한데,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주노동자 혐오증, 우리 안의 어떤 ‘포비아’에 대한 각성인데, 그건 두려움이 아닐까 싶었다.


하케의 이말이었다. “우리는 마치 두려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처럼 스스로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애쓴다.”(p.117) 스스로 만들어 놓고선, 그런 것에서 벗어나려는 태도. 결과는 뻔했다. “두려움은 결과적으로 책임 전가와 끝없는 혼란 그리고 장기적인 부담을 남겼다.”(p.117)


한국, 이땅은 ‘단일민족’의 신화로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줬던가. 내 어릴 때만 해도, 이주노동자는 그닥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이른바 ‘튀기’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변에도 있었고, TV를 틀면 ‘혼혈 가수’라는 이름의 사람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사회에 뿌리박고 살고 있음에도, 이방인이었다. 왜 가수라는 말앞에 ‘혼혈’이라는 수식어를 달까. 이상한 일이었다. 피로 왜 사람을 가를까.


그 시선이 옅어졌다지만,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각박하다. 값싼 물건을 사기 위해 그들을 착취해야만 하는 논리는 당연한 것일까. 물론 나도 대형마트의 값싼 물건을 살 때가 있다. 그런 물건을 볼 때마다, 나는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이 물건에는 과연 누구의 노고가 들어가 있을까. 이렇게 싼 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주노동자, 그 이름 앞에 ‘불법’을 붙이는 행위야말로 나는 웃기다고 생각한다. 국경, 경계, 그것들이야말로 행정편의주의가 아닐까. 어딘가,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자유와 권한을 국가나 제도가 이를 통제한다는 것이 우습다.


그런 한편으로, 국가는 그들을 철저하게 단속하지 않는다. 은밀히 놔둔다. 필요에 의해서만 출입국관리소(국가)가 움직인다. 자본도 마찬가지다. 물론, 자본이야말로 그것의 상위다. “모든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국내 평화를 근거로 내세우지만 이것은 틀린 말이다. 바로 불법 이주민들이 이탈리아 경제를 지탱하기 때문에 방관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을 지탱하는 하나의 축은 분명, 그들이다.


이 책을 통해 두 남자는, 스스로 속물인양 고백하는 형태를 취한다. 하케는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한 일의 대가로 뭔가를 얻고 싶기 때문이다. 명성을 얻고 존경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런 인정이나 박수갈채를 기대할 수 없는 뭔가를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게다가 뭔가를 잃어버리거나 희생해야 하는 일이라면, 과연 내게 그걸 할 용기가 있을까?”(p.238)


그래, 이런 말. 스스로 속물임을 고백한 건데, 하케와 같은 유명한 작가의 이런 고백은, 나 같은 장삼이사에게 살짝 용기도 준다. 인정받고, 명성을 얻고 존경을 바라고 싶은 생각. 글쎄, 그게 나쁜 것은 아니란 거지. 속물근성. 그래, 인정하고 가는 거지.


예상외로 하케는 이런 토로도 한다. “나는 뚜렷한 자기 의견이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는 정치적인 시대에 성장했으면서도 오래전부터 정치에 관심이 멀어졌는지 의아해한다. 그리고선, 저녁에 노동조합 간부와 대화를 하면 그들 입장에 깊이 공감을 하고, 다음 날 아침 신자유주의자를 만나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단다.


아니, 이럴 수가. 나도 그런데. 노동운동을 하는 선배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 사회를 향한 분노를 내뿜다가도,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선배의 훈계에도 동조를 한다. 이거 뭐, 회색 빛깔로 왔다리 갔다리하는 박쥐의 모양새 아닌가.


반갑다. 하케도 그런다니. 하긴, 나는 박쥐같은 자신을 타박하진 않았다. 사람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그게 나임을 인정하고 산다. “오늘날 내가 확실히 내 의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문제를 두고 오래 고심하면 할수록 자신만의 의견을 가지기가 더욱 힘들다는 사실이다.”(p.53)


로렌초도 이런 말을 건넸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형편없는 속물로 변해간다는 기분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나 자신을 돌아볼 때마다 이런 기분은 더욱 강해진다.”(p.69) 로렌초의 말마따나, 나이가 든다는 건, 속물적 습속이 더 강해진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현실을 이유로, 사람들은 점점 더 약해진다. 약해지는 마당에, 현실을 이유로 끌어들인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뭣보다 침묵하는데 익숙해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귀찮아진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고 더러워서 피한다는 말. 그 말을 더 자주 들먹인다. 에이, 그냥 말 안 하고 말지, 하고 놓아버린다. 포기하는 것이다. 속물근성은 그렇게 짙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다툼을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두 사람은 깨닫고 말해준다. 부모세대와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그것을 상기한다. 그러니까, 삶의 불행은 다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침묵 때문이라는 확신. 침묵이 되레, 불행을 야기한다는 깨달음.


‘분노하라!’ 93세의 전직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의 호소는 당연해 뵌다. 로렌초 역시 비슷한 말을 건넨다. “우리는 불의를 보고 분노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어쩌면 분노할 일이 너무 많아 아예 눈과 귀를 막아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특정 사건들을 객관화하고 불의에 이성적으로 대항하는 법을 점차 배워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사회는 자신의 본분을 잊었다. 왜 사회인지, 왜 국가인지, 어떻게 공동체가 유지되는지 개념을 상실하고 있다. 자본과 기업의 술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니, 사회는 개인으로 축소됐다.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 오로지 자기 자신밖에 없다며, 사회는 그저 수수방관만 한다. 젊은이들의 좌절은 당연한 결과다. 실패의 책임조차도 개인에게 모든 것을 전가한다.


두 남자 속물은 속물적 근성을 털어놓는 척하면서, 사회에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말한다. 사회적 책임감? 아니다. 가치 있는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는 안내나 구체적인 방법, 인생에 필요한 가치를 배우게 되리라 기대하는 독자들에겐 책을 잘못 골랐다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내 안의 속물적 근성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효과는 있다.


속물적 근성은 나쁜 게 아니다. 속물이 속물을 인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큰 성과가 아닐까. 그러면서 속물의 의무를 넌지시 꺼낸다. 로렌초의 말이다.


“이 나라에서 돈 걱정 없이 잘살아가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그것은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이 아니라 뜻이 맞는 지역단체를 후원하고 참여하는 것이리라. 아니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p.70)


사회적 책임감을 높이라는 말이 아니다. 속물로서 해야 할 작은 의무? 속물도 사회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두 속물들의 수다가 마냥 수다로만 끝나지 않는 이유다. 속물로서 살아가면서, 잃고 싶지 않은 것 하나. 내가 믿는 가치를 지키면서 최대한 나빠지지 않는 것. 속물로서 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이 아닐까.
 
속물 고백도 저리 하니, 흠, 고상해 뵌다. 속물이 고상해 뵈는 건 또 뭐란 말인가. 나도 저리 속물 고백을 함께 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하니, 한결 보기 낫다. 속물들의 수다. 물론, 나는 속물 남자 둘이 하는 것보다, 여자랑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속물남녀, 주절주절. 광고라도 내야할 판이다. 속물 여자를 찾습니다!

P.S. 이 책, 푸른지식이라는 새로운 출판사에서 만들어낸 첫 책이다. 출판사가 강북청년창업센터에 자리한 것을 보니, 청년창업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젊은 출판사 같다. 좋은 책 많이 만들길 바라며, 책에 오타가 하나 있다. 다음 판을 찍는다면, 고쳐줬으면 좋겠다. 97페이지 하단. “그러나 알고 보니 그녀는 이탈이아 사람이 아니라 루마니아 사람이었다.” ‘이탈이아’가 아니라 ‘이탈리아’다. 




j******2 2011.07.1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내용보기
1. 정치에 대해서.   어린 시절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이야기로 두 남자의 수다는 시작된다. 독일의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우리 나라의 정치도 자세히 모르는데, 당연한가?) 정치 상황에 대해 할 이야기는 없지만, 두 남자의 대화에서는 진솔함이 느껴졌다.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기 때문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연금 문제와 정치 문제 중에 연금 문제를 택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내용보기

1. 정치에 대해서.

 

어린 시절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이야기로 두 남자의 수다는 시작된다.

독일의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우리 나라의 정치도 자세히 모르는데, 당연한가?) 정치 상황에 대해 할 이야기는 없지만, 두 남자의 대화에서는 진솔함이 느껴졌다.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기 때문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연금 문제와 정치 문제 중에 연금 문제를 택하고, 가족과의 대화와 정치 토론 중에 가족과의 대화를 택하겠다는 이야기는 인간적인 솔직함을 보여준 또다른 예이다. 정치인들에 대해 욕은 하지만, 실제로는 별 관심이 없고...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만 극도로 민감한 나를 비롯한 우리나라 사람들과 별다를 바 없어 보였다. 그런 태도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다를 바 없다는 것을.

 

2. 전쟁에 대해서

 

 어렸을 때 나는 전쟁에 대해서 모호하게만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뭔가 너무 빨리 진행되면 부모님은 "유대인처럼 조급하다."고 불평했다.그리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연습하라는 말을 '독가스로 죽는 그날까지 쉬지 않고 해야 해."라고 표현했다. 어린 나는 이 말이 생겨난 배경을 몰랐다. 그러나 같은 세기에 두 번씩이나 전쟁을 일으켜 유대인을 괴롭히고 무자비학 학살한 독일의 역사를 알았을 때, 갑자기 독일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그냥 내가 나서 자란 평범한 나라가 아니라 의심하고 비판해야 할 나라처럼 느껴졌다. 이런 과거를 부모에게 들을 수 없었던 가정환경이 이런 이질감을 낳았다고 위안해봤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세계 곳곳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일본은 욕하면서, 독일은 욕하지 않는 이유는 독일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쟁의 당사자가 아닌 전후 세대까지도. 하지만 한편으로 전쟁 당사자들은 유대인을 멸시하는 말을 하고 있다. 추악한 전쟁사를 다시 이야기하고 반성하지도 않는다. 당연한 것일까. 자식에게 스스로의 잘못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모는 없으니...어쨌거나 전쟁의 역사를 교과서에 올바로 기재하는 점은 이웃나라인 일본이 좀 본받았으면 하는 부분이다.

 

3. 종말과 두려움에 대해서.

 

'두려움 전염병'이 나라를 휩쓴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 세대는 어째서 항상 뭔가를 두려워하며 살까? 

 

사람들은 늘 두려워하며 산다.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일까? 그것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09년  신종 플루가 유행했을 때 때마침 신종 플루를 치료할 유일한 치료제를 갖고 있던 그 제약회사는 얼마나 돈을 벌었을까?

 

"잘 생각해봐요." 제약회사 대표가 설명했다. " 밀폐된 공간이나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답답한 기분이 드는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나요? 자, 이래도 모르겠어요? 나, 참, 그러니까 '폐소공포증'이나 뭐 '공황장애'쯤으로 부를 만한 그런 거요"(...)인간의 99%는 아마 좁은 장소에 있으면 금방 답답한 기분이 들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다시 말해 그것은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의사들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증상이라도 일단 새로운 병명이 붙으면 그때부터 질병이 되고 의사들은 새로운 의약품을 처방한다.

 

자본주의는 두려움과 관계가 깊다.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해 돈을 번다. 종말론을 두려움을 만들기 위한 장치일까? 에너지 문제나 환경 문제 등 실제로도 위협적 문제들이 많이 있다. 그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유도 모를 두려움에 휘둘리는 것은 그만.

 

4. 정의에 대해서.

 

존 롤스<정의론>'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몰두하기 시작한 사람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기 시작한 거나 다름없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자주 정의와 공평을 혼동한다. 하지만 만약 모든 사람이 완전히 공평한 대우를 받으면 대부분은 몹시 불공평하다고 느낄 것이다. (...) 정의는 '실현된 어떤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추구하는 목표'(...)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침내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어차피 실현할 수도 없다.) '그것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

 

'정의란?'이라고 묻기 시작하는 순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가면서도 그 물음을 멈추어서는 안될 것이다. '왜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끊임없이 '왜 살지?'라고 되물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다른 여러 나라와 달리, 예나 지금이나 독일에서는 아이들의 학교 성적과 대학 진학률이 아이가 속한 사회계층이나 부모의 교육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교가 계급을 재생산하는 도구가 된다는 것, 능력이 아니라 가정 환경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5. 정신병에 대해서.

 

우리 시대에 가장 만연한 정신병이 바로 우울증이라는 점은 매우 주목할만하다. 우울증은 사람을 계속해서 자기 안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래서 결국에는 자신밖에 보이지 않는다. 진자 현실은 보이지 않는다. 외부 세계에서 고립된 두려움의 행성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런 고립이 다른 사람들엑 어떤 결과를 남길지 생각하지 못한다.

 

미국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가 2005년 오하이오 주 케니언 대학의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생각난다.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헤엄쳐 가다가 맞은 편에서 오는 나이 든 물고기를 만났습니다. 나이든 물고기는 이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쾌활하게 물었습니다. '안녕, 얘들아.물은 어때?' 어린 물고기들은 대답 없이 그냥 지나쳤습니다. 한 물고기가 옆 물고기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물이 뭐야?'"(...)윌리스에 따르면, 물은 삶과 감정의 '기본 설정'이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고 모든 현상이 나와 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돈다는 믿음이다. 피곤한 몸으로 퇴근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모든 차 때문에 길이 막혀 화가 난다(다른 사람들도 피곤한 몸으로 퇴근 중이라는 점은 생각하지 않는다). 슈퍼 마켓에서 장을 보는데, 지갑을 뒤지며 시간을 끄는 노인,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아이, 진열대를 막고 서서 어느 걸 살지 고민하는 여자 등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나를 화나게 한다(노인은 나이가 들어서 그렇고, 아이는 아이여서 그렇고, 어느 걸 살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산대에서 돈을 내려는데, 슈퍼마켓 직원이 불친절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봐서 화가 난다(이 직원 역시 불친절한 고객과 지저분한 지폐, 그리고 계산대 위에서 터져버린 우유팩들 때문에 고단한 하루를 보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는다.오직 나만 있다. 나, 나, 나. 윌리스는 세상에도 '기본 설정'이 있다고 한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이 기본 설정에 따라 세계를 보고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점점 더 한쪽으로 치우쳐서 인식하고 점점 더 한쪽으로 치우친 잣대로 평가하면서 사람들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매일 조금씩 서서히 기본 설정 속으로 끌려들어갑니다. 그리고 세계는 기본 설정이 작동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자, 돈 그리고 권력이 지배하는 세계는 두려움, 과소평가, 절망, 욕심, 그리고 자기 과시를 원료로 쓰면서 콧노래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능력 지향의 시대는 완전히 지쳤다. 모두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그러나 한계에 도달한 사람이 너무 많이 미처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우울증이라는 말을 대체할 새로운 개념을 발명했다. '번아웃 burn out'. 이렇게 표현하면 '능력이 부족해서 실패했다.'는 느낌이 아니라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을 준다. '나는 내가 가진 능력 이상으로 모든 것을 내주었다. 그래서 지금 잠깐 탈진 상태다.' 그러나 윌리스는 이익, 성공, 과시 그리고 잡음 없는 순탄한 진행 같은 자유가 아닌, 더욱 값진 자유, 이를테면 기본 설정과 다른 결정을 내리는 자유,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여기지 않는 자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윌리스는 이렇게 대답한다." 일상의 작고 사소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수만 가지 일을 인식하고 관심을 갖고 성실하게 대하며 매일 꾸준히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자유, 그리고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필요하다며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입니다."

 

의식하고, 선택하는 게 진정한 자유.

우울증은 자신 안으로 침잠하는 질병.

능력주의 사회에 대한 맹신이 불러온 정신병.

'내'가 아니라 '남'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능력.

 

세상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끌려가고만 있는 내게도

그런 자유는 허락되겠지.

 

두 사람의 수다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q****i 2011.07.1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의 가치는 무엇인가?
"당신의 가치는 무엇인가?" 내용보기
독일은 격동의 68년을 뒤로 하고 빌리 브란트라는 걸출한 정치인의 등장으로 2차 대전의 어두운 그림자인 나치를 어느 정도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히틀러와 나치는 너무 어두운 개념이라서 과연 극복해낼 수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더 많이 들었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그 어두움을 묻어두지 않고 사과하고 겉으로 드러내면서 해결해나갔다. 물론 이 문제의 해결에는 25년이란 세월
"당신의 가치는 무엇인가?" 내용보기

독일은 격동의 68년을 뒤로 하고 빌리 브란트라는 걸출한 정치인의 등장으로 2차 대전의 어두운 그림자인 나치를 어느 정도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히틀러와 나치는 너무 어두운 개념이라서 과연 극복해낼 수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더 많이 들었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그 어두움을 묻어두지 않고 사과하고 겉으로 드러내면서 해결해나갔다. 물론 이 문제의 해결에는 25년이란 세월이 걸렸지만 일본이 아직도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고 기미도 없는 것을 보면 오히려 짧은 세월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결국 20세기에 일어났던 분단을 21세기로 넘기지 않고 2차 대전 후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인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물론 통일의 준비과정도 쉬운 것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마 독일인들이 정신적으로 가장 큰 자유와 해방을 누린 사건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이었을 것이다. 숱한 경제적 어려움과 경기후퇴, 그리고 심지어 복지까지도 후퇴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통일을 이룩했다는 자부심은 히틀러와 나치로 인해 겪었던 마음속의 어두운 그림자를 상당 부분 걷어냈을 것이고 명실 공히 독일은 정상국가가 되었던 것이다.

 

독일은 경제적으로도 세계의 최전선에 있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정치나 다른 분야에서도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나라이다.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국가 몇 개를 제외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균형 있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내부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을 터인데 그런 다양한 문제 중에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겪고 있는 정치적 무관심, 지구온난화와 같은 전지구적 문제에 대한 무대책을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은 전후 세대가 겪는 전쟁과 지구종말에 대한 공포에서부터 실질적인 기아와 목숨의 위협을 겪지 않는 세대가 느끼는 이전 세대에 대한 죄책감, 미래 세대에게 경제적, 환경적 짐을 떠넘겨야 한다는 부담감 등을 50대의 중산층 남자 둘의 견해를 대화 비슷한 형식으로 쓴 책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혁명적이 되어 가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자동차를 타고 더 안정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젊었을 때의 행동들은 지금 보면 완전한 이론적 기반 위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실천적 대안을 형성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지금 50대가 되었다고 더 옳은 행동과 판단을 한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단지 더 나은 해결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을 뿐이다. 예전에는 어떤 어려움도 3일 정도면 극복했지만 심리학이 더 발달한 요즘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도 아닌데 오히려 수십 년이 지나도 극복하지 못하며 자살은 오히려 우리 옆에 항상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지금 이 지구 위에 사는 정상적인 남자들이 얼마나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확신에 찬 40,50대라면 오히려 그런 남자들은 더 위험하다. 이런 고민들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해결할 수 없거나 해결하기 힘든 고민들이 여럿 나오는데 다음은 그 중 한가지이다.

로렌초가 정치가 R에게 묻는 말

〈정치할 때 누구를 염두에 두는지 물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을 기획하는가?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고모와 고모부를 생각합니다. 서독에서 가게를 하나 운영했는데, 2~3주에 한 번씩 쇼윈도의 장식을 바꾸고 재교육도 열심히 받았으며 고객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형 슈퍼마켓이 경쟁자로 등장했고 할인율을 따라잡을 수 없어 결국 가게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매우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면서 R은 “정치가들은 항상 자신이 특별히 지지하는 이익단체는 없다고 주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수성가를 꿈꾸며 열심히 일한 정직하고 성실한 많은 사람들이 방어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변화의 파도에 쓸려가버렸다. 정말 아무도 이들을 생각해주지 않는다. 언론부터 벌써.

....................................................

R의 말을 듣다 보니, 우리가 정치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들이 우리의 지배를 받는 것 같았다. 비록 R이 약간 과장을 하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더 많은 권력을 가졌다는 것은 분명 맞는 말이다.

다만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모두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인데 이 둘 모두 언론의 한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자기비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약한 듯하지만 충분한 성찰을 통해 그들이 가진 한계를 표현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여러 가지 비판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들의 이야기는 독일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에 적용한다고 해서 이상할 이야기는 거의 없어 보인다.

 

다만 이 책의 내용과 제목이 맞는 지는 강력한 의문이 든다. 이 책의 원제가 《What's your value?》인데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로 붙인 것은 이 책에 대한 모독에 가깝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책의 내용은 지성을 가지고 현실에 관심이 있는 중산층 남자의 깊은 자기 고민인데 제목과는 너무 맞지 않다. 원저자가 이런 제목을 붙이는데 동의라도 한 것일지 의심이 든다. 책 제목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k******r 2011.07.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정직한 생각은 속을 깊게 한다
"정직한 생각은 속을 깊게 한다" 내용보기
본의 아니게 미국문화에 편식된 환경 속에서 살다보니 독일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는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사건을 물론이고 인물들도 어찌나 생소한지...역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독일에서 출판된 책을 접하니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독일어를 잠시 배
"정직한 생각은 속을 깊게 한다" 내용보기

본의 아니게 미국문화에 편식된 환경 속에서 살다보니 독일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는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사건을 물론이고 인물들도 어찌나 생소한지...역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독일에서 출판된 책을 접하니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독일어를 잠시 배웠던 적이 있기에 더욱 반가웠습니다.ㅋ

제목과 달리 심도있는 대화는 읽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저자들의 다양한 경험도 색달랐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의 풍성함이 좋았습니다. 시위에 참가했던 저자의 경험 속에서 암울했던 80년대 초 거의 매일처럼 있었던 데모(demo)가 생각났습니다. 한편으로 두렵기도 했지만 그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의 현장에 있는 듯 하여 뿌듯했던 순간들이 새로운 기억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나라, 다른 시대에 살았던 저자와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정치인들에 대한 저자들의 날카로운 비판은 그들의 경험이 새로운 지식을 생산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창조적 사고없는 경험은 그냥 고생이 그치지만 비판의존적 사색은 새로운 사고를 창조해냅니다. 전에는 자신들의 강한 신념을 통해 정치가들은 여론은 주도했지만 이제 국민을 더 이상 지도하지 못하고 하인처럼 그들의 뒤꽁무니만 따라다닌다는 지적은 독일을 넘어서는 세계 정치의 흐름이 된지 오래입니다. 다만 여론에 충실한 정치인이 좋은 정치인이라고 착각했을 뿐입니다.

현실과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인간은 가치관을 수정하며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전제 하에 인류의 종말에 관한 저자들의 대화 속에서 특히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로렌초가 말한 '종말 시나리오 수정론'입니다. 인간의 대단한 적응력과 높은 지능으로 모든 위험을 극복해내리라는 그의 믿음은 호감은 갔지만 동의할 수는 없었습니다.

체벌에 관한 대화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고민이어서 관심을 끄는 주제였습니다. 저도 체벌로 인한 깊은 상처로 한동안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책은 이처럼 경험과 사색이 잘 버무려져 맛을 더하는 비빔밥 같은 책입니다. 모처럼 다양한 생각들을 친한 친구들과 나눈 기분입니다.

s****s 2011.07.1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