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시네마 온더로드]정치적으로 올바른 영화이야기
"[시네마 온더로드]정치적으로 올바른 영화이야기" 내용보기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를 전에 읽고 이 저자분에게 반했었다. 그래서 지난 6월에 신간발간 소식을 듣자마자 구입, 일독하였으나 리뷰 쓰기가 내겐 어려웠었다. 본문에 저자가 다룬 영화들은 본 것보다 모르는 것들이 더 많았고, 배경이 되는 역사지식도 내가 처음으로 접한 충격적 사실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아직 리뷰가 한 편도 달리지 않은 상태였다. 이래저래 첫
"[시네마 온더로드]정치적으로 올바른 영화이야기" 내용보기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를 전에 읽고 이 저자분에게 반했었다. 그래서 지난 6월에 신간발간 소식을 듣자마자 구입, 일독하였으나 리뷰 쓰기가 내겐 어려웠었다. 본문에 저자가 다룬 영화들은 본 것보다 모르는 것들이 더 많았고, 배경이 되는 역사지식도 내가 처음으로 접한 충격적 사실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아직 리뷰가 한 편도 달리지 않은 상태였다. 이래저래 첫 리뷰를 쓰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나름 리뷰 500이벤트를 하면서 내게 의미있었던 역사서 위주로 정리하는 터라, 새벽에 벌떡 일어나 많이 부족한 이 리뷰를 남기기로 한다.

이 책은 웬만한 아시아 근현대사 책보다 더 '정치적으로 올바른'시각을 보여준다. 아마 이 점때문에 이 저자의 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특히나 처음으로 접한 동아시아 현대사를 담은 영화가 반공교육의 일환으로 단체관람해서 본 <킬링필드>인 분들은. 하지만 이 분 아니었더라면 티벳 문제를 중국 공산당을 견제하는 서구외신으로만 접하는 내 입장에서 티벳의 또다른 면이었던 라마승과 귀족계급과 농노의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아름다운 동남아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 속에 감춰진 제국주의적 시선을 어떻게 잡아낼 수 있었을까. <연을 쫓는 아이>같은 인류애 넘치는 영화의 이면, 남은 자와 떠난 자 그 이후의 문제를 어떻게 우리 현대사와 비교하며 볼 수 있었을까. 저자분은 머리말에 이렇게 쓰셨다. '글로 된 자료들을 통해서는 결코 좁혀지지 않는 언어와 인종,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를, 나는 영화보기를 통해 좁힐 수 있었다.'라고.

이 멋진 책에서 다루는 영화는 다음과 같다. '1부 말레이 해협의 좌우'에서는 [가장 위험한 해][슬리핑 딕셔너리][왕이여 안녕][빅 두리안][라스트 코뮤니스트][빌리지 피플 라디오 쇼]를, '2부 전쟁과 제국주의'에서는 [왕과 나][애나 앤드 킹][엠마뉴엘][시티즌 독 & 카르마][에어 아메리카][비욘드 랭군][콰이강의 다리][버마의 하프][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시티 오브 고스트][콰이어트 아메리칸][317소대][쓰리 시즌][지옥의 묵시록][님은 먼 곳에][알포인트]를, '3부 난민, 이념 그리고 초원' 편에서는 [호월적고사][영웅본색3][흑사회 1,2][비정성시][고령가소년살인사건][눈물의 왕자][일석지지 & 신 인간 개][푸른 연][인생][여름궁전][산사나무 아래][소무][플랫폼][임소요][낙엽귀근][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사냥터에서][우르가 ][카닥][투야의 결혼][티벳에서의 7년][농노][커커시리]를, '4부 올리브 나무 아래'에서는 [천국을 향하여][바시르와 왈츠를][레바논][제임스의 예루살렘 기행][소련의 자식들][연을 쫓는 아이]를 다룬다. 보고 아는 영화보다 모르는 영화가 훨씬 많다. 그나마 보고 리뷰 남긴 영화들도 다시 내 리뷰를 읽어보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바시르와 왈츠를>같은 경우에도 나는 이스라엘 측 청년들도 피해자이다, 이딴 식으로 감상적으로 생각했었다. 더 더 깊이 문제의 근원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분은 아래와 같이 정곡을 찔러 주신다.

샤브라와 샤틸라의 학살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은 방조가 아니라 주도였다. 이 학살이 이스라엘이 저지른 추악한 만행들 중에서 가장 악마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는, 그들이 마름의 손을 더럽히는 것으로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히기를 피하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중략) 악마적인 학살의 책임이 팔랑헤를 상징하는 바시르에게 전가되는 이유는 그의 죄가 클수록 이스라엘의 죄는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중략) 트라우마는 죄책감을 느끼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전유물인 것이다. 그로써 트라우마는 고통이 아닌 전쟁의 전리품이 되어 버리고 나아가 면죄부가 되어 버린다. 그게 이 영화가 트라우마를 다루는 방식이다. 
                         - 본문 360-361쪽, <바시르와 왈츠를>을 다룬 '문명과 야만 그리고 조작된 트라우마'에서

역사, 영화 모두 내가 좋아라하는 것들이다. 나도 그동안 내가 역사와 시대극을 보면서 나름 삐딱하면서 올바른 시각을 가진 독자/관객이라고 착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된 지식 없이, 혹은 한쪽에 치우쳐 감상적으로 접하면 세상을 어떤 오류의 색안경을 쓰고 보게 될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역사서나 시대극을 보면서 진보적인 척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것이 일종의 '포즈(시인 이상 스타일로 말해서)'가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인문 분야 말고 사회과학이나 시사평론 쪽도 더불어 읽어야겠다. 요즘 역사 관련 도서들 읽으면서 내게 스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아쉬운 점은, 책 뒤편에 참고서적 목록이 없는 점. 동아시아 현대사는 읽을만한 책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서 참고하여 이 분의 머릿속 서랍에 든 책들을 훔치고 싶었는데,,, 아아, 나는 목마르다.



m******n 2011.09.08. 신고 공감 9 댓글 11