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와 과학은 적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두 개의 서로 다른 관점이야. 1930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뉴욕타임스>에서 이런 말을 했어.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고, 과학 없는 종교는 맹인이다.' 이 말 속에는 겸허함이 깔려 있는 것 같아. P.322
키메라의 탄생과 함께 작가의 말을 통해서 작가는 에스트로겐이 다량 함유된 자외선차단제가 물속에 사는 동물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려주고 있는데, 수컷의 경우 불임과 여성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고 한다. 수컷이 암컷이 되는걸까? 아니면 반씩, 그렇다면 잡종으로 변하는 걸까?(P.395)라는 의문의 꼬리가 헤르마프로디테까지 이르게 됬다는 것이다. 진성 헤르마프로디테가 정말 있을까? 소설속 픽션일 뿐일까를 고민하고 있을때 작가는 미국에서 앤 포스토스털링의 조사를 예를 들어주기도 면서 그가 글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조사를 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그를 믿고 책을 읽는다. 픽션은 픽션이다. 그럼에도 이 글이 주는 파장은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렉스가 가지고 있던 사진 속 인물들이 꿈꿔왔던 세상은 어렸을때 보왔던 <솔저>나 <아일랜드>를 떠올리게 한다.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에 거리낌이 없다. 신념을 믿기에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신념은 문제가 된다. 남성, 여성을 동시에 지닌 양성인간으로 설정된 알렉스는 과학 기술로 도달할 수 있는 인간의 완벽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뒤엔 “유전자 연구가 결국 우리 세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만든다. 책으로 다시 돌아가자. 다윈과 알렉스가 '두뇌'테오와 함께 따라가는 끝에는 <경솔한 수면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1권에서 처럼 '두뇌'는 예술 작품으로 그들을 불러들인다. 헨드릭 반 클레버의 <바벨탑 건설>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앞으로 끌어들이면서 책을 읽으면서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경솔한 수면자>,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같지 않은 이 그림속에서 간과하고 있는 상징들을 찾아야 한다. 너무나 가까워서 잊고 있었던 것. 수면자가 누워있는 나무 상자, 땅속에 묻혀있는 비석, 그리고 어두운 하늘. 누구를 말하는가? 숨어있는 듯 잠들었다 조용히 일어나 반격을 할 수면자. 그는 누구인가? 2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수면자의 정체를 아는 순간 숨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야욕을 보게 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는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그래서 작가 역시 작가의 말을 통해 슈테판 크렙스의 <껍질 벗기>로 말을 맺었는지 모르겠다. 자아탐구는 청소년 시절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니 말이다. 껍질벗기 - 슈테판 크렙스 가면을 벗고 / 가림막을 찢어 버리고 허상을 치워 버리고 / 어떤 역할을 맡지도 않고 / 나를 발견할 때까지 / 원래의 내 모습이 나타날 때까지 드러난 모습이 보잘것없을지라도 / 순수하고 진실하다 조금씩 조금씩 |
|
1권까지는 아무래도 사건의 결말보다는 사건의 전개가 우선이다 보니, 읽는 독자는 사건이 점점 더 꼬여가는 것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특히 진화론을 옹호하는 이들과 지적 설계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대립은 흥미있으면서도 생물학적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아주 천천히 읽지 않으면 이야기의 문맥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전문적인 내용도 담겨있다. 거기에 르네 마그리트의 <경솔한 수면자>가 갖는 프로이트적 꿈의 해몽까지 더해지니 나의 머리는 새롭게 들어찬 지식들이 소화가 되기도 전에 새로운 놈들이 꾸역꾸역 들어오는 바람에 포화상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2권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이제야 하나씩 소화가 되기 시작했다. 사건들이 풀려가고 '두뇌'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등에 대한 실마리가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작품 1권을 다시금 되짚어 볼만한 여유도 생겼다. 수면자란 눈에 띄지 않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 생활을 하다가 유사시 다시 깨어나는 스파이를 지칭하는 단어라고 한다.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일들로부터 벗어나 있다가 때가 되면 다시 그 생활로 돌아가려 했던 작품 속 인물을 이제는 떠올릴 수 있다. 그렇다면 그가 왜 '경솔한' 수면자였을까. 바로 자신이 이용하고자 했던 한 사람의 양면적인 태도를 꿰뚫어보지 못하고 과소평가 했기 때문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경솔한 수면자>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이제야 완전한 이해가 된다. 6가지 상징으로 대변되는 의미로는 '두뇌'의 메세지를 정확하게 해독하기에 모자람이 있었던 것이다.
작가가 이 작품을 위한 발화제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가 여성 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했을 때 생기는 특정 반응에 주목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작가라는 존재는 단지 글만 잘 써서 되는것이 아니라 글의 소재를 위해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한 지식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소설치고는 꽤 집중력을 요하는 작품이었지만 소설을 통해 나름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게 되어 여러가지로 배울 게 많았던 것 같다. |
|
1권에서 증폭될 대로 증폭된 다양한 각도의 의문들이 정리되기 시작한다. 알렉스는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던 테오에 의해서 감금당하면서 테오가 자신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윈은 철저하게 준비하지만 여섯 번째 예술품 도난도 결국 막아내지 못하게 되면서 알렉스와 다윈 모두 철저하게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
|
거짓의 미술관 01. 에서는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부분이 강했다고 하면 02. 에서는 도난품과 관련된 내용의 전말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는 사실이다. 아주 놀라운 사실. 헤르마프로디테의 탄생은 인간 복제의 잘못된 실험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알렉스 다니엘스에게는 13명의 복제된 형제 자매가 있었다는 사실과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테오는 그들을 찾아내는 작업을 한다. 알렉스를 위험에서 구해주기도 하는 내용과 도난품을 강탈해서 그의 아지트에 보관하며 인간 세상에 메세지를 보낸다는 설정이다.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되고 결국 모든 전말에는 아트케어 사장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현재 법무부 장관이 함께 관혀 했다는 사실이다. 인간 복제를 통해 사회에 올 파장의 심각성 등 하지만 그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못한 일이지만 현재 희귀병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구세주의 목소리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 싶다. 책속에도 언급을 하긴 하지만 인간 복제와 관련된 내용은 사실 많이 와 닿지 않는 소재이다.
01편에 이어 02편에서도 뭔가 억지로 짜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번역에서 오는 오류가 아닐까 한다.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갑자기 01편에서 존중을 해주다가 편한 사이라는 표현을 말을 놓는 것으로 번역이 들어갔는데 솔직히 말해 약간 거북함을 느꼈다. 글의 흐름을 방행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들 많은 지식을 동반한 글을 읽으면서 이런 지식이 있다면 지식인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의 책을 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렵지 않게 누구에게나 편안한 소설로 다가갔으면 하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아마도 소설이 주는 매력이 크기 때문이지 않을까.
소설의 마지막을 이야기 해야 할까? 마지막은 항상 해피엔딩이다. 그녀는 헤르마프로디테로 살아가는 것이고 다윈이라는 친구를 얻었고 인정할수 없지만 인정해야 하는 자신의 과거이다.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그녀가 가지고 있는 능력 등....판타지 이기도 하고 과학적인 사실을 많이 내포하고 있으면서 연애감정도 살짝 보이고 01편 보다는 02편이 훨씬 책의 진도율이 빠르다. 그만큼 읽기 편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결말이 궁금해 지기 때문이다. 중간에 거의 결말과 같은 내용이 보여지기도 하지만 항상 끝까지 책을 읽으면 뭔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잘 모르겠다는 것이 결론이며 긴 시간 작가의 고생이 묻어나 있는 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
|
2권은 알렉스의 행방을 알수 없는 다윈이 자신의 상사 아트케어의 사장인 캐드웰 박사의 덩치큰 경호원의 이름이 떠올리며 그의 부모님이 대한 사실을 추리하게 되고 캐드웰 박사도 알렉스가 양성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범인을 알 수가 없어 다윈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 롱펠로우 경감에 의해서 인간 유전자 연구소에서 인간 복제가 이루어졌음을 알게 된다.
다윈은 알렉스로 인해서 다음번에 도난 당한 미술품에 대해 알게 되어 경비를 철저히 시키지만 모니터 속 등장 인물에 속아 그만 미술품을 도난 맞는다. 테리에게 납치를 당한 알렉스는 자신의 옷을 입고 또 다시 미술품 도난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로인해 그녀는 또 한번 의심을 받게 된다.
알렉스는 다윈과 함께 아트케어 사장을 만나는 자리를 갖게 되고 그 만남으로 인해서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게되고 캐드웰 박사에게 경솔자 수면자인로 알고 있는 두뇌.. 테오가 원하는 마지막 미술품인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파괴하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아트케어의 가장 큰 위기를 초래할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라 어떻게든 다윈보고 막으라고 명령한다.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더해가며 알렉스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는데 알렉스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양부모님의 실제 이름과 그들이 어떤 일을 했었는지 알렉스가 가지고 있던 사진속 인물들의 정체가 드러나며 사진속 인물들의 중앙에 위치한 사람이 그곳의 책임자이며 그가 행한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윤리에 배반하는 일이며 신화속 인물들이 이야기 속에 왜 이리 중요하게 느껴지는지 알수 있으며 경솔한 수면자의 진짜 정체와 알렉스로 인해 파생된 쌍둥이들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까지..
불치병 치료를 목적으로 인간 복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실제 지금도 어디선가는 인간복제가 행해지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과학의 발전이 너무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정말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생명에 존엄성에 대한 생각보다 병의 치료목적이 우선시 되어하는지 의문스럽다.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남성이나 여자의 범주 안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조사한 통계의 수치가 너무나 높다는 것에 놀라웠고 소설이 허구이지만 진화론에 대한 사고의 전환에서 책이 집필 되었으며 간성인 사람들 대부분이 '잡종'이란 말을 싫어하며 제3의 성 '헤르마프로디테'가 진화의 다음 단계라는 말로 연결된다고 한다. '우리의 모든 다툼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려고 하는데 기인한다'라고 마하트마 간디가 말했으며 이말은 특히 생명의 탄생에 대한 질문의 경우 더더욱 이 원칙을 적용된다고 한다.
|
|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미술관 연쇄 도난 사건. 게다가 작품들은 단지 각자의 의미를 지닌 것을 벗어나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 도대체 그 연쇄 도난 사건의 뒤에서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두뇌"의 의도는 무엇일까. 1권에서는 과학과 철학 분야를 넘나들며 사건의 해결 뿐만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설명이 두두러졌었다. 때문인지 평소 그런 분야의 지식에 열악하고 그다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조금 벅찬 내용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사건이 진행되고 사건 해결에 대한 직접적인 단서들이 드러나며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헤르마프로디테에 대한 존재는, 오래전 한 소설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남성과 여성의 성을 동시에 지닌 사람도 있구나..하는 놀라움과 단지 돌연변이로 인한 결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하지만... <<거짓의 미술관>>을 읽으면 그런 단편적인 생각을 뛰어넘게 된다. 그들이 한 명의 사람으로서 살아온 시간, 시간들을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흑과 백이 아니면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그들이 받았을 고통 말이다. 또한 신체적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양성의 모습을 지닌 그들로서 한 쪽의 성만을 강요당하며 겪었을 정체성의 혼란은 어쩔 것인가!
헤르마프로디테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랄프 이자우의 선택이 참으로 대단해 보인다. 작가는 단지 이런 강력한 주인공에서 그치지 않았다. <<거짓의 미술관>>은 두 권의 두꺼운 양에서 보여지듯 거대한 과학과 철학 문제를 다룬다.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는 유전학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
"정말 우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할까? 많은 동시대인들은 윤리적, 도덕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는 '진화의 왕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그 대가가 너무 높은 건 아닐까? "...186p
<<거짓의 미술관>>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잘 모르고 혹은 모른 척하는 사이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완벽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고 있을지 누가 아는가!
|
|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던 테오를 만나게 된 알렉스는 테오 또한 그녀와 똑같은 헤르마프로디테란 사실을 알게 된다. 드디어 살아있는 그의 형제 또는 자매를 만나게 된 기쁨에 그를 경계하기 보다는 의지하고 마음을 터놓게 되는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다윈은 사라진 알렉스를 걱정하고, 또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도난 사건들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아트케어 사장인 마틴 캐드웰의 의심만 사게 된다. 다윈을 도와주라는 명목아래 감시자가 붙지만 결국 6번째 미술품마져 눈앞에서 놓쳐버린다. 과연 거짓의 미술관을 완성하게 되는 7번째 미술품을 다윈쇼우는 막을 수 있을 것이며, 모든 미술품에 담겨진 의미들과 헤르마프로디테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그리고 조금씩 드러나는 인간복제에 대한 화제와 그 배후의 인물일지 모르는 마틴 캐드웰 박사는 누구인지... 또한 다윈과 알렉스의 감정은 발전될 것인지...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풀려 나간다.
1권에서는 전체적인 사건을 개요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좀 더뎠지만, 2권은 쉽게 읽힌다. 책의 표지를 보면서 모나리자의 얼굴에 왜 수염을 그려놨을까?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는 아하~! 하며 무릎을 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난 그의 전작들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판타지로 가득한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
|
굉장히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이야기속에 빠지니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2편에서는 알렉스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서서히 드러남과 동시에, 1편에서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이 서서히 부각되면서 도대체 이 도난사건의 범인은 누구이며, 배후에는 어떠한 인물이 도사리고 있는 것일까..갈수록 아리송해진다.
|
|
![]()
테오의 정체가 밝혀지고, 알렉스가 갑자기 사라지며, 알렉스에 대한 의심도 다시 되살아난다. 이런 장르라면 주인공이라고 해서 꼭 의심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항상 여러 각도에서 생각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미술품 도난 사건의 마지막 자리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가 놓여있다.(다비드가 517cm나 되는 거대한 작품인지 처음 알았다.) 세기의 미술품인 다비드를 지키기 위해 다윈의 활약이 돋보인다. 뒤늦게 무엇인가 깨닫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알렉스. 그리고 폭발음. 그리고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야기의 중간중간 많은 복선과 힌트들을 심어놓았건만 그것들을 다 놓쳤다는 것을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알 수 있었다. 알렉스의 부모님과 함께 등장하는 낚시 사진 속의 인물들에 대한 묘사, 알렉스의 어릴 적 별명에 대한 부분 등등. 아차 싶었던 부분들이 많았다. 범인을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 사람이 왜 그런 일을 벌였던 것인지, 그 수많은 희생이 정말 필요했던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유전자에 대한 연구. 인간 복제에 대한 문제는 현재 가장 민감한 사안 중에 하나가 아닐까. 복제양 돌리가 만들어진지 한참이 지났다. 지금 우리의 과학기술은 어디까지 도달해있을까? 인간복제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윤리적인 문제인가? 지금 현 의료기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같은 것은 유일한 희망일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인간복제도 언젠가는 가능해질 문제이고, 치료목적의 특정 장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해질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생겨나게 될 '존재'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 '존재'는 하나의 생명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괴물인가..
거짓의 미술관.. 그 페이지수보다더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
|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쉴새없이 터지는 사건도, 행동의 이유가 되어줄 다양한 이론들도, 뭐랄까 좀 더 다른 방식이었으면 싶었다. 지금에서야 말이지만 사실 나는, 2권까지 다 읽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말하는 이론이며 그 복잡한 사정을 정말 80%도 다 이해 못했다. 알렉스의 ‘거짓의 미술관’ 신문 기사 시리즈, 그녀의 생각, 다윈의 반박, 이익에 의해 움직이는 신문사의 반박... 두꺼운 두 권의 책 내내 펼쳐지는 이 다양한 이론들을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눈으로 글을 읽었지만 그냥 눈으로 글자를 쫓을 뿐이었다. 깊이 들어가질 못했다. 사건만 쫓은 것이다. 도난 당한 그림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경찰을 비롯한 다윈과 알렉스 편과 그림을 훔치고, 훔치도록 이용한 ‘두뇌’편으로 나눠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고 마무리되는지 그것만 지켜봤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읽었는데도 이 책, 재밌다고 느껴진다는 것이다. 1권에 비해 2권은 조금 긴장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말이다. ‘나치 인종 정책 이후 사람들이 좀 똑똑해졌다고 생각’ 했지만 그것은 그저 생각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돈’이 되고 자신에게 ‘이익’만 있다면 그 어떤 짓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를 수 있었다. 그것이 비록 인간복제이고, 그렇게 하여 ‘만들어진’ 아이들이 성정체성을 놓고 고민을 하던 말던 ‘나만 아니면 돼’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비뚤어진 인간 한명에게서 시작된 생각이 큰 사건을 만들어 낸 것이다. <거짓의 미술관>에는 정말 다양한 것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 실타래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작품의 이해도와 재미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미술관, 생명 공학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 인간 탄생에 대한 이론, 인간 복제에 대한 윤리적 태도 등 다양함이 책 안에 모두 담겨 있어 어떤 쪽에 관심을 두고 읽은 것이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아니 그저 사건을 쫓아 나가다가 자신의 관심 분야가 나오면 재밌게 읽기만 해도 상관은 없을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