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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바이, 블랙 버드>의 작가 '이사카 코타로'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받는 작가이다.
<마왕>, <그래스 호퍼>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낯익은 작가이다. ![]() "왜 이사카 고타로의 책은 인기가 있을까. 너무나 분명한 결론이지만 요는 압도적인 가독성과 오락성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골격이 분명하고, 통쾌하며 유머러스할 뿐만 아니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때로는 눈물짓게 만든다. 이것들을 다 갖췄는데 재미있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모범 같은 작품을 쓰는 작가, 그것이 이사카 고타로인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몬가 미오코'의 추천평에도 나온 것처럼 일본 문학의 거장인 '다자이 오사무'가 1988 년에 <굿바이>라는 작품을 쓰다가 절필을 하게 되어 미완성 작품으로 남게 되었는데, 출판사의 우편소설이라는 획기적인 제안에 '이사카 코타로'가 원작의 기본 설정을 그대로 두고 작가의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감각을 가미하여, 그만의 탄탄한 구성력과 문장력으로 <바이 바이, 블랙 버드>를 쓰게 된 것이다. ![]() 그는 5명의 여자들과 교제를 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양다리 걸치기인 것이다. "나는 앞으로 2주일 뒤면 '그 버스'를 타야 한다. '그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왜 사람을 태우는지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마유미와 마유미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평화로운 환경하고는 먼 곳으로 가는 게 분명했다. " (p100) 이런 이야기가 <바이 바이, 블랙 버드>이다. ![]() 그런데, '호시노'가 만났던 여자들은 " <바이 바이 블랙 버드>라는 곡입니다. 아세요?"
![]() 이 소설의 내용도 평범하지는 않은 이야기인데, 나오는 인물들의 캐릭터도 특이하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들도 평범하지는 않은데, 각각의 캐릭터들은 그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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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를 좋아한다. '사신치바' 에서의 첫만남을 시작하여 그의 작품들을 읽으며 그의 작품들에 푹 빠지는 나를 발견하고는 했다. '사신치바'에서 건네는 따뜻한 위로도 '마왕'에서의 놀라움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에서의 유쾌함도 이사카 코타로에게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일부로 위로하거나 일부로 슬프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덤덤하지만 따뜻한 위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의 작품 앞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만날 뿐이다. 책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이 책에 얽힌 탄생이야기에 귀가 팔랑팔랑 거렸다. 인간실격 이후로 내 마음에 굳건히 자리잡은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 책을 펼쳐보기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듯하다. 다자이오삼의 <굿바이>를 읽지 않은 내게 이 책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까? 허, 허, 허 책을 읽은 초반에 내가 짓던 웃음이었다. 대체 이 남자 어떤 생각인거야?! 라고 혼내주고 싶은 남자 주인공 호시노 가즈히코!!! 딸기를 따 먹으며 전혀 독특한 면이 없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남자 알고보니 한 번에 여자 5명과 사귀고 있는 뉴스 1면을 장식할 바람둥이인 것이다. 철이 안 든 것인지 생각이 독특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남자, 호시노 가즈히코는 사채로 인해 '그 버스'에 끌려갈 예정이다. 그에게 남은 건 2주일이란 시간. 그 시간동안 그 남자가 원한건 어이없게도 자신의 여자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어린 시절 사고로 엄마를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이 떠나고 난 뒤 슬퍼하고 걱정할 여자친구들을 위해서란다. 사채빚으로 끌려가는 마당에 하고 싶은 일이란게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이라니......뭐,,, 도망을 가는 것보단 나으니까. 호시노 가즈히코...왜 다섯명의 여자와 사귄 것일까? 사랑해서? 연애를 자랑하고 싶어서? 다 아니다. 그가 이리도 많은 사람과 연애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저 친해지고 싶은 여성과 자연스레 교제를 하게 되어 그렇단다. 친해지고 싶은 여성이 있으면 언제든 사귈 수 있는 남자 그 여자와 연락을 하면 다른 여자들에게는 연락도 하지 않다가 2달만에 가서 이제 자신은 떠난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 호시노 가즈히코......그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귀여워지는 것일까? 책을 5명의 여자를 찾아나선 가즈히코와 엉뚱한 캐릭터 마유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5편의 이야기가 계속 될수록 궁금해진다. 마유미란 여자의 의미와 그 버스는 대체 무엇인지.......5편의 이야기 후 남은 한 편을 읽으며 가슴이 따따해진다. 기발한 작가의 독특한 감동 전달법.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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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호시노는 엄청난 빚 청산의 문제로 며칠 뒤면 '그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끌려가게 된다. 호시노를 그 버스에 태우려고 온 마유미에게 사귀던 여자들과 이별할 시간을 달라고 한 다음 다섯명의 여자들에게 차례대로 이별을 하는 이야기로 소설은 구성되어있다.
이 소설의 독특한 점은 책의 말미에 소개되는데, 우편형식의 소설로 모두 5개의 단편이 독자에게 발송되었고, 마지막 이야기를 덧붙여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이다. 다섯 여자와의 이별을 받아본 독자들은 그 다음의 이야기가 무척 궁굼했을 것 같다. 유명 작가가 발간되지 않은 소설을 특정인들에게 우편이라는 방법으로 발표했다는 독특함. 작가에게 편지를 받아본 독자들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상상이 간다.
책의 말미를 먼저보지 않아서인지, 나에게 이 책의 도입부는 조금 심심하게 다가왔고, 두번째 장이 끝나면서 '마유미'라는 캐릭터는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에서 나오는 '이라부'와 굉장히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뚱뚱한 체구와 주변 사람을 신경쓰지 않는 말투가 특히 그랬다. 게다가 엉뚱하면서 호기심이 많다는 점까지 닮아있었다.
「공중그네」는 당시 서울대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기사화 되어서 호기심에 구입해 읽었던 책이다. 의사같지 않은 캐릭터의 이라부에게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라는 소재를 짧은 단편들로 구성된 발랄한 블랙 코미디이다. 「바이바이 블랙버드」역시 주요 인물을 둘러싼 다섯편의 단편속에 마유미가 외모에서부터 풍기는 무게감과 막무가내 발언이 어우러져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어린 호시노가 돌아오지않는 어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렸다는 마음이 짠한 얘기도 가볍게 넘기는 위트. '그 버스'란 저 먼나라에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것인지, 죽음을 상징하는 또 다른 세계인지 정체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마유미가 심경의 변화를 행동으로 옮기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재미있게 읽었으나 무언가 마음 한구석을 짠하게 만드는 소설. 『인간실격』으로 유명한 다자이 오자무의 소설 「굿바이」와의 연관도까지 단순하지 않은 소설을 즐겁게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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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로 일컬어진다는 “이사카 고타로”, 읽은 작품을 꼽아 보니 <사신 치바>, <종말의 바보>, <골든 슬럼버> 이렇게 세 권이었다. 세 작품 모두 장르가 다른데, <사신 치바>가 판타지 소설에 가깝다면 <종말의 바보>는 “지구 종말”을 3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로 SF와 휴머니즘이 결합한 소설이라고 볼 수 있고, 일본 총리 암살 사건에 휘말린 한 남자의 탈주기를 다룬 <골든 슬럼버>는 액션 스릴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소설들에 대한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가볍되 무거운’이라고 한단다. 영화와 소설에 바탕을 둔, 요즘 세대들에게 ‘먹히는’ 유머와 군더더기 없는 단문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나 미스터리적 구성을 선호하는 면은 분명 가볍지만 주제는 의외로 묵직한 중량감을 자랑하고 있어 이렇게 정의한다고 하는데, 앞서 읽은 3권 모두 뛰어난 가독성과 몰입감, 재미 뿐만 아니라 잔잔한 감동까지 느꼈었던 지라 참 적절한 평가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어떤 것을 읽어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그의 신작 <바이바이 블랙버드(원제 バイバイ,ブラックバ-ド /랜덤하우스코리아/2011년 6월)>도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평범한 청년 “호시노 가즈히코”, 연애에 있어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런 청년이다. 양다리도 아니고 무려 다섯 명의 여성과 동시에 연애하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여성들에게는 “공공의 적”이겠지만 남성들에게는 하염없이 부러움을 받을 이 청년, 빚에 쪼들려 사채를 썼다가 그만 갚지 못해 2주 후에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야 할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이 청년, “사채 회사”에 그동안 사귀었던 다섯 명의 애인들에게 이별을 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흥미를 느낀 회사는 흔쾌히 허락한다. 단 도주의 염려가 있으니 한 사람을 동행하라는 조건을 단다. 바로 180 cm의 키에 180 kg나 나가는 “마유미”라는 여성을 말이다. 이렇게 해서 기묘한 이별 통보식이 시작된다. 마유미와 결혼하기로 해서 이별을 통보하러 왔다는 그에게 다섯 명의 애인들은 첫마디가 그들과 처음 만나게 된 사건들 또한 거짓말이었냐고 물어온다. 처음 만나러 갔을 때 이야기 만큼은 진실이라고 강변하는 그의 말을 좀처럼 믿지 않는 그녀들이지만 대체적으로 이별 통보를 쿨(Cool) - 마지막으로 찾아간 유명 여배우 애인은 이별을 거부하지만 - 하게 받아들인다. 그냥 이별만 통보하고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이 친구, 오지랖 꽤나 넓다 - 그래서 여러 여인들을 애인으로 두고 있는 것이겠지만 -. 이별 조건으로 먹기 시작한 “점보 라면”- 세숫 대야만큼 커다란 그릇에 가득 담겨진, 다 먹으면 공짜, 못 먹으면 비싼 돈을 치러야 하는 라면. 종종 음식 프로그램에 나오는 바로 그런 라면이다 - , 온 몸이 라면으로 가득찬 것 같다면서도 옆 좌석에서 애인과 영화 보러 가는 조건으로 먹고 있는 남자의 라면을 거들지 않나, 애 딸린 이혼녀에게는 선물하고 싶었는데 못 했다는 명품 백을 선물하고, 산타크로스 할아버지와 인사하고 싶다는 그녀의 아들을 위해 명함을 제작해서 선물하기도 하고, 로프를 타고 남의 집에 침입(?)하려는 애인을 위해 그 집에 가서 대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그녀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도움까지 주면서 모든 이별 통보를 마친 호시노, 드디어 “그 버스”에 오른다. 그런데 괴물같기만 하던 마유미도 그에게 반한 걸까?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빼앗은 마유미, 시동이 잘 걸리지 않자 “열번만”이라고 말하며 시동을 계속 건다.
미워할 래야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바람둥이” 호시노 가즈히코, 비록 애인은 다섯 명이나 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캐릭터 설정이 참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이런 류의 인물을 다른 소설에서도 만난 적이 있는데, 바로 “김용(金鏞)”의 무협 소설 <천룡팔부(天龍八部)>에 등장하는 천하의 바람둥이 “대리국왕”이다. 중국 전역에 애인을 두고 연애 여행을 다니는 이 남자도 자신을 비난하는 여인에게 “당신을 만났을 때는 다른 여인들을 떠올린 적이 한번도 없었고 당신만을 진실로 사랑했다”라고 변명하는데, 그저 성적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각 애인들을 만날 때만큼은 몸과 마음을 바쳐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그런 말이다. 역시 같은 말을 하는 호시노, 바람둥이 말 하나도 믿을 것 못된다고 하지만 그런 그의 진정성을 아는 여성들은 이별을 받아들이고, 이별을 했으면서도 그녀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려고 동분서주하는 호시노의 모습이 재미 뿐만 아니라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며, 마음 한 켠으로는 나도 저런 연애해보고 싶다는 부러움(?)까지 들게 한다. “연예인처럼 아주 멋진 건 아니라서 모두가 환호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어쩐지 끌리는, 천진난만하며 모든 행동에 계산이 없는” 그런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 그대로인, 여느 소설에서 만나기 힘든 흔하지 않은 매력을 가진 성공적인 캐릭터라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작가는 “불합리한 이별이지만, 억지로 웃고 바이바이, 라고 말해버리는, 그러한 이야기가 쓰고 싶었다.”고 말하는 데 억지스러움보다는 기발함과 재미만 느꼈으니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 이런 이해 부족이라면 기분 좋게 웃어 넘길 수 있는 유쾌하고 즐거운 것이 될 것 같다.
다 읽고 나서도 계속 궁금함으로 남아 있는 건 바로 마지막에 호시노가 타게 되는 “그 버스” 이다. 작가는 호시노와 마유미와의 대화를 통해 몇 번 언급은 하지만 “그 버스”를 타면 어디로 가는지, 그 “어디”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겪는지 - 장기 밀매 또는 강제 노동 등 여러 가지가 생각나지만 -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는다.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 올라와 있는 작가 인터뷰 글도 찾아 봤지만 “그 버스”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가 없다. 일본에서 발간되었다는 ‘바이바이, 블랙버드 참고서’ 격의 책이라는<‘바이바이, 블랙버드’를 즐기는 법>에는 “그 버스”의 정체를 언급하고 있을까? 이 책에는 “다자이 오사무”의 열혈 팬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다자이의 작품을 읽지 않겠다는 결심을 지켜왔지만 결국 속편격인 <바이바이, 블랙버드>를 쓰게 만들었다는 다자이 오사무의 미완성작 <굿바이> 전문을 수록하고 있다니 이 책 또한 국내에 출간되기를 바래본다.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은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확신”으로 바꿔 준, 그리고 그런 확신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이미 여러 작품들이 출간되어 있고, 이제 40대에 접어든 작가이니 앞으로도 많은 작품들을 선보일 것 같은데 그런 확신을 결코 져버리지 않는 멋진 작품들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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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세 아카리, 시모쓰키 리시코, 기사라기 유미, 간다 나미코, 아리스 무쓰코. 처녀에서 이혼녀, 유명 배우까지 다양한 여성들을 사귄 호시노를 부러워 할 남자들이 많겠다싶다. 그러나 다섯 명의 여자와 호시노의 만남의 에피소드는 호시노라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고, 그만큼 작가의 뛰어난 캐릭터 창출 능력과 그럴듯하게 꾸며낸 에피소드가 개연성 있게 느껴지는 것 또한 작가의 능력으로 독자들은 충분히 작품에 빠져든다.
각각의 여성과 만남에 관한 에피소드를 말한 후 거구의 보디가드 겸 감시자인 마유미와 더불어 그녀들과 이별 이야기를 펼쳐 놓는 구성도 새로웠고, ‘두 달 동안(정확히 두 달 반 동안) 호시노의 삶이 어떻게 변했기에 돈도 잃고 모든 삶을 빼앗긴 채 종착지도 모르는 미지의 버스를 타야하는 상황이 되었을까? 그리고 마유미와 그 조직은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이 독자들로 하여금 생기게 하는 구성도 좋았다.
또한 남편의 불륜으로 갑자기 이혼녀가 되어 어린 아들(가이또)을 홀로 키우는 시모쓰키 리시코에게 산타클로스를 대신하여 선물을 보내는 에피소드는 따뜻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 속 캐릭터들의 독특함이 눈에 가장 띈다. 어린 가이또가 명함을 교환하려는 행동이나 ‘다 떨어졌네~’하며 어른들의 말투를 흉내 내는 것도, 백화점 할인 행사 전날 줄을 서기 보다 로프를 타고 옥상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는 기사라기 유미, 숫자로 모든 것을 생각하는 간다 나미코, 그리고 180cm, 180kg의 거구이면서 자신만의 (배려, 도움 이런 단어들이 없는)사전을 들고 다니는 마유미까지 하나하나 다른 작품에서는 전혀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남이 상처 받는 걸 오히려 즐기는 마유미라는 캐릭터가 마지막 책장을 넘기자 오히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세대에서나 작가들은 더 이상 쓸 이야기가 없다고 하소연을 한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새로운 이야기, 소재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는 작가들은 어느 세대에나 언제나 있었다. 그러나 캐릭터들은 시대가 변하면서 언제나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하는 작가가 이사카 코타로다.
가볍지만 결코 여운마저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갖고 항상 새로운 인물들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작가, 이사카 코타로.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것은 결코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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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의 순간순간마다 이별을 경험한다. 일상다반사로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일부터 영원히 헤어지는 일까지 우리가 경험하는 이별들은 크고 작은 크기로 우리 마음에 흔적을 남긴다. 대부분은 시간이 이별의 흔적을 흐려지게 하지만 누군가에게 어떤 이별은 영원히 잊지못할 낙인처럼 평생을 따라다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를 떠나보내야 그 자리에 미래가 온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한남자와 다섯여자의 이별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이바이 블랙버드>라는 재즈곡 만큼이나 잔잔하고 감미로우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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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바이바이, 블랙버드>는 특별한 기획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서른 초반가량의 잘생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개성은 있어 보이는 평범한 남자 호시노 가즈히코, 그러나
모든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겠다는 호시노에게는 마지막 소원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왜 그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에게서 그 이유를 듣고나면 더욱 어이가 없어 할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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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여자와 동시에 사귀고 있는, 이 남자를 결국 좋아하게 될까?
바람둥이보다 더 나쁜 놈이 양다리 걸치는 놈 아닌가. 그런데 동시에 다섯 명의 여자와 사귀는 남자가 있다. 그것도 완전 순진무구한 얼굴로, 누구든 하나를 선택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과 계속 관계가 이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다섯 여자와 동시에 사귀는 일에 일말의 죄책감아나 사소한 갈등조차 느끼지 않는 남자이다(104).
"나는 앞으로 2주일 뒤면 '그 버스'를 타야 한다. '그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왜 사람을 태우는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마유미와 마유미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평화로운 환경하고는 거리가 먼 곳으로 가는 게 분명했다"(100).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2주 후면 끌려가 '그 버스'에 타야할 처지에 놓은 이 남자는 인생 최대의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생뚱맞게도 자신이 사귀던 다섯 명의 여자와 이별을 할 기회를 달라고 "필사적으로, 한심할 정도로 애절하게"(24) 매달린다.
"나는 오지 않는 사람을 계속 기다리는 쓸쓸함이 뭔지 잘 알아"(25). 남자가 이렇게 다섯 명의 여자와 이별을 하기 위해 필사적인 것은 자신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남자는 어린 시절, '자반을 사올게' 하고 나간 엄마가 도무지 돌아오지 않아 어머니 걱정을 하며 문을 열었다 닫았다 안절부절 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한 남자가 다섯 여자를 동시에 사귄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이 남자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자신을 기다리는 여자들을 걱정한다.
"사람한테 상처를 주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으면 말해봐"(99). 다섯 명의 여자와 이별식을 하려는 이 남자(호시노 가즈히코)와 동행하는 여자가 있다. '그 버스'에 남자를 태우기 위해 감시를 하고 있는 그녀는 키 180센티미터, 몸무게 180킬로의 거구 '마유미'이다. 외모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거나, 경멸을 받거나, 소외를 받아왔던(18), 마유미가 호시노 가즈히코의 다섯 번의 이별식을 허락한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그녀는 "그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굴욕을 느끼게 하거나, 절망을 갖게 하는, 혹은 무력감에 시달려 고통스럽게 하는 일을 좋아할 뿐이다"(218).
그리하여 다섯 여자를 동시에 사귀었지만 그녀들의 불안과 걱정(?)을 덜어주려 이별을 고하러 가는 남자와 단순히 그 여자들이 상처받는 모습을 즐기고 싶은 한 여자의 기묘한 동행이 시작된다. 잘 생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개성있는 한 남자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온 땅이 출렁거리는 듯한 기분에 젖게 만드는 괴물 같은 여자가 다섯 명의 연인을 차례로 방문한다. 남자는 다정하게, 여자는 그 다정함에 소금을 팍팍 뿌려대며 '바이바이'를 한다.
"블랙버드라는 말은 불길하다거나 불행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바이바이, 블랙버드. 너와 헤어져 이제부터 행복해진다, 그런 얘기입니다"(325).
저자는 이 책의 의도를 이렇게 밝힌다. "불합리한 이별이지만, 억지로 웃고 바이바이,라고 말해버리는, 그러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앞 날개 中에서). 그러나 작가의 의도는 정확하게 빗나갔다. 도저히 다섯 명의 여자를 동시에 사귈만큼 치밀해(?) 보이지 않는 이 남자, 어수룩하게만 봤는데, 아니다! 치명적이다! 이 남자는 여자를 감동시키는 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덕으로 사람을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한 유비가 덕이 몸에 배여 자신에게 바로 그 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처럼, 이 남자는 자신에게 여자를 감동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그래서 더 치명적인 남자였던 것이다! 여자는 이런 남자와 억지로 '바이바이'를 해도, 결코 잊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도 거짓말이었어?" "그것도 거짓말이었네." "그것도 거짓말이었네!" "설마 그것도 거짓말이었던 건 아니지?" "그것도 거짓말이었네."
다섯 명의 여자는 마치 서로 짠 듯이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괴물 같은 거구의 여성과 함께 나타난 남자는 바로 그 여자와 결혼을 하기 위해 이제 '바이바이'를 해야만 한다고 고한다. 함께 온 거구의 여성은 이 남자가 그 동안 다섯 명의 여자와 동시에 사귀고 있었다고 까발린다.
이 예기치 못했던 이별 앞에서 다섯 명의 여성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남자는 그 마지막 이별의 순간에 다섯 여자에게 모두 '감동'을 선물하고 떠난다. 믿지 못할 남자가 '바이바이'를 하며 남겨놓은 감동, 여자들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내 경험으로 비추어봤을 때, 그 남자와 보낸 지난 날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두고 두고 '아쉬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우여곡절은 생략하고) 강의실에 앉아 "눈부시다"라고 혼잣말을 했는데, 한 남자가 조용히 일어나 창가로 가서 블라인드를 내리며 내 눈에 햇살이 비치는지 확인을 했다. 그 남자는 나에게 '더 이상 널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고 바이바이를 고한 상태였고, 후에 내 친구와 사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난 그날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날 위해 햇살을 가려준 자상한 그 동작 하나가 과장되어 좋지 않은 다른 기억을 덮어버렸다.
이별을 하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때문에 행복했던 나'를 기억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다섯 명의 여자들은 다섯 여자와 동시에 사귀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며 '바이바이'를 고한 남자가 아니라, 그 남자 때문에 행복했던 자신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그 뭉클했던 행복감을 말이다.
어수룩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 치명적인 이 '호시노 가즈히코', 괴물처럼 보일 만큼 거구의 '마유미'는 아이러니 해서 더 매력적인 '레옹'을 닮았다. 무자비한 킬러이지만 우유를 마시며 화초를 키우는 천진난만한 레옹처럼, 무심해보이는 이 남자는 사실 달콤할 정도로 자상하고, 그녀의 사전에 '배려'라는 단어조차 없는 거침없는 이 여자는 알고보면 연한 순처럼 푸릇한 여린 속내를 지녔다.
요즘 드라마들도 너무 종잡을 수 없는'열린 결말'로 끝냈다가는 악플 세례를 받기 마련인데, <바이바이, 블랙버드>의 '열린 결말'도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이야기의 '끝'을 알 수 없어, "그 남자와 그 여자는 도대체 어떻게 되었을까?", "'그 버스'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절대 바이바이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여배우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아마도 두고두고 긴 여운을 남길 듯하다.
<바이바이, 블랙버드>는 일본 문학의 거장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인 <굿바이>의 오마주 격이라고 하는데, '다자이 오사무'도 <굿바이>라는 작품도 잘 모르니 일단 패스. 골치 아픈 이야기는 사절하고, 소설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딱이다. 말장난 같지만 산뜻(!)한 농담이, 그러나 불쾌하지 않게, 절대 가볍지 않게, 이야기를 유쾌하게 끌어나간다. 상황도, 캐릭터도 아이러니 해서 더 웃기고 재밌다. 가볍게 읽히면서도 뭔가 잃어버린 '순수'를 찾아주는 듯한 청정해역에 몸과 마음을 푹 담궜다 나온 느낌이다. 여자를 동시에 다섯 명이나 사귄 남자의 별난 이별식에서 잃어버린 순수를 느끼다니! 이사카 고타로, 명성을 얻을 만하다. '꾼'은 '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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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으로 차용한 노래의 내용은 제목이 주는 경쾌한 어감만큼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섯 여자를 동시에 사귄 남자가 다섯 여자에게 차례로 작별을 고하러 찾아나선다기에 경쾌하고 쿨한 코믹을 기대했는데, 죄충우돌 속에서 점점 감동드라마로 바뀌고 만다. “ 뭐? 바보 아냐? 요염할 리가 있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