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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헌 작가님의 대운하와 중국상인을 읽었습니다. 이제 보니까 책이 나온 연도가 11년이었네요. 저는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상경이라는 책이 많이 떠올랐는데, 상경은 중국 청나라 시기 거상의 이야기거든요. 청나라니 시기도 굉장히 다르고, 책의 주제도 (물론이지만) 다른데, 다만 중국의 자금 흐름과 관련해서 이 책은 거시적으로 본 반면 상경은 미시적으로 본 책이라서 서로 연관지어 생각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지리와 관련해서 자금이, 욕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
| 명나라와 청나라 두 시기에 걸쳐 대운하 언저리에서 휘주 사람들이라는 휘주 상인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들을 '상유'라고도 표현했다. 휘주 사람들의 자부심이었던 유학을 숭상하고 주자의 후예라는 자부심과 상인이라는 정체성이 결합해 만든 말이다. 상인이었지만 이윤 추구만을 그 목적에 두지 않았고, 황제와의 교류를 통해 문화인이라는 안목을 인정받았으며, 지역사회에 경제적이고 문화적인 지원을 통해 명청시대의 문화 발전에 기여했던 휘주 상인들의 휘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와 더불어 명청 시대 해양실크로드의 루트의 한 축을 담당했던 대운하의 생생한 역사를 덤으로 살펴볼 수 있다. 사농공상의 신분 질서가 확고했던 봉건 왕조의 시기에 상인이면서 유학자라는 이중의 신분에서 줄타기 했던 휘주 상인들의 독특한 모습이 새로웠다. 한국에서는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시스템이다. 다만 그들의 상인 정신은 개성상 인의 상도와 약간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휘상의 영향은 전방위적이었다. 음식 문화, 건축 양식, 정원 문화, 공연 문화, 시문화 등 명청 시기 엘리트 집단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이 가능했던 것은 대운하를 통해 남쪽까지 내려온 황제의 남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락제는 휘상의 문화적 소양을 좋아했으며 그들의 재력을 통해 남방 한족과의 교류를 통해 황실의 안녕을 도모하는데 정치적 역량을 발휘했다. 이러한 끈끈한 관계는 이후 황제의 남순이 중단되고, 태평천국의 난과 서구 열강에 의한 침략으로 대운하가 황폐해지면서 휘상의 전성기도 끝나는 비운을 겪는다. 휘상을 통해 명청시기 대운하 주변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